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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희망을
2024.10.9 칼리드 빈 알왈리드 학교 준공식 및 개교기념식
"이 학교가 시리아의 미래에 희망을 주는 상징적인 건물이 되기를!"
https://www.jungto.org/pomnyun/view/84972
정토회 스님의 하루 2024.10.12.
안녕하세요. 오늘은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으로 무너진 학교를 새로 건축하여 준공식을 하고 첫 수업을 시작하는 개교기념식이 열리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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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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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늦게 가지안테프에 위치한 숙소에 도착한 스님은 잠깐 눈을 붙인 후 새벽 3시에 일어나 수행과 명상을 한 후 4시부터 수행법회 생방송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정토회 회원들이 화상회의 방에 모두 입장하자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저는 지금 튀르키예에 있는 ‘가지안테프’라는 지역에 와 있습니다. 이곳은 작년 2월에 큰 지진이 일어났었는데요. 그 진앙지에 가까운 도시입니다. 이곳 현지 시각으로는 지금 새벽 4시입니다. 오늘 튀르키예-시리아 접경 지역으로 가서 JTS가 지은 학교 준공식을 하게 됩니다. 지진 피해를 크게 입고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오늘 준공식은 굉장히 뜻깊은 행사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지역에는 55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아마 이 지역에서 가장 큰 건물이 될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 이 학교가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도 준공식을 마음으로 축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0일 동안은 매일 오프라인 강연이 열렸습니다. 그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본 후 대화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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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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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말을 이었습니다.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한 이후에는 사람과 사람이 거의 만나지 못하고 이렇게 화면으로 얘기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대화를 나누다가 스위치만 꺼버리면 사람이 갑자기 없어져 버리지 않습니까? 그래서 방금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가끔은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시간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직접 만나면 조금이나마 인격의 향기와 사람의 체취를 맡을 수가 있어서 활력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 온라인이 갖는 편리함을 최대한 활용하되 비대면 접촉의 부족함을 보완해 주는 것이 이런 오프라인 행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월과 11월에는 큰 도시마다 즉문즉설 강연이 많이 열립니다. 유튜브를 보는 일반인들은 스님을 자주 만나기 어렵기 때문에 제가 직접 전국을 다니면서 즉문즉설 강연을 할 계획입니다.”
이어서 사전에 질문을 신청한 분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1시간 30분 동안 4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시기와 질투심을 소멸시키는 방법에 대해 스님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시기와 질투심을 소멸시킬 수 있을까요?
“어린 시절 저는 줄곧 반장을 하면서 선생님들과 부모님의 기대와 응원을 듬뿍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린 저에게는 오히려 마음에 큰 부담이 되었고, 항상 무엇이든지 남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살았습니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았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언제나 착한 모범생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저의 마음속에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시기와 질투심이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특히 친구나 직장 동료가 승진하거나 큰 성과를 냈을 때 겉으로는 축하를 하지만, 시기와 질투심이 올라오는 제 마음을 보면서 늘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아침 정진 중에 정토행자의 서원을 읽다가 ‘시기와 질투를 뛰어넘어 사랑을’이라는 문구가 제 가슴에 확 와닿았습니다. 내가 질투했던 동료가 내 가족이라고 생각을 살짝 바꿔보니 신기하게도 시기와 질투심이 싹 사라져 버리는 것을 경험하면서 드디어 해답을 찾았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우리 팀’, ‘우리 가족’이라는 상을 짓고 사랑을 ‘우리’라고 하는 제한된 범위로 한정 짓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시기와 질투심을 어떻게 하면 제 마음속에서 소멸시킬 수 있을까요?”
“시기와 질투심은 중생심이기는 하지만 인간의 마음 작용 중의 한 요소입니다. 상대가 나에게 뭔가를 해주길 바라거나, 남보다 더 잘 보이고 싶거나, 남이 나를 좀 알아줬으면 하거나, 남이 나보다 잘하면 약간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들거나, 칭찬하면 기분이 좋거나, 비난하면 기분이 나쁘거나, 이런 마음은 모두 중생심이지만 대다수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심성입니다. 인간 존재가 본래 이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태어나서 자라난 환경의 영향으로 대부분이 이런 심성을 갖게 됩니다. 학교에 가면 등수를 매기고, 좀 잘하면 칭찬받고, 못하면 야단맞는 과정에서 이런 까르마가 어릴 때부터 형성됐기 때문에 지금 당장 그 중생심에서 벗어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질문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이런 중생심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중생심이 지나치면 괴로움이 커집니다. 바라는 마음이 너무 강하거나, 남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하거나, 남이 잘될 때 안 좋은 마음이 너무 강하거나, 비난받을 때 기분 나쁜 게 너무 강하거나 하면 인간관계에 갈등이 생깁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성질대로 살다가 손실이 생기면 좀 참았다가, 참으니까 스트레스 받아서 또 성질을 부리게 되고, 그래서 손실이 생기면 다시 참고, 이런 과정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괴로움, 슬픔, 미움, 질투는 원래 내 심성이 아니고 태어나서 자라면서 형성된 까르마입니다. 그 까르마에 자동으로 반응하여 생기는 감정을 좀 완화하자는 것이 수행입니다. 수행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화가 난다고 화를 내면 손실이 생기니까 화가 나더라도 조금 참자’ 이렇게 참는 것을 수행의 과제로 삼으면 자꾸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서 살펴야 합니다. 그 사람과 나는 같을 수가 없습니다. 서로 다릅니다.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고, 그렇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해하면 ‘화날 일이 없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본질을 꿰뚫어 보는 쪽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질문자는 질투심이 남보다 조금 심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이것을 전생에 지은 업이나 사주팔자라고 생각했지만, 수행적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어릴 때 자라면서 보고 들은 주변환경과 사회환경으로 인해 형성된 것입니다. 이것은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바꿀 수가 있습니다.
첫째, 마음이 일어나지만, 바깥으로 드러내지 않고 참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내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참기 힘듭니다.
둘째, 마음을 크게 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질투란 일종의 미움이에요. ‘꼴 보기 싫다.’, ‘잘난척하는 게 보기 싫다.’ 이런 질투심을 갖게 되면 미움이 생기면서 동시에 부러움이 생기고, 부러움이 생긴 동시에 미움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질문자가 말한 대로 ‘내 동생이라고, 내 아내라고,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기뻐해야 할 일이구나!’, ‘우리 회사에 나보다 잘난 사람이 있으면 회사에도 좋고, 나도 배울 수 있어서 좋은 일이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상(相)을 짓는 것이긴 하지만 상을 좀 크게 지으면 이런 소소한 문제가 해결됩니다. 물론 부처님은 본질을 얘기했습니다.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라고 하는 진실을 꿰뚫어 본 거죠. 그러나 일반적인 성인들은 무아(無我)를 말하기보다는 ‘내 마음을 크게 내자’ 하는 대아(大我)를 말했습니다. 나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 가족을 생각하고, 우리 가족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 사회를 생각하고, 우리 사회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나라를 생각하고, 우리나라만 생각하지 말고 전 인류를 생각하고, 전 인류만 생각하지 말고 만 중생을 생각하자는 것이죠. 즉, 우주적 자아를 말한 것입니다. 이렇게 마음을 좀 크게 내면 소소한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입니다. 금강경의 표현으로 비유하자면,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을 짓는 것입니다. 완전히 본질을 꿰뚫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나의 울타리를 크게 치면 일상에서의 소소한 고뇌가 사라지게 됩니다.
셋째, 본질을 꿰뚫어 봐야 합니다. 질투심의 본질은 결국 남보다 내가 우월해지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남보다 우월해지면 교만해지고, 남보다 내가 못 하면 열등감을 느끼게 됩니다. 본질을 꿰뚫어서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무아의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즉, 잘했고 못 했고, 옳고 그르고, 우월하고 열등하다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서로 다를 뿐입니다. 나무가 있고 돌이 있고 짐승이 있는 것처럼 그저 세상은 다양할 뿐입니다. 그 사람이 그 분야에서는 좀 잘할 수도 있고, 저 분야에서는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냥 큰 돌이 있고 작은 돌이 있는 것처럼 세상은 그냥 서로 다를 뿐이라는 무아적 관점을 갖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데 생각만 그렇게 하지 현실에서는 무아적 관점을 가지는 것이 잘 안 됩니다. 그럴 때는 대아적 관점을 가지면 됩니다. 기지도 못하면서 자꾸 날려고 할 것이 아니라 울타리를 크게 치면 일상의 고뇌가 많이 소멸됩니다. 질문자가 깨달은 방식도 괴로움이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괜찮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아가 있다고 생각하는 측면에서 본질에는 맞지 않지만, 괴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데는 좋은 방법입니다. 기독교인들이 ‘내 것이라고 할 것이 없다.’ 하는 무소유를 깨달으면 좋지만, 무소유를 깨닫지 못하더라도 ‘이 세상 만물은 모두 하느님의 것이다. 내 것이라고 할 것이 없다’라고 생각할 수만 있어도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가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 것’이라는 문장은 깨달음이 아니지만 ‘내 것이라고 할 것이 없다.’ 하는 문장은 깨달음이 된다는 거죠. 왜냐하면 집착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속에 있는 시기와 질투가 줄어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사람 누구든 노래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기술도 뛰어나면 모두 다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는 일이니까 좋은 일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는 거예요. 그러나 이것은 생각으로 생각의 폭을 넓히는 것이고, 실제 깨달음의 세계는 생각이 없는 경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이 없을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현실적으로 대아적 관점에 서는 것도 괜찮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마지막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한 후 새벽 5시 30분이 되어 수행법회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창밖으로 서서히 아침 해가 밝아오기 시작했습니다.
6시 40분에 숙소를 출발하여 준공식이 열리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차로 3시간 20분을 달렸습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스님은 JTS가 구호사업을 하는 원칙, 시리아 난민의 발생 원인, 왜 스님이 무슬림 지역에 학교를 짓게 되었는지, 필리핀 JTS 대표단이 방문한 이유, 시리아 난민들의 문맹 퇴치를 위한 텐트 학교 제안, 온라인 교육 방식이 난민캠프에 가져올 파급력 등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덧 준공식이 열리는 칼리드 빈 알왈리드 학교(Khalid bin Al-Walid School)에 도착했습니다. 스님 일행이 차에서 내리자, 화이트 헬멧 대원들이 환영을 해주었습니다.
먼저 학교가 어떻게 지어졌는지 구석구석을 확인하며 한 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준공식과 개교기념식이 열리는 무대를 살펴본 후 지진 피해 희생자들의 이름을 새겨 놓은 추모비로 향했습니다. 스님이 한 달 전에 이곳을 방문했을 때 추모비를 세우면 좋겠다고 여러 차례 부탁했었습니다.
추모비에는 지진으로 희생된 124명의 학생과 9명의 선생님 이름이 또렷하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기를, 새로 세워진 이 학교가 마을 주민들과 아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따뜻한 터전이 되길 간절히 기원해 보았습니다.
스님은 학교 밖에 마련된 인형 극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인형극에 흠뻑 빠져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모두 기쁜 표정으로 손을 내밀고 스님과 악수했습니다.
칼리드 빈 알왈리드 학교(Khalid bin Al-Walid School)가 지어지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습니다. 화이트헬멧 대원들이 직접 장비를 사용해서 무너진 건물을 철거하고, 정성을 기울여 교실을 하나하나 새로 지어나갔습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에 방이 122칸이 들어섰습니다. 교실이 52칸, 나머지는 과학실, 도서실, 회의실 등 각종 교육에 필요한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스님은 수고한 화이트헬멧 기술 대원들을 격려한 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잠시 후 지방자치 정부를 대표하는 라에드 살리흐 총리님과 튀르키예 주지사님이 도착하고, 11시 40분에 준공식 및 개교기념식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스님과 총리님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멀리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어서 스님과 총리님이 중앙에 자리하고, 양옆으로 JTS 박지나 대표님, 하산 주지사, 이브라힘 주지사, 하타이 주지사, 오르한 주지사, 교육부 장관, 지방자치 정부 관계자들이 나란히 선 가운데 리본 커팅식을 했습니다.
“원, 투, 쓰리!”
가위로 리본을 자르자, 모두가 기쁨의 함성을 질렀습니다. 리본을 자르고 나자 학생들이 꽃다발을 건네주었습니다.
이어서 지진 희생자 추모비를 참배했습니다. 추모비 앞에 잠시 멈추어 희생자들을 기리며 기도를 올렸습니다. 스님은 추모비 앞에 꽃다발을 올렸습니다.
다음은 개교 기념판 제막식을 했습니다.
“원, 투, 쓰리!”
사람들이 외치자, 커튼에 가려진 기념판이 환하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오늘은 전쟁과 지진의 상처를 딛고 새로운 희망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모두 크게 박수를 치며 기뻐했습니다.
다 함께 운동장으로 이동하여 본격적으로 기념식을 시작했습니다.
사회자가 참석한 내빈들을 소개했습니다.
“한국에서 오신 법륜 스님과 박지나 대표님, 그리고 JTS 대표단 일행 모두를 환영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임시 정부 총리님과 지방 의회 대표님들, 시리아혁명총위원회 위원님들, 시리아 임시 정부 교육부 장관님과 교육청 관계자들, 많은 언론인이 자리했습니다. 자리를 빛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어서 지진 희생자들을 기리며 1분간 묵념을 했습니다.
다음은 화이트헬멧 대표 라에드 님이 축사를 했습니다.
“지진이 일어나고 1년 7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날만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슬픕니다. 하지만 JTS의 지원 덕분에 1년 만에 우리는 학교를 재건할 수 있었습니다. 법륜 스님이 우리들의 고통에 대해 세심하게 관심을 갖는 모습에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보이지 않게 학교 건축에 도움을 준 튀르키예 정부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학교는 우리들에게 희망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학교가 완공되기까지 매일 이곳에 출근하여 땀을 흘린 화이트헬멧 대원들에게 무엇보다 감사드립니다. 오늘 준공식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도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무대에 올라 축사를 했습니다.
“지난해 이 학교에서 학생 124명과 선생님 9명이 지진으로 인해서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또 많은 사람이 지난 10여 년 간의 시리아 내전으로 목숨을 잃고 부상을 당했습니다. 삼가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살아있는 우리들이 돌아가신 분들의 역할까지 함께 해나간다면 그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화이트헬멧 멤버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적은 돈으로도 이렇게 좋은 학교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노력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감사드립니다.
이 학교가 시리아의 미래에 희망을 주는 상징적인 건물이 되기를!
우리가 이렇게 학교를 지은 이유는 전쟁과 지진 피해로 인해서 고통을 겪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부서진 건물이 다시 세워지는 것과 같이 시리아 어린이들과 시리아 국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다시 일어섰으면 좋겠습니다.
이 학교가 완공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협조를 해주신 튀르키예 정부 관계자들, 그리고 주지사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 시리아 임시 정부 관계자님들과 교육부 관계자님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교육은 학교만 있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선생님들과 좋은 학생들이 있어야 합니다. 교육부에서는 이 학교를 잘 인수하셔서 학교를 잘 운영해 주시고,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잘 가르쳐 주시고,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열심히 공부해서 미래에 시리아의 희망이 되는 지도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기쁜 날이지만 이 학교는 4천 명의 학생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고 합니다. 지난 10년 간의 내전으로 많은 어린이들이 학교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학교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7세에서 14세 사이의 초등 교육 적령기의 아동들이 60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오늘 이 자리에 참여하신 여러분과 JTS가 같이 힘을 합해서 이 어린이들에게 최소한 초등학교 교육은 받을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어른들은 좀 굶거나 곤경에 처하더라도 회복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금방 자라기 때문에 제때 교육을 받지 못하면 다시 교육받을 기회를 얻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적어도 제때 기초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가 모두 힘을 합해 봅시다.
외국의 지원이 없어서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우리 아이들은 우리들이 가르쳐야 합니다. 시리아에서 태어난 모든 아이들이 기초 교육을 받을 수 있을 때 시리아의 미래에 희망이 있습니다.
오늘 이 학교가 시리아 아이들의 미래에 희망을 주는 하나의 상징적인 건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오늘과 같은 이런 희망이 시리아 국민, 특히 시리아 아이들에게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이 건물을 짓기 위해서 헌신해 주신 화이트헬멧 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여해 주신 내외 귀빈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학생들과 학부모, 교육청 관계자들 모두가 스님의 축사에 환호하고 기뻐했습니다.
다음은 지방자치 정부를 대표하는 라에드 살리흐 총리님이 축사를 했습니다.
“이 학교는 단지 학생들뿐만 아니라 시리아 국민들 전체에게 희망을 주는 건물입니다. 10년 간의 내전, 그리고 지진 피해로 인해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시리아 국민들에게 이 학교는 우리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넣어 줄 것입니다. 임시 정부에서도 도로 건설, 통신망 건설 등 많은 부분에서 재건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 나라가 안전하고 평화로워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갖고 학교 건설을 지원해 준 JTS에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이어서 튀르키예 주지사님, 교육부 장관님의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모두 이 학교가 주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희망을 주고 있는지 강조했습니다.
다음은 학교 건축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을 철거하고, 빈터에 다시 땅을 파고, 기초 공사를 하고, 1층을 올리고, 2층을 올리고, 3층을 올리고, 옥상에 태양열 전지를 설치하고, 교실 내부를 꾸미고, 복도 벽면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들을 군데군데 그렸습니다. 외벽에도 희망을 상징하는 그림들이 파스텔 빛깔로 그려졌습니다.
지진으로 무너진 학교가 멋지고 아름다운 새 학교로 살아났습니다. 모두 큰 박수로 기뻐했습니다.
다음은 교육부 장관과 학교장에게 인계 협약문과 열쇠 전달식을 했습니다. 협약문을 읽은 후 JTS 이사장인 법륜 스님이 교육부 장관님에게 협약문을 전달했습니다.
이어서 JTS 박지나 대표님이 열쇠를 교장 선생님에게 전달했습니다.
다음은 한국에서 온 JTS 대표단과 학생들 간에 선물 교환식을 진행했습니다. 스님과 JTS 대표단은 학생들에게 책가방과 교복을 선물했습니다.
학생들은 감사한 마음을 담아 답례로 스님의 얼굴을 그린 액자와 손수 만든 태극 문양을 스님과 JTS 대표단에게 선물했습니다.
선물을 받은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다 함께 무대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음은 어린이들이 나비 모양의 옷을 입고 나와 노래에 맞춰 율동을 보여주었습니다. 스크린에는 한글 자막을 띄워주었습니다.
“내 걱정이 네 걱정, 네 걱정이 내 걱정.
낙담하지 말고 행복해하고 꿈을 위해 노력해”
이어서 시리아 전통 음악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면서 준공식은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존엄 없이, 힘도 없이 사랑으로 우리는 자유를 이룬다.
평화 없이는 삶이 아름답지 않다.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자.
평화는 상처의 치료제니까”
참석자들은 아이들의 공연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핸드폰의 녹화 버튼을 쉼 없이 눌렀습니다.
준공식의 마지막 순서는 학교 투어입니다. 무대 위에서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는 가운데 오후 1시부터 학교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점심식사를 할 겨를이 없어서 화이트헬멧에서는 금박지에 JTS와 화이트헬멧 로고를 새겨서 참가자 모두에게 튀르키예 전통 간식인 바클라바를 한 상자씩 나눠주었습니다.
먼저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교실을 방문했습니다. 스님과 박지나 대표님은 직접 책상에 앉아 보았습니다.
“자, 우리는 늙은 학생들이에요. 사진 찍어 주세요.” (웃음)
복도에는 상황에 맞는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어서 미소를 짓게 했습니다.
옆 교실로 이동하니 책상마다 아이들이 빼곡하게 앉아서 JTS에서 선물한 책가방을 받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몇 학년이에요?”
“4학년입니다.”
아이들이 선물 받은 책가방을 열어 보니 연필깎이, 지우개, 색연필, 필통, 공책이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스님은 아이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학교가 새로 지어져서 좋아요?”
“아주 행복합니다.”
“교복은 몸에 맞아요?”
“네, 딱 맞습니다.”
옆 교실로 이동해서 다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학생들이 큰 목소리로 인사를 했습니다.
"앗 살라 알레이꿈" (As-salamu alaykum, السلام عليكم)
스님이 학생들에게 질문했습니다.
“학교가 새로 지어져서 좋아요? 아주 좋은 사람은 손을 들어 보세요.”
모두가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다시 옆 교실로 이동하여 학생들과 인사를 했습니다.
“지진이 나기 전에는 어느 학교에 다녔어요?”
“그때도 이 학교에 다녔습니다.”
“학교가 다시 문을 여니까 좋아요?”
“너무 좋아요!”
엄마가 선생님인데 엄마를 따라 학교에 온 다섯 살 아이도 있었습니다. 스님이 웃으며 말을 건넸습니다.
“춤을 춰보세요. 사진 찍어 줄게요.”
아이는 박수 소리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었습니다.
“아이고, 잘한다!”
스님은 춤을 춘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노래 잘 부르는 사람도 있어요?”
스님이 묻자 한 학생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스님은 박수를 치며 장단을 맞춰 주었습니다.
여러 교실을 둘러보았는데, 교실마다 아이들이 가득했습니다.
교실을 한 바퀴 둘러본 후 화장실도 살펴보고, 도서관도 둘러보고, 컴퓨터실과 과학실에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현미경, 인체 모형, 비커 등 각종 기자재들도 일부 배치가 되어 있었습니다.
복도 한쪽 편에는 학생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도 전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지진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자유롭게 그린 그림들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옥상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옥상에서 주변을 둘러보니 학교 주변에는 아직도 수많은 건물이 무너진 상태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스님은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아직도 복구가 전혀 안 되고 있네요.”
스님은 옥상의 난간이 낮아서 혹시 아이들이 장난을 치다가 떨어질 것을 염려했습니다.
“난간을 더 높이면 안 될까요? 아이들이 떨어지면 어떡해요?”
“우선 아이들이 옥상에 못 올라오도록 할 예정입니다. 난간을 높이는 공사는 추후에 진행하겠습니다.”
학교 투어를 50분 동안 한 후 학교 사무실로 이동하여 오후 2시부터는 지방자치 정부를 대표하는 라에드 살리흐 총리님과 미팅을 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총리님의 노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전쟁 피해와 지진 피해가 심해서 전체를 운영하는 데에 어려움이 많겠습니다.”
총리님도 JTS와 스님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먼저 JTS에서 학교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JTS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 학교를 만들 수 없었을 겁니다. 이 학교는 시리아에서 제일 크고 멋진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큰 규모의 학교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둘러보면서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멀리 한국에서 시리아의 아픔을 생각하고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곳은 지진 피해가 컸던 지역일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전쟁을 겪었던 지역이라 힘든 사람들이 많은 곳입니다. 이전에도 다른 외국 단체들이 와서 저희들을 도와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JTS에서 도움 준 것처럼 큰 프로젝트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려 한국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학교를 통해서 시리아도 멋진 미래를 세울 수 있다는 희망과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자란 아이들이 아름다운 시리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스님은 화이트헬멧 대원들이 정말 애를 많이 썼다고 칭찬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리아 난민캠프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교육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세 가지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화이트헬멧에서 정말 수고가 많았습니다. 정말로 자기 집을 짓듯이 열심히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부서진 학교들이 복구가 안 되고 있고, 난민캠프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아예 학교에 다닐 수 조차 없다고 하니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가 앞으로 큰 과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 가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시리아의 어린이 교육을 위한 세 가지 제안
첫째, 지난 10년 동안 학교 교육을 전혀 못 받은 사람들에 관한 문제가 제일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들이 지금 다시 학교에 들어가려고 해도 교실이 없습니다. 설령 교실이 복구된다고 해도 이미 성인이 되어버려서 학교에 다니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적어도 세상에 나가서 자립은 할 수 있도록 글을 읽고 쓰는 것과 계산하는 법을 우선 가르쳐야 합니다. 이런 기초적인 교육은 하루에 2시간씩 6개월만 진행하면 됩니다. 제 생각에는 시리아의 모든 배운 사람들이 자기 일이 끝난 후 2시간 정도씩 봉사하는 마음으로 선생님이 되어 보는 국민운동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초등교육도 받지 못한 사람들을 모아서 하루에 2시간만 공부를 가르치는 방식으로 신속하게 문맹을 퇴치하는 겁니다. 6개월씩 4회에 걸쳐 2년 정도만 하면 문맹 퇴치는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리아 사람은 누구나 다 읽고 쓰고 계산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만약에 시리아 전 국민이 일어나서 문맹 퇴치를 국민운동으로 전개한다면 그 일에 필요한 교재, 공책, 볼펜, 텐트는 JTS에서 준비해 드릴 수 있습니다. 문자를 터득하고 쓸 수 있는 작은 책자를 교재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 일은 정상적인 학교 교육 방식으로는 시기적으로나 재정적으로 불가능하고, 오직 국민운동으로 전개해야 해결을 할 수 있습니다.
둘째, 보고받은 바로는 지금 부서진 학교의 절반 정도가 수리되고, 절반 정도가 아직 수리가 안 됐다고 들었습니다. 학교 수리를 기술자에게 맡긴다면 현재로서는 예산이 너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아주 많이 부서져서 전문 기술자가 해야 하는 것은 외국 NGO에 좀 도움을 요청하고, 부서진 곳을 일부 수리해서 쓸 수 있는 건물이라면 모든 학부모나 동네 사람들이 나서서 자발적으로 부서진 곳을 보수하는 건 어떨까 제안합니다.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 JTS에서 시멘트나 학교 보수 공사를 하는 데 필요한 재료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이것도 전 국민운동으로 추진하면 빠른 시일 내에 부서진 학교를 복원할 수 있습니다.
셋째, 7살부터 12살 연령대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초등학교에 다닐 아이들이 60만 명이나 되는데 그 아이들을 수용할 학교를 새로 지어서 선생님을 확보한다는 것은 빠른 시일 내에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방안은 오늘 준공한 이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고, 이 학교의 수업 현장을 온라인 방송이 가능하도록 방송 시설을 전부 설치하는 겁니다. 이 학교에서 방송을 내보내면 각 지역에서 아이들을 모아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거예요. 그러면 선생님을 따로 구할 필요가 없고, 방송만 틀어주고 아이들 출석을 관리해 줄 사람만 있으면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수업을 하면 꼭 교실이 아니더라도 작은 방에서 작은 인원이 해도 되고, 많은 인원이 해도 되고, 텐트에서 해도 되고, 빈 건물을 이용해서 수업을 해도 됩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든 공부를 가르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앞으로 적극적으로 검토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온라인 수업 시스템을 만들려면 방송 시설을 갖추어야 하고, 스마트 TV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이 지역에 인터넷 통신망이 깔려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튀르키예 정부와 의논해서 교육을 위한 전송 탑을 세울 수 있도록 허가를 받고 협조를 얻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일론 머스크에게 요청해서 이곳의 교육을 위해서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지원해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문맹 퇴치를 위한 국민운동을 전개해 보면 어떨까요?
이런 방법으로 아이들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굉장히 돈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학교를 새로 짓고 선생님을 새로 확보하는 방법보다는 훨씬 비용이 적게 듭니다. 이렇게 하려면 개인의 이익을 넘어서서 모든 국민이 초등학교 교육은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국민운동을 일으켜서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기회를 제공해야 우리의 미래가 있지, 이것을 제공하지 못하면 미래가 굉장히 어둡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국제 정세나 시리아 상황으로 볼 때 다시 나라가 합해져서 새 정부가 정상적으로 들어서는 것이 당분간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벌써 10년이 지났습니다. 조금 있으면 20년이 되고, 30년이 금방 지나갑니다. 그래서 북부 지역만이라도 자치정부의 이름으로 교육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한국도 전쟁이 끝나고 금방 통일될 것 같았는데, 벌써 70년이 지나버렸어요. 제가 태어난 해가 전쟁이 끝난 해인데, 제 나이가 지금 71살입니다. 그러나 남한은 남한대로 개발 계획을 세워서 현재 경제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습니다. 그것처럼 어렵지만 현재 자치정부 산하에 있는 지역만이라도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면적이 9천 제곱킬로미터나 되고, 인구가 500만이 넘잖아요. 외국의 도움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장기 개발 계획을 세워야 지금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 나름대로 계획을 갖고 주체적으로 해결해 나가면서 외국의 도움을 요청해야 도움을 받기도 훨씬 쉽습니다.”
스님의 제안에 총리님도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호응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방자치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라고 제가 지시하겠습니다. 문맹 퇴치를 하기 위한 스님의 제안은 정말 멋진 생각입니다. 제가 교육부 장관에게도 전달하겠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 의논해서 시리아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스님과 계속 교류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스님의 조언과 지원이 많이 필요합니다.”
화이트헬멧 대표 라이드 님도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말했습니다.
“스님과 JTS에서 지원해 주신 덕분에 학교를 잘 지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를 보고 병원장이 와서 병원으로 쓰면 안 되냐고 묻고, 대학 총장이 와서는 대학으로 쓰면 안 되겠냐고 물을 정도였습니다.” (웃음)
대화를 마치고 스님은 총리님과 지역 책임자에게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화이트헬멧에서는 이 지역에서 난 올리브로 만든 오일과 비누, 화이트헬멧 공책과 펜을 스님과 JTS 대표단에게 선물했습니다.
스님은 총리님과 화이트헬멧 대표, JTS 대표 박지나 님과 함께 손을 모았습니다.
“아이들을 위하여!!”
선물로 서로 감사의 마음을 표시한 후 다 함께 학교 정문으로 가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파이팅!”
스님은 학교를 짓느라 가장 수고가 많았던 화이트헬멧 대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학교 준공식을 기쁜 마음으로 마쳤습니다.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하여 튀르키예 주지사님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화이트헬멧 대원들이 학교 건축을 위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 분입니다. 그리고 학교가 무너져서 복구하는 게 시급하다고 가장 먼저 제안을 해준 분이기도 합니다.
반갑게 악수를 나눈 후 스님이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을 전하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당신과 제가 이곳에서 한 약속을 지켰습니다. 당신이 가장 먼저 학교를 새로 지어야 한다고 제안을 해주셨잖아요. 감사합니다.”
“스님이 감사할 게 아니라 저희가 스님에게 감사를 해야죠. 스님이 지원해 준 덕분에 학교를 지을 수 있었으니까요.”
아이들의 문맹 퇴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 한 시간 동안 의논을 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사무실을 나왔습니다.
다시 차를 타고 2시간을 이동하여 가지안테프로 돌아왔습니다.
화이트헬멧 대원들과 함께 식당으로 이동하여 늦은 점심 겸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 점심 식사를 할 겨를이 없었는데, 저녁 7시가 되어서야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화이트헬멧에서 오늘 준공식을 기념하여 리본 커팅식 때 사용한 가위를 액자에 붙여서 선물을 해주었습니다.
식사를 하며 이후 협력 방안에 대해 더 많은 논의를 한 후 밤 9시 30분에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칼리드 빈 알왈리드 학교의 준공식을 계기로, 시리아 사람들이 새로운 희망을 품고 다시 일어서길 기원하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 학교가 그들의 삶에 따스한 빛이 되어 앞으로 나아갈 힘과 용기를 주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내일은 오전에 가지안테프 공항을 출발하여 이스탄불로 이동한 후 오후에는 JTS 대표단 일행과 함께 비잔틴 문화와 오스만 튀르크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는 유적지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주이스탄불 한국 대사관의 총영사님을 만나 학교 준공식 결과를 공유하며 저녁 식사를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