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팝나무에 하얀꽃이 흐드러지게 핀 오월의 첫날이다.
잔인한 사월을 실감케하며 사건, 사고도 있었지만 유난히 잦았던 비, 광풍, 그리고 저온현상은 기후 변화를 실감케한다.
오늘 어느 농가의 비닐 하우스안을 보니 고추 모종이 빼곡하다.
출하를 해도 벌써 했어야 했는데 키가 훌쩍 커버렸지만 아직도 시장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저온 현상의 기온은 이렇게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하나님은 어째서 늘 약자에게만 시련을 주고 시험에 들게 하는것인지...
이 땅의 삶에 지쳐있는 이들은 모두 전생에 죄가 많은 것인지...
하나님도, 부처님도 언제나 침묵하고있다.
지금은 사라지고 기억하는 이 조차 거의 없는 보릿고개.
지난 가을에 거둬들인 곡식은 이미 바닥이 나고,
보리는 익어 타작 하려면 아직은 먼 봄.
산기슭에도 밭두렁, 논두렁, 개울둑에 하얀 조팝나무 꽃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그리고 창자를 타고 흐르는 맹물 내려가는 소리는 농부가 발자국을 떼어 놓을때 마다 적막을 깬다.
돌덩이라도 집어 먹고 싶은 배고픔이다.
조팝나무의 어원은 조밥나무이고 이는 작은 꽃이 다닥다닥 모여 피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하지만 조팝나무의 모양이나 형태 등 어느것도 조(좁쌀)를 연상 할만한게 없다.
다만 조(좁쌀)는 아주 작은 물건 따위를 표현 할 때 사용하는 어휘이기도 하다.
해서 조팝나무의 이름에 대한 유래에 대하여 별 이의는 없다.
또 식물학자도 아니고 기존의 유래를 뒤집을 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것도 아니다.
다만 꿈 보다 때론 해몽이 더 그럴싸 할 때도 있다.
그저 심심풀이 재미로 이름의 유래를 각색할 다름이다.
조팝나무에 꽃이 피는 시기는 농촌의 일손이 매우 바빠지는 시기이다.
못자리도 해야하고, 감자도 심어야 하며, 고추, 고구마도 심어야 할 때다.
다시 말하면 뼈 빠지게 노동을 해야하는 시기이다.
반면 춘궁기 보릿고개로 먹을만한 것은 모두 떨어지고 막말로 풀 뜯어 먹으며 목숨을 연명하는 때이기도 하다.
가뜩이나 몸은 나른하고 눈알이 도는 것인지 세상이 도는 것인지 모를 현기증 나는 때이다.
아지랭이 사이로 절로 헛것이... 신기루가 보일 때이다.
이 때 살랑살랑 봄 바람에 조팝나무의 하얀꽃이 나부끼니 심정이 어떠 할 까!
조팝나무 꽃이 밥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자연히 저 밥 좀 실컷 먹어 봤으면...
저 밥좀..., 조 밥 좀...
조거시 (저것이) 하얀 이(쌀) 밥인디...
조팝나무를 싸리나무라 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의 싸리나무는 콩과식물이다. 조팝나무는 장미과이다.
전혀 다른 식물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팝나무를 싸리나무라 하는것에 비추어 보면 나의 가설도 엉뚱한것은 아니다.
싸리의 어원은 싸라기(싸래기)고 싸라기는 형체가 깨어진 쌀을 의미한다.
예전엔 이 싸라기 쌀로 죽을 쑤어 먹거나 백설기 같은 떡을 해 먹었었다.
또 술을 담가 먹기도 했었다.
비슷한 유형으로 이팝(밥)나무가 있다.
탱글탱글한 쌀알이 모여있는 모양을 한 이팝나무의 꽃이 그러하다.
조팝나무의 꽃이 지면서 이팝나무의 꽃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이래저래 배 고픈 계절이다.
그래선가 겨울이 가면서 참꽃(진달래)이 피면 그 꽃을 따 먹었었고, 아카시(아)나무에 꽃이 피면 또 따먹었었다.
이것이 호랭이 담배 피던 시절의 옛날 옛적의 이야기가 아니고 바로 얼마전 까지 있었던 일이다.
첫댓글 그러니까 말이죠~! 얼마전의 배고픈 기억을 우리 아이들은 까마득히 모르죠~! 꽃말의 어원이 한편 가슴 아픈 배고픔의 역사가 있네요~! 그럴듯한 해설입니다~! ^ ^ 전 조팝나무 하면 부활절 꽃꽃이에 꼭 들어가서 꽃꽃이의 분위기를 우아하게 연출하는 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 우아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이 또 한 조팝의 의미네요~!
부활절하고 조팝나무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요? 전 부활절 하면 생각 나는게 계란 밖에 없더라구요. ^^ 그리고 사실 전 보릿고개를 잘 모릅니다. 서른셋이잖아요. ^^
부활절 꽃꽃이에 늘 늘어지는 모양으로 우아한 분위기 내는데 디자인되어 잘 활용되곤하는 꽃이라서요. 부활절하면 계란이 물론 제일 연상되지요. 제가 서른셋 밖에 안 되시는 약관의 청년께 곰이 막걸리 거르던 시절 이야기를 했나 봅니다~! ㅎㅎㅎ
헉! 곰이 막걸리를 걸렀던 시절도 있었군요. 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