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숲은 우리 민족의 생활터전이었으며 인간 생명의 원천이었으며 우리 민족의 고향이었다. 또한 아름다운 자연경관의 주체였다. 이는 우리 민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 나라의 숲은 단군신화에 나오는 신단수에서 출발한다. 신단수는 우리 민족의 자랑인 전통적인 숲이다. 신성한 숲이다. 이 숲의 나무는 식물학상의 어떤 나무로 생각해 박달나무로 해석되고 있다. 박달나무가 맞건 틀리건 신단수를 믿는다면 당시의 태백산에는 나무숲이 울창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렇듯 울창한 숲은 우리 민족의생활터전이었으며 인간 생명의 원천이었다. 본질적인 우리 민족의 고향인 것이다. 또한 이러한 숲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의 주체였다. 바람소리가 있고 산새들의 지저귐이 어우러진 숲, 진달래꽃·복사꽃이 핀 뒷동산의 꽃숲은 아름다움 그 자체일 뿐이다. 이는 우리 민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두견이 운다/ 뒷동산/ 송림 속에/두견이 운다. 경기도 민요「는실타령」 이 강산 삼천리 봄들었네/ 푸른 것은 버들이요/ 누른 것은 꾀꼬리라/ 황금 같은 꾀꼬리는 푸른 숲으로 날아들고. 경기도 민요「창부타령」 양류청청 늘어진 가지/ 꾀꼴새가 아름답다/ 에라 좋다 더덤석 안고서/흥흥 요것이 내 사랑. 신민요「양류가」 '는실타령'은 경기도 지방에서 불려지던 민요로 '는실'이라는 말 그대로 홍이 절로 나는 노래이며, '창부타령'은 굿12거리 중 11번째로 노랫말과 함께 무당소리가 대중화된 것이 특징이다. '양류가'는 황해도 민요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황해도 민요의 특색인 괴롭고 아픈 소리와는 많은 차이가 난다. 가사가 말해주듯 남녀의 정감어린 사랑을 굿거리 장단으로 나타내고 있다. 숲이 있는 곳에 새가 있다 라고 하면 제멋대로의 표현일까. 이상의 노래만 생각하면 적어도 그렇다는 것이다. 뻐꾸기 울음소리를 들어본 사람은 그렇게 믿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들은 딱따구리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도 숲 속이라고 말한다. 두견새와 꾀꼬리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도 숲이 우거진 깊은 산 속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경기도 민요의 '는실타령', '창부타령', '양류가'등의 가사를 보면 더욱 확연해진다. 울창한 숲 속을 이루고 있을 때만 이러한 새들이 보금자리를 틀고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아름다운 숲을 말함이다. 울창하고 아름다운 숲을 노래한 민요로는 이밖에도 '긴난봉가', '선소리산타령', 배뱅이굿 소리' 등을 들 수 있다. 정방산성 초목이 무성한데/ 밤이나 울 닭이 낮에 운다/ 에 어헤에헤요 어머나 둥둥 내사랑아. 서도 민요「긴난봉가」 산천초목이 다 무성한데 나마에/에헤 에헤에 구우후. 경기도 민요「선소리 산타령」 양춘가절에 봄들었구나/ 온갖 잡목이 무성하다/ 오다가다 가닥나무/ 가다오다 오동나무/ 이 나무 저 나무 노가지 나무/ 왜철쭉 진달래가 만발했는데/ 쳐다보니 만학천봉/ 굽어살피니 백사지로다.「배뱅이굿 소리」 '긴난봉가'는 황해도 지방의 난봉가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자진난봉가', '병신난봉가','숙천난봉가', '개성난봉가', '사설난봉가' 등을 파생시킨 원판이다. '선소리 산타령'은 본래 사당패소리로 각 지방으로 분산돼 그 지방에 맞는 형식과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배뱅이굿 소리는 서도소리의 하나로, 배뱅이라는 처녀의 죽은 넋을 달래는 구성진 사설이다. 한편, 숲은 울창한 이미지를 나타내면서 아름다운 강산을 만든다. 특히 꽃이 괸 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지역은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눈꽃이 핀 나무가 있는 산야, 진달래가 붉게 핀 뒷동산, 살구꽃·복사꽃이 만발한 동네의 꽃숲은 그 어떤 아름다움과도 견줄 바가 못된다. 이곳에는 고향이 있고 사랑이 있고 그리움이 있다. 얼마나 정겨운 곳인가. 아름다운 곳인가.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러보지 않겠는가. 높은 산과 얕은 산이/ 흰 설모자 쓰고서/ 마른 눈은 나무에 앉아/ 꽃이 피었네. 아산지방 민요 청류기생 살구꽃은/ 해를 걸고 휘돌았네/ 무릉도원 복사꽃은/ 그물 안에 걸리시네.「꽃노래」 만첩의 청산에는 작약화요/ 왜철쭉 진달래야/ 이산 저산 만산 중에/ 봉지봉지 피었구나. 강릉지방 민요 「꽃굿노래」 도화의 춘광춘색/ 만화방춘 꽃숲이니/ 어화 벗님네야/ 우리 님은 어디갔나. 신민요 「신만고강산」 약산에 진달래가/ 제 아무리 고와도/내 가슴에 피어나는/순정만은 못해요.「약산진달래」 이화 도화 만발하고/ 행화방초 흩날린다/ 우리 님은 어디가고/ 화류할줄 모르나. 경기도 민요「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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