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행문 >
동남아시아 사찰 순례기- 태국 고대도시 치앙라이 (2)
치앙라이 사찰들 (1)
글 | 김형근 (본지 편집인)
태국사찰 구조
태국 사찰은 대개 우보솟, 위한, 살라, 불탑, 그리고 경전을 보관하는 장경각인 호 뜨라이와 종각 등이다.
‘우보솟ubosot' 혹은 줄여서 ’봇bot'이라 부르는 법당으로 한국 사찰의 대웅전에 해당한다. 봇의 모양은 직사각형의 텅 빈 홀로, 한쪽 끝에 불상이 놓여 있다. 봇은 절의 스님들이 모여 명상하고 설법하는 곳이며, 특히 승려의 수계식은 반드시 여기서 행해진다. 봇의 둘레에는 ‘바이 세마bai sema'라고 부르는 여덟 개의 지계석이 땅에 박혀 있다.
위한wihan'은 절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불당이다. 형태는 봇과 비슷하지만 크기는 약간 작다. 여기에는 절의 불상들이 모셔져 있다. 사찰에는 또 ‘살라sala'라고 부르는 정자가 있다. 살라는 봇과 비슷한 직사각형의 건물로 기둥과 지붕만 있고, 벽이 없어 시원하다. 동네 주민이 수시로 와서 이곳에서 쉬거나, 기도를 드리거나 설법을 듣는다. 살라는 때로는 마을 주민이 모여 마을 축제 등과 같은 공동의 행사를 앞두고 회의를 하는 곳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태국 사찰은 또 ‘쩨디cedi’ 혹은 ‘쁘랑prang'라고 하는 불탑이 있다. 쩨디는 종의 꼭대기에 뽀족탑을 얹어 놓은 형태로 스리랑카가 그 기원이다. 쁘랑은 옥수수 속대와 같은 형태로 캄보디아로부터 수입되었다. ---이 상은 <태국, 불교와 국왕의 나라‘ 조흥국 지음>에서 뽑았습니다.
왕렁꾼 Wat Rong Khun - The white Temple
치앙라이시는 10년 전 인구가 대략 70,000 정도였다. 여기에 사찰은 120 여개, 중고등학생들이 다니는 승가학교는 2개이다. 600 명에 사찰이 한 개 정도인 셈이다.
이곳에 오랜 역사를 가진 사찰은 ‘왓 프라케오’와 ‘왓 프라싱’ 등 여러 곳이 있지만 치앙라이에서 가장 유명한 사찰은 이런 고찰들이 아니라 ‘왓 롱쿤’이다. 태국어로는 ‘눈꽃사원’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백색사원,The White Temple’로도 알려져 있고, 예술 작품으로도 평가를 받는다. 황금색의 전통 태국사찰과 전혀 다른 하얀 색 사찰이기 때문이지는 알 수 없지만 치앙라이 소개 책자나, 치앙라이를 검색하면 이 백색사원인 ‘화이트 템플’이 마치 치앙라이 상징물처럼 소개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건립 된지가 30년도 안된 사찰이지만 태국에 있는 수 만개의 사찰 중에서도 이 사찰은 꽤 유명한 사찰이 되어있다. 3년 전 치앙마이를 방문했을 때 뚝뚝이 운전사가 치앙마이에서 3시간 걸리는 이곳 방문을 권한 적이 있다. 그때 이 ‘왕렁꾼’을 알게 되었다.
이 사찰은 태국의 유명한 건축가이자 불교화가인 ‘찰롬차이 콧사삐삣(Chalermchai Kositpipat)’ 교수가 본인 돈과 가부금으로 1997년 시작하여 지금도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1955년생으로 치앙라이에서 태어난 태국의 현대미술가로 매우 유명하고 현대 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중의 한 사람이다고 한다. 그는 2011년 태국 국가 문화 위원회에서 국가 예술가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그의 아버지는 광둥성에서 온 중국 이민자였고 그의 어머니는 태국계 중국인이다. 그는 나중에 태국의 가장 좋은 시각 예술 학교인 실파콘 대학교에 다녔다.
1980년 찰롬차이 콧사삐삣는 첫 해외 방문으로 스리랑카를 방문하여 스리랑카 건축, 조각, 회화 및 불교 사원을 공부하면서 6개월 동안 머물렀다. 그는 스리랑카의 흰색 조각상과 사원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찰롬차이 콧사삐삣는 스리랑카의 베테랑 아티스트 ‘만누 시리Manju Sri’와 긴밀하게 작업했다. 1980년 Acharn Chalermchai는 스리랑카 콜롬보에 있는 Lionel Wendt Art Gallery에서 개인 미술 전시회를 가졌다. 결국 그의 작업은 태국 왕 라마 9세인 푸미폰 아둔야뎃(Bhumibol Adulyadej)을 비롯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그의 작품 한 점은 1998년 싱카포르 크리시티에서 열린 태국 미술 경매에서 US$17,500에 팔렸다. 그의 또 다른 작품인 스님에게 음식을 공양하는 탁발은 2018년 3월 7일에 US$59,375에 판매되었다.
어린 시절 문제아였던 찰롬차이는 꿈에 나온 어머니 계시로 젊은 시절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며 사원을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흰색은 부처님의 지혜와 순수함, 인간의 선함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어쨌든 왓 롱쿤은 태국불교예술을 현대미술과 접목한 특별한 불교예술이다. 왓롱쿤은 지옥계, 현생계, 극락계로 나눈다.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각종 조각상들이 여기 저기 있고, 나무 가지에도 사람 얼굴 형상들이 많이 걸려있고, 불교 상징물인 조각 작품들이 많이 있다.
이 지역은 이름은 반롱쿤 또는 방홍쿤이란 지역이었는데 ‘롱쿤’은 혼탁한 수로‘라는 뜻으로 이곳은 전형적인 논 농사를 짓던 가난한 농촌이었고 수로가 많은 지역이었다. 약 4천 평의 땅에는 우보 솟, 명상실, 설법실, 화장실, 화장장, 탑, 쿠띠(개인 수행 처)등 여러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본 건물 주변에는 연못이 있는데 여러 가지 색상의 금붕어들이 있다. 사원으로 향하는 다리가 둥근 것은 불교의 윤회 사상을 의미하고, 다리를 지나면 극락계를 상징하는 법당에 닿는다. 이곳이 태국 사찰 구조로는 우봇소이고 한국 사찰로는 법당에 해당한다. 다리 아래에는 처절하고도 절실하게 뻗치는 수많은 손 조각이 있다. 그 형상이 아주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작품들이다. 예술에 별 조예가 없는 사람들도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현생계를 지나 지옥 그리고 극락으로 향하는 길은 일방통행이다. 다시 나올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들어가는 길과 나오는 길은 다르고, 일방통행이다. 이 곳을 다녀온 사람들의 글을 보면 전에는 법당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법당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태국 사찰을 방문해서 법당에 들어가지 못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할 수 없이 밖에서 사진만 찍었다. 예술인이 현대적인 감각으로 만든 벽화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태국 사찰 벽화와는 색상과 그림이 전혀 달랐지만 멀리서만 볼 수 있어서 매우 아쉬웠다.
이 사찰 자체가 예술작품이기 때문에 사찰을 보기 위해 2021년 11월 25일 아침 8시 무렵에 도착했다. 흐린 날씨였다. 태국의 아침은 청명한 아침을 보기가 어렵고, 흐린 상태로 시작한다. 겨울철 이른 아침이라서 인지 생각보다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곳의 방문자는 대부분 태국인들이라고 한다. 가족 단위로 와서 기념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아침에는 햇볕이 나지 않아서 사찰 건물이 번쩍임이 없었는데 시간이 흘러서 햇볕이 나자 건물이 번쩍 빛나기 시작하였다.
입장한 후에 계단을 올라가서 사찰 밖으로 나오려면 법당 앞 왼쪽으로 나와야 하는데 그곳에는 한국 사찰에서 기와에 이름을 적고 불사에 동참하는 것처럼 보리수나무 잎에 이름과 소원을 써서 매다는 것이 있었다.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시간에 보니 초등학교 아이들이 단체로 방문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다.
이 백색사원이 온통 흰색이어서 특별히 방문 날 나도 흰색의 옷을 입었다. 이 사찰 안에 노랑색 큰 장식물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모르겠고, 사찰 밖 노란색 건물은 화장실이다. 화장실 내부는 일급 호텔 화장실 못지않게 깨끗하고 청결한 상태였다. 이 사찰은 유명 관광지가 되었고, 예술품 같은 사원이지만 여러 개의 건물로 되어 있고, 스님들이 거주하면서 수행하는 사찰이다.
나무에 걸린 조각 작품 / 보리수 나무 모양의 양철에 소원을 적어 걸어 놓은 것 / 법당
포스트 사진이 ‘찰롬차이 콧사삐삣(Chalermchai Kositpipat)’ 작가
왓롱 수아 텐 Wat Rong Suea Ten, 파란색 사원
Suea Ten-춤추는 호랑이가 있는 곳
2021년 11월 25일 오전에 눈꽃사찰이라고 불리는 백색사원인 ‘왕렁꾼’방문에 이어 오후에 ‘왓롱 수아 텐 Wat Rong Suea Ten’, 파란 사원이라고 알려진 곳을 찾았다. 치앙라이 시 외곽지역에 있다.
지금까지 본 사찰 중에서 방문자가 가장 많았는데 학생들 단체 관람객은 없었고,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은 많았다. 입구의 큰 조형물을 비롯하여 법당의 불상을 비롯한 인도풍의 조형물들이 많았다. 입구에서 들어가면 법당 오른편에는 중국풍의 기도를 하는 곳이 있고 여기에서 중국풍 음악이 나온다. 현대적인 예술기법으로 건축된 태국사찰 사찰이지만 인도풍 조각상도 많다. 그런데 여기에 중국풍까지 가미되어 있으니 여러 민족이 어울려 사는 태국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사찰은 눈꽃사찰인 백색사원을 만든 ‘찰롬차이 콧사삐삣’의 제자인 Putha Kabkaew가 건축한 사찰이라고 한다. 백색사원에서는 상주하는 스님을 보지 못했으나, 이 사찰에서는 우보 소 입구에서 청소하는 스님을 보았고, 또 방문하는 스님들도 볼 수 있었다.
이 사찰의 정문 왼쪽에는 부처님이 호랑이를 타고 있고, 오른쪽에는 용을 타고 있는 큰 조각상이 방문자들을 맞는다. 용상은 태국 사찰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호랑이는 별로 보지 못했다. 그런데 정문에 매우 큰 호랑이를 부처가 타고 있는 조각상이 있는데 이것은 사찰 이름과 관계가 있다. ‘Suea Ten’은 춤추는 호랑이가 있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원래 이곳은 고찰이 있던 곳인데 약 100년 전에는 호랑이가 걸어 다니던 폐사지였다. 버려진 폐사지를 이곳 마을에서 1996년에 사찰을 다시 복원하기로 결정을 하였고, 2005년에 공사를 시작하였다. 10년에 걸친 공사를 2016년에 공식적으로 마쳤으나 아직도 공사는 계속되고 있다.
법당은 온통 파란 색이지만 불상은 하얀색이어서 오히려 더 강력하게 느껴졌다. 건물 밖의 장식은 금색으로 하였는데 이렇게 하니 푸른색이 더 강하게 돋보였다.
멀리서 본 파란사원 후문 모습 법당에서 필자 기념사진
법당 밖의 중국풍 사찰 모습 기념촬영하는 방문자들
앞 건물은 우보소, 우보소 쪽으로 들어와서 탑쪽으로 나간다 야외에 있는 불상과 수행자들 조각상
치앙라이에는 하얀색인 백색사원 왓롱 쿤, 블랙 하우스라 불리는 반담에 이어 파란색 샤원 왓롱 수아텐이 있다. 이곳은 2005년부터 착공돼 2016년 1월 대중에 개방됐다. 일부건물은 아직 완공되지 않아 공사중이었고, 외국인 여행자보다는 태국 여행자에게 인기가 많은 사원이다.
사원 안팎은 모두 파란색이다. 본전 안으로 들어가면 환상적인 분위기는 극에 달한다. 내부를 빼곡하게 채운 불교 신화 벽화와 파란색 조각품이 새하얀 불상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 사원에서 파란색은 인도 불교에서 법을 가르치는 다르마를 나타내는 색이다. ‘왓롱 수아텐’을 가득 채운 다양한 현대불교 예술 작품을 보는 재미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당은 온통 파란 색이지만 불상은 하얀색이어서 오히려 더 강력하게 느껴졌다. 대부분의 태국 사원과 마찬가지로 벽에는 부처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져 있지만 특히 현대적인 스타일로 그려져 있었다.
건물 밖의 장식은 금색으로 하였는데 이렇게 하니 푸른색이 더 강하게 돋보였다. 이곳은 파랑, 검정, 하얀색과 관련 있는 하얀색 백색사원 왓롱쿤, 블랙 하우스라 불리는 반담과 더불어 치앙라이의 중요한 색상으로 테마관광지가 되었다. 외국인 여행자보다는 태국 여행자에게 인기가 많다고 하는지 방문자는 태국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