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지 얼마되지 않았다.
그런데 10년을 안 사람처럼 가깝고 친하게 느껴진다.
이유를 모를 것 같으면서도, 알 것 같다.
짧게지만 후배의 이야기를 들었다.
3월 4일에 갑자기 돌아가신 송 재원 영문학 박사님에게 내가 배웠듯, 그 친구도 배웠다. -그것도 1년 이상을.
그리고 나처럼 송선생님에게 야단을 맞으며 - 송선생님은 아무나 야단치지 않았다.
그래서 애착이 간다.
둘째, 셋째는
내가 제대로 배우기 위해 고생을 해 보았고 ,
지금도 젊지만 더 젊었을 때 정신적으로 힘든 시절을 보냈기에
그리고 체육관을 하면서 10년 이상을 아이들을 가르쳐봐서
사람 보는 눈이 좀 트였다.
이 후배가 나를 감탄하게 한 것은
서울에 있는 보통 대학교에서 일류대로 편입을 했다는 것이다.
나는 한성대학교를 나왔다.
그 때 나와 나이가 같은 다른 과의 한 친구를 알게 되었는데
그는 하루에 4시간을 자며, 정말 열심히 했다. 어느날 고려대에 편입시험을 본다고 했다.
그는 합격했고, 그 이후로는 그를 보지 못했다.
일류대로 편입하기 위해 공부한 학생들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고려대에 편입에 합격했다는 것이
내가 그녀에게 점수를 높게 준 이유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고대에 입학해서 고대 다녀요" 했으면 나는 그 후배를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그래도 인정받는 학교에 다니니, 약간의 부러움을 느끼며, 칭찬은 해 주었겠지만, 그리 대단히 생각지는 않았을 것이다.
(공부라면, 깊이 있게 제대로 배우고 싶었던 나의 기질과 맞지 않았던) 시험을 위한 제도권의 공부는 잘 하지 못했을지 몰라도
나는 운동도 20년 넘게, 고독하게 연구하여, 해방감도 맛보았고,
만 3년 동안 미쳐서 TIME를 공부해 보았다. 공부에 열정을 다 받쳐보았기에, 공부의 맛도 제대로 본 사람 중에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책도 조금 읽어 제반 지식도 좀 있고, - 스승님들에 비하면 새발에 피지만
그것보다 더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가르쳐주는 되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연구하여 개선해 나가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편입. 여기에서 그녀의 성실성이 읽혀졌고, 그녀의 끈기가 느껴졌다.
그래서 무슨 일을 맡기든, 스스로 찾아서 하든, 조금 힘들다고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신 자세가 읽혀졌다.
한마디로, 나는 그녀가 "기질"이 있다고 느껴졌다.
나는 10년 이상을 아이들을 가르쳐 보았다.
재능있는 많은 아이들이, 기질을 보여주지 않고 나갔다.
똑똑하다는 많은 아이들이, 기질을 보여주지 않고 나갔다.
재능도 있고 똑똑하지만
목표 의식도 없고, 열정도 없고, 끈기도 없고, 노력하려는 의지도 없는 아이들을 많이 경험했다.
그래서 겉이 화려한 사람에 대한 환상이 없다.
기질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나는 (나의 기준에서는)
옷이 화려하지 않아도, 화장을 잘 못해도, 말을 화려하게 잘 하지 못해도
매력이 느껴지고 멋있게 느껴진다.
그래서 그 후배가 멋지고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그 후배가 요새 취업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다.
(그 어려운TIME를 정말 열심히 하는 나를 보고, 같이 수업을 든던 전직 장관을 하신 분이
열심히 하는 성실한 친구라면 언제든 추천장이 필요하면 오라고 했다. 4대 기업 사장들이 자기를 형님이라고 한다며....
자존심 문제라고 생각하고 가지 않았지만, 나이도 대기업에서 원하는 나이가 아주 아쉽게 넘었다.)
그런데 이 친구는
힘들어 하면서도 TIME를 배우러 학원에 가고 노력한다. - 참 멋진 녀석이다.
나와 같다. 나도 힘들어도 인상을 쓰면서라도 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나를 좋아한다. - 지금은
그 상황에서 어떻게 힘든지를 알기에 - 내가 먼저 경험했기에
힘이라도 내라고, 맛있는 밥이라도 사주고 싶고 - 나를 응원해주고,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되었기에
많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으며 - 친구들이, 내 스승님들이 내 말을 들어주어서 나의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었듯.
좋은 조언도 해 주고 싶다. - 스승님들에게 받은 영감이 나에게 준 감동이 있기에, 하지만 내 능력은 아닌 것 같고. ㅎㅎ
본인의 실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노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며
경제가 어려워, 취업이 어려운 것은 개인의 노력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꼭 바라는데로 되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없이,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때로는 현명할 수 있다는 것을
먼저 경험했기에 말해주고 싶은데 - 그녀의 선택사항이니, 내가 .....
내가 그 후배와 얼마나 인연이 될지는 모르겠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으니,
요새는 아주 가끔 보는
지금은 학원에서 수학 선생님을 하는 인격이 뛰어난 나의 특공무술 후배, 특공인 중에서 나를 가장 잘 이해했고,
7살된 큰 딸이 5살된 딸에게 주위 사람들에게 뺏기는 사랑을 안타까워하면서,
7살 된 큰 딸이 안스러워 큰 딸을 더 챙겨주어 큰 딸을 더 많이 웃게 해주는
멋진 우열이가 나에게 자주 해 주었던 이야기
" 형, 이것도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에요."
( 운동이 끝난 후, 차를 다 놓치면, 집에까지 2시간을 걸어가면서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때 그가 가끔 하던 말이다.
그 때도 참 행복했다.
특히 추울 때, 그 때 먹던 커피와 사발면, 그리고 가끔 24시간하는 중국집에서 먹던 잠뽕과 짜장면도 기억이 많이 난다.)
많은 사람들이(부모님, 스승님들, 친구들, 정신적 동지들 = Soul-mate) 내 뒤에서 나를 버텨준 것 같다.
그 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다.
그래서 후배에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을 뒤에서 버텨 줄 많은 사람들 중에 돌아가신 송 선생님도 계실거고 그리고 나도 있으니
뒤는 걱정말고, 앞으로 가라고
이 글이 후배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그래도 적어본다. 그 후배를 위해서
(우열이가 말한 것처럼, 이것도 할 수 있을 때 내가 그 후배에게 할 수 있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