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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말고 결혼] 07
S#1. 공기태 성형외과 수술실 D
(1부 도입부 장면) 기태 얼굴에 붉은 피가 쫙!!! 튄다. 눈 하나 깜짝 않는 기태.
간호사1이 흰색 작은 수건으로 찍어내듯 닦아주는데.
기태 : 괜찮아요. (전혀 개의치 않고 수술에 집중하는 위로)
기태Na : 나는 정말 괜찮았다.
S#2. 거리 N
정신없이 차를 몰아 달리는 기태.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아무것도 안 들리는 상태..
기태Na : 웬만한 일에는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끼익!!!!!! 급정거하는 기태 자동차. 신호 무시하고 달리다가 사고날 뻔한.
상대편 차 운전자 고래고래 욕하는. 그래도 개의치 않고 달려가는 기태.
기태Na : 두려운 것도 별로 없었다.
S#3. 공기태 성형외과 출입구 밖 N
출입문에 달라붙어있는 기태. 열리지 않는 문에 매달려 안간힘 쓴다.
기태Na : 내 힘으로 열리지 않는 문은..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S#4. 공기태 성형외과 N
컴컴한 병원 안. 핸드폰 불빛 손전등 삼아 들고 이리저리 비춰본다.
쓰러진 들통.. 바닥에 쏟아져 있는 삼계탕.. 두어 마리의 허연 닭고기...!
기태 : 주장미!!!!!!
기태Na : 그녀를 만나기 전까진.
S#5. 타이틀 <연애 말고 결혼> “제7회. 안 괜찮아도 괜찮아”
S#6. 공씨네 거실 N
공미정 : (핸드폰 손에 들고) 정말 괜찮겠어요?
신봉향 : (차분하게) 괜찮아요.
공미정 : 안 괜찮을 텐데..
신봉향 : (흔들림 없이) 괜찮으니까 이리 줘요.
노점순 : (공미정 뒤에서 슥 고개 들이밀고) 뭔데 그러냐? (핸드폰 보더니 눈 휘둥글) 호오....???
공미정 : 앵글 기막히게 잡았죠?
노점순 : (핸드폰에서 시선 못 떼고 흡족하게 웃는) 오호호호...!!!
신봉향 : (대체 뭔데.. 공미정 손에서 핸드폰 채가서 보면) !!! (싸늘해지는 얼굴)
공미정 : (눈치 힐끔) 거봐요.. 안 보는 게 낫다니까..
신봉향 : (밀려오는 어지럼증.. 티테이블에 핸드폰 탁! 내려놓으면)
핸드폰 화면에 키스하는 기태와 장미의 사진.
S#7. 기태 집 침실 N
침대에 누워 말똥말똥 천장을 쳐다보는 기태.
S#8. 근처 일각 (6부 공원 flashback) N
장미 : (기태에게만 들리는 작은 목소리로) 내가.. 등신이다...!
기태 : ...?
장미 : (기태에게 덥석!!! 키스해버린다)
얼어붙어버리는 기태. 시원하게 키스를 리드하는 장미.
장미 : (진하게 키스하고 입술을 떼면)
기태 : 뭐.. 뭐.. 야...?
장미 : (낮은 목소리로) 조용히 해. 고모가 보고 있어.
기태 : ...!
풀숲에서 바스락거리는 공미정의 그림자.
기태 : 너.. 다 까자며..
장미 : 니가.. 너무 안 괜찮아 보여서...
기태 : ......!
S#9. 기태 집 침실 N
벌떡! 생각을 떨쳐내듯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는 기태.
기태 : 아 더워...!
S#10. 장미 집 장미방 N
이쪽에서도 장미가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난다.
장미 : (볼 부풀려 입바람) 후우...! 왜 이렇게 덥지...? (손부채)
S#11. 기태 집 주방 N
냉장고에서 생수 꺼내는 기태. 열기를 식히려 통째 들고 벌컥벌컥..
S#12. 장미 집 주방 N
달아오른 얼굴로 차가운 캔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는 장미..
S#13. 바 N
혼자 바에 앉아 술 마시는 세아. 그녀 역시 잠 못 이루는 밤..
세아 : ...
S#14. 공씨네 거실 N
신봉향 : (기막힌) 세아 보는 앞에서 이랬단 말이에요?
공미정 : 세아 보는 앞이라서 이런 거예요, 보란 듯이 도장 꽝! 공기태 내 남자다 건들지 마라!
세아도 꽤 당황하는 얼굴이더라구요.
신봉향 : (허...!)
노점순 : 시원시원하고 좋다. 기태가 괜히 폭 빠졌겠냐.
신봉향 : (불편한 심기 누르며) 훈동이네 아르바이트생은?
S#15. 봉 위켄드 주방 N
혼자 밤늦게 주방 청소하고 있는 여름.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 닦는 모습. 걷어붙인 소매 아래로 드러난 팔 근육.
공미정E : 그 아이.. 와우.. 매력있더라구요.
S#16. 공씨네 거실 N
신봉향 : (싸늘) 주장미하고의 관계를 물었어요. 아가씨 취향을 묻는 게 아니라.
공미정 : (배식) 확실한 건 아직..
신봉향 : (낮은 한숨 섞어서) 계속 좀 알아봐줘요.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가고)
노점순 : (장미와 기태 키스 사진 흐뭇하게 본다) 더 알아볼 것도 없겠구먼..
S#17. 봉 위켄드 주방 D
장봐온 식재료를 들고 안으로 들어오는 엄셰프, 반들반들 윤이 나는 싱크대, 눈부시게 깨끗해진 주방 모습에 멈칫한다.
여름 : 좋은 아침입니다 형!
엄셰프 : (오.. 이 녀석 봐라?) 반성 좀 했냐 새꺄?
여름 : (예쁘게 씩 웃어 보이고) 저 주세요. (얼른 식재료를 받아든다)
식재료 냉장고에 정리하는데 종이에 곱게 싼 트러플 나온다.
여름 : 어? 이거 송로버섯이죠? 트러플. 오오.. (만지작거리는데)
엄셰프 : (황급히) 야야 건들지 마! (뺏어서 직접 냉장고에 보관하며) 이게 1키로에 얼마짜린지 알아? 5백만 원이야 5백만 원!
여름 : 아 네에.. (치사하다.. 그래도 고개 쭉 빼고 트러플에 관심 갖는)
S#18. 봉 위켄드 앞 D
자전거를 타고 달려오는 장미, 길 건너편에 서있는 수상한 자동차를 발견하고 끽 자전거 세운다.
차에 숨어 레스토랑 쪽을 훔쳐보고 있는 공미정...!
장미 : 참 부지런도 하시다.. 어쩌지?
레스토랑에 다가가지 못하고 망설이는데 그 앞으로 와서 서는 기태 자동차.
기태 : (차에서 내리는데)
장미 : (덥석 팔짱을 낀다)
기태 : (흠칫!) 뭐야.. (키스의 여운.. 장미와 몸이 닿자 순간 확 달아오르는)
장미 : (기태를 레스토랑으로 끌고 들어가면서) 아침 먹었어? 뭐 좀 먹을래?
기태 : 이 여자가 왜 이래..? (끌려 들어가면)
S#19. 봉 위켄드 D
기태 팔짱끼고 들어오는 장미, 두리번거리며 여름을 찾는데 보이지 않고,
팔짱낀 채 몸을 밀착한 장미.. 기태, 자기도 모르게 두근거리는 가슴.. 뭐지? 내가 왜 이러지?
흔들리지 않으려고 팔짱 거칠게 확 뿌리치며.
기태 : (감정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더 차갑게) 떨어져!
장미 : 이게 도와줬더니.. (창밖 흘낏 보더니) 일단 좀 앉자. (테이블에 앉고)
기태 : (마지못해 앉는데, 도톰하고 촉촉한 장미의 입술이 눈에 확 들어온다)
장미 : 어젯밤 일에 대해서 정리가 좀 필요한 것 같은데..
기태 : (장미 입술 보지 않으려고 시선 피하고 싸가지 없게) 내가 정리해줄게. 내가 널 선택한 건 서로 쓸데없는 감정 같은 거
절대 안 생길 것 같아서야. 우리가 같이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 혼자 있기 위해서라고.
그러니까 필요 이상 내 옆에 접근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불필요한 육체적 접촉도 좀 자제해주고!
장미 : (기막혀서 허!) 내가 나 좋자고 그랬어? 다 너 때문에! 너 도와주려고 그런 거잖아!
방금 팔짱 낀 것도 밖에 고모가 와있어서 그랬고!
기태 : (멈칫.. 그런 거였어? 슬쩍 창밖을 살피면)
장미 : 내가 미쳤지! 이런 놈한테 아까운 내 입술을.. 그것도 한여름 앞에서....!!
여름 : (툭 끼어드는) 그러게, 좀 너무했어.
어느새 두 사람 옆에 와 서있는 여름.
여름 : (테이블에 물컵과 메뉴 내려놓으면서) 키스도 연기치곤 너무 리얼하고.
장미 : (멈칫, 당황해서) 아니..
기태 : (능청) 내 말이! 필요이상 끈적거렸어. 분명히 감정이 실렸었다니까?
장미 : (기태에게 버럭) 야!!! (여름에게) 아니야! 난 그냥.. (열심히 해명하는데)
여름 : (싱긋 웃으며) 알아.
장미 : (보면)
여름 : 주장미 어떤 사람인지 대충 알았거든. 등신같이 아무나 좋아하고, 휘둘리고, 버리지도 못하고.
결국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는 남자한테 키스까지 해버리는 사람이잖아. 등신같이.
장미 : (끙..)
기태 : (발끈) 뭐? 뭐가 없어?
여름 : (해맑은 얼굴로 툭) 근데 난 등신 같은 주장미가 좋아.
장미 : !! (이게 뭐지?) 어...?
기태 : (이 녀석이..!!)
여름 : 오늘부터 한 달 동안 저희 봉 위켄드에서 트러플 페스티발이 진행됩니다.
트러플을 사용한 주방장 특선 메뉴 준비돼있으니까 즐겨보세요. (간다)
장미 : ... (얼떨한 얼굴로 멍하니 앉아 있다가) 좀 전에 그거 고백이지?
기태 : 아니.
장미 : 고백인 거 같은데?
기태 : 여자더러 등신이라는 고백도 있나?
장미 : (치..)
장미 핸드폰에 여름이 보낸 메시지 도착한다.
여름E : 밤에 와.
장미 : (“밤에 와” 문자 확인하고 입가에 번지는 미소)
기태 : (뭐지? 고개 쭉 빼고 들여다보려는데)
장미 : (핸드폰 치우고 일어나서) 가야겠다. 그럼 안녕. (쌩 가버리고)
기태 : (쳇.. 못마땅한 얼굴로 흘끗 여름을 보면)
여름 : (저만치,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 집어넣고 헤 웃어 보인다)
기태E : (창밖으로 장미 바라보며) 사실..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었는데...
S#20. 공기태 성형외과 D
기태 : (터벅터벅 걸어 들어오며 나직이 혼잣말) 고맙다..
코디 : (커피 들고) 네?
기태 : (머쓱.. 커피 들고 빙긋) 고맙다구요.
S#21. 달리는 훈동모 자동차 안 D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있는 훈동모와 훈동.
훈동모 : (레스토랑 매출표 등 서류 검토하는) 식재료 비용이 과한 거 아니니?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도 아니면서 최상급 트러플? 과하다 얘.
훈동 : 근처에 레스토랑이 워낙 우후죽순이라 차별화 전략이에요.
훈동모 : 트러플 뿐만 아니라 모든 재료가 과하게 최상급이야. 뭐가 이렇게 비싸.
훈동 : 주방장이 자기 요리에 욕심이 좀..
훈동모 : 주방에 쥐새끼가 드나드는 건 아니고? 직원들 단속 잘해.
훈동 : (그 말에 살짝 썰렁해지는 얼굴)
S#22. 봉 위켄드 N
영업 마감한 레스토랑. 어둠 속에서 여름이 잠긴 문을 열어주면, 쥐새끼처럼 살그머니 들어오는 장미.
S#23. 봉 위켄드 주방 N
장미 : (찜찜한) 좀.. 나쁜 짓 하는 기분이야.
여름 : 난 나쁘지 않은데? 스릴 있고. 진짜 결혼할 남자 있는 여자랑 몰래 만나는 거 같아서.. (가볍게 싱긋 웃으며) 재밌어.
장미 : (치..) 암튼.. 당분간은 만나기 쉽지 않겠어. 이게 장난 같아도 누군가한텐 장난이 아니거든.
모자지간에 이상한 내기처럼 돼버려서.. 연극인 거 들통 나면 공기태 맘에도 없는 결혼을 해야 된다구.
여름 : 나랑은 별로 상관없는 일인데?
장미 : 너도 공기태 생각해서 밤에 보자 그런 거 아냐?
여름 : 아닌데? 맛있는 거 해주고 싶어서 밤에 오랬는데?
말하면서 오븐을 열면, 김이 오르는 야채계란찜.
장미 : 오.. 이게 뭐야?
여름 : 세상에 단 하나뿐인 계란찜.
장미 : 오오....!! (얼른 숟가락부터 집어 들고 들이대는데)
여름 : 잠깐. 젤 중요한 거.
종이에 싸여있는 트러플 꺼내 슬라이스. 계란찜 위에 듬뿍 얹어준다.
장미 : (한 입 먹어보고 윽) 냄새가 괴상해.. (눈 반짝) 근데 맛있어!
여름 : (종이에 싸인 트러플 손에 들고) 얘가 그 유명한 트러플이라는 거 아냐.
장미 : (트러플 받아 들고 냄새 킁킁 맡아보는데)
S#24. 봉 위켄드 직원 출입구 N
건물 뒤편. 어둠 속에서 다가오는 엄셰프.
엄셰프 : (통화하며) 그래, 최상급 트러플! (잠겨있는 직원 출입구를 여는)
S#25. 봉 위켄드 주방 N
철컥 쿵.. 문 여닫는 소리.
여름 : !!! (홱 돌아보면)
장미 : !!! (트러플 든 채) 설마 고모??
여름 : 가자! (장미 팔을 확 잡아끄는데)
그 바람에 바닥에 툭 떨어지는 트러플. 장미가 발로 콱!!!! 밟아 뭉개버린다.
장미 : (트러플 밟은 채 그대로 얼음) !!!!!!!!!!!
여름 : (장미 발밑에서 뭉개진 트러플 내려다보며 얼음) !!!!!!!!!!
엄셰프E : (가까운 곳에서 들리는 목소리) 사장? 시간 남고 돈 남아서 재미삼아 장사하는 사람이야,
식재료 들어오고 나가는 거 전혀 신경 안 쓴다니까.
여름, 장미 손잡고 황급히 홀 쪽으로 도망치면,
뒤편 직원 통로를 통해 안으로 들어오는 엄셰프. 바닥에 뭉개진 트러플! 쿵!!!
엄셰프 : (핸드폰 툭 떨구고) 트러플......!!!
S#26. 봉 위켄드 밖 N
밖으로 도망쳐 나오는 장미와 여름, 허겁지겁 달아나고
따라 나와서 저만치 달아나는 여름의 뒷모습을 확인하는 엄셰프.
엄셰프 : 저 새끼...! (버럭) 야 한여름!!!!!!!!!!!!
S#27. 거리 N
달려와 숨 헉헉거리며 멈추는 장미와 여름.
장미 : (헉헉) 공기태네 고모가 아니라.. 레스토랑 직원인 거 같은데.. 어떡하지??
여름 : 괜찮아. 나 쉽게 안 짤려. 나 보러 오는 여동생 누나들이 얼마나 많은데.
장미 : (걱정되는) 너 때렸던.. 그 사람이지..?
여름 : 또 지랄하면 때려치지 뭐. 갈 데 많으니까 걱정 마.
장미 : (미안하고 안쓰럽고)
S#28. 백화점 옥상 D
현희 : (수척해진 얼굴로 힘없이) 내가.. 때려칠게요..
장미 : (얜 또 왜 이래?) 현희야...!!
현희 : 생각 많이 했는데.. 내가 떠나는 게 맞아요.. 아무리 헤어졌어도 훈동오빤 언니가 결혼까지 생각했던 남잔데..
내가 언니 얼굴을 어떻게 보겠어요..
장미 : 왜 못 봐? 보면 되지! 신경 쓰지 마, 나 괜찮아!
현희 : 언니 보면 훈동오빠 생각나고.. (눈물 핑)
장미 : 현희야.. 너.. 정말 이훈동한테 진심이야...?
현희 : 미안해요 언니.. (손에 얼굴 묻고 흑흑)
장미 : (짠해서) 어쩌려고.. 어쩌려고 그런 놈한테..
현희 : (더 크게 흑흑) 내가 정말 미안해요오...!!
장미 : (등 다독여 달래며) 울지 마.. 너 진짜 많이 힘들었구나...? (얘를 어쩌면 좋아..) 니 마음이 정 그럼.. 가서 이훈동 만나 봐.
현희 : 오빠 못 보겠어요.. (훌쩍) 나 부담스러워하면 어뜩해..
장미 : (어김없이 발동하는 오지랖) 내가 같이 가줄게.
S#29. 봉 위켄드 D
망가진 트러플이 테이블 위에 놓여있다.
훈동 : (테이블에 앉아서 잔뜩 무게 잡고) 나 한 번도 널 직원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어, 내 사람이라고 생각했지.
백프로 신뢰로 쭉 같이 가는 내 사람.
여름 : (그 앞에 두 손 모으고 서있다)
훈동 : 그런데.. (트러플 툭 건들며) 넌 내 신뢰를 개똥처럼 밟아 뭉개??
여름 : (고개 꾸벅) 죄송합니다.
엄셰프 : (팔짱 끼고 서서) 자그마치 5백만 원 어치나 밟아 뭉갰죠. 5백만 원!
훈동 : 같이 있었던 여잔 누구야?
여름 : 저 혼자 있었는데요.
엄셰프 : 내가 다 봤는데 발뺌은! 둘이 내 주방에서 무슨 짓거리 한 거야? 어!!
훈동 : 너 처음 아니지?
여름 : (대답 못 하고)
훈동 : 주방에 드나드는 쥐새끼가 누군가 했더니 너였구나? 살금살금 식재료 빼돌린 거 너지!!!
엄셰프 : (움찔..)
여름 : (억울한) 식재료를 빼돌려요? 저 아닌데요?
엄셰프 : (찔려서 더 오버) 아니긴 뭐가 아냐! 여자 꼬시려고 지 멋대로 주방 다 휘저어놓고!!
여름 : 네 몰래 요리 좀 한 건 사실입니다. 저도 솔직하게 인정할 건 인정해요.
근데 쓰고 남은 자투리, 유통기한 지나 폐기할 재료만 썼습니다!
트러플은.. 호기심에 좀 써본다는 게.. 그거 빼곤 진짜 손 안 댔습니다!
훈동 : 슬프다. (usb메모리 들어올리며) 내가 이거까진 정말 안 보고 싶었는데..
여름 : (뭐지?)
훈동 : CCTV.
여름 : (멈칫.. 순간 표정 굳으면)
훈동 : 잘못이 있음 지금이라도 다 털어놔. 그럼 용서해줄게.
여름 : ...제 잘못은 제가 책임집니다. (하더니 휙 돌아서서 주방으로 간다)
훈동 : 저 저.. 요즘 것들 하여간.. 잘못을 해도 당당하지 아주!
엄셰프 : 그냥 확 짜르시죠!
훈동 : (슥 보더니) 근데 엄셰프는 그 시간에 왜 나왔던 거예요?
엄셰프 : 뭘 좀 두고 가서.. 핸드폰을 깜빡했거든요. 전 그럼.. 불에 뭘 올려놔서.. (주방으로 바쁜 듯 가버린다)
훈동 : (흠..)
S#30. 봉 위켄드 주방 D
뒤가 켕기는 표정으로 얼른 주방으로 피신하는 엄셰프. 그 앞에 여름이 떡 버티고 서있다.
엄셰프 : (화들짝) 뭐, 뭐야..
여름 : (빤히 보며) 핸드폰 가지러 왔었다구요?
엄셰프 : (애써 당당하게) 그래! 왜!
여름 : 들어오실 때 통화 중이셨잖아요. 핸드폰도 없이 어떻게 통화하셨어요?
엄셰프 : (움찔.. 당황해서 더 발끈) 뭐야 이 새끼? 너 지금 나 취조하냐 새꺄!!!
여름 : ... (물끄러미 보더니 휙 돌아서서 간다)
엄셰프 : 이리 안 와?? 어디가 새꺄!!
여름 : 5백만 원 구하러요. (직원출구 쪽으로 나가면)
S#31. 봉 위켄드 D
노트북 화면 들여다보는 훈동. 레스토랑 홀 안쪽에서 입구 쪽을 비추는 CCTV 화면. 쭉 빨리감기 하다가 멈칫..
여름이 문을 열어주면 안으로 들어오는 여자.. 얼굴 안 보이다가 주방 쪽으로 들어서면서 화면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그녀,
순간 재빨리 화면 정지! 화면 속의 그녀.. 장미다...!!
훈동 : ......!!!
노트북 앞에 멍하니 앉아있는데 안으로 들어오는 장미.
장미 : (다가와 훈동 맞은편에 앉고)
훈동 : ...
장미 : 밖에 현희 와있어.
훈동 : ...
insert> 봉 위켄드 밖.
청초한 처연한 컨셉으로 서있는 현희, 속으론 내심 뭔가 기대하는 듯 안쪽을 흘끗거린다.
장미 : 현희.. 너한테 진심이야.
훈동 : ...
장미 : 너 같은 놈이랑 안 엮이는 게 현희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너라도 현희는 보고 싶어 죽겠단다.
그러니까 좀 만나봐..
훈동 : ... (내내 말없이 보다가) 넌.. 괜찮아...? 내가 현희 만나도...?
장미 : 대신 진심으로 만나. 나한테 했던 것처럼 상처주지 말고.
훈동 : (가라앉은 목소리)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장미 : 이훈동.. 우린 끝났어. 그만 받아들여.
훈동 : 끝나...? (헛웃음 픽) 끝나서 이랬냐?
노트북을 장미 쪽으로 툭 돌린다. CCTV에 찍힌 장미 얼굴...!
장미 : !!!
훈동 : 내 가게.. 내 등잔 밑에서.. 한여름이랑 알콩달콩.. 되게 재밌었겠다.
장미 : (끙..) 미안..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그러고 보니까 여름이 안 보인다) 근데 한여름은...? 짤렸어??
훈동 : 지금 내 앞에서 그 새끼 걱정하냐?
장미 : 한여름한텐 잘못 없어. 나한테 사정이 좀.. 숨을 곳이 좀 필요했거든..
훈동 : 당연히 숨을 곳이 필요했겠지! 성형외과 의사를 놓칠 순 없으니까!!
너 진짜 대단한 능력자다! 낮에는 성형외과 의사, 그것도 하필 내 가장 친한 친구랑 결혼하겠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녀!
밤에는 생긴 거 번지르르한 연하남, 그것도 하필 내가 월급 주는 알바생이랑, 그것도 하필 내 가게에 숨어서 연애를 해??
장미 : 미안.. 근데 보이는 게 다는 아니야.. 사실은.. (하는데)
훈동 : 아무 말 안 해도 돼. 마음만 더 아프니까. (벌떡 일어나 나가버린다)
장미 : 저기.. (따라 나가면)
S#32. 봉 위켄드 밖 D
훈동 : (굳은 얼굴로 나오다가 멈칫.. 현희를 발견한다)
현희 : ...!
장미 : (따라 나오는데)
훈동 : (성큼성큼 현희에게 다가간다)
현희 : (수줍.. 시선 떨구면)
훈동 : 미안해요 남현희씨.
현희 : ? (고개 들면)
훈동 : 다른 여자 마음에 두고 현희씨 건드렸어요. 내가 쓰레깁니다.
현희 : 오빠..
장미 : 이훈동...! (훈동의 팔을 붙잡는데)
훈동 : 그런데 한 마음에 두 여자 담는 건 더더욱 못할 짓이라.. (팔 붙잡는 장미 손 뿌리치고, 장미 똑바로 보며)
양다리! 그것도 장미랑 친분 있는 분하고 애매한 양다리는 죽었다 깨도 못 하겠네요!
(현희에게 꾸벅) 정말 미안합니다. (휙 가버린다)
장미 : 야 이훈동...!!
훈동 : (뒤도 보지 않고 가버리고)
현희 : (눈물 그렁) 내가 뭐랬어.. 안 온다니까..
장미 : (어쩔 줄 몰라) 현희야..
현희 : 언니 미워요...!! (흑!!! 울면서 뛰어가 버린다)
장미 : 아 진짜.. (머리 마구 헝클며) 돌겠네...!!!
S#33. 와인바 N
기태 : (무심한 얼굴로 쿨하게) 전혀 신경 안 써.
훈동 : 신경 안 쓴다구? 주장미가 한여름이랑 너한테 한쪽씩 양다리 걸치고 있다니까? 그것들이 너한테 안 들키려고
어디 숨어서 데이트 하는지 알아? 알면 너도 그렇게 태연하지 못할 걸? 아마 깜짝! (놀랄 거다 하려는데)
기태 : (툭) 한밤중에 니 가게 드나드는 거?
훈동 : (헉!!!) 너 알았어??
기태 : 어.
훈동 : (씨!) 알면서 나한테 말 안 했어??
기태 : 미안. (훈동 잔에 와인 따라준다)
훈동 : (와인 단숨에 들이키더니) 알면서 주장미랑 결혼을 감행한단 말이야??
기태 : (쿨하게) 어차피 결혼은 연애랑 별개 아냐? 한여름 같은 놈 굳이 신경 쓸 가치도 없고 길게 가봤자 고작 두 달일 텐데
뭐 내버려 두는 거지.
훈동 : ... (빤히 보더니, 심각하게) 너...! 주장미 진짜 좋아하는구나...?
기태 : (와인마시다가 그 말에 자기도 모르게 뜨끔!!)
훈동 : (안쓰러운 시선) 처절하다 처절해.
기태 : 처절하다니? 내가?
훈동 : 내가 널 본 세월이 얼만데, 그렇게 쿨한 척 자기합리화시키면서까지 주장미 옆에 있고 싶은 거잖아 너!
주장미가 뭐라고, 주장미가 그 정도야?
기태 : 쿨한 척 아니라 쿨한 거야!
훈동 : 고작 두 달 어쩌고 한여름 깔아뭉개는 거 보면 알아. 너 걔 엄청 의식해!
기태 : (발끈) 아 신경 안 쓴다고!!
훈동 : 니네 어머니까지 벌써 냄새 맡고 신경 쓰시던데 뭘.
기태 : (멈칫) 어머니가?
훈동 : 아까 전화 왔었어. 한여름에 대해서 은근히 캐물으시길래, 내가 두 년놈들 CCTV 찍힌 거 확 그냥 보여드리려고..
기태 : (헉!!! 벌떡 일어나며) 안 돼!!!
훈동 : ..그러려다 말았는데... (배식)
기태 : (안도의 한숨.. 털썩 앉고) 부탁인데 제발 어머니껜 입 다물어라, 어?
훈동 : 그렇게 주장미가 좋아...?
기태 : (목이 타는 듯 와인 마시고)
훈동 : (안쓰러워서) 너.. 괜찮냐?
기태 : (애써 쿨한 모습 되찾고) 괜찮아. 괜찮지 그럼. (와인 벌컥)
S#34. 공씨네 주방 D
오이소박이를 만드는 신봉향, 칼집 넣은 오이에 소를 넣는다.
공수환 : (주방에 들어오는) 이제 당신도 나이가 있는데.. 사람 좀 쓰지 그래요.
신봉향 : (조용히) 뭐 필요하세요?
공수환 : 아, 물 한 잔만..
신봉향 : (컵 꺼내 물 따르고)
공수환 : 강세아 말이에요.. 정말 아직 기태하고.. 희망이 있는 거예요?
신봉향 : (컵 건네며) 당신은 주장미 맘에 들어하셨잖아요.
공수환 : 아니 뭐.. (물마시고) 우리 이사장하고 강세아 부친하고 친분이 두터워서..
신봉향 :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악역은 언제나 내 몫이죠.
공수환 : (흠.. 머쓱해져서 컵 내려놓고 나가면)
신봉향 : (핸드폰으로 전화 거는) 아 세아씨, 바빠요?
S#35. 백화점 직원출구 앞 N
퇴근하는 여직원들, 그 틈에 섞여있는 장미. 동료들에게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자전거 거치대로 걸어오는데
장미 자전거 앞에 여름이 서있다. 옆에 놓인 커다란 짐가방.
장미 : (멈칫) 어떻게 된 거야?
여름 : (싱긋) 걱정 마. 짤리진 않았어.
장미 : (짐가방 보며) 그건..
여름 : 대신 길거리에 나앉았어. 우리가 해먹은 트러플이 내 전재산값이더라고.
장미 : 집 보증금 빼서 물어준 거야...?? 미안.. 나 때문에..
여름 : (애교 웃음) 미안하면 나 좀 재워주라.
장미 : (미안하고 안쓰럽고.. 어쩌지...?)
S#36. 기태 집 거실 N
전투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기태. 한창 게임 중인데 갑자기 화면에 기태에게 키스하던 장미의 모습! (6부)
훈동E : 그렇게 주장미가 좋아...?
기태 : (퍼뜩!) 아니! 절대 아니거든!
머리 세차게 흔들고 다시 게임에 집중하는데 이내 화면에 다시 뜨는 장미와 기태의 키스 장면..
집중력 흐트러진 기태, 결국 게임에 패배하고 만다. GAME OVER
훈동E : 너...! 주장미 진짜 좋아하는구나...?
기태 : (설마......! 내가......?)
기태, 혼란스러운 얼굴로 멍하니 앉아있는데 삑삑삑삑 비밀번호 누르고 안으로 들어오는 장미.
장미 : 어? 있었네? 초인종 계속 눌렀는데 못 들었어?
기태 :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말없이 장미만 빤히 바라보는데)
장미 : (배식) 부탁 하나만 들어주라.
기태 : ...?
장미 : (밖에 대고) 들어와.
안으로 들어서는 여름, 커다란 짐가방을 쿵.. 내려놓는다.
여름 : 안녕하세요 형님!
기태 : 뭐, 뭐야...!
장미 : (흐으.. 웃어보이며) 한여름 좀 재워줘.
기태 : 뭐어...???
여름 : (천진난만 해맑은) 오 집 좋다!!
기태 : (혼란스럽고 울렁거렸던 마음이 싹 가시고 싸늘해지는 얼굴) ......
S#37. 기태 집 현관 밖 N
현관문 밖으로 쿵!!! 내동댕이쳐지는 짐가방.
여름 : (얼른 나와서 가방 살피며) 아 형! 노트북 들었는데!
기태 : (장미 팔 잡아 문밖으로 끌어낸다)
장미 : 야 공기태! 너 진짜 이러기야? 내가 너한테 해준 걸 생각해야지!!
기태 : 니가 해준 거 뭐? 귀찮게 한 거? 성가시게 한 거? 아님 짜증나게 한 거?
장미 : 니 가짜 결혼 도와준 거! 것도 아까운 내 입술까지 바쳐가면서!!
기태 : ... (살짝 흔들리지만 애써 이성을 되찾고) 그 가짜 결혼 목적이 뭔데? 혼자 있기 위해서라고 내가 분명히 말했지!
(문 쿵! 닫고 들어가 버린다)
여름 : (짐가방 일으켜 세우며) 뭐랬어. 바늘끝도 안 들어갈 인간이라니까.
장미 : (씨이.. 치사한 놈! 싸가지 없는 놈!)
S#38. 기태 집 거실 N
기태 씩씩거리며 들어오는데 징- 울리는 핸드폰. ‘강세아’ 뜬다.
기태 : (또 뭐야? 무뚝뚝) 어 왜.
S#39. 세아 자동차 안 / 기태 집 거실 N
세아 : (운전하며 통화하는) 아직도 삐져있어?
기태 : (기태 집 거실 쪽 화면, 뚱하게) 삐진 게 아니라 질린 거야. 너한테.
세아 : 아무리 질려도 밥은 먹잖아. 저녁이나 먹자.
기태 : 먹었다.
세아 : 그럼 간단하게 와인이라도 하자.
기태 : 마셨고.
세아 : 그럼 집에 잠깐 들를게.
기태 : 오지 마. 혼자 있고 싶다.
세아 : 혼자 있구나? 잘됐네. 어머니, 기태 지금 혼자 있대요.
운전하는 세아 옆에 반듯하게 앉아있는 신봉향. 조용히 미소.
기태 : 어머니...???
세아 : 너 주려고 오이소박이 만드셨는데 너 주장미씨랑 있는데 방해될까봐 주저하시더라고.
어머니 널 배려해도 너무 배려하신다. 안타까워서 내가 모시고 왔어.
기태 : (허...!)
세아 : 거의 다 왔어. 들어간다. (전화 뚝)
S#40. 기태 집 거실 N
기태 : 잠깐.. 주장미 한여름...! (두 사람이 신봉향과 마주칠까봐 걱정되는)
후다닥 밖으로 나가면.
S#41. 기태 집 건물 출입구 N
짐가방 바닥에 내려놓은 채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 두 사람.
장미 : 어디 갈 만한 데 없어...?
여름 : 당분간 찜질방 신세 좀 지지 뭐.
장미 : 미안해서 어떡하냐.. 500만 원 내가 얼른 구해볼게.
여름 : 됐어. 그 돈 받으면 안 멋지지.
장미 : 다 나 때문인데..
여름 : 나 때문에 기태형이랑 너 곤란해졌잖아. 어찌됐건 강세아한테 비밀 들킨 건 나 때문이니까. 퉁 치자.
장미 : (녀석.. 알수록 괜찮은 놈이다..)
그때, 좋았던 분위기를 박살내는 기태.
기태 : (성큼성큼 나오며) 아직도 여기서 얼쩡대고 있음 어떡해!
장미 : (허! 저저 치사한 놈!!) 야! 한여름은 우리 생각해서.. (하는데)
여름 : 안 그래도 꺼지려던 참이에요. 가자. (짐가방 끌고 가려는데)
여름의 짐가방 뺏는 기태. 번쩍 들어 건물 안으로 옮긴다.
장미 : 뭐하는 거야?
기태 : 어머니 오셔.
장미여름 : !!!
여름, 후다닥 건물 안으로 들어가 몸을 숨기고 장미, 황급히 약혼녀 모드로 전환. 기태 옆에 나란히 서면
그 앞에 와 서는 세아 자동차.
세아 : (차에서 내려서) 혼자 있는 거 아니었어?
기태 : (장미를 자기 쪽으로 더 바짝 끌어당기며) 방해받기 싫다는 뜻이었지.
세아 : 암튼 고맙네. 두 사람이 마중까지 나오고?
기태 : 배웅하러 나온 건데.
신봉향 : (내려서) 너 생각해서 여기까지 온 사람을.. 그러는 거 아니지.
기태 : 무슨 생각으로 세아를 데려오신 건데요? 어머니 속셈 제가 몰라요?
세아 : (뒷좌석에서 보자기에 곱게 싼 반찬통 꺼내는) 어머니께 속셈이 있다면 그저 당신 아들 잘 먹고 잘 사는 거지.
(오이소박이 내밀면)
기태 : 죄송하지만 가지고 돌아가세요. 어차피 못 먹고 다 버려요.
세아 : 공기태..
신봉향 : (세아 앞에서 구겨진 자존심.. 불같은 눈으로 기태 보는데)
장미 : (톡 끼어들어) 이 아까운 걸 버리긴 왜 버려? (덥석 반찬통 받아들고) 걱정 마세요 어머니.
제가 국물 한 방울까지 싹싹 긁어서 다 먹을게요.
신봉향 : (너 먹으라고 가져온 건 아닌데.. 흠.. 헛기침)
장미 : 근데 반찬 가져다주실 거면 저한테 말씀하시지. 왜 세아씨하고..
신봉향 : 그거야 세아하고는 워낙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장미 : 제가 싫으신 거 아니구요?
신봉향 : (멈칫, 보면)
장미 : 저,, 반대하시는 거죠...?
신봉향 : (말문이 막히는데)
장미 : 이렇게 저 반대하시다가.. (도전적인 눈빛으로 똑바로 보면서) 우리 기태씨 평생 혼자 살게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신봉향 : (기막혀 허..!)
기태 : (오 주장미...!)
세아 : (재밌다는 듯 관망하고)
신봉향 : (혼자만 얼굴 파래져서) 감히.. 나 협박해요..?
장미 : 걱정하는 거죠. 공씨집안 대 끊길까봐.
신봉향 : (치밀어 오르는 열을 최대한 꾹 누르며 이성적으로) 걱정 말아요. 나 주장미씨 반대 안 해요. 본인 자격지심이에요.
장미 : (얼굴 풀고 생긋 웃으며) 그럼 다행이구요. 저도 어머니랑 친해지고 싶어요. 같이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구..
싸가지 없는 공기태 빼고 언제 여자들끼리 데이트해요. 네?
신봉향 : (황망히 돌아서며) 그만 가죠. (차에 탄다)
세아 : (재밌네? 장미에게 시선 주다가, 일단 후퇴.. 차에 타고)
차 떠나면. 건물 쪽에서 빼꼼 고개를 내미는 여름.
장미 : (의기양양 싱긋) 평생 혼자 살게 해줄게. 며칠만 둘이 살아. 어?
기태 : (진짜 싫은데..)
장미 : 한여름이랑 나 길거리 배회하다가 어머니 보시기라도 해 봐,
안 그래도 요즘 우리 예의주시하고 계신 것 같은데, 뭐라고 설명할 거야, 어? 어??
기태 : (끙..)
S#42. 기태 집 거실 N
한쪽에 놓여있는 여름 짐가방.
여름 : (신나서 이리저리 구경하는. 커피 핸드밀 집어들고) 오 좋다!
기태 : (뺏어서 제자리에) 이 집에 있는 어떤 물건도 사용 금지야.
여름 : (칫.. 화장실로 가서 문 열고) 오 욕조 좋다!
기태 : (화장실 문 쿵 닫으며) 세면 금지.
여름 : (굴하지 않고) 출출한데 뭐 좀 시켜먹을까요? 제가 쏠게요.
기태 : 배달음식 금지.
여름 : 그럼 라면? 나 진짜 잘 끓이는데.
기태 : 취사 금지. 아니 식사 금지. 냄새피우지 마.
여름 : 그럼 되는 건 뭔데요?
기태 : 너한테 허락되는 시간은 밤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8시간.
허락되는 공간은 소파 (딱 여름의 키 정도 길이를 짚으며) 여기부터 여기까지. 넌 이 집에서 잠만 잔다. 알았어?
여름 : (쳇..)
장미 : 뭐야 빡빡하게.. 사람 눈치 보게 만들고 그래.
여름 : (안마의자에 앉아서) 오 좋다! 여기서 자면 안 돼요?
기태 : (안마의자에서 여름 끌어내며) 제발 눈치라도 좀 봐줬으면 좋겠는데.
여름 : (헤헤)
장미 : (기태를 향해 흐.. 웃더니) 괜찮지?
기태 : ... (가슴 속 무언가를 꾹 누르고, 무뚝뚝하게) 아직도 안 갔냐?
장미 : 사이좋게 지내, 어?
장미 가면.
기태 : 자라. (불 탁! 꺼버리고 침실로 들어간다)
여름 : (그래도 좋다. 소파에 팔 다리 쭉 뻗고 드러눕는다)
S#43. 달리는 세아 자동차 N
신봉향 : 세아씨 보기 낯 뜨겁네..
세아 : 아닙니다. 저 이런 상황 익숙해요.
신봉향 : ?
세아 : 이십대 때 공기태 다른 여자랑 연애할 때마다 비슷한 상황 겪었거든요.
아무리 우린 그냥 친구 사이일 뿐이라고 해도, 여자들 저에 대한 질투와 경계가 대단했죠.
신봉향 : 그랬군요. 그런데 그 여자들 지금은 어디론가 다 사라지고.. 세아씨만 기태 곁에 남았네요.
세아 : 친구니까요.
신봉향 : 여자친구들한테 아무리 들볶여도 절대 잘라내지 못한.. 그런 친구죠.
세아 : (짐짓 미소)
신봉향 : 아버님은 어떻게 지내세요?
세아 : ? 아버지요?
신봉향 : 3년 전 그 일로.. 아직 마음이 언짢으시진 않은지.. 염려가 돼서.
세아 : 전혀요. 결혼은 깨졌지만 여전히 기태 예뻐라 하세요. 강한병원으로 스카웃하고 싶다 욕심내시고.
신봉향 : (솔깃) 그래요? 감사한 일이네요.
세아 : ... (잠깐 생각하더니) 안 그래도 아버지가 기태 한번 보자고 그러시는데.. 그런데.. (머뭇)
신봉향 : 그런데?
세아 : 주장미씨가 마음에 걸려요. 또 괜히 오해할까봐 걱정도 되고..
기태도 꺼려할 거예요. 주장미씨가 전혀 틈을 안 주니까... (여운)
신봉향 : (조용히 미소) 그 문제는.. 내가 좀 도와주죠.
S#44. 기태 집 침실 (아침)
침대 코너에 몰린 채 바짝 웅크리고 잠든 기태.
이불도 없이 오슬오슬 한기에 가볍게 부르르 몸서리.. 꼬물꼬물 이불을 찾아 기어들어간다.
누군가의 가슴팍에 폭.. 얼굴이 파묻힌다. 따뜻하고 포근하다. 음.. 기분 좋은데......
그러다 퍼뜩!! 눈 번쩍!! 코앞에 여름이 이불 덮고 자고 있다.
기태 : (화들짝!!!!) 뭐야 너! (벌떡 일어나면)
여름 : (부스스) 저요.. 한여름..
기태 : 왜 여기서 자고 있냐고!!
여름 : 새벽에 너무 추워서.. (배시시)
기태 : (버럭) 당장 나가!!!!!
S#45. 기태 집 거실 (아침)
토스트 탁! 삶은 계란 타이머 땡! 커피 쪼르륵!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매뉴얼대로 아침을 차리고 식탁에 앉는 기태.
기태 : (조용히 아침식사 한다. 그러다 도저히 안 되겠는지) 거기서 뭐하냐.
기태 맞은편에 턱 괴고 앉은 여름. 기태가 먹는 모습을 빤히 보고 있다.
여름 : 식사 금지라면서요. 눈요기라도 하려구요.
기태 : 나가라고 했잖아.
여름 : 침대에서 나가라는 말인 줄 알고.
기태 : (마시던 커피잔 툭! 내려놓고) 너 일부러 이러지? 나 골탕 먹이려고.
여름 : 내가요? 형을요? 왜요?
기태 : 여기 말고 진짜 갈 데 없어? 가족, 친척, 친구도 하나 없냐고!
여름 : (대수롭지 않게 툭툭툭) 친구는 다 여자고, 친척은 연락 끊겼고, 아버지는 처음부터 없고. 어머니는 도망갔고.
기태 : (멈칫.. 뭐...?)
여름 : (어깨 으쓱)
기태 : (애써 흔들림 감추며) 어디서 불쌍한 척 연민에 기대 기대길!
여름 : (배식) 안 먹히네. 주장미한텐 먹혔는데.
기태 : (맘에 안 드는 놈..! 자리에서 일어난다)
여름 : (계란 덥석 집고) 계란 안 드실 거면 저 먹을게요.
기태 : 대신 깨끗이 치워놔. (재킷 챙겨들고 나간다)
여름 : 어? 벌써 출근하게요? (계란 한입에 쑤셔 넣고) 같이 가요 형!!
S#46. 주차장 D
여름 뒤늦게 뛰어오는데 기태 차 몰고 냉정하게 쌩 가버린다.
여름 : 에이 좀 태워주지.. (피식 웃는) 은근 귀엽다니까.
S#47. 기태 자동차 안 D
기태 룸미러로 힐끔.. 저만치 뒤에 서있는 여름을 본다. 내심 미안하다. 그냥 태워줄 걸 그랬나...?
그러다 콜록콜록!! 기침 나온다.
기태 : (칼칼한 목 큼큼! 가다듬고) 아 저 자식이 이불 걷어가는 바람에..!!
S#48. 공기태 성형외과 진료실 D
기태 : 알레르기가 아닌 코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코막힘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죄송합니다, 잠시만요.
(고개 돌리고 티슈로 막힌 코를 팽!!! 푼다)
환자1 : ... (기다리고)
기태, 환자의 코뼈 사진을 가리키며.
기태 : 환자분 같은 경우는 C형 만곡증.. 그러니까 비중격이라는 연골이 C자로 휘어있다는 뜻인데
이걸 바로 잡으면 비염 재발을... (에취!!!)
환자1 : (왠지 찜찜하다) 선생님도 비염.. 있으신가 봐요?
기태 : 아니요, 별 거 아니에요.. (콧물 훌쩍!) 그냥 감기.. (티슈로 코 팽!!!)
환자1 : (점점 더 찜찜하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랑 연계한 수술이 가능한 거죠?
기태 : 그럼요. 미용과 치료 두 가지 토끼를 한 번에.. (에취!!! 코 패애애앵!!!)
환자1 : (아무래도 찜찜하다) 저.. 고민 좀 더 하고 올게요.. (슬그머니 가버린다)
기태 : ...
S#49. 공기태 성형외과 로비 D
기태 : (퀭한 얼굴로) 조퇴하는 게 낫겠어요. 오후 진료 캔슬 해줘요.
코디 : 네 선생님. 얼른 들어가 쉬세요.
기태 : (가다가 돌아보고) 참.. 전기공사가 오늘이죠?
코디 : 네, 두고 가시는 물건 없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오늘 저녁 8시부터 내일 아침까지 출입문 폐쇄되고
전기, 전화 다 끊기거든요. 하필 자가발전기도 점검 중이라..
기태 : 냉장보관 해야 되는 fat, 케타민, 그리고 보톡스 필러제품들 따로 잘 챙겨둬요.. (쿨럭쿨럭!)
코디 : 네.. (걱정스러운) 근데 선생님.. 괜찮으세요?
기태 : 괜찮아요.. (애써 웃어 보이고 가면)
전화 벨.
코디 : 네, 공기태 성형외괍니다. (사이) 죄송하지만 원장님 오늘 진료 못 보십니다. 컨디션이 안 좋으셔서..
(사이) 아니요, 심각한 건 아니고 감기몸살로..
S#50. 장미 집 거실 D
나소녀 : 아 네.. 알겠습니다. (핸드폰 전화 끊고) 몸이 부실한가? 술도 약하더니..
S#51. 장미 집 방 D
커튼을 쳐서 어둑한 방. 코 골며 자는 주경표.
나소녀 : (흔들어 깨우며) 이봐요! 이봐요 장미 아빠!!!
주경표 : (잠에 취해서) 뭐야.. 새벽까지 돈 벌고 들어와 자는 사람을..
나소녀 : 혼자 벌었어? 나도 같이 벌었거든요? 가게 나가서 닭 몇 마리 챙겨 와요. 젤루 싱싱하고 실한 놈으루!
주경표 : 아 왜..
나소녀 : 우리 사위 씨암탉 삶아 주려구 그러지!
주경표 : 거 참.. 딸 하나 시집보내기 참 되다 돼.. (툴툴거리면서도 장미를 위해서 끙.. 일어난다)
S#52. 장미 집 마당 D
퇴근해서 돌아온 장미. 자전거 세우고.
S#53. 장미 집 주방 D
들통에 푹푹 끓는 삼계탕.
장미 : (뚜껑 열어보고 신나서) 오 삼계탕! 오늘 나 일찍 퇴근하는 거 알았구나?
나소녀 : (뚜껑 뺏어서 턱! 닫더니) 공서방 갖다 줘.
장미 : (끙.. 그런 속셈이었구나..) 엄마.. (낮게 한숨) 내가 정말 그 사람이랑 결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막말로 급이 다르잖아 급이.
나소녀 : 내가 널 급이 다른 미모로 낳아줬는데 무슨! (하다가 멈칫) 설마.. 그 댁 부모가 결혼 반대하는 거야...??
장미 : 아직은 아닌데.. 곧 반대하실 거야. 분명히.
나소녀 :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이야? 시끄러! 삼계탕 배달이나 해! 아픈 사람 혼자 있게 하지 말고!
장미 : 공기태 아파?
나소녀 : 너는 그런 것도 모르고.. 으이그!! 빨리 안 가??
장미 : (꿍얼꿍얼...)
나소녀 : 내가 가??
장미 : 아 갈게요 가면 되잖아!
S#54. 거리 D
자전거 짐칸에 들통 싣고 달리는 장미. 핸드폰 울린다.
장미 : (들통 흔들리지 않게 조심조심 선다. 핸드폰 꺼내보면 신봉향이다) 네 어머니.
신봉향E : 나랑 친해지고 싶다고 했죠?
장미 : 네...? (자전거 휘청하며 들통 엎어질 뻔! 간신히 끌어안고) 아 예예..!!
신봉향E : 지금 시간 어때요?
장미 : 지금요...?? (품에 안은 들통을 내려다보면)
S#55. 명품 편집샵 매장 앞 D
럭셔리한 가게 문 앞에 서있는 허름한 자전거. 그 옆에 놓여있는 삼계탕 들통.
샵에 들어가려다 말고 들통이 신경 쓰여 돌아보는 장미. 들통 위로 쨍쨍 내리쬐는 햇빛..
장미 : 아 햇빛.. 상할 텐데..
S#56. 명품 편집샵 D
깔끔하고 럭셔리한 샵으로 뒤뚱뒤뚱 들통 들고 들어오는 장미.
공미정 : (썰렁하게) 그건 무슨 패션?
장미 : (흐으..) 공기태 아프대서 삼계탕 가져가는 길이었거든요.
공미정 : 일단 치우고, (옷걸이에 걸린 원피스 들이대며) 이거 한번 입어 봐요.
장미 : 네??
공미정 : 언니한테 그랬다며. 여자들끼리 쇼핑도 하고 데이트도 하고 싶다고.
장미 : (당황) 아니 저는.. 식기 전에 삼계탕 배달을..
공미정 : 기태도 저녁에 합류할 거예요.
S#57. 기태 집 침실 D
기태 : (퀭한 얼굴로 침대에 앉아서, 핸드폰 들고) 저녁식사요? 저 피곤해요.. 장미랑 둘이 있고 싶어요.
신봉향E : 주장미씨도 올 거야. 주장미씨를 위한 자리니까.
기태 : (멈칫) 네?
신봉향E : 나한테 많이 섭섭해 하는 것 같아서, 너하고 둘이 좋은 데서 밥 한 끼 사주려고.
J호텔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보자. (할 말만 하고 전화 뚝)
기태 : ...?? (끊어진 핸드폰 붙들고) 이건 또 무슨 속셈이셔...? (장미에게 전화 걸고) 어 난데.. (하는데)
장미E : (낮은 목소리) 나 좀 살려줘!
기태 : ?
S#58. 편집샵 피팅룸 안 / 기태 집 침실 D
피팅룸까지 들고 들어온 들통 한쪽에 놓여있고.
장미 : (화려한 옷차림. 핸드폰 들고 목소리 낮춘) 어디 좋은 데 데려간다면서.. 이거 입어 봐라 저거 입어 봐라..
허름한 차림으론 곤란하다면서...! 갑자기 왜 이러신대? 어머니 내가 진짜 좋아지셨나 봐..!!
기태 : (기태 침실 쪽 화면) 쫄지 마. 절대 그건 아니니까.
장미 : (끙..)
기태 : 뭔지 몰라도 일단 사주는 건 다 받아 챙겨. 아니 닥치는 대로 집어. 씀씀이 헤픈 골빈 여자 컨셉으로.. (쿨럭쿨럭!)
장미 : 아픈 주제에.. 사악한 기운이 뻗치는 건 여전하구나.
공미정E : (피팅룸 밖에서) 아직이에요? 왜 이렇게 오래 걸려?
장미 : (밖에 대고) 네 나가요!! (다시 낮은 목소리로) 일단 끊어. (핸드폰 끊고)
S#59. 명품 편집샵 (몽타쥬) D
뻘쭘한 얼굴로 피팅룸을 나오는 장미. 공미정, 아래위로 훑으며 탐탁지 않은 얼굴. “좀 더 둘러보자.”
매장을 휘젓고 돌아다니며 옷을 고르는 공미정. 그 뒤를 장미가 들통 들고 졸졸 따라다닌다.
3층까지 연결되어 있는 넓고 쾌적한 매장. 공미정이 계단을 오르면 장미가 낑낑 들통 들고 따라 올라가고..
공미정이 계단을 내려오면 장미가 낑낑 들통 들고 내려온다..
들통 들고 오르락내리락.. 끌려 다니느라 녹초가 되는 장미..
공미정은 장미를 잡아두기 위해 최대한 시간을 끄는.
S#60. 미용실 (몽타쥬) D
거울 앞에 뻘쭘한 얼굴로 앉아있는 장미.
공미정의 주문에 따라 일사분란 움직이는 스텝들. 한 명은 머리 만지고, 한 명은 네일, 한 명은 메이크업..
공미정 자꾸 시계 보며 스타일 이렇게 했다 저렇게 했다 주문이 바뀌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텝들 발치에 자꾸 툭툭 차이는 들통.
누군가 들통 이쪽으로 옮기면 이쪽 스텝 발길에 툭.. 들통 다시 저쪽으로 옮기면 저쪽 스텝 발길에 툭..
게다가 폴폴 풍기는 냄새 때문에 스텝들 “이게 무슨 냄새야?”
눈치.. 신경 쓰이는 장미..
컷 바뀌면 결국 큼직한 들통 끌어안은 채 앉아있는 장미.
샴푸 하면서도 들통 끌어안고, 머리에 열기 쐬면서도 들통 끌어안고, 페디큐어 하면서도 들통 끌어안고..
고생 끝에 화려한 스타일로 완전히 새롭게 변신한 장미 거울 앞에 선다.
멍하니 변한 자기 모습 바라보는 장미. 여긴 어디...? 나는 누구...??
공미정 : (못마땅한 얼굴로) 좀 더 시크한 스타일로 다시.. (하는데)
장미 : (공미정의 손을 덥석 잡고) 그만! 고모 제발 그만요!
공미정 : (시계 흘끗 본다. 아직 더 붙잡아 둬야 하는데..)
장미 : 좋은 데가 어디에요? 어딘지 몰라도 얼른 가요. 네?
S#61. 공기태 성형외과 N
직원들 모두 퇴근한 썰렁한 병원. 완전히 녹초가 된 장미 축 처진 채 들통 들고 들어온다.
마침내 들통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내던지는 장미.
장미 : (살았다!) 아 좋네요...! 여기가 천국이네요...!
공미정 : 더 좋은 데 가야지 무슨 소리야. 여기서 기다리면 기태랑 신여사님이 데리러 올 거야.
(눈치 힐끔) 차가 막히나? 아직 안 오네?
장미 : (핸드폰 꺼내서) 제가 공기태한테 전화해볼게요.
공미정 : (헉! 다급하게) 안 돼!
장미 : ??
공미정 : (헛기침 큼!) 여자가 언제 오냐 빨리 와라 다그치는 거 매력 없어.
장미 : 아 네에.. (흐.. 웃으며 소파에 몸을 푹 파묻는다)
들통과 사투를 벌이느라 고단했던 장미, 머리와 눈꺼풀이 무겁다.. dis.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입 헤 벌린 채 잠들어 버린 장미.
공미정, 장미 얼굴 앞에서 손바닥 휙휙.. 정말 잠들었나? 힘 풀어진 장미 손에서 살그머니 핸드폰을 빼낸다.
공미정 : (작은 목소리로) 내가 정말 이렇게까진 안 하고 싶었는데..
(장미 핸드폰 들고 살금살금 병원을 빠져나가는) 미안하다 장미야...!!
S#62. 호텔 앞 N
신봉향 : (어이없는 얼굴로) 잠이 들었단 말이에요?
공미정 : 무슨 수로 계속 붙잡아두나 했는데 고맙게도.
신봉향 : 그렇다고 그냥 두고 오면 어떡해요? 깼으면? 기태가 벌써 다 알았겠네요.
공미정 : 걱정 말아요. 주장미 핸드폰은 빼돌렸으니까. (장미 핸드폰 준다) 여기요. 언니가 갖고 있어요.
S#63. 호텔 프렌치 레스토랑 N
안으로 들어서는 기태. 직원의 안내를 따라 자리로 오다가 멈칫.. 테이블에 앉아있는 세아...!
기태 : ...! (얼굴 싹 굳고) 니가 왜 여깄어...?
세아 : (생긋 웃으며) 우리 아버지도 곧 오실 거야. 너 보고 싶어 하셔.
기태 : 뭐...?
세아 : 마침 너희 어머니도 우리 아버지가 필요하신 모양이더라고.
기태 : (차갑게) 무슨 의도야 너. 부모님까지 이용해서 뭘 어쩌려고.. (하는데)
세아 : (자르고) 나도 부모님들 동석하는 거 불편해. 어른들끼리 말씀 나누시라고 하고 우린 슬쩍 피하는 게 어때?
(테이블에 슬며시 카드키 올린다)
기태 : ...! (기막히고 황당해서 말도 안 나오고)
세아 : 같이 가주면 선물 줄게. (카드키 옆에 메모리카드 올려놓으면)
기태 : (보면)
flashback insert> 6부,
장미와 여름의 사진을 몰래 찍던 흥신소 여자. 그 여자에게서 카메라 메모리를 건네받던 세아.
세아 : 어른들 곧 도착하시겠다. 결정은 빨리 해줘. 어머니 앞에서 이 안에 뭐가 들었는지 확인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기태 : (허...!!!)
신봉향E : 내가 좀 늦었나?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다가오는 신봉향.
세아 : (카드키와 메모리 슬쩍 숨기며) 아니요. 정확히 도착하셨어요.
신봉향 : 그런데 아버님은?
세아 : 조금 늦으신대요. 갑자기 급한 수술이 잡히는 바람에.
기태 : (두 여자의 각각 다른 속셈에 어이없어 픽.. 웃어버리고) 장미는요? 고모 시켜서 장미 붙잡아 두라고 하신 거죠?
신봉향 : (애써 태연하게) 본인이 바라던 대로 여자들끼리 쇼핑도 하고 머리도 하고.. 좋은 시간 보내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 마라.
뭔가 석연치 않은 기태, 장미에게 전화 건다. 신봉향 핸드백에서 징- 징- 핸드폰 진동.
기태가 종료버튼 누르면 신봉향 핸드백 진동도 뚝.
기태 다시 전화 걸면 신봉향 핸드백에서 다시 징- 징- 진동.
기태 : ...!!! (쎄한 기분으로 신봉향을 보면)
신봉향 : (당황) ...!
기태 : 전화 오잖아요 어머니.. 받으세요.
신봉향 : 그럼 잠깐 나가서.. (일어나려는데)
기태 : (핸드백 덥석 잡고) 제가 좀 봐도 돼요?
신봉향 : 무슨 짓이야.
기태 : 장미 핸드폰이죠? 왜 어머니가 장미 핸드폰을 가지고 계세요?
세아 : ...?!
신봉향 : 놔. 오해야.
기태 : 주장미 어딨어요? 어딨냐구요...!
S#64. 공기태 성형외과 N
뒤로 젖혀져있던 장미의 고개가 아래로 뚝 떨어진다.
장미 : (퍼뜩 놀라 눈을 뜨는) 어? 뭐야.. (멍한) 어떻게 된 거야...? (눈 꿈쩍거리며 두리번두리번)
고모님.. 고모님...?? 어디 가셨지...? 핸드폰.. (핸드폰 찾는데 없다) 내 핸드폰...? (어리둥절)
8시를 가리키는 벽시계. 순간 병원 안의 전기가 끊어지면서 불이 꺼진다. 암흑.
장미 : 어...? 뭐야...!
더듬더듬 출입구로 가서 문 열려는데 꼼짝도 않는 문.
장미 : 어머나? 장난이 심하시다... (문 두드리며) 고모님? 어디 계세요? (대답 없자)
공기태 너야? 너지! 나와! 거기 있는 거 다 알거든?? (아무런 대답도 없자 점점 떨리는 목소리) 정말 아무도 없어요...??
이게 뭐야.. 왜 나 혼자 여기.. 핸드폰도 없고.. 대체 무슨 상황이야..?? 살려주세요...!! 여기 사람 갇혔어요....!!!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전화.. 119.. 전화...!!
데스크 쪽으로 더듬더듬 오다가 삼계탕 들통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쏟아지는 삼계탕..
럭셔리한 새 옷에도 삼계탕 국물 범벅.
장미 : (두려움에 패닉 상태에 빠지는) 공기태.....!!!!!!
S#65. 호텔 프렌치 레스토랑 N
기태 : (서늘한 얼굴) 병원이요...? 지금 거기.. 장미 혼자 있단 말이에요...?
얼른 시계 확인해 보면, 8시가 넘은 시간.
코디E : 오늘 저녁 8시부터 내일 아침까지 출입문 폐쇄되고 전기, 전화 다 끊기거든요.
기태 : 하다하다 이제 납치 감금까지 하신 거예요??
신봉향 : 납치 감금이라니.. 오버하지 마. 사람들이 본다. 목소리 낮춰.
기태 : (화나서) 부끄러운 건 아세요??
세아 : 어머니께 화내지 마. 내가 부탁드린 거니까. (신봉향에게) 제가 정말 죄송합니다.
신봉향 : 세아씨 잘못 아니에요. 괜찮아요.
세아 : 주장미씨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신봉향 : 글쎄 괜찮아요.. (하는데)
기태 : (버럭) 내가 안 괜찮아요!!!
신봉향 : ...! (얘가..?)
기태 : 그 여자 혼자 못 둬요...! 절대 혼자 둘 수 없다구...!!!
정신없이 장미에게 달려가는 기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얼굴로 서있는 두 여자..
세아 : (뭐야.. 공기태.. 진심이야....?)
신봉향 : (저 녀석.. 주장미한테 진심이었어...?)
S#66. 거리 N
정신없이 차를 몰아 달리는 기태.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아무것도 안 들리는 상태..
장미E : (3부) 실은 나.. 다섯 살 때 혼자 집에서 죽을 뻔한 적이 있거든.. 암튼 그래서 혼자 잘 못 있어..
flashback insert>
혼자 집에 갇혀있던 5살 어린 장미, 어둠 속에서 울고 있는 모습.
주경표E : (5부)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
S#67. 공기태 성형외과 N
혼자 어둠 속에 갇혀있는 현재의 장미. 굳게 닫힌 문을 두드린다.
주경표E : (5부) 자네가 장미 마음을 좀 어루만져 주게.
두려움이 극에 달한 장미.. 이마에 식은땀.. 숨이 막혀오는 것 같다.
문을 두드리던 손에 점점 힘이 풀리더니.. 그대로 주르륵 주저앉으면.
S#68. 거리 N
끼익!!!!!! 급정거하는 기태 자동차. 신호 무시하고 달리다가 사고날 뻔한.
상대편 차 운전자 고래고래 욕하는. 그래도 개의치 않고 장미에게 달려가는 기태.
S#69. 봉 위켄드/병원 건물 앞 N
봉 위켄드에서 쓰레기봉투 들고 나오는 여름. 그 앞으로 달려와 끽! 급정거하는 기태 자동차.
기태 황급히 내리면
여름 : 어? 가게 문 닫았는데? 건물 전체 정전될 거란 얘기 못 들으셨어요?
기태 : 정전된 지 얼마나 됐어?
여름 : 8시 정각부터.. 한 삼사십 분 됐나?
기태 : (서둘러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가고)
여름 : 왜요? 무슨 일인데요?
기태 : 병원에 주장미가 갇혀있어!
여름 : 네에???
여름, 쓰레기봉투 팽개치고 두리번.. 지렛대로 쓸 만한 쇠막대 찾아든다.
S#70. 공기태 성형외과 출입구 밖 N
출입문에 달라붙어있는 기태. 힘으로 열어보려고 안간힘 쓰는데.
여름 : (달려와서) 제가 해볼게요! (지렛대로 문을 연다)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두 남자.
S#71. 공기태 성형외과 N
컴컴한 병원 안으로 들어오는 두 남자. 핸드폰 불빛 손전등 삼아 들고 이리저리 비춰본다.
쓰러진 들통.. 바닥에 쏟아져 있는 삼계탕.. 장미는 보이지 않는다.
기태 : 주장미!!!!
병원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장미를 찾는 두 남자.
S#72. 공기태 성형외과 원장실 N
기태, 원장실 문을 열어젖힌다. 기태 자리에 잔뜩 몸을 웅크리고 앉아있는 장미...!
기태 : 주장미......!
장미 : (기태를 보자 반가움과 설움이 훅 밀려오는) 공기태......!
기태 : (안심이 되면서 동시에 화가 나서 버럭) 너 바보야??? 왜 여기 있어!!!
장미 : 고모가 여기서 기다리라고..
기태 : 머리가 나쁘면 눈치라도 좀 있어야 될 거 아냐!! 저 삼계탕은 또 뭐고!!!
장미 : (설움에 울먹울먹) 야.. 왜 소리를 질러.. 나는.. 나는 너 때문에.. (닭똥 같은 눈물 뚝뚝)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에...!
기태 어깨 툭 치면서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여름..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장미를 와락 끌어안는다.
장미 : (아이처럼 엉엉 울며) 으허어어어엉..!!!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데에...!!!
여름 : (안아서 다독이는) 괜찮아.. 이제 괜찮아...!
장미 : (여름의 품에서 서럽게 엉엉 울고)
기태 : ...... (땀범벅이 된 채.. 무겁고 복잡 미묘한 마음으로 보는데서)
S#73. 공씨네 주방 N
냉장고청소를 하는 신봉향. 냉장고 안을 수세미로 문지른다.
flashback insert>
호텔 프렌치 레스토랑.
신봉향 : 글쎄 괜찮아요.. (하는데)
기태 : (버럭) 내가 안 괜찮아요!!!
신봉향 : ...! (얘가..?)
기태 : 그 여자 혼자 못 둬요...! 절대 혼자 둘 수 없다구...!!!
현재>
수세미에 점점 더 들어가는 힘. 이 악물고 박박.
노점순 : 에미.. 괜찮으냐?
신봉향 : (멈칫, 돌아보면)
노점순 : 몸살 나겠다. 심정 상하는 일이라도 있었니?
신봉향 : 아니요, 괜찮아요.
노점순 : 안 괜찮을 땐 안 괜찮다고 말해도 돼. 그게 얼마나 용기가 필요한 건데.
신봉향 : ... (무표정) 아무래도 제가 진 것 같아요. 기태.. 진심인가 봐요.
노점순 : (회심의 미소) 글쎄 그렇다니까. 그럼 이제 어쩔 거니?
신봉향 : 어쩌긴요. 결혼하라고 해야죠.
노점순 : 그으래? 자알 생각했다! (흡족한 얼굴로 주방을 나가면)
신봉향 : (하지만 진짜 살벌한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느낌으로.. 툭 혼잣말) 할 수 있다면 말이죠..
S#74. 기태 집 거실 N
들통 안을 들여다보는 장미. 국물 약간과 떨어져 나온 닭고기 조각들 밖에 안 남았다.
장미 : (힘없이) 아까워서 어떡하냐.. 엄마가 너 생각해서 보낸 건데.
기태 : (그 말에 멈칫.. 무거운 마음으로 보면)
장미 : 나 좀 씻을게.. (삼계탕 범벅이 된 채 욕실로 들어가고)
여름 : (들통 보고) 많이 남았네! 이 정도면 셋이서 배불리 먹을 수 있겠는데요?
기태 : 니가 예수님이냐? 기적이라도 일으키게?
여름 : 일으키죠. 취사 금지조항만 풀어주면.
기태 : (안 믿는) 맘대로 해 봐.
한여름의 요리 몽타쥬>
기름 두른 팬에 마늘 볶아 향을 낸다. 채 썬 애호박을 함께 볶는다. 고추도 넣어 매콤하게.
삼계탕 육수 한 두 국자를 팬에 붓는다. 삶아진 파스타 면을 넣고 팬을 흔든다.
그릇에 육수를 깔고 파스타 면을 얹고, 닭고기 고명을 올려 완성.
나소녀의 삼계탕에 여름의 솜씨가 더해져 재탄생한다.
장미 : (욕실에서 자기 옷을 입고 나와서) 뭐하는 거야...?
여름 : (완성된 파스타 한 접시 들고 짠!) 삼계 파스타 완성!
장미 : (눈 휘둥글) 와...! 우리 엄마 삼계탕으로 만든 거야??
기태 : (흥..) 요리도 못하면서 괜히 폼 잡고 싶을 때 만드는 게 파스타 아냐.
장미 : (먹어보고) 오 맛있다...! 너도 먹어봐! (기태한테 내미는데)
기태 : (쿨럭쿨럭!) 생각 없다.
장미 : 먹어보라니까! (포크로 돌돌 말아 억지로 입에 넣어주면)
기태 : (퉁퉁 부은 입으로 꾸역꾸역 파스타 씹다가 멈칫.. 의외로 꽤 괜찮다)
장미 : 맛있지?
기태 : 삼계탕 육수가 맛있는 거겠지.
여름 : 맞아요. 난 한 거 없어. 다 어머니 솜씨지. (그릇에 파스타 담으러 가고)
기태 : (조용히) 어머니께 죄송하네.. 나 이런 거 받을 자격 없는데...
장미 : ... (보더니) 괜찮아. 너 아님 우리 엄마가 언제 의사 사위 꿈이나 꾸겠어?
우리 엄마 아빠한테도 달콤한 꿈을 꾸게 해드리는 거라고 치자.. 뭐 아주 짧은 한여름 밤의 꿈이겠지만..
여름 : (양손에 파스타 담아 와서) 나 불렀어?
기태 : 저건 낄 데 안 낄 데 모르고.. (쿨럭쿨럭!)
장미 : (웃으며) 술이나 한 잔 하자! 와인 있던데?
여름 : 콜!!!
기태 : 이것들이.. 나 아프거든...? 어디서 술 파티를 벌이려고...!
그러거나 말거나 와인 꺼내는 장미. 신나서 싱크대 뒤져 와인잔 꺼내는 여름.
기태 : 아무거나 만지지 말라니까....! (픽 웃으며 포기해버리는)
파스타와 와인을 먹고 마시며 즐기는 세 사람.
여름이 뭐라고 웃긴 말을 하면 장미 까르르 웃고 기태 심드렁하고 못마땅한 얼굴이지만.. 내심 나쁘지 않은 기분.
차갑고 고독했던 기태의 공간에 따뜻한 사람의 온기가 더해지는 순간..
S#75. 바 N
혼자 바에 앉아 술 마시는 세아.
flashback insert>
기태 : 그 여자 혼자 못 둬요...! 절대 혼자 둘 수 없다구...!!!
세아 : ...... (조용히 생각에 잠긴 채 옆자리를 돌아보면)
세아 옆에 앉아있는 기태. (3년 전)
기태 : 넌 혼자인 게 더 어울려.
세아 : ...
기태 : 나 역시 혼자가 더 좋고.
세아 : ...
기태 : 미안하다.
세아 : (표정 없이 듣다가 쿨하게 웃어버리며) 이제 좀 살 것 같다. 안 그래도 결혼 준비하면서 하루하루 숨통이 조여 왔거든.
이건 아닌데 이건 내 방식이 아닌데.. 실은 너무 괴로웠는데 먼저 말해줘서 고맙다.
기태 : (생각보다 쿨한 반응에 머쓱..) 우리.. 괜찮은 거지...?
세아 : 괜찮지! 결혼할 사이로 지낸 시간은 불과 두 달, 친구로 지낸 시간은 이십년이야.
원래대로 돌아가는 건데 안 괜찮을 이유 있어?
현재>
혼자 앉아있는 세아.
세아 : 어떡하니 공기태...? 나.. 안 괜찮은데...
S#76. 기태 집 침실 N
침대에서 열에 들떠 끙끙 앓는 기태. 쿨럭쿨럭! 쿨럭쿨럭!! 심하게 기침하며 잠에서 깬다.
목이 마르다. 물.. 부스스 일어나 밖으로 나가면.
S#77. 기태 집 거실 N
파스타와 와인을 먹고 마신 흔적들 그대로 방치해둔 주방.
비척비척.. 물 마시러 나왔다가 기겁하는 기태.
기태 : 이것들이...!
어지럽혀진 꼴을 못 보는 깔끔한 기태. 아픈 몸을 이끌고 끙끙거리며 그릇 설거지통에 담기 시작하는.
기태 : 이것들아.. 나 아픈 사람이야.. 나 아프다고오오....!
그러다 무심코 거실 쪽으로 시선 주는 기태,
기태 : ......!!!
소파에 기대 나란히 잠들어 있는 장미와 여름...! 장미 머리 여름의 어깨에 기댔다..
flashback insert>
훈동 : (걱정스러운) 너 정말.. 괜찮냐? /
코디 : (걱정스러운) 근데 선생님.. 괜찮으세요? /
장미 : (흐.. 웃더니) 괜찮지?
여름에게 기대 잠든 장미를 빤히 바라보는 기태..
기태 : (낮은 목소리로) 아니.. 안 괜찮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