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이 세상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산전수전 공중 전 까지 재다 경험한 악동(히틀러-스탈린-폴포트-악동)입니다. 이론과 실전을 열공하면서 절치부심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인 영조 임금을 생각하다가 걷잡을 수 없는 연민과 복받치는 서러움에 몸서리를 쳤고, 내 처지를 공감해준 말씀으로 죽다가 살아났습니다. 나의 산당은 '고독'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고독은 존재감과 페어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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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든 의미는 ‘공동체’와 ‘가정’이었는데 그 놈의 존재감을 인정받지 못해서 먼저는 내 청춘을 불 싸질렀던 공동체를 뛰쳐나왔고(15년 전), 작년에 기어이 가정마저 깨지고 말았습니다. 오호통제라. 오호애제라. 오호비제라. 두 사건은 내 일생일대 후회막급입니다. 10년의 광야 생활 내내 일탈을 후회하면서도 다른 한편 내 존재감은 펄펄 살아있었습니다. 심지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어서도 나는 방장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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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화장실, 세면, 커피, 신문, 삐콤C는 3상9방에서 1237의 권력입니다. 지난 날 그 많은 직업 중에 오락실, 술집, 노래방을 왜 했을까 생각해 보니 그곳에 아하스의 가-오가 들어있었습니다. 적어도 내 왕국에서는 내가 왕이 아닙니까? 성경공부 30년 역시 그 속에 내 존재감이 구석구석 녹아있었을 것입니다. 존재감이란 타인이 나를 잘난 놈으로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것입니다. '비열한 거리’에서 자신(조인성)을 알아봐 주는 보스(천 호진)에게 목숨을 바친다고 합디다. 완전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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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우리 아이들의 심 봉사를 자처하면서 실은 내내 내가행복했습니다. 두 딸내미가 서로 아빠를 닮았다고 경쟁을 해주었고 실재로 미술과 무미과를 전공하였으니 우리 공주들은 클 때부터 제 밥값은 다 한 것입니다. 이혼한 아빠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아빠’라고 말해준 그 한마디로 아빠는 지금 버티고 있습니다. 이제 아빠는 딸들을 위해 목숨을 바칠 것입니다. 근자에 큰 딸래미를 보고 왔는데 기가 많이 죽은 것 같아서 속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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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제 탓입니다. 내 반드시 공주들을 번쩍번쩍 빛이 나게 해주고야 말 것입니다. 나는 아이들이 보고 싶거나 미안한 마음이 들 때면 울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오늘 날 내 경쟁력은 순전히 울 엄마 덕입니다. 유년기 때까지 우리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분이었습니다. 저를 체벌하실 때면 허리끈으로 손발을 묶고 문을 꼭 잠갔습니다. 태형 도구는 가죽 혁 띠나 대나무 자, 그리고 회초리를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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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머니는 때릴 때 항상 명분을 가지고 때렸고, 육남매를 차별하지 않으셨습니다. 나름 원칙과 형평성을 가지고 권력을 휘두르신 겁니다. 한 날은 제가 이불 속에 넣어둔 계돈을 훔쳤을 때 팔을 물어뜯고 울던 그 억척스런 행동은 보스 기질이 역역했습니다. 30년 전에 이미 숙박업을 할 만큼 촉이 좋았고 정읍시절 매주 알심 있게 밑반찬을 담아 돈 봉투와 함께 건네주면서 동생들을 부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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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우리 어머니가 의식을 했던 못 했던, 난 우리 집 가장 수업을 제대로 받았다고 봅니다. 내장산 지구대 차석에게 돈 봉투 갔다가 주는 일도, 명자, 명옥, 진호, 명희, 희정이까지 모든 일은 장남인 저와 상의를 했지요. 고속버스타고 서울 가는 일도 무조건 저는 데리고 갔습니다. 그래서 오늘 날 명옥이 누나에게 누나 소리가 잘 나오지 않지만 나의 존재감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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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로 인해 고삐리 때 교도소를 경험했고 여관 민박집, 철 장사까지 일찌감치 다 마스터했습니다. 제가 군대 가던 날 어머니는 몇날 며칠을 울어 주셨고 행정학교 시절 남한산성 밑으로 20명을 끌고 면회를 와주었습니다. 현역시절 내 팔목의 문신을 지우기 위해 카메라를 파셨습니다. 그시절 어머니는 연인이었고 제대하면 가족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이디푸스컴플렉스가 거세 공포증으로 나가지 못해서 지금까지 오이디푸스 단계에 머물러 있는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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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스무 살에 악의 끝을 모두 경험했고, 전통 시절 수도방위사령부와 3군단 헌병대를 잡고 흔들어댔으니 내 바벨탑은 높아만 갔습니다. 담양고 12인치 통바지 폴레에스텔60%면40% 제일합섬 교복-광주사태-나이트클럽 바덴바덴, 황금동 콜박스-터미널 맥주병-20vs 2 다구리-대인동 골목 아다떼기-축구 감독 멱살-말죽거리 잔혹사(영승)-담초교 뒷골목(승철, 명륜외)-일도 교도소-앵비집시절-성수 종선 세력 갈등-내장산 민박, 김제 변산 철장사-여수 투어 도환과 만성리 해수욕장(단발머리, 잊혀진 계절)-올림픽당구장 한영 합숙시절-천주교 칼부림-아인 당구장 칼부림 기소중지-84년 서강 자퇴-4월입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