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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경고를 전달하는 모세(25-27)
교만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한계와 자리를 벗어나는 행위입니다. 교만한 자들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지 않고 멈추지 않으며, 림을 모으고 규합하여 하나님에 맞서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교만은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 악인으로 이어집니다.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 이러한 악인들은 초개와 같은 존재일 뿐입니다. 따라서 교만은 자신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파멸로 가는 길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25모세가 일어나 다단과 아비람에게로 가니 이스라엘 장로들이 따랐더라 26모세가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되 이 악인들의 장막에서 떠나고 그들의 물건은 아무 것도 만지지 말라 그들의 모든 죄중에서 너희도 멸망할까 두려워하노라 하매 27무리가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의 장막 사방을 떠나고 다단과 아비람은 그들의 처자와 유아들과 함께 나와서 자기 장막 문에 선지라(25-27)
하나님께서는 심판을 행하시기 전에 백성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재앙을 피할 기회를 먼저 허락하셨습니다. 모세에게 이르기를 빨리 백성들에게 가서 임박한 심판을 알리라 하신 것입니다. “즉시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의 장막에서 떠나라!”(24). 모세는 하나님의 지시대로 즉시 백성의 대표 장로들과 더불어 다단과 아비람에게 찾아갔습니다. 여기서 24절과 달리 고라가 누락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고라와 다단, 아비람이 아닌 그들 주변의 회중에게 곧 닥칠 재앙을 경고하러 달려갔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피난 경고의 대상이 그 반역자들이 아닙니다. 또한 고라가 속한 레위 지파의 고핫 가문은 성막 남쪽에 배치되는데, 다단과 아비람이 속한 르우벤 지파도 남쪽의 중앙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 가문은 가장 근접한 거리에 배치받아 장막을 쳤기 때문에 여기서 고라의 이름이 빠진들 별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성막 남쪽 구역의 백성들에게 신속한 피난을 지시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27절에서 다시 고라의 이름이 등장하고 있는 점도 이런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로들이 모세를 따랐다는 것은 백성의 지도자들 다수는 이 반역에 동참하지 않았음을 암시합니다. 하지만 고라 일당이 멸절당한 후, 보인 ‘온 회중’의 어이없는 반응은 백성들 대다수가 그 반역자들에게 심정적 지지를 보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16:41).
모세는 그 악인들 곁을 떠나고 또한 물건도 만지지 말 것을 경고합니다(26). 단순한 ‘접촉’이라기보다 멸절되는 사람들의 값비싼 물건을 욕심내 빼돌리려는 행위로 이해됩니다. 이것은 여호수아 6:18에서 여리고 성 붕괴 후 “그 바친 물건을 손대지 말라”는 지시에서 암시됩니다. 아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헤렘’ 전쟁/심판에서는 멸절당하는 사람과 재산이 모두 하나님의 것이므로, 그것을 사람이 몰래 가져가면 무서운 징벌을 받습니다(수 7:24).
회중이 (아마도 반역자들의 장막 가까이에 살던 사람들) 그들의 장막에서 떠났으나 다단과 아비람 및 어린아이들을 포함한 그들의 가족 모두 그 경고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장막 밖으로 나와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아마 여기서 이들은 다단과 아비람의 일족, 즉 그들 아래 딸린 대가족의 식구들을 의미할 것입니다. 여기서도 고라는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고라는 현재 250명의 추종자들과 함께 회막 근처에 집결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의 일족 사람들은 자신들의 처소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고라의 가족들이 언급되지 않으나 32절 이하는 “고라에게 속한 모든 사람과 그들의 재물”이 땅속에 휩쓸려 들어간 것으로 보고합니다. 하지만 일부 고라의 자녀들은 하나님의 경고를 두려 위하여 장막에서 피했던 것으로 추론됩니다. 왜냐하면 26:10-11에서 고라의 자녀들이 하나님의 자비로 화를 면했다고 보도되기 때문입니다.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살아남은 그들은 훗날 레위 지파 중에서 성전의 음악을 맡는 중요한 직무를 수행하는 특권을 누렸으며 몇 편의 시편을 남겨 신앙의 모본이 되었습니다.
‘쓸어내다’라는 뜻의 등사 ‘사파’는 이 재앙의 성격을 잘 나타내줍니다. 싹쓸이를 통한 완전한 파멸에 이른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에서도 동일한 동사가 사용됩니다(창 19:15-17). 역시 그들의 죄 때문에 그들은 땅에서 모조리 죽임을 당했으며, 재산도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한 지역에 멸절의 재앙이 떨어질 때 의인도 동반해서 죽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항상 의인들에게 사전에 그곳을 떠날 것을 경고하십니다. 소돔과 고모라로부터 룻과 가족들이 피하게 하셨으며(창 19장),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유월절 재앙을 모면하게 하셨습니다(출 13장). 여기서도 하나님께서는 남은 회중에게 동일한 기회를 주십니다. 16:41에 비추어 볼 때 비록 회중은 어떤 의미에서 그 반란의 방관자이자 소극적이긴 하나 분명 동조자였던 것으로 암시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은혜를 베푸시어 피할 기회를 허락하십니다.
반역자들에게 임할 재앙의 예고(28-30)
악에 물들면 사람은 이상을 상실하고 뼛속까지 악으로 채워지게 됩니다. 이러한 상태가 지옥이 원망과 분노로 가득 차 있는 이유입니다. 악인들은 회개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이는 그들이 어둠에 갇혀 있음을 나타냅니다. 악은 지성의 몰락을 의미하며,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악을 결코 용서하지 않으십니다. 결국 하나님은 반드시 악을 심판하시는 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28모세가 이르되 여호와께서 나를 보내사 이 모든 일을 행하게 하신 것이요 나의 임의로 함이 아닌 줄을 이 일로 말미암아 알리라 29곧 이 사람들의 죽음이 모든 사람과 같고 그들이 당하는 벌이 모든 사람이 당하는 벌과 같으면 여호와께서 나를 보내심이 아니거니와 30만일 여호와께서 새 일을 행하사 땅이 입을 열어 이 사람들과 그들의 모든 소유물을 삼켜 산 채로 스올에 빠지게 하시면 이 사람들이 과연 여호와를 멸시한 것인 줄을 너희가 알리라(28-30)
모세는 자신이 전달하는 경고가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강조합니다. 그들에게 내려질 형벌이 평이한 성격의 것이라면, 자신은 하나님의 대언자가 아닐 것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말을 거짓말로 취급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일 매우 특수한 징벌이 내려진다면, 그 자체로 이것이 하나님께서 하신 일로 증명될 것입니다.
모세는 “여호와께서 새 일을 행할 것이다”라고 단언합니다. ‘바라’는 하나님의 창조 행위를 나타내는 동사입니다. 이제 이 무리에게 흔한 성격의 징벌이 아닌 전혀 새로운 충격적인 징벌이 내려질 것입니다. 그것은 땅이 갈라져 그들과 그들에게 속한 소유물과 사람까지 ‘스올’에 빠지는 징벌입니다(30). 구약에서 스올의 기본적 개념은 ‘망자의 세계’, 곧 ‘지하 세계’입니다. 대지진이 발생해서 사람이 땅속에 빠져 죽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나, 사람이 집단으로 빠질 만큼 거대한 틈이 생기는 지진은 소설이나 영화 외에는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대지진으로 사람들이 몰살을 당하는 이유는 무너진 건물들 때문입니다. 따라서 만일 땅이 갈라져 반역의 무리가 모두 땅속에 삼켜진다면, 이것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닌 하나님의 재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아가 33절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땅이 다시 덮이는’ 더욱 기이한 일이 추후에 발생했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이 재앙은 하나님의 새 일. 곧 전대미문의 사건이었습니다.
예고된 재앙이 임함(31-35)
하나님께서는 사랑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악을 두둔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자녀로서 우리는 악을 철저하게 멀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경고를 멸시하고 구원의 은총을 업신여기면 안전한 길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생명의 계명을 거역하는 아들은 그대로 두시지 않습니다.
31그가 이 모든 말을 마치자마자 그들이 섰던 땅바닥이 갈라지니라 32땅이 그 입을 열어 그들과 그들의 집과 고라에게 속한 모든 사람과 그들의 재물을 삼키매 33그들과 그의 모든 재물이 산 채로 스올에 빠지며 땅이 그 위에 덮이니 그들이 회중 가운데서 망하니라 34그 주위에 있는 온 이스라엘이 그들의 부르짖음을 듣고 도망하며 이르되 땅이 우리도 삼킬까 두렵다 하였고 35여호와께로부터 불이 나와서 분향하는 이백오십 명을 불살랐더라(31-35)
경고한 대로 땅이 갈라져 고라에게 속한 사람과 아마도 70인경(LXX)의 번역에 반영된 바와 같이 가축을 포함한 모든 재물이 스곧 땅속으로 꺼졌습니다(31-32). 여기서 고라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데, 그의 죽음은 26:10에서 비로소 언급됩니다. 아마 고라는 자신의 집이 아니라 성막에서 분향 시합에 참여한 250명과 함께 몰살되었을 것입니다.
앞서 말한 대로 땅에 거대한 틈이 생긴 것도 놀랍지만, 갈라진 땅이 다시 합쳐진 것은 더욱 그러합니다(33). 이것은 홍해가 갈라진 뒤 그곳을 건너간 이스라엘 백성 뒤를 따라 추적해 온 바로와 그의 군사들이 바다에서 몰살당한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모세가 전한 말을 듣지 않고 하나님께 거듭해서 반항했던 바로와 그의 무리는 바다에 수장되었고, 모세와 아론에게 대항하며 하나님께 반역질을 한 고라와 그의 무리는 땅속에 매장되었습니다(바로의 수장은 출애굽기에서는 나타나지 않으나 시 136:15에서 언급된다).
주변에 있던 회중은 아마 일단 상당히 멀리 피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본문은 백성들이 ‘그들의 부르짖음을 듣고 도망하여’라고 진술합니다(34). 그러나 그들은 먼발치에서 그 공포의 한 장면을 어렴풋이 보면서 그 비명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그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더 멀리 도망갔습니다. 한편, 성막 근처에 아직 머물러 있던 고라와 250명의 무리도 같은 시각에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들에게 내린 심판은 여호와께로부터 나온 불이었습니다. 틀림없이 그 불은 하나님의 구름 기둥 속에서 타고 있던 그 불일 것입니다(출 40:38). 구름 기둥 속의 불은 때로 특별한 이유로(레 9:24), 혹은 심판의 불로 밖으로 솟구쳐 나오곤 했습니다(레 10:1-2). 그 신적인 불이 잘못된 분향을 하고 있던 250명에게 떨어져 그들을 태워 죽였습니다. 앞서 나답과 아비후의 사례를 볼 때, 잘못된 분향 제사에 대한 심판으로 그들에게 불이 떨어진 것은 적절합니다(레 10:12). 분명 고라는 땅속에 매몰되어 죽지 않고 이때 죽었습니다. 물론 26:10에서는 “땅이 그 입을 벌려서 그 무리와 고라를 삼키매”라고 되어 있으나, 이때 고라는 장막에 남아 있던 고라 가족들을 말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고라는 땅이 갈라지던 그 시점에 회막 입구에서 제의적 권력을 노리고 레위인들을 중심으로 각 일족의 지도자급 인물 250명과 더불어 분향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매장과 화형을 통한 두 개의 심판이 거의 동시에 서로 거리를 두고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중보기도를 듣고 백성을 살려 주시고, 모세의 말대로 악한 무리를 심판하십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권위를 명백하게 드러내십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세우신 일꾼들은 하나님께서 지키십니다. 사람을 의지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하나님만을 의지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만약 우리가 하나님의 편에 서서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다면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키시고 우리의 영적 권위를 세워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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