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이번주 목요일부터 윤달이 시작됩니다 이에 따라서 각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데요, 대개 출산과 결혼은 윤달을 피하려고 하고, 장의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윤달을 이용하려고 하죠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엄연히 많은 분들이 영향 받고 있는데요 이왕이면 다홍치마 라고...좋은 게 좋고, 나쁜 건 되도록 피하고 싶은게 사람 심리잖아요, 오는 윤달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네,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윤달은 원래 양력과 음력의 날 수 차이로부터 비롯되었죠?
<리포트>
그렇습니다. 윤달은 1년이 365일인 양력과 달리 음력이 열 하루가 짧은 354일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일종의 공달입니다. 윤달을 두지 않으면 17년 후에는 음력 5, 6월에 눈이 내리는 등 계절과 어긋나 버리게 되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윤달이다보니 예로부터 손이 없는 달, 즉 잡신들이 범접하지 않는다고 해서 민간에 여러 가지 속설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화면보면서 설명해 드리죠.
어제 아침, 출산예정일을 1주 앞두고 제왕절개로 아들을 출산한 박지해 씨.
박씨가 수술을 선택한 것은 윤달에 아이를 낳으면 좋지 않다는 주위의 우려 때문 이었습니다.
<인터뷰>박지해(32살) : "(출산 예정일이) 윤달에 끼었는데 어른들이 윤달에 아이를 낳으면 좋지 않다고 하시니까 저도 그런 생각이 들고, 혹시나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윤달에 낳아서 그렇다는 생각이 들것 같아요.?"
출산 예정일이 다음달 말인 오영미 씨 역시 행여 출산이 앞당겨져 윤달과 겹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인터뷰>오영미(34살/산모): "아가야, 진통이 오더라도 조금만 참고 윤달이 지나서 나오렴.?"
이처럼 산부인과에는 7월 윤달을 피해 출산예정일을 조정하려는 산모들의 문 의가 쇄도하고 있었는데요.
<인터뷰>이임순(순천향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 "어차피 (제왕절개)수술을 하게 될 경우라면 조산아가 출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앞당겨 산모들이 원하는 좋은 날에 수술을 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쌍춘년이라며 식장 잡기도 힘들만큼 대목을 누렸던 웨딩업계 역시 윤달 타격을 맞았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예약이 반 수준으로 떨어졌는데요.
<인터뷰>서리리 (웨딩플래너 ):"갑자기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는 없고요. 어른들께서 그런 요소들을 많이 따져보시고 날짜를 택일하기 때문에 윤달을 피해서 예약을 하시는 편이에요."
올해 26세의 예비신부인 장미 씨도 양가 어른들의 당부가 있었다며 윤달이 지난 후 식을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뷰>장미(26살 / 예비신부 ):"아무래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일이기 때문에 뭐든지 좋은 게 좋은데, 좋지 않은 것이 하나라도 끼어 있으면 불길한 기분이 들 것 같고, 좋은 날에 하면 좋잖아요. 부모님도 좋고 저희도 좋고······."
평소에도 손 없는 날을 택하는 이사 역시 윤달 영향이 컸습니다. 자녀 입시와 윤달 기간을 피해 이사 날짜를 잡았다는 신 씨 부부 역시 옛날부터 내려오던 말이니 무시할 수만은 없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인터뷰>신욱(48) : "미신이지만 옛날부터 우리 조상이 그렇게 해왔고 풍속처럼 여겨 왔기 때문에 지킬 수 있으면 지키는 것이 좋은 게 아닌가······."
윤달에는 잡신들이 사람에 대한 감시를 쉬는 기간으로 하지 말거나, 해서 좋 은 일이 따로 있다는 민간속설로 생긴 모습들인데요.
<인터뷰>서정범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윤달은 음력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악귀들이 손 없는 날에는 작용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전통적으로 내려온 것이죠."
윤달에 수의를 장만하면 무병장수한다는 속설로 인해 수의 판매량은 20~30% 증가한 상황. 전통방식으로 삼베포를 짜는 충남 서산 삼베마을은 윤달특수를 누리고 있었는데요.
<인터뷰>김정순(마을 이장 ):"우리 마을의 삼베작목반이 10명인데 올해 들어 이번 달이 제일 바빠요. 식사도 거를 정도로······."
이장을 위해 따로 날을 잡지 않아도 윤달에는 탈이 없다는 말 때문에 화장장은 이장을 위한 전용화장로를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는가 하면 납골당 역시 윤달 기간 예약이 이미 끝난 상태였습니다.
<인터뷰>곽흥문(장묘문화센터 과장 ):"평소에 개장 유골 화장이 일일 평균 3건인데 비해 윤달 기간에는 평일 40여 건, 토, 일, 공휴일에는 80여 건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장 전 마지막으로 산소를 찾았다는 김 씨 역시 윤달 기간에 이장을 하기 위해 두 달 전부터 예약을 했었다는데요.
<인터뷰>김종석(가명, 55) :"어떤 잡신도 범접하지 못하는 달이라고 하니까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이왕이면 윤달을 택하기로 했어요."
우리 민족의 오랜 풍습으로 여기는 윤달. 하지만 윤달은 중국에서 비롯된 것 으로 무비판적 수용은 말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었습니다.
<인터뷰>서정범(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날 문화에도 좋은 것은 좋죠. 그러나 너무 기계적으로 생각하고 답습하고 따르려고 하는 것은 건강한 사고라고 볼 수 없습니다."
첨단과학 시대를 무색하게 만드는 7월 윤달 신드롬. 좋은 게 좋고, 남이 하니 나도 한다는 군중 심리 뿐만 아니라 지나친 상업적 이용 역시 한번쯤은 짚어 볼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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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내용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