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최대관심거리 중 하나는 과연 롯데가 3년 연속 꼴찌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2000년대 들어서 롯데의 몰락에는 여러 요인이 있었다.
1. 주축 투수들의 부상 - 문동환,주형광, 박석진, 손민한 등
2. 신인 스카우트 실패 - 송승준, 추신수, 백차승 등의 미국진출 및 김사율, 강민영 등의 프로적응 실패
3. 마땅한 1번, 4번 타자 부재
4. 구단의 소극적인 투자
이 외에 기타 여러 가지 요소들이 맞물리면서 구도 부산 사직구장에서 더 이상 신문지 흔들고 부산갈매기를 외치는 풍경은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드디어 롯데구단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팀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1번타자 문제를 해결하였고 유능한 신인선수들도 거액의 계약금을 주고 영입하였다. 작년 시즌 초보다는 좋은 여건이 조성됐지만 아직까지 롯데가 부활을 장담하기에는 힘들다. 그것은 8개 구단 어느 팀보다도 투수력에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확실한 롯데의 부활을 가름할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롯데 투수력을 살펴보자.
1. 올 시즌 가동될 투수들의 면모
올 시즌 작년과 비교해서 확실하게 투수진은 안정되었다. 단순히 선수구성만 보더라도 탄탄해진 투수진을 확인할 수 있다.
손민한, 염종석, 박지철, 주형광, 이상목, 임경완, 박석진, 강상수, 이용훈, 양성제, 이정민, 김장현, 노승욱, 이상훈, 가득염, 김사율, 김휘곤, 이정훈, 김수화, 장원준, 최대성 등 부상에서 회복한 박석진, FA로 획득한 이상목 그리고 차세대 롯데의 주역이 될 신인 김수화, 장원준, 최대성이 작년과 비교해 전력의 플러스 요인이라면 마이너스요인은 한화로 이적한 문동환 뿐이다. 이들 외에도 작년 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양성제, 이정민, 이정훈 역시 기대할 만한 요소이다. 이로써 롯데는 오랜만에 정상적으로 투수진을 가동할 수 있을 전망이다.
2. 5인 선발 로테이션
기존에 손민한, 염종석, 박지철 외에 새로 가세한 이상목 그리고 부상에서 벗어난 주형광으로 이루어지는 선발진은 부상과 같은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타 팀에 비해 결코 밀리지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이들 모두 한 차례 이상 부상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다들 건강한 모습이지만 언제 또 다시 불의의 부상재발로 전력에서 이탈할지 모르는 불안한 입장이다. 이로써 이들의 부상방지를 위해 벌써부터 낯선 6인 선발체제를 구상할 정도이다.
팀의 원투 펀치로 나설 이상목, 손민한의 활약보다는 나머지 선발 선수들의 활약이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작년 부상에서 회복한 모습을 보여준 박지철, 염종석, 주형광이 예전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며 한 시즌을 소화한다면 롯데의 이번 시즌은 장밋빛이 될 확률이 크다.
특히 이번시즌 본격적인 가동을 할 유일한 좌완 선발 주형광의 활약여부가 중요하다. 한때 일본진출을 노릴 정도로 국내 최강 왼손 투수로 활약했던 그에게 이번 시즌은 자신의 야구인생에도 중요한 기로에 선 해가 될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단 1승도 기록하지 그에게 이번 시즌은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3. 중간계투진
현재 롯데의 선발진은 모두 부상경력이 있기 때문에 한 경기 9이닝을 책임지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렇기에 어느 구단 보다 롯데는 중간계투진의 활약이 중요하다.
작년 시즌 롯데 투수진의 소득 중 하나는 노승욱의 발굴이었다. 부천고를 졸업하고 93년 연습생신분으로 프로에 입문한 그는 그해 기대 외에 활약(3승 10패 방어율 3.76)을 보였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그 후 별 활약 없이 잊혀지던 선수였지만 작년 롯데에서 10년 만에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언더스로인 그는 타자들이 흔히 말하는 지저분한 구질을 지닌 선수로 중간계투로서 안성맞춤이다. 작년 그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롯데는 8개 구단 중 최다홀드를 기록한 팀이 되기도 하였다.(사실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선발진으로 인해 승패와는 무관한 홀드기록이 많아진 부분도 있다)
그를 축으로 좌타자 전문 릴리프 가득염, 마무리에서 물러난 강상수, 자유계약으로 두산에서 데리고 온 이상훈 그리고 장원준, 김사율, 이용훈, 양성제 등이 가동될 예정이다. 양적으로는 풍요로운 편이지만 타 팀에 비해 확실하게 2이닝 이상 책임져줄 롱릴리프 요원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김현욱(삼성), 이재영(두산), 송신영(현대) 같은 '중간에이스'의 발굴이 필수적이다.
4. 마무리진
마무리 부문은 현재 롯데의 가장 큰 약점이다. 작년에도 8개 구단 중 최소세이브를 기록하였던 롯데는 현재 뚜렷한 선수 없이 집단마무리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8개 구단 중 가장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시즌 롯데가 마무리 때문에 걱정 없이 지내려면 작년 3승 11세이브를 기록하며 박석진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준 임경완이 이번 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 그와 더불어 박석진이 완벽히 부활한다면 롯데로서는 더 이상 마무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여기에 차세대 롯데의 마무리로 점찍은 최대성이 기대만큼 해준다면 금상첨화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아직까지는 희망일 뿐이다. 뚜렷한 1인 체제가 아닌 집단마무리체제로 올 시즌 가동이 된다면 올 시즌 역시 롯데로선 힘겨운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5. 올 시즌 뉴페이스(New Faces)의 건강여부
8개 구단 중 유달리 롯데에서는 새로 모습을 보일 투수들이 많다. 작년 고교랭킹 1위 김수화를 비롯하여 부산고 출신 장원준, 최대성 그리고 2년차 김휘곤이 그들이다. 지난 몇 년간 연고지 내의 우수한 유망주들을 해외진출로 인해 놓친 롯데로서는 이들의 활약이 미래를 결정질 정도로 중요하다. 이 네 선수의 몸값만 하더라도 11억이 넘는 엄청난 거액이다.
그러나 문제는 최대성을 제외한 세 선수가 모두 부상의 위험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장원준은 입단 전부터 팔꿈치 부상으로 시달리다 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한 상태이며 작년 2억원을 받고 입단한 김휘곤 역시 팔꿈치 부상에 시달렸다. 그리고 김수화는 현재 어깨부상으로 전지훈련에서 하차한 상태다. 롯데 몰락의 최대 원인 중 하나가 주축투수들의 부상이란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의 몸 관리는 올 시즌 뿐만 아니라 향후 몇 년간 롯데 코칭스태프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결국 올 시즌 롯데 마운드의 최대 변수는 선수들의 건강이다. 워낙 부상으로 오랜 기간 모습을 보여주지 많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보니 올 시즌 그들이 1년 내내 건강한 모습을 보여줄지의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벌써 올 시즌 최고 기대주 김수화가 부상으로 전지훈련에서 하차하였다. 아직까지는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들의 부상 재발 소식은 들리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타 팀에 비해 풍요로운 투수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주축투수들의 부상 방지를 하는 것이 롯데 코칭스태프의 최대 숙제일 것이다. 투수코치로서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신임 양상문 감독의 투수운영이 그만큼 관심이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