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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큰엉의 절벽 위에서 바라본 바다의 풍경
비가 뿌릴 듯 잔뜩 흐린 날씨... 바다 색깔도 하늘처럼 흐리겠지라는 생각이 우울한 아침을 장식합니다. 바다와 바짝 맞닿아있는 제주 일주도로를 타고 오늘의 첫 여정지인 남원큰엉을 찾았습니다. 남원큰엉은 남원에 있는 큰 언덕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엉'이라는 것은 제주도 방언으로 절벽,낭떨어지 등을 말하는데, 남원큰엉은 절벽 위로 난 2km 산책로를 따라 아래로는 바다와 한창 씨름을 하고 있는 해안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폭풍전야처럼 유난히 잔잔한 바닷가는 그 속을 훤히 비추고 있습니다.
★ 신영영화박물관의 내부
남원큰엉의 해안산책로는 그대로 신영박물관으로 이어집니다. 신영영화박물관은 영화배우 신영균이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박물관입니다. 영화인으로써 영화를 한나라의 문화예술을 가늠하는 척도로 여기고 만든 곳입니다. 그러고보니 영화는 좋아해도 영화가 어떻게 촬영되고, 어떻게 보여지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아는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신영영화박물관은 지하1층 영상관, 1층 전시관, 2층 체험관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층 입구로 들어서면 우리나라 영화인들의 사진이 걸린 명예의 전당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영화인 최고의 상인 대종상을 받은 영화배우들의 사진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1층 전시관에서는 영화의 역사와 원리, 그 원리를 이용한 영화의 탄생을 둘러 볼 수 있으며, 영화의 원리 체험관에서는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자신의 표정연기를 보고 동영상을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영화촬영에 필요한 촬영기기,한국영화를 빛낸 사람들,오래된 영화포스터,영화촬영에 사용되었던 소품 등을 둘러 볼 수 있습니다.
★ 쵤영기기가 전시된 박물관 내부
지상 2층에는 멀티사운드 체험실이 있습니다. 영화 시작전 돌비 디지털 사운드 표시를 볼 수 있는데, 이 돌비 디지털 사운드는 1992년 배트맨 리턴에서 처음 소개된 이래 모든 영화사운드 작업에 이용되고 있다 합니다. 깨끗한 음질의 6개 채널을 6개의 스피커로 분리해 전하면, 후면 서라운드는 현장감을 제공해주고, 전면 아래에서는 특수효과음을 전해줍니다. 이곳에서는 영화 쉬리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통해 영화의 대사,효과,특수음향,음악 등이 믹싱되는 과정을 체험하며 마지막으로 믹싱된 돌비 디지털 사운드를 듣고,볼 수 있습니다.
박물관 야외 공원에는 조경된 아열대 식물들과 함께 우리 영화의 명장면과 실제 영화에 쓰였던 쥬라기공원의 티라노사우르스와 죠스의 죠스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남원큰엉의 해안절벽과 맞닿은 곳에 스낵코너가 있어 영화박물관을 둘러보고 잠시 쉬어간 뒤 남원큰엉을 산책하는 것도 괜찮은 코스입니다.
★ 쇠소깍의 전경
쇠소깍은 제주도 사람도 잘 모르는 비경이란 말을 곧잘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는 사람들만 찾아가는 비경은 더이상은 아닌 듯 하다. 쇠소깍의 유명세가 돌고 또 돌고, 인터넷이 초고속으로 소문을 퍼트리니 말입니다. 쇠소깍에 도착하니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테우를 한번 타볼 생각에 어제 미리 연락을 해둔 터였습니다. 테우와 테우선장에 의지한 20명 남짓의 여행객은 쇠소깍의 잔잔한 물 위를 여유롭게 지나고 있었습니다.
쇠소깍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입니다. 제주시에 있는 용연과 비슷한 지대입니다. 제주에 비가 내리면 돈내코계곡을 따라 흐른 뒤 효돈천과 합류하여 바다로 빠지는데 효돈천의 끝자락이 바로 쇠소깍입니다. 조수간만의 차로 바닷물이 들때는 민물과 섞이고, 빠질때는 민물이 된다고 합니다.이곳도 용천수가 끊임없이 나온다고 합니다. 쇠소깍의 지명은 원래 이곳 하효에서 유래합니다. 옛 지명인 알쉐둔(알은 아래의 방언)은 한자표기로 하우둔(下牛屯)으로 바뀌고, 다시 하효돈,하효로 바뀌어 내려오게 됩니다. 효돈천의 끝자락에 있다하여 쉐둔의 첫자를 따서 쇠소라고 불렸는데, 쇠소의 마지막 지점이라 하여 접미사 '깍'이 붙어 쇠소깍되었습니다.
★ 쇠소깍 테우 체험을 하며 느긋한 시간을 보내봅니다...
쇠소깍에서는 테우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테우의 운행시간은 일정치 않고, 테우선장에게 미리 연락해 배가 뜰 수 있는지 운행여부를 미리 체크해야 합니다. 조심스럽게 테우에 올라탄 뒤 무뚝뚝할 것만 같았던 테우 선장은 쇠소깍에 대한 이야기를 구성지게 풀어놓습니다. 쇠소깍의 자신이 직접 붙였다는 호랑이바위,돼지바위,부엉이바위 등 기암괴석에 붙은 이름들, 영화배우를 테우고 영화를 찍어서 동네방네 소문 다 내놨는데 편집되버렸다는 이야기 등등 15명 남짓 태운 테우를 오로지 손의 힘으로만 움직이는대도 전혀 힘들어하는 눈치가 아닙니다. 오히려 여행객들의 안전에 신경을 씁니다. 테우 위에 발을 올려놓고, 테우 선장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오랫만에 넉넉한 시간을 보내봅니다. 테우를 타고 쇠소깍을 지나는 것은 그 옛날 용연에서 관리들이 배띄우고 달맞이 하는 유희의 시간과 맞먹지 않을까 싶습니다. 테우를 타고 왕복하는데는 약 30-40분정도 걸립니다.
★ 제주도 여행오면 꼭 들러봐야할 곳... 제주 감귤박물관
제주도라서 꼭 들러봐야 할 곳이 있다면 해녀박물관과 감귤박물관을 꼽고 싶습니다. 감귤박물관은 감귤의 기원과 역사,감귤의 일생과 재배,우리나라의 감귤에 대한 여러 이야기 등 감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테마관과 민속유물전시실로 구성되어 있고, 외부 온실에는 세계에서 재배되고 있는 감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감귤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감귤 하나만으로 이렇게 방대한 박물관을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울 따름입니다. 감귤박물관의 입구는 감귤을 반으로 잘라놓은 형상인데다 입구부터 풍겨오는 달콤한 감귤향이 은은하게 퍼져나와 박물관을 찾은 의미가 더욱 깊어집니다.
★ ★ 감귤나무의 꽃... 감귤꽃의 향기는 잊을 수가 없다..
원시감귤류가 처음 지구상에 나타난 이후 전 세계로 퍼지는 역사와 과정, 감귤의 종류와 재배에 대한 이야기, 우리나라에서의 감귤 역사와 재미난 이야기들이 테마전시실을 가득 메우고 있고, 2층에는 민속유물 전시와 함께 제주 전통농가 전시실이 있는데 여행중 전통농가에 대해 자세히 못보신 분들은 가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감귤박물관의 진면목은 세계감귤원에 있습니다. 세계감귤원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유럽,아시아,아메리카에서 자라는 감귤 80여종이 식재되어 있고, 일년 내내 상큼한 상큼한 감귤의 향기와 달콤한 감귤꽃 향을 맡아볼 수 있습니다.
★ 탐라순력도의 감귤봉진...(출처 : 탐라순력도 홈페이지)
우리나라의 문헌상에 보이는 최초의 귤 내용은 고려사에 보이는데 고려 문종(1052년) '탐라에서 세공하는 귤을 1백포로 개정한다'라는 내용입니다. 귤을 1백포로 개정한다고 했으니 그 이전부터 진상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자세하게 볼 수 있는 역사는 역시 탐라순력도입니다. 조선 숙종때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형상이 화공 김남길로 하여금 그리게한 41개의 화폭가운데 귤에 대한 내용은 무려 3가지나 나옵니다. 감귤봉진, 고원방고, 귤림풍악이 그것인데 감귤봉진은 임금에게 진상할 귤과 한약재로 쓰일 귤껍질을 확인하는 그림이고, 고원방고는 현 강정동에 있었던 고둔과원에 있는 왕자구지를 탐방하는 그림, 귤림풍악은 망경루의 후원인 귤림에서 풍악을 즐기는 그림입니다.
하지만 그림의 이면에는 서민들의 고통도 가득합니다. 조선중기에 이르러 제주에 있던 과원으로는 임금에게 진상하는 양을 충당하기 어려웠고, 결국 민가의 귤나무까지 일일이 관리하기에 이릅니다. 귤나무 8주를 기준으로 1년의 역을 면제해 주기도 했지만, 귤이 열매를 맺으면 관가에서 그 수를 일일이 헤아렸다가 그 수를 그대로 소유자에게 부과시켰다고 합니다. 해충이나 바람으로 인한 낙과는 전혀 감안하지 않은 채... 결국 서민들은 귤나무를 고통을 주는 나무라 하여 뜨거운 물을 부어 고사시키는 경우도 많았다 합니다. 한편 울며 겨자먹기로 진상된 귤이 한양으로 올라가면 임금은 성균관 유생들에게 귤을 나눠주며 과거를 시행했다고 하는데, 이를 황감제라고 합니다.
★ 다시 세운 돌...ㅠ,ㅠ
자연생활공원 휴애리는 아이들에게는 재밋는 동물체험을, 어른들에게는 화산돌을 밟으면 건강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매표소를 지나 인공적으로 조성된 용미분수와 용천폭포를 지나 돌탑쌓기를 할 수 있는 나무꾼의 길에 들어섭니다. 길을 지나는데 신기하게 서 있는 돌이 하나 있었습니다. 큰 바위 위에 길쭉하게 돌 하나가 세워져 있었는데, 아무리봐도 신기해서 붙여놓은게 아닌가 싶어 살짝 툭 건드렸는데, 그만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당황스러운 나머지 돌을 부여잡고 세우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 휴애리의 다람쥐공원에서 토끼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귀여운 꼬마(위)와 화산송이를 깔아 만든 탑돌이 미로공원...
다람쥐 공원에는 토끼,흑돼지,소 등 직접 먹이를 주고 만져볼 수 있는 자연학습체험장이 있습니다. 직접 토끼,돼지 우리로 들어가 먹이도 주고, 만져도 볼 수 있어서 어린이들이 무척 좋아했습니다. 경계심 많은 토끼들도 이곳에 많이 적응이 됐는지 전혀 도망갈 기미도 없고, 먹이를 주면 다가와 받아먹기도 합니다. 아기 흑돼지들이 있는 우리는 녀석들의 엄청난 먹성으로 어린이들이 우리안으로 들어가길 꺼려할 정도입니다.
휴애리는 휴애리 전체가 화산암류로 되어 있어 화산폭발시 생성되는 화산송이가 발굴,채취되는 곳입니다. 이렇게 채취된 화산송이를 바닥에 깔아 탑돌이 미로공원을 조성해 놓았습니다. 철분과 미네랄성분이 다량 함유된 화산송이는 몸에 좋은 원적외선과 음이온 방출 혈액순환,피부미용에 좋다고 하는데, 양말을 벗고 맨발로 지압삼아 미로공원을 산책한 뒤 발마사지탕에서 피로를 푸는 코스는 한번쯤 이용해 볼 만 합니다.
★ 절물자연휴양림 입구의 삼나무 숲길...
휴애리를 나와 한라산과 가장 가까운 도로인 1131번 지방도로에 올랐습니다. 제주와 서귀포를 잇는 가장 빠른 종단도로로 한라산 서쪽의 1100도로와 함께 쌍벽을 이루며, 5.16이후 포장된 도로라하여 516도로라고도 불립니다. 한라산을 감싸 듯 조심스런 오르막은 성판악 휴게소까지 이어지고, 성판악 휴게소를 지나 만나는 1112번 지방도를 타고 절물자연휴양림으로 향했습니다. 516도로와 1112번 지방도와 만나는 삼거리 초입은 울창한 삼나무 숲길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절물자연휴양림 입구의 삼나무 길을 찾아가기 전 맛보는 에피타이저 같은 느낌입니다.
제주 절물자연휴양림은 휴양림 초입의 삼나무 길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CF로 명성을 날리던 보성의 대한다원 삼나무길은 비교가 되지 않을 듯 합니다. 절물오름 전망대로 바로 향하는 입구에 40년생 삼나무가 군인 열병하 듯 우뚝 서 있고, 삼나무 아래에서는 그 넓은 하늘이 빼꼼이 보일 정도입니다. '절물'은 옛날 절 옆에 물이 있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절은 없어졌지만 약수암은 남아 있습니다. 이곳에서 나는 약수는 신경통과 위장병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는데, 다른 곳은 가물어도 이곳은 마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 복수초 군락이 한창인 절물 자연휴양림 만남의 길 주변
입구에서 삼나무 숲길을 지나면 약수암을 거쳐 절물오름 전망대로 오를 수 있고, 좌측으로는 숲속의 집으로 향하는 만남의 길이 있는데 이 길 주변으로는 눈 속에도 피어나 얼음새꽃,설련화,원일화로도 불리는 노란 복수초가 한창입니다. 꽃에 비해 잎이나 줄기가 작고 낮아 복수초가 피어나기 시작하면 온통 노란 꽃밭이 됩니다. 늦은 오후라 꽃을 닫아버려 그리 장관은 아니었습니다. 입구 우측으로 난 길은 데크를 따라 삼나무 숲길을 크게 돌아나가는 산책로가 나 있습니다.
★ 절물자연휴양림 인근에 위치한 노루생태관찰원에서 만난 노루...(300mm렌즈)
절물자연휴양림에서 차로 1분도 안걸리는 거리에는 노루생태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노루 생태관찰원은 거친오름일대의 50ha에 조성되었으며, 상시관찰원에는 수십마리의 노루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입니다. 사실 상시관찰원에 있는 노루들은 반야생 상태로 하루 3번 먹이를 준다고 합니다. 감각이 예민한 노루는 상시관찰원에서도조차 쉽게 보기 힘듭니다. 노루생태관찰원을 찾아간 그 날 그곳을 관리하시는 한 분의 배려로 노루의 생태에 대한 이야기, 이곳에 사는 노루의 이야기 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철조망 너머 저 편으로 노루가 한 두마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노루를 자세히 보여주겠다며 먹이를 들고 노루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한두마리씩 보이던 노루는 어느새 10여마리가 반경 50m이내까지 접근해왔습니다. 워낙 예민한 녀석들이라 쉽게 경계를 풀지 않습니다. 언제든지 도망갈 수 있도록 뒷발중 하나는 항시 대기모드입니다. 결국 먹이에 이끌린 노루들은 철조망까지 다가와 먹이를 받아먹습니다. 야생에서 반야생으로 돌아선 노루들을 보고 있노라니 인간들의 경계에 들어선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 노루들로 하여금 멸종단계에서 다시 인간에게 해를 미치는 단계까지 들어선 노루들의 생존을 위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만들어 놓은 만큼 좋은 결실과 앞으로 관광자원으로서 생태계 보호와 관심을 많이 이끌어 내었으면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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