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관련 글 공유합니다./월성핵발전소 탐방문 '핵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핵그련)가 주최하는 '수명 다한 월성 1호기 폐쇄' 기도회를 월성핵발전소 앞에서 했습니다. 넓은 공터에서는 별도로 인근 지역 주민들이 많이 모여서 집회를 했습니다. 정문은 수백명 기동대가 막아섰습니다. 기도회를 마치고 대책위 주민들과 함께 핵발전소 홍보관을 견학했습니다. 한수원 홍보팀장이 삼십분 가량 우리를 안내하면서 핵발전소의 유익을 설명했습니다. 대책위 주민말씀에 따르면, 그 홍보관은 핵발전소와 붙어사는 주민들의 생명권, 생존권을 외면한 체, 전국의 어린아이, 초중고생, 사정을 모르는 시민들에게 핵발전소가 좋다고 거짓선전하는 곳이라고 분개했습니다. 처음에는 꾹 참고 설명을 듣던 주민들은 원전안전성을 설명하는 부스에서 홍보팀장에게 원전의 거짓과 위선을 반박했습니다. 홍보관 견학을 마치고 홍보관 바로 앞에 있는 대책위 농성장에서 주민과 간담회를 했습니다. 6개월전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이야기가 솔솔 일어나자, 주민들이 대책위를 구성했다고 합니다. 주민들의 절절하고 간절한 안타까운 사정을 듣자니, 우리 삼평리와 하나도 다를 게 없었습니다. 다행인 점은 핵발전소의 위험이 워낙 광범위한지라, 한수원과 이해관계가 직결된 소수 주민 외에는 모두 대책위로 단결해 있는 점입니다. 주민들은 그 어려운 핵에 대해 반(半)전문가가 됐습니다. 참고로 월성1호기는 1983년 상업운전을 개시한 핵발전소로, 2012년 11월 20일 30년의 설계수명을 다하고 3년째 가동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그러다가 2015년 1월 15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 재가동 여부에 대한 회의 끝에 2월 12일에 재논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월성주민들도 이 날 대거 상경하여 수명연장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월성주민들은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원자로 반경 914미터 제한구역과 접근한 지역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감, 공포는 매우 심각한 지경임을 느꼈습니다. 무슨 소리만 나도 핵발전소에서 뭔 일이 일어났는가 하고 모두 뛰어나온다고 합니다. 주민들 말씀은 핵발전소 사고가 나면, 914미터가 완벽차단을 해주는 절대경계도 아닌 이상, 914미터는 숫자장난일 뿐이라고 합니다. 월성핵발전소에는 월성 1-4호기와 신월성 1,2호기 모두 6개의 발전소가 있습니다. 이중 1호기는 멈춰 있고 신월성 2호기는 건설중으로 2015년 7월 상업운전 예정입니다. 주민들의 절절하고 간절한 호소를 들은 핵그련은 앞으로도 계속 함께 이 문제에 대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간담회 이후 마침 한수원 퇴근시간이었는데, 수백대의 차량이 꼬리를 물고 나오는 것을 봤습니다. 이렇게 수백명의 직원이 상주하므로 지역경제 호황을 기대했지만, 가족들은 다 서울에 상주하고 관사에는 직원만 덩그러니 있어서 지역경제에도 별로 도움 안된다고 합니다. 인근에는 술집 노래방 등 유흥점이 많았는데, 핵발전소의 위험과 그에 따른 주민들의 저항 때문에 동네는 썰렁, 적막했습니다. 상권은 매우 저조하고 침체된 분위기로 문닫은 가게가 열 개 중 일곱 개라고 합니다. 아울러서 1월 30일 아침에는 방사능 폐기물장을 찾아갔습니다. 방사능 폐기물장이라는 간판 대신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환경관리센터'라는 요상한 이름이고 인가에 멀찍이 떨어져 산 입구에 있습니다. 공사는 다 마쳤지만 경주시가 사용인가를 해 주지 않아서 개점휴업상태라고 합니다. 입구 앞에는 원자력홍보관 마냥 '코라드'(방폐장 영문이름)라는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승수의 『착한 전기는 가능하다』에서 확인하듯이, 전기가 모자라서 발전소를 짓는 게 아 니라, 발전소를 짓기 위한 명분으로 전기가 모자라다고 선전합니다. 이렇게 거짓선전을 하면서까지 발전소를 짓는 이유는 전력마피아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이고요. 자기들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해당지역 주민들의 생명권과 생존권이 처참하게 되는 것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가까이서 보는 한전이나 한수원직원들을 보자면, 이 모든 난리가 저 사람들 일자리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 정도로 그 직원들도 이 총체적 부패와 모순에 대해서는 개념없이 그저 자기 밥줄차원에서 그 일에 종사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한수원이나 한전 자체의 먹이사슬 시스템은 견고한 벽같은 느낌입니다. 그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도와 의지와 실천이 필요함을 새삼 다집니다. 결론으로 밀양과 청도 주민들 못지않게, 아니 조금 더 심각한 처지에 있는 월성지역 주민들의 실상을 보고 왔습니다. 관련 사진도 함께 올립니다.(출처/ 박삿갓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