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세계 최대 가구기업인 이케아가 경기도 광명시에 매장을 오픈한다. 벌써부터 큰 화제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케아 매장 오픈을 앞두고 그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스웨덴 엘름홀트에 다녀왔다.
- 스웨덴 엘름홀트에 있는 이케아 매장 전경.
북유럽 디자인은 진지하다. 3개월이 채 되지 않는 여름과 최소의 일조량, 그것을 극복해내는 힘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북유럽인들은 이러한 우울한 환경을 비관하기보다는 나무나 꽃, 동물 등 자연의 모습들을 집 안에 들여놓는 지혜를 발휘했다. 또한 불필요한 디자인을 덜어내고 최대한 자연친화적인, 인간 본연 중심의 디자인을 중시한다. 북유럽 디자인이 더욱 감동적인 이유는 이 모든 것을 모두가 함께 나누고자 하는 ‘평등’에 있다. 모던하면서도 따뜻한 인간애가 담긴 북유럽 디자인을, 특권층이 아닌 대중에게 보급하기 위해 앞장선 브랜드가 바로 ‘이케아’다.
HISTORY OF IKEA
매장 수 전 세계 42개국 349개
제품 종류 9천5백 개
매장 방문자 수 7억7천5백만 명
홈페이지 방문자 수 12억 명
카탈로그 발행 2억 부 이상
- 1 이케아의 디자인 역사를 보여주는 스타일 맵.
2 1960년대에 이케아가 선보였던 가구들을 진열해놓은 전시장.
3, 4, 5 이케아의 초창기 매장 전경들과 설립자 잉바르 캄프라드.
6 1965년에 지어진 이케아 스톡홀름 매장. 구겐하임 미술관을 모티브로 건축됐다.
7 이케아는 매해 엄청난 부수의 카탈로그를 발행한다. 그동안 출간됐던 이케아 카탈로그들.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가구기업’으로 꼽히는 이케아는 스웨덴의 작은 지방도시 엘름홀트에서 시작됐다. 이케아의 설립자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는 1943년 엘름홀트에서 카탈로그를 통해 제품을 주문받아 배달해주는 가구 사업을 시작했다. ‘IKEA’라는 이름은 설립자 이름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 그가 자란 도시(엘름타리드; Elmtaryd), 그리고 고향(아군나리드; Agunnaryd)의 약자를 모아 만든 것이다. 좋은 가구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여 큰 인기를 모은 캄프라드는 1953년 첫 전시를 열었고, 1960년대부터 디자이너들과 함께 직접 제작한 제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캄프라드는 특히 가구를 부분 포장하는 조립식 가구 시스템을 도입, 고객들이 직접 플랫 패키지(판판한 형태의 포장)째 차에 싣고 가도록 만들어 제품의 가격을 대폭 낮췄다. 또한 가구나 생활용품 등 단일 품목이 아닌 ‘홈 퍼니싱’ 개념을 도입, 공간별로 어울리는 가구와 소품들의 조합을 제안했다. 이렇게 세련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 스타일 세팅 등으로 큰 인기를 모은 이케아는 1965년 구겐하임 미술관을 모티브로 한 스톡홀름 매장을 시작으로 1973년 스위스에 해외 첫 매장을 오픈했다. 그 뒤를 이어 유럽 각지에 대형 이케아 매장이 생겨났고 1998년에는 중국 상하이 매장이, 2000년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매장이 오픈했다. 그 결과 전 세계 42개국에 349개의 매장이 생겼으며 지금도 그 매장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VISION OF IKEA
이케아의 기업 비전은 ‘To create a better everyday life for the many people’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는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멋진 디자인과 기능의 다양한 홈 퍼니싱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것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이케아는 이 철학을 실현시키기 위해 고객의 소리를 직접 듣는 것부터 시작한다. 전 세계의 수많은 가정을 직접 방문하고 다양한 조사를 통해 현대인들의 니즈를 찾아낸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제품군 전략 담당자(Range strategists)가 그 시즌에 필요한 스타일북을 만들면 프로덕트 개발자를 비롯해 디자이너와 기술자, 제조업체 및 배송 전문가 등이 모여 제품 개발 회의를 시작한다. 재료에 대한 고민은 물론 유통 과정과 마지막 엔드 마켓으로 가는 거리를 줄이기 위한 공장 위치 선정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 1, 2, 5 디자이너들을 비롯해 이케아 스태프들이 근무하는 이케아 스웨덴(IKEA of Sweden) 내부 모습들.
3 이케아 테스트 랩에서 이케아의 엄격한 시험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관계자.
4 이케아 제품 디자인 시안.
이케아의 디자인 철학은 ‘Democratic design’ 즉, 민주적 디자인이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뜻이다. 기능에 충실하며, 스웨덴 헤리티지를 가진 심플리시티, 좋은 품질과 환경친화성, 그리고 낮은 가격 등 5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단순히 장식이나 아름다움만을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좋은 품질과 디자인의 제품을 많은 사람들이 만나볼 수 있게 하기 위한 조건들인 것이다.
이케아는 특히 엄격한 공정으로 유명하다. 모든 재료 및 제품들은 제품 개발 단계부터 시험을 거친다. 유럽 기준 이외에도 세계에서 제일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이케아만의 규정을 만들었고, 이케아 테스트 랩은 물론 전 세계 53개국 1천여 곳의 공급업체에도 적용하고 있다. 이것은 창업주인 잉바르 캄프라드의 철칙이기도 했다. 그는 이케아 초창기에 매장 옆에 테스트 랩을 설치해 언제든 고객들이 직접 테스트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했다. 고객에게 제품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함이었다. 그 명맥을 이어 지금도 이케아 테스트 랩에서는 국가별 기준과 특성, 그리고 예상되는 생활습관에 이르기까지 제품별로 많은 테스트 단계를 거친다. 예를 들어 의자는 120㎏의 무게로 4만 번 정도 뒤로 젖히는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 단계를 거쳐야만 제품화가 될 수 있다. 이케아 제품이 견고하고 튼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케아는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일 이외에도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인구는 많아지고 수명은 늘고 있으며 자원은 점점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제품을 생산할 때 재생 및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나 재활용된 환경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한다. 이케아 면 제품의 ⅔ 이상은 보다 환경친화적인 환경에서 재배된 목화로 만들고, 축구장 130개 크기의 55만여 개 이상의 태양광 패널을 전 세계 이케아 매장에 설치해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이케아는 ‘People and Planet Positive’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꾸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 이케아 매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고객들.
STYLE OF IKEA
약 9천5백 개의 제품 수를 자랑하는 이케아는 크게 8가지 제품군을 선보인다. 카펫, 타월, 커튼 등 ‘텍스타일’ 파트를 비롯해 ‘라이팅’ 파트, 소파와 테이블 등 ‘리빙룸’ 파트, 어린이용 가구와 소품 등 ‘칠드런 이케아’ 파트, 정리·수납용품인 ‘홈 오가나이제이션’ 파트, 싱크대와 그릇 등을 선보이는 ‘키친’ 파트, ‘베드 & 바스’ 파트, ‘쿠킹, 이팅 & 데코레이션’ 파트가 그것이다. 여기에 나라마다 프리 레인지(Free range) 파트도 갖추는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제품을 생산한다. 또한 이케아의 제품 스타일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파퓰러 모던 스타일(45%)을 비롯해 파퓰러 트래디셔널 스타일(20%), 스칸디나비안 모던 스타일(20%), 스칸디나비안 트래디셔널 스타일(20%)이 그것. 가장 베이식한 디자인에서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스타일은 거의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스페셜 테마 라인을 통해 베이식 라인과는 다른 포인트가 될 만한 스타일을 제안하기도 한다.
이케아는 대형매장 외에도 카탈로그를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카탈로그는 해마다 무려 2억 권 이상 발행되며 상품 쇼핑은 물론 라이프스타일과 홈 퍼니싱에 관한 다양한 가이드와 팁을 제공한다. 카탈로그 이외에 홈페이지에서도 공개가 돼 많은 팁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IKEA IN KOREA
이케아는 2014년 말 경기도 광명시에 대한민국 첫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광명 매장은 KTX 광명역 인근에 위치해 접근이 편리한 것이 특징으로 25,759㎡ 규모에 주차장 3개 층과 매장 2개 층으로 건설된다. 매장에서는 폭넓고 다양한 홈 퍼니싱 제품을 구입하고, 실제 집처럼 꾸며진 쇼룸에서 직접 인테리어를 구상해볼 수 있다. 또한 주차장과 이케아 레스토랑, 어린이 놀이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 1, 3 이케아는 단순한 제품이 아닌 ‘홈 퍼니싱’ 개념의 룸 세팅을 제안한다.
2 이케아 엘룸홀트 매장에 있는 가드닝 코너.
한편 우리나라 첫 매장인 이케아 광명점 오픈을 준비하는 동안 8월 22일까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헤이홈!(HejHOME!)’ 전시장을 운영한다. 이케아 스타일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 이곳에서는 다양하고 기발한 솔루션을 제안하는 룸 세팅을 비롯해 멤버십 프로그램인 ‘이케아 패밀리’, 스웨덴의 커피타임 문화인 피카(Fika)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접할 수 있다.
집은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이 아니다. 우리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되고 새로운 에너지를 위한 휴식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의 취향과 추억이 듬뿍 담기고 실용적인 공간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행복한 공간이어야 한다. 이케아와 함께라면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해가는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