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어느 순간부터 펜툴로 선 따는거에 환장할만큼 좋아하게 되더니 노하우도 생겼습니다.
스트레스 받으면 한 땀 한 땀 그리면서 뭔가 잊으리라 이러다가, 가장 고난이도라는 사람 얼굴을 그려보는거다...
이 생각을 아주 오래 전에 해 보면서 개인 SNS의 이웃들을 제 선정 기준으로 몇 분 그렸더랬죠.
그러면서 일러가 실력이 일취월장하게 되었던게 있었습니다.
2001년인가 그 때 고용보험으로 실직자 재취업을 위한 노동부 교육 과정을 하나 이수했었죠. 그게 웹디자이너 과정.
요즘의 웹디하고는 좀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여전히 HTML 코딩같은건 잘도 하며 놉니다. 사람이 아무리 머리 좋아도
그걸 자꾸 해 보지 않으면 실력이 죽는 것 뿐만 아니라, 다 까먹게도 되겠죠. '내가 어떻게 배운건데.' 하고 아까웠습니다.
그 당시 그 클라스의 사람들, 연락하는 사람이 하나도 안 남고 흩어졌지만, 이미 다 연락 끊기기 전에 보니
저를 제외하고도 두 명의 여성 빼곤 전부 바보들이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저절로 취업되길 바라면, 도둑 심보라 여겼습니다.
살아남은 한 사람은 원래 산업 디자인 전공이라 맥좀 만지던 언니였고, 다른 한 명인 동갑내기는 홀로서기 하려고 그랬다고 하죠.
그러던 저러던 저에게 당시엔 디자이너들만 만진다는 매킨토시도 그저 환상같은 동경의 대상이었고, 그 전공자가 부러웠죠.
심지어 어쩌다 연락 닿은, 대학교 기숙사 시절의 첫 룸메가 연락하더니 왈... 아마 저를 염장 지르고싶었나본데
저는 여자지만 여자 동창들의 그런 시샘 많은거 별로 안 좋아하는 남성적인 성향이 짙어서다 쳐냈었지요.
꼭 비싸고 유명한 이대 언저리의 중앙 컴퓨터 학원 - 21세기 초장에는 최고였죠. 하튼 그런 곳을 다녀야만 제대로라느니
니가 나라에서 공짜로 배우는걸로 되느냔 식으로 핀잔처럼 속을 긁는데, 그냥 기가 차서 웃었었죠. 나중을 보자고.
컴퓨터는 93년도부터 만져왔으니 도스 명령어들도 사실 다 압니다 여전히. 그리고 당시 그래픽은 몬했지만 제게는 원래
조금은 타고났다는 미술적 재능은 모계 유전의 혜택을 입었었죠. 초중고 시절 모든 미술 시간마다 바로 돌려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그런 애들 있잖아요. 선생님이 다른 반하고 다른 학년 뵈주신다고 들고 가는 애들꺼, 제꺼이 그랬었거든요.
하도 얄미워서 '나는 널 꼭 이길거고 내가 잘 하게 되더라도 너같이는 살지않고 항상 배우려는 초심을 기억할거다.' 이랬죠.
지금은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때는 분한 감정만 있었으나, 그런 자극이 어찌보면 촉발제가 되서 스스로 하게 만든거죠.
제가 생각할 땐 이거였습니다. 학원이 명성이 어쩌고나 강사 유명세는 중요한게 아닙니다. 배우고자 하는 학생 본인들의
그 마음가짐과 스스로가 해내는 노력이라는 고독한 과정만이 실력 비약의 관건이지, 그런 허세는 멍뭉이나 줘버리라고
오기를 제대로 불끈 태우게 되었었지요. 교통비 식비 지원 월 8만원을 당시 줬었죠. 부모님 돈 1원도 안 받고 했습니다.
그 돈에 맞춰서 빵하고 요구르트 하나로 때우면서 필사적으로 공부했었는데 총 6개월 중에 4개월만에 과정이 끝났었고
2달은 그냥 조 짜서 수료를 위한 과제를 만들라고 자유 시간같이 그러는데, 아... 매일 술에 고기에 이러구 선동하는 사람이
스스로 나서서 반장이 된 당시 예순 막 된 남자였습니다. 실컷 놀고 땡땡이도 쳐놓고 제게 책임지란 식으로 구찮게 하죠.
니가 설명 잘 할테니 자기좀 알려달라? 저도 집엔 가야죠. 그리고 니가 다 만들면 안 되겠느냐 이러고. 수료증만 받아서
뭐 합니까. 그 종이 하나가 본인 실력 인증서가 되어줄 근거가 안 남았는데? 해서 조기 취업이라며 알바한다고
과정이 다 마쳐진 4달이 지난 어느 날에 합법적으로 저만 먼저 떠났죠. 즈덜이 노느라 싸지른 개똥 실력은
스스로 해결들 하시던가, 저는 보모도 아니지만 그래줄 의무가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 때 어떻게 공부했는데!' 소리를
자주 자주 외치곤 했던겁니다.
일러는 주 1번이고 2시간씩이니 총 32시간만 기본 툴 쓰고 원리 이해만 해 준거지, 실습답진 않았죠 당시 교육은.
지금같이 내일배움카드라는게 없었기도 했구요. 그 때 일러 선생님이 부러웠는데 하루는 제게 얘기해 주십니다.
이담에 정말 잘 하고싶으면, 일러로 사람 그려보라고. 그러면 그 후 쭉쭉 느는걸 느낄거라고. 이걸 기억했었죠.
당시 이영애를 사진처럼 그려놓으신거 보여주실 때 억 했습니다. 언감생신이죠. 내겐 저 날이 올까, 이랬구요.
헌데 지금으로부터 약 10년도 넘은 전부터 혼자서 노느니 면장한다고 잊어먹는게 억울하다 여겨서 도전을 한거고
그게 한국 민화 재현부터 가다가 2010년부터 가입한 페이스북의 이웃들을 몇 사람 그려드리게 되었더랬죠.
그거이 지금도 포트폴리오에 꼭 들어가는 그림들이 되었는데, 엔지니어에서 이직할 적에 한 번 이력서에 낑궈서
던져나 보자고 맘 먹고 훅 던지고 아 모르겠다 이랬는데, 이 그림들이 어찌된건지 지금도 여전히 취업을 잘도 시킵니다.
즉 선생님은 진실만을 말씀해 주셨던거고, 돈 내고 비싼 유명 학원 아니라도 룸메이트였던 이의 도발에 지기 싫어서
결국은 그렇게 저렇게 안 놓고 있다가 체력이 딸려서 엔지니어가 힘든 즈음에 소위 계를 타게 된겁니다.
감사스런건 아직도 외국인 이웃 중에 그 그림을 프로필 사진으로 쓰는 분이 계셔요. 그 때부터 지금까지요.
짝꿍인 노르웨이 할머니들이셨는데, 한 분은 작년 8월에 암으로 가셨구요. 가시던 순간까지 제 그림을 걸어주셨습니다.
그 때는 전문가가 아니었는데도 정말로 너무 감사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포토샵보단 일러를 잘 하게 되었습니다.
이 분은 여전히 제 그림으로 본인 계정 프로필 사진으로 쓰고 계셔요. 좀 오래된 그림이지마는 애정하는 그림입니다.
자기를 그려보면 니 실력 인정해 주마 하는 건방진 사람들도 무수히도 스쳤었고 - 미쳤다고 그 도발에 그려줍니까? ㅎㅎ
저만의 의미가 있던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서 그린 선물이었는데, 인물 선정 기준도 제가 정하는거지
사람들은 참... 너무 생각도 안 하고 탐욕만 많고 이해가 안 갔습니다. 아무거나 요구하는건 좀 인간 이하잖아요.
요구만 하는 사람은 어디든 있지만, 절대로 그들은 베풀진 않더군요. 당연시 여길 뿐, 그냥 구걸하는 거지들 같긴 해요.
자기더러 그러라면 힘들다며 정색하면서 넌 잘 하니까는 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누굴 구속합니까. 그건 아니죠.
그런 도발에 넘어갈만큼 머리가 빈건 아니라서 원래 엔지니어던 성향대로 화끈하게 엎어주며 지금도 대처합니다.
제가 그들에게 빚지거나 약점 잡힌 것도 아닌데, 무슨 열정 페이마냥 누굴 시험하려고 그럽니까. 참 별 사람 많다죠.
뭐 그런 말종은 그 때나 지금이나 바로 차단하고 뭉개고 무시합니다만, 일러를 잘 알고싶을 땐 사람을 그려라는 말은
정말로 실력을 훅 늘게 만드는건 맞는거 같습니다. 그래서 선 따는게 자신 있는 편이 되었고 (감사하게도 말이죠.)
원래 비전공자니까 전공한 디자이너들이 너무 많은 이 세계에서 치고나가려면... 더 노력을 해야만 하는 겁니다.
일러가 재밌으니까 웹디자인은 지금도 여전히 요청만 많고, 무슨 고객 센터 전화까지 섭렵해야하고 정신 노동도 극랄하죠.
그래서 인쇄 디자인이 저하고 한 박자씩 가는게 더 맞는거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여기까지 차근차근 저는 온거거든요.
개인 블로그는 티스토리를 씁니다. 과거 홈피 짜는거같이 생겨먹은 좀 고난이도 스타일이라 맘에 쏙 들거든요.
거기에도 일러 소스나 폰트를 올리곤 하는데, 혹은 html 까먹을까봐 유튜브 소스도 파헤쳐서 바로 재생이 되거나
연속으로 몇 곡 나오게 코딩으로 짜서 집어 넣던가 이러면서 배웠던걸 안 잊을려고 매일 노력을 쏟는 중입니다.
일단 재밌거든요. 그리고 치매 걸리기 싫어서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이상한 노후 대책이죠? 네, 그런지도 모르죠.
어차피 여긴 인쇄 디자인 계열 분들이 더 많으시다고 판단 됩니다. 코렐보단 일러 유저가 더 많은 것도 사실이구요.
혹여 일러 그리시다가 뭐가 잘 안 되시거나 하심, 저라도 괜찮으시다면 아는건 해결해 드리던 그림 넣어 설명 드릴께요.
그래서 선 따는게 취미이자 여가 시간에 오락하는 셈인지라, 없는건 만들어내겠다고 호언장담 했던겁니다.
대한민국 맛집 로고, 그래서 하는 중이니까 조금만 기다리세요. 되면 당연히 들고 오죠.
저는 같이 기뻐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가득한 이 곳이 제게 의미가 깊어서도 좋아하니 말입니다.
아까 조금 시작해 봤는데, 귀차니즘만 안 걸리면 사실 몇 시간 이내에 땡 할거 같은데... 티비도 기웃거려야하고
간식도 얌냠 해 봐야할거 같으고 ㅋㅋㅋ 폰 오락도 대차게 하고 놀아봐야하고 해서 바로는 안 될거같습니다. ㅎㅎㅎ
허나 여름 가기 전엔 해결해 놓겠습니다. 그거 저희 회사도 머잖아 쓸 수 있을거 같아서 생각해 보다보니 그려야겠다,
이렇게 숨은 뜻도 있긴 합니다. 옥외광고업이면 당연히 그럴거 아닙니까. 그죠? 즐거움을 나누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른거니까 이상한 실험 좋아하는 녀석이 하나 있구나... 하시고 웃으심 될거 같습니다.
퇴근하고 집 와서 현재까지 잠시 그려본건 요거? 10분 투자한 결과물을 잠시 낑구고 가겠습니다.
폭염에 모쪼로기 다들 건강 유의들 하시고 무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여기서 다 같이 웃지요.
* 작업 방식 설명 *
항상 작업할 때, 잘 보이는 색상의 선을 동그랗게 선택하되 좀 얇게해서 정교히 땁니다.
그리고 사진은 애초에 Import(= 가져오기) 해서 Embeded(= 포함) 해서 깔아두고, 그 레이어를 저렇게 잠그죠.
그 후에 스포이드로 색 추출시, CMYK 나오면 소숫점은 기왕이면 배제하고, 근사치 정수값으로 넣어줍니다.
그래야만이 여기서 가져가셔도 하리꼬미를 위해 CTP나 4도 필름 분판시에도 깔끔하게 잘 나와주니 말입니다.
그렇게 이미지에서 추출한 색은 스와치 팔레트에 폴더를 저리 만들어서 하나씩 저장하면서 일러 파일도 저장하거든요.
이것이 스와치가 깨져서 용량만 커지는 오류도 없고 가장 해 본 중에 안전하게 저장되서 저는 그 방식을 선호한답니다.
사진이랑 레이어 왜 따로 두는지 아십니까? 사진 레이어가 더구나 왜 밑에 레이어인지 아십니까?
윗 레이어, 자물통 없는게 작업용 레이어이고, 거기의 레이어 보이고 말고 감추고 하는 눈알을 뺐다 넣다 하면서
(한 레이어만 그렇게도 할 수 있답니다.) 선이 제대로 곡률을 잡아가는가를 보려고 그리 하는겁니다.
보통 저런 윤곽선만 보는건 Ctrl(= Command)+Y지만, 한 레이어만 눈알 끄고 자시고는
Ctrl(= Comand) 누른 채로, 잠시 윤곽선 보기를 할 레이어의 눈알을 마우스로 찍어버리면 눈알이 빠집니다.
역시 다시 그렇게 하면 눈알 돌아오고, 저리 색상 포함된거 나오면 개체들을 위 아래 올리고 자시고 정렬해 줘야 나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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