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글 지킴이
초등 십(10)년 중고등 삼십(30)년 대학 십육(16)년 오십육(56)년을,
교감 교장 교수 아랑곳없이 분필 하나 들고,
한글과 시조 지켜 펴기에 몰두 내 인생은 저물었네.
세상은 나를 바보 천치라 부르네.
허나 나는 믿음(신념)으로 땅만 보고 뉘우침 없이,
수만(數萬)의 제자들 앞에 우리 말글 가르쳐 쓰기 골몰했네.
한글전용촉진회 전북지부를 발족했고,
한글학회 전북지회 ․ 가나다모임을 이끌며,
전주서 서울에서도 천(1,000)명의 회원들을 움직였네.
1965년 3월 31일 ‘민족 문화 선언’에 동참했고,
훈민정음(한글) 창제는 ‘민족 문화 독립 선언’임을,
온 겨레 온 누리에 소리 높이 외쳐 노래 불렀네.
말라 죽어가는 고사목인 이제 날 어쩌란 말인가?
556돌 한글날 현관에 큰 글씨 이름 써 걸고,
불시에 ‘우리 말글 지킴이’ 위촉하시옴은.
나랏말글 지키다 오라 하늘이 나에게 명하시니,
천명으로 알고 무릎 꿇어 받자옵니다.
숨 끊겨 저승 가는 날까지 죽을힘을 다하오리.
남은 군사 겨우 서른, 누구부터 치오리까?
영어 주창론자 한자 주장론자 방관자 중,
하늘여! 말론 잘 안될 것 같으니 천둥 번갯불로 왈기소서.
4335. 10. 27. 아침 8시 ~ 낮 12시 48분.
2002. 12. 5. <한글 새소식> 36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