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는 과거 역사를 더터보는 작업이다 그 속에는 수없이 많은 정복과 투쟁이 있어 왔다
과거 일어난 일이니 이긴 쪽 관점으로 보면 맘이 편해진다 모든 감정 배제하고 객관적으로만 보면 될 일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쌍방이 있기 마련이다 정복한 자가 있으면 정복 당한 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당한 자 시각으로 보려 들자면 한없이 불편해진다.우리 속에 한과 엉어리가 있어왔던 탓인지 책장을 덮고 외면하고 싶을 정도이다.
역사는 이긴 자의 노래라고 누군가 말했다 전적으로는 안되더라도 일부 수긍하고 좀 느굿한 마음으로 역사를 대해야 하거늘 불편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부산시립박물관에서 '우리가 인디언이라고 부르던 자들'이란 제목을 달고 전시회를 열고 있다
평소 부산 날씨답지 않게 스산한 바람이 부는 오늘 지부 스터디를 마치고 그 곳으로 갔다
이를 앙다물고 이긴 자의 시각으로 보려고 했다 대자연을 등에 업고 합일 되어 살고자 했던
종족 중심의 사고가 위기에 대처하지 못한 순진함으로 낮춰보려고도 해봤다 그들의 사상에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필연성에 골똘하려고도 해봤다
그래도 불편했다 거북할 뿐만 아니라 가슴 어느 한구석이 저며들도록 아파왔다.전시장 도는 내내ᆢ
1830년 제정된 앤드류 잭슨 강제 이주법은 본격적인 서부개척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또다른 시각으로 보면 이만큼 악법한 법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인디언이라고 부르던 그들은 그 이전의 순진무구한 이들은 이미 아니다 이미 영어 철자법도 배웠고 '스티븐' '제임스'같은 영어식 이름도 가졌다 아파치족처럼 깃털 모자를 쓴 것도 아니고 청바지에 서구인들과 다름 없는 청바지를 입던 이들이었다.
동남부쪽 칙소족 세미널족 그리고 체로키족들이 그들이다 적잖은 저항이 더한 고난으로 이어져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내몰리기까지 비극의 길이 이어진 것이다 10분의 1이 겨우 살아남았을 정도로 참혹한 인권 유린이 당시 대통령이 법이었다
더이상 미국인에게 인디언이란 곁을 나란히 할 수 없는 종족에 불과했다 합법이라는 이름하에 그들을 끌어낸 이들을 더이상 용서할 수가 없다
첫 미국 방문했을 때 그렇게 살아남았던 나바호족들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그들이 만든 조악한 수공예품들을 노점에서 팔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남미 멕시코도 아니고 첨단 문명국 미국의 현재 그늘진 모습도 그때 적나라하게 보았던 기억도 떠올랐다
스산한 날씨 만큼의 불편한 마음을 끝내 거두지 못한 채 전시장을 나오고 말았다
'우리가 인디언이라 부르는 그들 눈물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