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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루~ 하고 트램에 오르는 그들을 따라...
우루루~ 하고 내리는 그들을 따라 내렸다...
[경기장 입구의 로마서포터들...]
트램에서 내리자 마자 20여명의 로마서포터들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이야... 드디어... 내가 꿈에도 그리던 바로 그날이 왔구나....
들뜬 마음에 저들을 향해 셔터를 눌러 대고 있을때.....
무리중 한명이 날 발견하곤... 말을 걸어온다....
로마서포터: 오~~ 나카타~ 나카타~~ 나카타 굿~~
( 나카타: 역대 일본 최고의 축구선수 )
아~놔~!! 또 이러네? 콜로세움 앞에서도 한번 그러더니...
일본 아니래니까...~~
신사장: 왓?? 나카타~~~!!!????? 노~!!! 안~!!! Ahn..... Ahn........!!!!! 안~!!!!!
( 여기서 Ahn은 안정환을 의미함. )
...........
분위기가 이상하다... 콜로세움에서와는 사뭇 다른 익숙치 않은 분위기다...
서포터들: 뭐?? 방금 쟤 뭐라 그랬어?? Ahn??? 안정환이라 그런거야??
대략 그냬들 표정과 상황에서 읽을수 있는 대사다...
그렇다..
그들은 Ahn이 누군지 알고 있는거다.. 기억하고 있는거다...
그리고 Ahn의 국적과 나의 국적이 같다라는걸 의레짐작하는바 눈치를 깐거다...
그리고 그 Ahn의 국가가 지네 나라에게 무슨짓을 한지도 알고 있는거다...
게다가 나역시 월드컵 16강이 끝나고 이태리내의 한국사람들이 어떤 위험들을 겪었는지도....
장난반 진담반으로 수없이 많이 들은거다..
사실 오늘 아침에도 민박집 아주머니가 경고아닌 경고를 하긴 했지만...
" 왠만하면 축구장 근처에서 한국사람인거 티 안나게 해.....!!? " 라며....
그러나 웃어 넘기며... 집을 나선거다...
근데 저들의 표정은 장난이 아닌거다.....
까딱하단... 여기서...나....
조낸 맞는거다....
신사장: 오~~ 나카타~~.???.. ??? 예~~~~!!! 나 카 ㅌ ㅏ~~ ^^;;
뒤도 안돌아보고 날 부르는 듯한 "Hey~" 소리도 들렸지만....
쌩까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여러분....저 배낭에 태극기도 붙이고 다녔던 사람입니다...
웃자고 한 얘기가 아니라... 진짜 식겁했었고...
진짜 쫄아서 그런거니까..... 여러분도 이태리 가시거든 조심하십쇼...
(지금이야 쫌 오래되서 안그럴수도 있지만..)
[경기장 부근의 미니축구장에서 꽁차는 로마시민들...]
[위용을 드러낸.... Olympico Stadio]
여기가 바로... AS로마의 홈구장이다~~
경기시작 3시간 30분정도 남았있지만....
꽤나 많은 인파들이 경기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경기장으로 향하던 중.. AS로마 로고가 박힌 스카프정도 하나 살려다가..
나중에 밀라노도 갈테니... 후를 위해 참아준다....
[로마 로고로 둘러싸인 스카프... 윽! 하나 살껄 그랬다..]
[경기장 입장에 앞서 철두철미하게... 몸수색을 한다...]
참나.... 경찰아저씨들... 진짜 까칠하다....
가방속에 뭐 들었는지 하나하나 다 까보더니....
물통은 안된다며 냅다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다...
신사장: Hey~!!!!!!!! Why????????????
경찰아저씨: NO!!!!~
( 깜짝이야~! )
와~~! 신인철이 성질 많이 죽었구나....
인상한번 와방 무섭네..... 진짜... 내가 한번 쫄아준다....
근데 물통은 왜 버려?? 물통 구할려면 또 물 한통 사먹어야 되잖아....
아~ 짜증나네... 이태리..이 토티같은 새끼들....
노려만 보다가.... 어머니의 어릴적 가르침을 되새기며 경기장으로 향한다....
" 참는게 이기는 거다~!! "
그래... 내가 이겼다...~!!!
드디어 경기장에 입장을 한다....
두둥.!!!
[ 경기시작 3시간 전...]
티켓을 보니... 지정좌석제다....
내가 생각하는 축구장은 .....
K리그 경기장만 연상된다.... 양쪽 골대 뒤쪽을 제외하곤... 그리고 중앙석을 제외하곤....
빈자리 일색이지 않던가???
이곳에서도 티켓에 표기된 좌석을 무시하고 ...
경기시작전까지 빈자리좀 있으면 옮길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천만의 말씀!~!!!
2시간후 경기장 미리보기......↓
[ 경기시작 3분전.. ]
일찍 오긴 일찍 왔나보다... 3시간이 상당히 길군....
여기저기 둘러보고 구경하다가....
아~~ 배고파..... ㅠ.ㅜ
참!! 저녁을 안먹었구만...아~~~ 뭐 먹을꺼 없나??~!!???????
소세지 하나에 케찹발린 햄버거에....
미친...
4유로나 주고 말았다..
아~!! 어처구니없구나~~~~!!!
슬슬 경기시간이 임박할 수록.... 경기장의 열기도 상승한다....
경기시간이 30분가량 남았는데....
경기장 밖에서.... 폭음과 함께.... 경찰들의 진압봉이 발굽소리와 진압봉소리가 들려온다...
[이거 뭐야?? 데모야??]
[이거이거... 곧 몇놈 잡힐 분위기다...]
장난아니다.....
어릴적 보았던... 데모하는 시위대가 어렴풋이 기억난다....
유럽사람들에게 축구가 삶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나조차 흥분하기 시작한다....
" 그래 더 열광적으로 날뛰어서 날 기쁘게...해봐.....ㅎㅎㅎㅎ "
약간 싸이코 같지만...그들이 더 열광하고 더 광적인 모습을 보일수록...
여행객인 입장에서 긴장되고 흥분감을 느끼게 될 테니까....
[몸푸는 양팀 선수들....]
양팀 선수들이 차례차례 등장하며 몸을 풀기 시작하자.....
장내가 술렁이다 못해.... 엄청난 파워를 내뿜기 시작한다....
이미 양쪽 골대 뒤쪽의 광적 서포터들의 응원은 불붙기 시작한다....
나도 이미 가슴속 깊은곳에서 울렁이던게 터져나올듯한 기미를 보이는군....
[유벤투스 원정팬들...]
로마팬들과 유벤투스팬들간의 치열한 응원공방전이 시작된다...
저렇게 팬들사이를 경찰들이 인간벽을 만들고 띄어놓는 이유를 아시겠지????
쫌만 붙여놨다가... 스파크 붙으면 사람 댓명은 죽어나갈듯한 분위기다.....
[괜히 홈팀이 아니다... 로마 서포터 진영....]
괜히 홈 어드벤티지가 있는게 아니다....
아직 경기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
예전에 챔피언스리그경기중에 경기장으로 불붙은 폭죽까지 집어던져...
상대편 선수 부상입히고 경기 중단되고 자기네 편 몰수패 당하게 만든.... 그.... 주인공들...
as로마팬들이로다.....
[ 폭풍전야... ]
장내방송이 시작되면서 잠시 경기장에 고요함이 찾아온다....
장내아나운서의 경기시작을 알리는 멘트와 함께.....
양팀 선수를 소개하는 시간이 되었다....
유벤투스 선수단을 하나하나.... 정말 단조로웁게.... 뭐 그냥... 이름만 설렁설렁....
성의없이 불러주는데도.... 400여명에 불과한 유벤투스응원단만 쌩난리를 치고
그들을 제외한 경기장에서는 무서울 정도의 야유가 쏟아진다.....
하지만 유벤투스 서포터들도 절대 꿀리지 않는다...
이제 AS로마선수단을 소개할 타이밍이 되자.....
장내 모든 관중들이 마치 약속한듯이 일동기립 한다......
" 어엇 뭐야? "
이미 나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로마의 홈팬이 되어 있는거다....
[ 로마 대 환영~! ]
정말 장관이 아닐수 없군....
모두의 손에 하나씩 쥐어진 불꽃만큼....
로마의 승리를 기원하는 홈팬들의 열정과 장내의 뜨거운 열기가....
새삼 나의 여행에 큰 힘이 되고 거름이 되어준다....
오늘하루만큼은 잊을수 없는 .... 내여행에...아니...
내평생에 이런 희열을.... 느낄수가 있을까???
아~!!! 2002년도에.... 그랬구나....ㅋㅋㅋ
[드디어.... 붙었다....]
팬들의 뜨꺼운 함성소리에 내 귀청이 떨어지기 전에....
내 목이 떨어져 나갈듯 하다 ....
나역시 " 가짜 " 응원에 열광하고 있었다.....
주변의 로마 팬들이 유벤투스를 비하하는 듯한 멘트를 복창하기 시작한다...
" 유벤 베르따네.....~~ "
끝없이 이어지는 뜻모를 저 말이.... 무슨말인지는 모르지만....
유벤이랑 말이 들어간걸 보니.....
골 많이 넣고 잘먹고 잘살아란 뜻은 아닌듯 하다.....
로마의 꼬마팬들에게 뭐라고 그러는 거냐고 물어보지만.....
뜻은 알아먹기 힘들고.... 대충 들리는데로만 나도 지껄이고 있다....
" 유벤 베르따네~~~~~~ "
(유벤 배렸다네??)
저 뜻모를 멘트를 크게 소리지르는동안에도 난 나만의 응원에 힘을 주고 있었다....
" 유벤투스 화이팅.~!!!! 델피에로 한골 박아봐~~!!!! 날아라~ 유벤투스,...... "
한국말로 있는 힘껏 소리쳐도... 내 옆의 로마골수팬들은 뜻도 모를터....ㅋㅋㅋㅋ
정말 이런 응원이 어디 있을까?? 난 홈팬이야? 원정팬이야?
경기는 아주 치열하게 진행됐다....
코너킥을 얻은 유벤투스가 칸나바로의 선제골로 리드해나가기 시작한다...
칸나바로가 골을 넣을때 400여명의 유벤투스 서포터들은 난리가 났다.....
소리지르고 발광하느라 난리가 나는한편....
로마쪽으로부터 날라든 각종 쓰레기, 불꽃, 폭죽, 화염병들을 피하느라 또 난리법석을 떨었다.....
로마...홈팬들.... 미친거 같다....
불붙은 폭죽 수십개가 경기장을 비롯 원정 서포터들을 향해 날라든다....
나역시 유벤투스가 선제골을 넣었을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외쳤다~!!!!
온갖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
" 잘했다...!! 멋있다...!! 칸나바로 ....짱이다~~~~ ㅎㅎㅎㅎ "
[좌측: 로마홈팬. 우측: 유벤투스원정팬.]
저렇게 경찰들 배치되어 있어도 못막는다....
아니... 안막는것일수도 있겠다... 왜냐... 지들도 로마팬이니까.....ㅋㅋㅋ
보기엔... 너무너무 위험하다.... 하지만.!!!!
나에게... 이런 새로운 경험과 광경을 구경시켜준 로마팬들.... 감사합니다... ^^
곧이어 터진... 로마 카사노의 동점골~!!!!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 분위기 어쩔꺼냐.... 경기장 무너진다.......ㅎㅎㅎ
나야 사실.... 유벤팬이긴 하다만.... 딱히 누가 이기든 상관없다....
골만 많이나서... 여기 유럽에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광적인지 같이 미쳐보고 싶고.....
같이 소리지르고 하나가 되보고 싶을뿐이다.....
이왕이면 여기는 로마니까 로마가 이겨서 도시전체가 떠들썩 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몇분도 채 지나지 않아....
델피에로가 페널티킥을 얻어... 다시 리드를 잡기 시작한다....
[ 예전에 저거 맞아서 AC밀란 골키퍼 병원간적 있다... ]
[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경기장에.. 또 한바탕 불쇼가.....ㅋㅋㅋㅋ ]
뭐.. 첫골났을때랑 다를께 없다....
또 불꽃들이 경기장을 날라다닌다...... ㅎㅎㅎㅎ.....
이렇게 유벤투스의 우세속에 전반이 끝나고....
[휴식시간중 전광판에... 익숙한... 마크가...]
후반들어 로마의 파상공격이 시작되면서...홈팬들의 함성소리가 미친듯이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헌데... 같은 이탈리아 국가대표에 소속되어 있는 선수들끼리...
정말... 예의바른 플레이가 눈앞에 펼쳐졌다....
카모라네시(유벤투스)가 부상당해서 쓰러져 있는데....
카사노(AS로마)가 시간끌지 말라며.... 경기장밖으로 미친듯이 밀쳐내고 있다....
내가 알기로... 카모라네시가 카사노보다 6~7년 나이 많은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 국대 이천수가 황선홍한테... 빨리 나가라고 K리그에서 그 쇼를 했다고 해보자....
이천수의 선수생활이... 거기서 끝일까? 아님.... 1달정도는 버틸수 있을까???
이렇게 후반전엔 로마의 파상공세가 이어졌지만....
추가득점없이.... 홈팀 로마의 패배로 끝이 났다.....
사실... 로마가 지자... 걱정이 시작됐다....
이거... 집에나 무사히 갈수 있을래나?? 팬들이 유벤투스 곱게 보낼껏 같지는 않는데???
하지만 생각외로 경기가 끝나자... 큰 소란은 없었따.....
체념한듯한 분위기에... 모두들 서둘로 경기장을 빠져나간다.....
나 역시 사람들의 발걸음을 따라 밖으로 나왔지만....
이거 ... 버스나 트램탈 생각은 할수도 없다....
타바키(버스표파는곳)도 보이지 않고.... 사람들이..사람들이....바글바글하다.....
무작정 사람들 가는 곳으로 따라 쫓아갈 심산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가지고 있는 론리플래닛엔... 이근방 지도가 나와 있지 않다....
로마시내 외곽으로 한참 벗어난 곳에 경기장이 위치해있어서.....
포폴로 광장까지만 찾아가면.... 거기서부터는 걸어가도 문제는 없을듯 하다.....
[ 한차례 폭풍이 쓸고간 이후의 Olympico Stadio.....]
1시간 가량을 헤매다.... 포폴로 광장에.... 도착해서.....
집까지 다시 처량한 좀비신세로 터벅터벅 걸어 도착한다.....
이미 새벽 1시.... 아주머니는 나땜에 잠도 못주무시고 기다리신거다....
미처... 집에 들어가는걸 생각지도 못하고.... 새벽1시까지.... 놀다가 들어온거네???
하지만... 밥도 못먹엇을 나를 위해서.... 싫은 내색 한번 안하시고....
김치에 국한그릇 계란 프라이까지 손수 내어주시며.... 언능 먹고 자라고...
.............. 와~~~ 감동을 넘어서.....
아줌마.... 감사합니다... ㅠ.ㅜ
정말 배가 고픈터라... 입에 붓어 넣다 싶을정도로 집어넣었다.....
오늘하루를 뭐라고 표현할수 있을까???
정말 잊지 못할 하루를 만들어준... 로마..!!!
다른거 다 필요없다.... 로마가 기억나게 해준건 AS로마의 열기하나면 충분하다....
3월 5일
-전화비: 7.23유로
-피자+맥주: 4.6유로
-해골사원: 2.5유로
-트램: 1유로
-경기장에서 핫도그: 4유로
-Total: 19.3유로
[ 지금은 모르겠지만... 2005년도 제가 여행했을 당시... 축구장 근처에서 한국인이란게 밝혀지면....정말 소름돋을만큼의 매서운 눈치들을 봐야 했습니다... 제가 오바해서 쓴게 아니라... 저는 진짜 소름이 돋았기에... 어쩔수 없이 생존의 목적으로 비굴한 모습을 보였지만... 주위에서도 실제 위험할수도 있다고 경고들을 했기 때문에... 저는 조심하려고 노력했답니다... ]
<출처 : ★ No.1 유럽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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