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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밤 무궁화호 열차가 평택역에 정차했다 천안으로 향하면서 출입문이 열린 상태로 16분간 운행됐다. 일부 승객이 ‘문이 열린 채 열차가 달리고 있다’며 고객센터에 항의했지만 신고 내용이 승무원에 전달되지 않아 천안역에 도착해서야 사실을 확인했다. 자칫 인명사고가 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철도파업이 한 달을 넘어섰다. 철도노조는 성과연봉제 철회를 주장하는 반면, 코레일은 성과연봉제 철회를 전제로 한 협상은 없다는 입장이어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국민 불편은 물론 안전사고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어 열차 이용객들의 불안감이 크다. 철도와 연계된 지역 관광업계도 타격을 입는 상황이고, 화물열차 운행 축소가 장기화되면서 물류피해가 건설업계까지 옮겨갔다.
철도파업 36일째인 1일, 전체 열차운행률이 평시의 82.0%에 머물러 승객 불편과 화물운송 차질이 계속됐다. 코레일이 대체인력을 추가 투입해 KTX 열차운행률은 현재와 같이 100%대를 유지할 방침이지만, 장기 파업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다른 열차운행률은 점점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 전철은 2천52대에서 1천798대로 줄어 운행률이 87.6%에 그쳤다. 새마을호는 48대에서 28대로 줄어 58.3%에 머물고, 무궁화호는 268대에서 167대로 줄어 62.3%다. 화물열차는 241대에서 98대로 줄어 40.7% 수준으로 운행됐다.
이번 파업에는 군 대체인력이 투입됐다. 전동차 기관사, 전철 차장, 통제관 등의 대체인력이 하루 평균 460여 명 투입돼 일 평균 11~12시간씩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군 소속 기관사 등은 비상상황 대응 능력이 기존 기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고 피로가 누적돼 지하철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정비인력도 부족해 언제 또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다.
철도노조 파업 장기화로 가장 큰 피해를 노출하고 있는 부분은 화물열차다. 화물열차 운행률이 조만간 30%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시멘트 수송 차질로 레미콘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며 성수기 건설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철도파업이 계속되면 공사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철도파업을 더 이상 방관해선 안된다.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파문이 블랙홀이 되고 있다지만 국정 현안을 팽개쳐선 안된다. 노정(勞政)은 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국회 내 사회적 기구를 만들어 논의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