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놈이 바보
순진하게도 날씨가 나쁠 것이니 외출을 삼가하라는 기상청의 권유(?)를 믿고 집에 있다가 카약커들이 실시간으로 올리는 '지금 우리는'이란 SNS라도 보게 된다면 국가기관이 날린 빅엿을 먹었다는 불쾌감이 들게 뻔하다.
도대체 몇 번이고 새로 사준 슈퍼 컴퓨터는 다 어쩌고, 대체 기상청 직원은 어떤 걸 보고 뽑는지도 의심스러우며, 아무리 모자라도 서당개 3년이면 풍월도 읊는다는데 이 者들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국민들이 하도 원성이 자자하다보니 기자들이 기상청 직원을 불러다 앉혀놓고 물어보면 늘 하던 대로 우리나라 지형적 환경 탓을 해댄다.
요즘은 아예 예보를 한껏 부풀려서 질러 놓고는 피해가 덜하면 그냥 넘어가고 예보보다 더 큰 피해가 나면 온갖 핑계를 대는 식이다.
그걸 풀어내라고 비싼 돈들여 슈퍼 컴퓨터도 사주고, 꼬박꼬박 월급도 주는 건데 말이다.
이 者들은 빠따를 쳐 맞아도 절대 정신 차리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든다.
나가면 빠삐용
명색이 카약커가 날씨 예보를 곧이 믿고 휴일에 집에서 뒹굴고 있다면 분명 가족들이 '뭔일이 있나'라고 걱정할 수도 있다.
비록 쇼파나 침대에서 뒹굴고 있다해도 마음이 편치도 않고 속이 울렁거릴 수도 있다.
연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카톡 대화방을 들여다 보는데 남의 속도 모르고 이거하자 저거하자 이거해라 저거해라 귀찮은(?) 가족들의 주문들 때문에 속이 더 뒤집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행여 마음이라도 바뀔 여지를 없애기 위해 새벽같이 보따리 싸서 집을 나서는 것이다.
카약커를 만나면 무슨 가족 친지 친구보다 더 반갑고 마음까지 설렌다.
카약은 대충 타도 그들과 이X 까는게 더 재미있다. (카약 타는 동안에도 그렇게 계속 까댔는데도 끝이 없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선수가 아닌 이상 알고 보면 친한 카약커들이 그렇게까지 경쟁자들도 아닌데 괜히 지고 싶지 않은게 사람 심리!
경쟁자는 바로 자기 자신인데 말이다.
그들 역시도 분명 기상청 날씨 예보를 봤을테지만 그걸 X무시하고 밖으로 나간 덕에 신나게 카약을 탈 수 있었다고 한다면 그것만큼 분하고 억울한 것도 없다.
하필 그날 그들이 간 코스가 진짜 물 좋았다거나, 멤버들이 끝내줬다는 둥, 1년에 한 두번 열릴까 말까한 코스였다든지 하면 거의 피를 토하게 될 수도 있다.
나라 잃은 것보다 더 억울할 수도?
부러워하기 보다는 일단 가고 보자는 마음 때문에 날씨 예보 따윈 X무시하게 되는거다.
가족들이 무슨 말을 한다 한들 들릴가 없지!
이미 정신세계는 거기로 가 있을테니.
그래도 날씨 예보는 보고 결정해야 한다
강에서 타든 바다에서 타든 카약커는 날씨를 무시하면 안됩니다.
그 유명한 노스페이스 회장도 악천후를 무시하고 카약킹을 강행하다가 씁쓸한 최후를 맞았듯 카약커에게 날씨란 생명까지 좌우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날씨에 앞서 지금이 어떤 계절인지도 망각해선 안됩니다.
폭우가 쏟아지고 있고 강물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불어날게 뻔한데도 보따리를 싸들고 나가는 건 정말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죠.
강풍이 어마무지하게 불어날게 뻔한데도 끝끝내 짐 싸서 나가는 것도 참 답이 없는 건 매한가지죠.
이게 그냥 비가 오고 바람이 불거나 날이 춥다는 수준이 아니라 기상 특보가 발효되는 수준이라면 생각을 달리해야 합니다.
정말 카약을 타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다면 우리나라 크기가 미국이나 캐나다 중국만큼 큰 땅덩어리가 아니지만 한 두시간만 더 가면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꼭 거기가 아니면 안된다는 마음부터 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카약커 중에 이런 사람 있어요.
첫댓글 내일은 흙탕물이 좀 가라 앉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