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으로 유명해진 봉평은
그의 생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거니와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한 곳이라 정감을 더 하는 곳이니..
어릴적 이맘 때면 종종 봤던
메밀밭을 찾아 봉평으로 길을 나섰다.
강남역에서 8시 출발하여
버스안에서 이효석의 소설을 읽으며... 11시쯤에 도착.
폐교를 문화공간으로 변모시킨
`평창무이예술관`을 관람...
메밀밭을 주제로 한 그림전시를 보고
야외정원과 바로 옆 메밀밭을 배경으로 사진도 담고..
메밀음식점에서 메밀막국수,메밀전병,메밀부침개,메밀막걸리..
온통 메밀로 만족시켰으니..물레방아를 지나고.. 메밀밭으로 들어가
한낮의 따가운 햇살을 맞으며 메밀꽃과 하나가 되었다.
이따끔씩 세워논 원두막이 그늘을 만들어 주고..
멀리 산능선들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준다.
일상의 삶 속에서 배어나왔던
`메밀꽃 필무렵`의 배경을 잠시 그려보면서..
단명했다는 이효석의 생가를 둘러본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ㅡ소설 중에...

평창 무이예술관

예술관 이층 카페에서
멀리 산능선과 메밀밭을 바라보며..
차 한 잔 어떠세요?

전나무 그늘 아래..
대나무로 詩공간을 만들었네요.
시원한 댓바람 맞으며..
시 한 편 감상하세요.

장돌뱅이 허생원은 물레방아에서 있었던
젊은 시절의 기억을 몇 번이고 회상하는데..

지금은 물레방아에서 직접 찧은 메밀가루를 판매하고..

"대화까지는 팔십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ㅡ소설 중에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무더워 개울가에 목욕하러 나왔다가
옷을 벗으러 물방앗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이상한 일도 많지...
거기에 난데없는 성 서방네 처녀와 마주쳤단 말이네.
봉평서야 제일가는 일색이었지ㅡ팔자에 있었나부지."ㅡ소설 중에..

가을을 알리는 코스모스

"길은 지금 산허리에 걸려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ㅡ소설 중에


젊은이들도..
어린 아이들도 메밀밭에서 모두 즐거웁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 간다."ㅡ소설 중~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ㅡ소설 중

"앞장 선 허생원의 이야기소리는
꽁무니에선 동이에게는
확적히는 안 들렸으나,
그는 그대로 개운한 제멋에 적적하지는 않았다. "
........
"나귀가 걷기 시작하였을 때
동이의 채찍은 왼손에 있었다" ㅡ 소설 중에

가산 이효석선생의 생가는
야트막한 산아래...
아담하고 양지바른 남향에 위치
앞 들녘엔 메밀꽃이 한창 피고 있었다.

횡성의 풍수성당

19C후반의 건축물로
실내의 깔끔한 장식이 돋보인다.

양수리의 해질녘

메밀밭과
연초록...벼가 익어가는 시절~
다시금 그 메밀꽃 피는 들녁이 그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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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명작 같은 사진속에 효석 작품까지 매치한 메밀꽃 받이 환상적 입니다. 저도 9월 9일 다녀 왔지만... 지금보니 새롭습니다.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글솜씨가 메주라서 아름다운 문체를 좀 빌려왔지요.ㅎㅎ
메밀꽃 밭은 꽃이 필때면 몇 번을 가 봤지만 평창 무이예술관은 못 가봤네요. 담엔 꼭 들러야 겠어요 . 구경 잘 하였습니다.
입장료를 받더군요...그러기엔 좀~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