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준비
호텔에서 마지막 사랑의 일박을 하고 아침 산책을 하며 조용한 아침의 시간을 감상하였다. 길가에 강아지풀 잎에는 이슬방울이 함빡 맺혀 있었다. 둘은 이슬의 정령에 노예가 되었다. 시원한 해풍을 맞고 호텔로 들어가서 체크아웃 할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여행 가방을 들고 그들은 부부가 되어서 호텔 정문을 나왔다. 제주항으로 일찍 출발하여 관광을 더 하고 싶었다. 우선 비행기 시간이 남아 있으니 용담부근을 관광하였다.
용연 주변에 절벽이 있고 200M나 되는 S자형의 작은 호수가 있었다. 물은 한 없이 맑았다. 옛날에는 이 호수에 잠긴 달을 보고 풍류를 읊었다고 하였다. 눈에 보이는 곳에는 용두암이 있는데 용두암은 남이 못 들어 주는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고 하였다. 주변 풍경은 너무 아름다웠다. 이곳에서 주신에게 소원 성취의 기도를 올렸다. 한참 동안 구경을 하다가 어시장에 갔다. 만엽이 그녀에게 간단한 선물을 하기 위해서다. 이곳은 제주 동문수산시장인데 규모가 어마어마하였다. 그는 이곳에서 옥돔 몇 마리와 직원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갈치를 여러 마리 샀다. 백련초 가루는 기관지가 안 좋을 때 먹는 약인데 혜련이가 가끔 기침을 해서 선물로 주었다. 구경에 정신을 쏟다가 보니 어느덧 비행기 시간이 다 되었다. 우리는 급히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비행기에 올라서 자리에 앉았다. 서쪽을 바라보니 석양빛이 잠시 황홀하다가 금방 어두워졌다. 만엽은 비행기에서 뉴질랜드 이민 떠나는 계획을 하나하나 짜 나갔다. 조금 있다가 만엽은 혜련에게 이야기 하였다.
“우리 한 달 뒤 이민 가.”
“정말? 그렇게 빨리 가는 거야?”
“이미 다 준비되었다고 했지? 길게 끌지 말고 떠나. 떠날 때는 말없이 떠나는 거야~.”
“그렇다면, 우리 둘이 결혼식을 하는 문제가 남았네.”
“그것도 생각해 보았어. 차 렌트해서 낙산사 의상대서 번개 결혼식을 하는 거야.”
“주례는?”
“주례는 절에 가서 부탁하는 거야. 주례사는 내가 쓰고 혜련이가 다듬고 스님은 낭독만 하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