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의 전술력과 인간미]
ㅡ풍운아의 양면성ㅡ
사기史記를 펼친다. 춘추 전국시대의 병법가로 뛰어난 인물 오기를 연상해본다. 냉혹한 인물이지만 손무나 손빈을 능가하는 전술가이다. 이면에 인간적인 온기가 엿보인다. 강인함과 유연함을 함께 갖춘 인물이다.
위衛나라 출신인 오기는 난세에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나 그를 알아주지 않는다. 젊은 시절 뜻을 펼치지 못하고 떠도는 신세가 된다. 벼슬을 구하다 재산만 탕진한다. 분노를 이기지 못해 자신을 조롱한 30여 명을 죽이고 노나라로 향한다. 증자의 문하에서 학문을 익히며 절차탁마한다. 노나라 군사를 이끌고 제나라 군을 격파하기에 이른다. 출세를 위해 제나라 출신 부인을 먼저 죽이고 전장에 나선 인물이다. 전승을 위해 자신의 모친 상에도 참석 못하는 신세가 된다. 76전 64승을 거둘만큼 용병술이 뛰어난 인물이다.
그의 병법이 정확하여 병사들은 두려워하면서도 그를 따를 수밖에 없다. 그에게서 의외의 장면을 발견한다. 부상 당한 병사의 종기가 곪아 터자자 직접 입으로 고름을 빨아내어 치료해준다. 병사의 어머니는 그 소식을 듣고 오히려 통곡한다. “지난번에도 장군이 이렇게 해주셨는데, 그때 우리 아들은 장군을 위해 죽도록 싸웠습니다. 이번에도 그럴까 두렵습니다.”
오기가 이끄는 군대가 왜 강한지 이해가 된다. 병사에게 냉혹한 규율을 요구하지만 반면 부하들을 손수 돌보는 장수이다. 오기의 삶은 남과 다른 면이 있다. 자신의 본능을 증명하려는 욕망이 앞선 것이다. 난세에 명장군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인물이다.
세월이 흐른 뒤 오기는 초나라로 가서 도왕의 신임을 얻게 된다. 낡은 귀족 체제를 개혁하고 군대를 정비하여 초나라를 강국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개혁은 원한이 따르게 마련이다. 도왕이 죽자 귀족들은 그에게 복수하려 한다. 오기는 도왕의 시신을 감싼다. 화살은 그를 향해 날아오지만 동시에 왕의 시신을 맞힌다. 화살을 쏜 사람들은 왕의 시신을 훼손한 죄로 처벌을 받는다. 오기는 죽는 순간까지도 계산된 전술을 펼친다.
오기는 권력을 향해 거침없이 달린 인물이다. 역사는 위대한 인물을 영웅이나 악인으로 나누려 한다. 오기의 삶은 단순하지 않다. 그는 전쟁의 시대가 만들어 낸 한 인물이다. 차갑고 냉혹하면서도 인간적인 사람이다. 냉정과 열정이 겸비된 오기는 전쟁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보여준 인물이다.
[오기의 전성시대]
난세에 큰 뜻 품고
공명의 길을 떠나
찬바람 가르면서
황야를 질주한다
위나라
인물 풍운아
나라 위해 몸 바쳐
목숨을 걸고 싸운
병사들 신음 소리
부하의 종기 고름
장수는 정을 쏟아
노나라
깃발 꽂으며
승리 함성 울리고
초나라 궁궐 저녁
정적들 화살 세례
도왕의 시신 곁에
한 생을 마감하네
리더가
남긴 이름은
역사 뒤로 묻히고
2026.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