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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트라이애슬론 대회는 올림픽 코스라서 사실 바이크나 런은 별로 생각없이 준비하고 출정했다 .
바로 다음주에 성산대회도 있구 해서 또 나의경우는 오픈워터 경험이 없어 전주(19일) 반계리 저수지에서
수영한게 전부라 수영만 완영하면 별무리없이 시합은 마칠거라 생각했다.
물론 수영만 완영하면 시합은 마칠수 있다. 근데 그건 개나 소나 다 마칠수 있는거다 .
트라이애슬론 첫 시합은 일단 수영에서 살아나오는게 관건이고 사실 그게 심리적인 요인이 당사자에겐
엄청난 스트레스다 (적어도 내경우는 그랬다)
삼종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가장 버거워하는게 수영이고 해서 나같은 경우도 작년 9월부터 수영을 배우면서
나름 일주일에 4-5번은 물에 들어가서 강사에게 레슨받고 실내에선 그래도 걍 40-50 바퀴는 강사가 돌라고 하면
돌수있는정도가 됐는데 19일 반계리저수지에서 오픈워터 처음입수는 말 그대로 공포였다.
일단 입수해서 수영할때 수면이 안보이니 심적인 부담이 커지고 두려움이 앞서니 호흡이 불규칙해지고
스트로크가 빨라지고 호흡은 더욱 힘들어지고 계속 악순환이 반복됐다. 다행히 옆에서 도와주는 의인이 있어
후반 500미터는 의인의 도움으로 비교적 호흡이 터진 상태로 잘온편이다 .
하지만 바트!! 그때는 어디까지나 연습이고 대구는 기록시합이니 옆에 의인도 없을것이고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힘으로 해결해야 되는디 걱정만 앞섰다.
토욜!! 선발대는 먼저 가고 후발대인 최선채 회원과 나는 KTX 15시 56분을 예약해서 편의점에서 캔맥주에 안주거리를 사서
하나씩 먹고 오니 17시 반경에 도착했다.
숙소에서 안철회원님들과 조인하고 최자봉과 함께 잔차 검차하러 등록장소에 가봤다.
등록장소옆의 금호강위에 트라이앵글 모양의 부표를 보니 한면이 250미터로 총 2랩인 모양이다.
왠지 반계리와는 달리 부표가 잘보이는것이 만만하기도 할것 같기도 하고, 또 그래도 오픈워터 경험이 없어
심적인 부담감도 있고 해서 , 걍 수영에 대한 생각은 안할려고 하고 저녁에 막창 먹을 생각만 하니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안정되었다. 검차 끝나고 숙소로와 저녁먹으러 간다기에 따라갔더니 막창은 커녕 그냥 동네에서
먹는 밥집이었다.. 다시 오픈워터 생각도 나고 짜증이 났는데 다행히 안트의 용준이 형님께서 가져오신 홍어가
막창을 대신한다길래 홍어에 소주를 반주삼아 그럭저럭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먹고 숙소로 와서 삼종물품 챙기고 또 오픈워터 생각이 들어서 머리가 띵해지고 있는데 총무가 맥주 먹을사람
소집한다길래 쨉싸게 붙어 저녁의 밥집옆에 허름한 맥주집에 들어갔다.
맥주만 먹으면 느끼해 소주를 조금 넣어서 타먹으며 간만에 치킨을 먹어봤다.
오백 두잔을 먹고 한잔 더시키니 생맥주가 없단다. 시간도 얼추 늦었고 해서 옆회원의 맥주를 조금 받아먹고
숙소로 돌아와 잠을 청하는데 잠자리가 바뀌니 밤새 뒤척이다가 3시쯤 잠이 든것같다 .
아침에 깰시간에 깨어 조식을 하고 짐 챙겨 경기장소로 오니 많은 철인들이 바꿈터에서 개인 장비들을 챙기고있다.
나도 개인장비 챙기고 수영 바이크 런 순서대로 물품을 챙겨 다른철인들이 수트를 입길래 나도 덩달아 수트를 입었다.
염병! 수트를 입으니 갑자기 그님이 오시는지 배가 아파 화장실을 수소문해 찾아가 잠시 기다리다 일을 보는데
수트를 허벅지까지 내리고 일(크은거)을 보는데 다리가 벌려지지가 않아 xx를 허벅지 사이에서 탈출시키는데
엄청 애를 먹었다. 일보고 경기 설명회와 간단한 내빈 인사 끝나고 age별로 수영 출발 하는데 다들 멋있게 입수하고
수영하는모습이 장관이더라. 여러마리의 갈매기들이 서로 지랄하는게 참 멋있다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40대후반 age가 입수하라는데 남들 입수하는거 보고 난 가장 바깥쪽에서 배치기로 입수했다.
물속에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물속에서는 눈을 감고 호흡할때만 눈을 뜨는데 예미 오른쪽에 부표가 보여야 되는데
부표는 커녕 옆의 갈매기 시끼들만 보였다. 걍 갈매기 시끼들 가길래 나도 따라가는데 방향이 맞는줄도 모르겠고
조금 불안해 갈매기들을 헤치고 부표근처로 갔다. 한참 가니 뭔가 걸리는게 쳐다보니 부표인게 얼매나 기쁘기도 하고
반가운지 부표를 잡고 친한듯 한참을 있었다. 그때부터는 부표를 의인삼아 호흡을 가다듬고 가니 조금 안정이 되면서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졌다. 가끔씩 부표옆에 매달려있는 갈매기들은 나같은 초짜인지라 걸리면 툭툭 미니 밀리는
갈매기도 있고, 되밀어치는 갈매기도 있다. 원랩에 세번째 면을 도니 처음 입수한 장소가 보이는게 기쁘기도 하고
반정도 돌았다는 안도감에 자신감을 찾았다. 두번째 랩에서 다시 배치기로 입수 처음부터 의인옆으로 가서 친한척
떨어지지 않고 계속 투랩을 같이갔다. 투랩은 호흡도 편하고 힘도 안들어 비교적 수영장에서 하는기분으로
슬렁슬렁 잘온 느낌이 들었다. (기록증엔 수영이 34분xx초 찍힌게 너무 좋았다)
수영을 완영하고 나오니 기쁨도 잠시 바꿈터까지 가는길이 왜이리 먼지 몇초라도 아끼려고 뛰어가는데
몸이 무겁다. 수트벗고 양말신고 클릿신발신고 헬멧쓰고 고글쓰고 글러브도 끼려는데 글러브는 시간이 안되 저지뒤에
끼우고 파워젤 하나먹고 잔차 들고 안전구역에서 패달링을 시작했다.
대구는 도시전체가 하나의 분지지역이라 업다운이 심하지 않을거고 코스가 쉽다는 얘길들어 바이크는 가벼운마음으로
탔다. 과연 바이크 코스가 직진이고 코너링도 없어 업다운도 심한게 없어 뒷바람, 앞바람만 신경쓰며 계속 패달링을
90RPM에 맞추려고 했다. 수영에서 앞서간 갈매기들을 따는 재미도 쏠쏠하고 코스도 평이하고 해서 기록을 의식하고
계속 추월차선에서 독주했다. 지나가다보니 눈에 익은 갈매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안 갈매기, 김 갈매기, 정 갈매기도
손 갈매기도 모두 원랩에서 따고 계속 이름모를 갈매기들을 따고 가는데 갑자기 뒤에서 우뢰와 같은목소리로
" 추월"하며 나를 따는데 잔차폼을 보니 나보다 원랩은 빠른 갈매기들인거 같다. 조용히 깨갱하고 우측으로
빠져서 어떤 시키들인가 봤더니 하혁식하고 이름모를 독수리들이었다. 걔네들은 내가 상대할수없는것들이라
생각하고 계속 관광모드 갈매기들을 따며 가니 이윽고 4랩이 되어 바꿈터로 이동했다.
운동화 갈아신고 모자쓰고 런장소로 이동해 근전환겸 살살 뛰며 갔다. 대회전 자료실에서 근전환위해선 절대로
걷지말고 짧은보폭으로 3키로정도를 뛰고 난후 햄스트링 근육을 스트레칭하라고 되있어 처음 3키로는 그렇게 뛰었다,
처음 2키로쯤 보급장소에서 콜라 두잔과 물한잔먹고 다시 살살 뛰는데 아까 바이크에서 딴 갈매기들이 다시 나를
따기 시작했다. 조금후에 정 갈매기도 나를 따고 ㅠ ㅠ, 하여간 하프 보급 장소까진 빠른지 못해도 쉬지는 않고
갔다. 이제 5키로만 가면 된다 생각하고 가는데 반대편에서 송갈매기,, 조금 더 지나서 김 갈매기도 보였다.
하프보급장소에서 2키로 지났을까? 송갈매기가 나를 따고 지나갔다. 난 두갈매기들한테는 런에서 따이거라 생각하고
계속 다른갈매기들한테 따이면서 설래설래 갔다. 계속 따이면서도 뒤를보고 혹시나 김갈매기가 보이지나 않을까
안보이면 다행이라 생각하고 가는데 한 8키로 지점에서 양쪽 종아리의 근육이 꽝 뭉치는데 이거 야단났다 싶었다.
뛰고 싶어도 몸은 안따라 주고 한 20미터 뛰고 걷고 하는데 조금 지나니까 정신도 어지럽고 머리도 아픈게
올림픽이고 나발이고 그냥 주저앉고 싶었다. 나중에 들려올 비웃음날까하는 소리에 안되겠다 싶어 열발자국 뛰고
또 오십발자국걷고 그런면서 혹시나 김갈매기가 오지는 않을까? 계속 뒤를 쳐다봤다. 안보이면 조금 뛰고 또 걷고
근데 얼마나 많은 갈매기 시키들을 보냈는지 골인 지점이 얼마 안남은거 같은디 뒤를 보니 다음 다음 갈매기가
김갈매기였다.. 난 도망가고 싶은 생각보단 그려 빨리 나를 지나쳐라!! "ㅅ ㅍ "
드뎌 김 갈매기가 나를 지나치는데 내등뒤로 얼음 두덩이를 넣어줬다. 그 얼음 한덩어리가 오십만원짜리일줄!
그때엔 돈이고 나발이고 아무생각없이 김갈매기가 먼저 보내버리고 난 홀가분하게 걸어가고 싶었다.
또다시 걷고 정말 뛰고 싶은데 다리가 안떨어지고 머리는 어지럽고 속은 메스껍고
마지막엔 퍼포먼스 손갈매기가 나를 따고! 그려 ㅅ ㅍ 다 따 버려라!! 예미럴 !!
골인지점에선 사회자가 뭐라고 하는지 계속 시부렁되는데 난 사실 피니쉬에서 뛰지도 못하고 그냥 눕고 싶었다.
사회자가 내가 힘들어하는줄 알고 그냥 살살 걸어오라한다. 나두 사실 3시간은 넘기고 싶진 않았는데
사회자도 그걸 아는지 시간은 조금 남는다고 걸어오라한거같다.
총 시간은 2시간 54분 41초 (S: 34분 28초,,B: 1시간 10분 47초, R: 1시간 9분 26초)
난 거의 쓰러지다 시피 누워서 김총이 내몸에 걸친걸 싹 벗기는걸 저항도 못한채 쓰러진상태로 마사지를 기다렸다.
난 마사지를 받으면서 쪽팔리기도 하고 오늘 경기에 있어 문제점이 뭔가를 골똘히 생각해봤다.
남들은 잔차에서 오버페이스 했다는데 사실 잔차에선 다리 뭉치거나 힘든건 하나도 없었다
의학적 견지에서 봤을때 과도한 탈수에 저나트륨 증상이 의심됬던거 같고 , 내가 올림픽 코스라 얕보고
개인 보급에 신경을 안쓴거 같다. 어제 같이 더운날에는 경기전에 충분한 수분섭취를 하고 한시간 이상 경기
할땐 전해질 섭취를 꼭해야되는데 그걸 간과했던게 어제에서 얻은 교훈이다.
또하나는 절대적인 훈련부족이라 생각한다. 특히 런훈련을 별로 안하다보니 다리근육이 런하기에 적합하지않고
적응도 안되고 힘도 없고 , 앞으론 어제의 교훈삼아 세가지 모두 열심히 훈련해야겠지만
특히 런 훈련을 중점을 두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터벌 훈련이나 업힐 훈련을 중점을 둬
다리근육이 런하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야겠단 생각이 든다.
내년에 다시 온다면 지금 기록보다 적어도 20분 이상 단축할수 있게 부단히 훈련해야겠다. 꼬옥!!!
첫댓글 형님후기 보니까 작년 아산대회때 제모습이 떠오르네요 .저는 그때 런에서 뒹굴르기까지 했어요?형님 정말 고생 많이 했고요..감동 입니다~~손갈매기도 형 생각에 공감 합니다...화이팅
찬홍아 고생했어 ~~ㅋㅋ
김갈매기가 먼저 가서 미안하오.. 너무 쉽게 끝나버려 많이 아쉽네. ㅎㅎㅎ 어제 심하게 그런건 탈수현상이었어. 더위도 먹었고.
고생 많이 했고 처음 참가한 대회가 좋은 추억이 될거야 그리고 열정이 있는한 무한히 발전할 것이고 앞으로 활약 기대할게 ㅎㅎ
그리고 한가지 팁을 준다면 전날 먹은 한잔이 많은 이뇨작용으로 인하여 탈수현상이 심했을거야 그래서 더힘들었던 같아 암튼 평생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시길.....
후기 재미 짱이다.
1. 삼종에서 승부는 엘리트나 마스터스 모두 런이 결정한다.
2. 첫 대회 그정도 기록이면 잘 한거야.
3. 나는 2005년 설봉대회에서 2시간 58분으로 겨우 완주했으니 2시간 54분이면 훌륭한겨.
4. 앞으로 기대가 크네.
5. 열심히 해서 노장갑 선수와 함 붙어봐~
네 감사함다!! 원래 전투에선 지상군이 깃발꽂아야 이긴다죠?? 역쉬 런이 힘들기도 하지만 마지막 깃발꽂는건 역쉬 런이네요 많이 반성하고 런연습 열심히 하겠음다. 조만간 장갑차하고 함 해봐야죠 ㅋ
기대하고 있을테니 함 붙어보자고....ㅎㅎㅎ
이제 또 슬슬 전율이 불타오르는군
바짝 긴장해야지 ㅋㅋㅋ
멋진 사나이~~~완주를 축하합니다...
맞아요 장갑형님 술마시니 전날 입이 마르는게 엄청 갈증나더라구요 이번주엔 새로여친을 사귀기로 했어요
음주씨는 버리고 금주랑 사귀기로요!!
잘사겨 봐ㅋㅋㅋ
내가 경기전날 누구랑 사귀라고 하는건 권장사항이지 강제사항은 아니거든 ㅎㅎ
누가 좋은지 사귀어 보면 알지롱 메롱!!
ㅋㅋㅋ..암튼 수고많이했어...
후기 재미나게 읽었구...
그려 늦라도 바람 났데니까 축하하고 열심히 사겨바 그럼 달라질걸..ㅋㅋㅋ
암튼 철인 머리 올린거 축하 축하....
형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후기 보니 제가 걱정입니다..
9월 송도대회 참가 하기로 했는데
벌써부터 한숨이 나오네요~~~~
염병!! 수영만 하면 소나 개나 다 간당께 !! 기록을 의식하면 준비를 해야지
세상에 쉬운 시험은 없어 !! 준비하는자만이 시험을 잘보는거지비 !!
재곤아.. 어제 샾에 자전거 맡겨놓았다.. 수리.. 연락오면 너 전화번호가르쳐줄테니.. 연습 잘해라.
입문을 축하드립니다.
찬홍 오라버님 첫 입문에서 그렇게 잘하시면 아니 되어요~~ ㅎㅎ ㅎㅎ 한 참 자라야 할 새싹 지원이의 기를 팍 죽이셨어요 ㅎㅎ 멋지셨습니다. 완주 축하 드려요^*^
축하해, 지난 횡성은 듀애슬론이었고 진정한 3종은 이번이 처음이었으니.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