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잎새 외2
아름다운 계절의 옷을 벗고
세포를 휘감던 날개를 떨구며 고갈된
낙엽의 언어가 비에 젖어 빈 하늘에
가만히 수를 놓는다
찬바람에 몸을 맡긴 잎새
나풀나풀 거리에서 춤을 추고
푸르렀던 청춘 불타던 계곡을
지나 고행을 견디며 묵언수행 하는
잎새의 속삭임
다음 생에 꽃피울 작은
밀알로 탄생하리란 믿음으로
잡았던 탯줄을 살그머니 놓는다.
무의도
밤사이 별들이 오작교를 만들었는지
그 임이 두고 간 잎새 하나 잔물결로
가슴에 출렁거린다
텅 빈 그리움은 파도를 타고
수평선 넘어 서로의 빈 가슴에
사랑 가득히 쌓이네
지나간 추억이 갯벌 내음처럼
영혼을 살찌우며 갈매기 나래 위
낭만이 숨 쉬는 옛 노래로 귓가를
씻기고
솔방울에 담긴 그대의 목소리는
오선지 악보에 너울거리고
짭조름한 해파랑길 위에
누워버린
가을볕 타고
연락선은 염화미소로 뱃고동
여운 리드 미 컬하게 살랑거린다.
부활한 할미꽃
따뜻한 내 영혼이 뭍으로 와
어머니의 인자하신 목소리에 마음을
노화의 작은 섬
땅끝 해남에서 뱃길로 40분 짭조름한 연가가
파도를 탄다
평생 감춰 둔 날개 쪽지에 푸른
싹이 돋아 가려웠던 걸까?
굽이굽이 걸어 온 길 표출하지 못했던
망토, 부채춤으로 신나게
어깨춤을 덩실덩실
천사의 웃음으로 다분한 끼
강낭콩 속에 콩들은 어머니의 몸짓에
하냥 나비가 되어 가슴을 적시고
세 살 때
보여드렸던 재롱을
어머니가
세 살 되어 모든 시련 잊으시고
부활한 할미꽃 되어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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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춘문예 초대석
전상숙/ 한국신춘문예 2024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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