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해서 하는 일이야
우리에게 분명한 정보가 남아 있는 최초의 제국은 사르곤 대제(기원전 2250년경)의 아카드 제국이다.
사르곤은 메소포타미아에 있는 작은 도시국가인 키쉬의 왕으로 첫발으 내딛었고,
이후 몇 십 년 지나지 않아 메소포타미아의 모든 도시국가뿐 아니라
메소포타미아 중심 지역 바깥에 있는 넓은 영역가지 정복했다.
사르곤은 자신이 온 세상을 정복했다고 뽐냈다.
실상 그의 통치권은 페르시아 만에서 지중해 연안까지 미쳤으며
오늘날의 이라크와 시리아 대부분, 현대 이란과 터키의 일부를 포함했다.
아카드 제국은 창건자가 죽은 뒤 오래가지 못했지만,
사르곤이 남긴 제국을 물려받을 주인이라고 주장하는 자는 거의 끊임없이 나타났다.
그로부터 1,700년간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히타이트의 왕은 사르곤을 역할 모델로 삼았고
자신 역시 전 세계를 정복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다가 기원전 550년경 페르시아의 키루스 대왕이 등장해 이보다 더욱 인상적인 자랑을 늘어놓았다.
이전까지 아시리아의 왕은 언제나 아시리아의 왕으로 남아 있었다.
온 세상을 정복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도 그것은 아시리아의 더 큰 영광을 위한 것이 명백했으며
그에 대해 변명을 늘어놓지는 않았다.
그런데 키루스는 전 세계를 지배한다고 주장했을 뿐 아니라 이것은 모든 사람을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페르시아인들은 "우리가 너희를 정복하는 것은 너희를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키루스는 복속당한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기를 바랐으며,
페르시아의 신민이 된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하기를 원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자기 제국의 통치하에 있던 한 민족의 찬양을 받기 위해서 기울인 장의적 노력이다.
바빌로이나에 유배되어 살고 있던 유대 민족에게
고대 유대의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들의 사원을 다시 세우도록 혀용한 것이다.
그는 심지어 이들에게 자금까지 지원했다.
키루스는 스스로을 유대인을 지배하는 페르시아 왕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는 또한 유대인의 왕이었으며, 따라서 그들의복지에 책임이 있었다.
온세상을 그들을 위해 지배한다는 생각은 놀라울 정도로 주제넘는 것이었다.
진화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다른 사회적 포유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이민족 공포증을 지닌 존재가 되었다,
사피엔스는 인간을 본증적으로 '우리'와 '그들'의 두 부류로 나눈다.
우리한 너와 나, 언어와 종교와 관습이 같은 사람들을 말한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칙임을 지지만 그들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언제나 그들과 전혀 다르며, 그들에게 빚진 것은 전혀 없다.
우리는 그들 중 한 명이라도 우리 영토에 들어오는 것을 원치 않으며,
그들의 영토 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그들은 심지어 사람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수단의 딩카족(수단의 유목부족) 언어에서 '딩카'는 그냥 '사람들'이란 뜻이다.
딩카가 아닌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딩카의 숙적은 누에르족이다.
누에르족 언어에서 누에르는 무슨 뜻이까? '원래의 사람들'이란 뜻이다.
수단 사막으로부터 수천 킬로미터 떨러진 알래스카의 동토와 시베리아 북동부에는 유픽족이 살고 있다.
유픽어로 '유픽'이란 단어는 무슨 뜻일가? '진정한 사람들'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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