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대암산 솔봉 가는 길 (솔봉 제1편)
미지의 대암산 솔봉 가는 길
(솔봉 제1편)
루수/김상화
칠월의 문이 활짝 열렸다. 칠월은 낭만(浪漫)의 계절이라 했다. 더위를 한 짐 지고 달려왔나 보다. 작열한 태양은 이글거리며 대지를 달구어 댄다. 독립운동가이자 문학가인 "이육사(李陸史)" 시인은 내 고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란 시(詩)로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역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칠월엔 청포도가 익어간다니 얼마나 낭만적인 글인가! 낭만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오늘은 아침부터 해님의 웃는 모습까지 싱그럽다. 일기예보엔 35도 이상의 고온의 열을 뿜어내 올해 들어 최고로 더운 날씨라고 한다. 폭염 주의보까지 발령했으니 몸과 마음을 얼마나 괴롭힐까? 그러나 칠월은 산과 바다 계곡이 우리를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한해의 절반이란 세월이 흘러간 시점이다. 1년 중 남은 절반이 시작되는 칠월이다. 어디를 가든 폭염을 달래며 남은 반년의 세월에 꿈과 향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새로운 달이 시작되면 부푼 기대와 함께 설렘을 안겨준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산을 해피 가족과 함께 오늘 간다. 그곳은 대암산의 한 모퉁이에 자리 잡은 "솔봉"이란 곳이다. 칠월이 주는 낭만적 즐거움을 우리는 그곳에서 맛보고 힐링할 것이다. 더위야 비껴라! 아무리 덥다 해도 오늘만은 너와 함께 마음껏 즐겨 보고 싶구나!
오늘 대암산의 솔봉을 가는 것도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단련시키기 위해서다. 건강한 몸이 갖추어 지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철학적으로 묻고 싶지는 않다. 살다 보면 언젠가는 누구나 삶이 멈추어진다. 우리는 모두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를 살아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하고 또 향기롭게 살아야 한다. 그 가운데 우리는 내 가족과 이웃 그리고 더 나아가 내 민족과 조국의 발전을 위해 끝없는 사랑을 퍼부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많은 국민은 아스팔트 위에서 쓰러져가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밤낮없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따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피를 토할 정도의 함성을 위정자는 들었는가? 이 장면을 듣고 보았다면 어찌 정치를 이렇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사랑하고 보듬어 주며 살아도 힘든 세상인데 국민을 사분오열 편 갈라놓고 정쟁(政爭)만 하면 어떻게 한단 말일까? 정치인들은 국민의 절규를 듣고도 모르는 체한다면 정말 큰 일이다. 그럼 이 나라는 어디로 갈 것인가? 지금 우리나라는 송두리째 망가지기 일보 직전이다. 민노총으로 인해 기업은 거덜 나기 시작했고 전교조로 인해 참된 교육이 거짓 교육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전교조는 이 나라를 어떻게 하려는지 어린 학생들 머리에 사상교육을 심어놓고 있다. 잘못된 정치로 인해 많은 국민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는 현실이다. 가정은 부모와 자식과의 정치 이야기로 금이 가는 형국이다. 필자는 이렇게 잡다한 생각과 무서운 정치를 생각하면서 버스에 실려 솔봉으로 가고 있다.
버스는 대암산 식물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곳은 DMZ 야생화 분재원이 있다. DMZ 야생화 분재 생태원은 DMZ 인근 남한 최북단에 서식하는 북방계 식물 및 희귀 자생식물의 보존 및 증식을 위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분재 형태로 재현한 생태원이다. 대암산 해발 500m에 위치한 분재생태원은 양구 희귀식물 석부작(石附作), 암석원(岩石園)과 다양한 분재를 관람하며 휴식을 제공하는 생태체험 관광의 명소이다. 대암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으며 DMZ 일대 각종 자생식물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수집된 우수한 분재작품 전시로 분재의 예술성과 대자연의 신비감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DMZ = 비무장지대라고 하며 분쟁 국가에서 협정을 통해 양측의 적대적 행위로 인한 전쟁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군사 활동이 허용되지 않는 완충 지역을 말한다. 한반도의 비무장지대는 6·25전쟁 이후 국제연합군·조선인민군·중국 인민지원군이 합의한 정전협정에 의해 설정되었다.
*석부작(石附作)= 난이나 분재 따위를 돌에 붙여 자라게 하여 만든 관상 작품명을 말한다.
*암석원(岩石園)= 일정 공간에 크고 작은 바위와 돌을 다양한 형식으로 배치하고 그사이에 고산식물이나 다육식물을 심은 자연식 정원의 한 형태이다.
회원들은 산을 타기 시작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오늘이란 하루를 이곳에서 즐길 것이다. 한번 오기도 힘든 DMZ를 우리는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힐링하고 갈 것이다. 식물원에서 얼마 걷지 않았는데 약수터 간판이 보인다. 이곳은 동면 후곡리 대암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후곡(後谷) 약수터이다. 후곡약수터는 철분과 불소가 많이 들어있고, 탄산가스가 풍부하여 위장병에 특효가 있으며 피부병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조선 말엽인 1880년께 이곳은 초원이 풍부하여 한우를 방축했는데 위장병을 앓던 소가 다래 덤불이 무성한 계곡에서 물을 먹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저녁이 되어 소를 외양간에 끌어다 넣었다. 그런데 그다음 날 보니 소의 설사가 신기하게도 멎었다. 소 주인이 이를 이상하게 여겨 어제 소가 마시던 샘물을 마셔보고, 약수였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위장병 치료 약수로 이용되고 있다.
인근보다 1m 정도 깊은 곳에 있는 약수정에는 두 개의 샘이 나란히 있으며 철분 성분으로 인하여 바닥이 붉게 물들어 지저분하게 보인다. 약수는 탄산 성분으로 인하여 매우 짜릿하다. 이 약수로 밥을 지으면 푸른빛이 감돌아 신비함을 더하고 있다 한다.
성분으로는 위장에 좋은 탄산이 온, 규산이 온 및 치아 건강에 좋은 불소 성분을 많이 함유한 양질의 광천수로 주변의 수려한 경관과 함께 관광 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약수터를 지나 얼마 올라가지 않으면 한 사람 정도 걸을 수 있는 앙증맞은 다리가 있다. 애인이 없어 건너보지는 않았지만 딱 둘이 붙어 걸을 수 있게 설계되었다. 알림판엔 한 번 웃고 갈 수 있는 문구가 있다. 미소 짓도록 우스꽝스럽게 글을 써 놓았다. 제목이 *사랑의 다리*다. 제목부터 달콤함을 느끼게 한다. 이곳을 지나는 연인은 꼭 읽고 건너가길 필자는 바란다. 다음과 같이 재미있는 글을 써놓았는데 매우 인상적이다.
둘이 나란히 걸어서 갈 수 없죠. ㅠㅠ
언제나 업고 건너야 가능한 다리!!
새로이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지금의 사랑이 영원하게 바라는 사랑이라면
약수 골 사랑의 다리를
꼭! 건너보세요.
사랑에 빠지면 뇌에서 페닐에틸아민과 도파민 분비가 늘어난다고 한다. 이는 기분을 좋게 하는 물질로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는 물질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는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상대방이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좋은 기분이 생성되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다.
이렇게 웃고 즐기다 보면 사랑의 아름다운 싹을 틔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인생은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향기롭고 아름다운 삶이 있다. 반면 피눈물이 나도록 불행한 삶도 있다. 우리는 향기롭고 아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노력을 할 따름이지 마음과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인생의 삶이다. 매일 설레는 삶을 산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나 인생은 삶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 행복하고 이웃과 친구가 있어 하루하루가 즐거운 것이다. 또 사랑하는 연인이 있다면 그 연인의 사랑을 가슴에 담을 수 있기에 더욱 행복할 것이다.
한참을 길도 없는 곳에 수풀을 헤치며 길을 만들어 솔봉을 향해 걸었다. 걷다 보니 여기가 솔봉으로 가는 길이 아닌 것 같았다. 몇 명이 상의한 결과 원위치해서 이정표를 따라 올라가기로 했다. 우리는 한참을 걷다 보니 그때 이정표가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마음을 가다듬고 힘차게 걷기 시작했다. 앞에는 심명자 부회장이 힘겹게 걸으며 고문님 힘드시지요, 한다. 그러면서 너무 힘들어 울고 싶다고 한다. 얼마나 힘이 들면 이런 말을 할까! 얼굴을 쳐더보니 많이 힘든 기색이 영역하다. 뒤에는 해피 가족의 살림을 도맡아 하는 김명순 총무가 따라오고 있다. 내가 올라가고 내려갈 때 조금이라도 의지하려고 버릇처럼 나뭇가지를 움켜잡는다. 그러면 힘든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그때 뒤에서 총무가 보았나 보다. 고문님께서는 가는 곳마다 나뭇가지 목을 비틀어 놓았다고 하며 웃는다. 그렇다. 내가 힘들다고 나뭇가지 목을 비틀어 놓았으니 얼마나 아프다고 했을까? ㅎㅎ! 깔딱고개를 넘고 또 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끝이 보이질 않는다. 한참을 내려가다 보면 또 깔딱고개가 나타난다. 이곳만 넘으면 솔봉이 우리를 반기며 웃고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땀을 뻘뻘 흘리고 허덕이며 고개를 넘는다. 입에선 뜨거운 바람과 거친 숨소리를 토해낸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지친 몸으로 또 깔딱 고개를 넘어야 했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새들과 매미의 노랫소리가 대암산 기슭을 수 놓는다. 힘이 들어 탈진 상태에 놓였지만 그들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듣노라면 조금이나마 피로가 멎는 듯했다. 이렇게 자연의 감미로운 소리로 위로를 받으며 깔딱고개를 넘을 때였다. 그런데 가을에 떨어진 낙엽이 쌓여 산행하는 우리를 괴롭힌다. 낙엽을 밟는다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조심하지 않으면 비탈길로 미끄러져 몸을 다치기 때문이다. 겨울에 살짝 얼은 얼음판을 걷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신경을 콘도 세우고 걸을 때였다. 그때 필자는 앞에 가는 천사와 같은 두 여인을 보았다. 미끄러질까 두려운 낙엽을 스틱으로 치우며 가는 것이다. 자기 혼자 걷기도 힘든데 어찌 저렇게 힘든 일을 할까? 참으로 갸륵한 두 여인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누군지 얼굴이 더욱 보고 싶었다. 필자가 따라서 해 보았다. 어찌나 힘이든지 필자의 손바닥에 물집이 생기는 느낌이었다. 천사와 같은 두 여인의 얼굴을 보았다. 한 분은 이 산악회에 매번 나오는 주경숙 회원이고 또 한 분은 처음 보는 김연란 이란 회원이었다. 두분 모두 천사와 같이 아름다운 얼굴이다.
필자가 두 회원께 물었다. 자기 몸 보살피기도 힘든 판에 어떻게 낙엽을 양옆으로 치우며 가느냐고 했다. 그런데 대답은 역시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답이었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말을 거침없이 뱉어낸다. 대답인즉!! 뒤에 오시는 분들이 안심 놓고 걸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였다. 이 말을 듣는 순간 필자는 부끄러움이 가슴을 짓누르고 얼굴은 홍당무가 된 느낌이었다. 과연 필자도 이분들과 같은 고운 마음씨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 우리 사회에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흐뭇했다. 대가 없이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갸륵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 과연 우리나라 인구 중 몇 %나 될까? 하는 생각도 이 두 여인 때문에 하게 되었다. 젊은 여성이지만 필자가 먼저 고개 숙여 고마움을 글을 통해서 하고 싶다. 고맙습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많은 가르침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1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2편에서는 사투를 벌이며 하산하는 장면을 그려낼까 한다.
2019년 7월 6일
첫댓글 장문 올리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건강 살피면서 활동하소서~!
아고~^^
감사합니다. 김재원 시인님
구월도 하순으로 접어들었네요
그래서 가을이 무르 익어 갑니다
시인님 늘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루수/김상화 태풍 타파 피해없도록 하소서~♡
@루수/김상화 네 감사합니다
김재원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