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17.9km 난이도 중 코스 수서역6번09:20 돌탑전망대 불국사 능인선원 육교 위령탑 양재시민의 숲(점심)12:30 대성사14:24 성산약수터14:58 우면산스탬프15:35 사당역15:50
수서역6번출구를 나서 대모산 기슭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가을바람이 선선하여 좀 추운 느낌이 든다. 그렇게 뜨겁던 8월의 더워는 어느새 물러가고 긴 옷을 입었는데도 가을바람에 추움을 느끼니 참 놀랍다. 돌탑전망대를 지나니 청설모가 바로 앞에 나타나 나를 유혹한다. 도망은 가지 않고 계속 얼쩡거린다. 사진기를 눌러대니 멀리서 나마 찍힌다.(8,9번째 나무옆에 길게 매달 것이 청설모) 오늘 청설모와 두 번을 만났다. 곳곳에 도투리 줍는 사람이 많고 밤은 벗겨져 있는 껍질만 많을뿐 눈을 씻고 아무리 둘러보아도 밤톨은 찾을 수가 없다. 나중에는 도토리같이 아주 작아서 줍지 않은 것 같은 아주 작은 밤톨을 줍기는 했는데 먹을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4월에 왔을 때 불도져가 와서 공사 중이었던 능인선원은 규모가 굉장히 크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려니 등산화를 벗으라해서 그냥 밖에서 사진만 찍었다. 산길은 등산객이 적어 호젓하고 공기가 상쾌해서 기분이 좋다. 우거진 나무들로 그늘이 져서 숲길은 가을바람으로 추위를 느낄 정도다. 삼풍백화점 붕괴로 인한 희생자 위령탑. 대한항공기 버마 상공 피폭 희생자 위령탑을 보고,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 들어가 장부출가생불환(장부가 집을 나서면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는 매헌의 글을 보았고 의거 전 수류탄과 권총을 들고 태극기 앞에서 한 선서문을 읽어 보기도 했다. 어제는 마침 집사람과 신도림 CGV에서 밀정이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만주에서 의열단인 우리 동포들이 무기를 몰래 숨겨 경성으로 들여오면서 기차에서 싸움을 벌리고 일본제국주의자와 투쟁하면서 고문과 희생당하고 죽고하는 국가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하는 영화다. 양재시민의 숲은 4월에 점심을 먹을 때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었는데 오늘은 그렇게 사람이 많지 않다. 오늘도 집사람 싸준 김밥을 들었다. 그런데 양재시민의 숲을 지나서 바닥에 표시되어 있는 대로 양재천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둘레길 표시가 안 나온다. 그래서 되돌아가서 둘레길표시가 있는데서부터 다시 시작해 보는데 또 똑같이 길이 없다. 참 이상하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모르겠다. 용환이가 꽃이름을 물어보았던 상사화(붉은 꽃)가 마침 눈에 띤다. 그래서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이 길로 계속 내려가면 된단다. 계속 내려가 보아도 안 나온다. 길을 모르면 솔직히 모른다고 할 것이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대꾸를 한 것이다. 왔던 길을 되돌아서 계속 올라가다보니 수수께끼가 풀린다. 길바닥에 둘레길표시를 하던 사람이 표시를 잘못해 놓고서 잘못 표시한 것 중 처움 2개만 같은 색으로 덧칠을 해 놓고 뒤에 것은 그냥 잘못되어 있는대로 그냥 방치해 놓은 것이다. 양재천이 아니라 우면산쪽으로 방향을 트니 낮이 익은 맞는 길이 나온다. 공연히 왔던 길을 3번이나 반복을 하다니 물론 나의 실수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가다보니 오늘 아침부터 핸드폰에 메모해 놓은 것이 다 날아가버렸다. 아무리 만져도 찾을 수가 없다. 무엇인가 잘못 눌러서 없어졌나 보다. 서울둘레길을 2번째 시작하고서 길을 잃고 헤매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성산약수터에서는 표지판을 안보고 약수터만 쳐다보고 가다가 엉뚱한 길로 들어서기도 했다. 오늘은 왠 일인지 길을 잘못 들어 고생을 하고 나니 자신감이 없어지면서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오늘 6시간30정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