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청문회 관련 기사를 보고 있노라면 1992년 개봉한 영화 <어 퓨 굿 맨>이 떠오릅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탐 크루즈가 잭 니콜슨을 몰아부쳐 진실을 실토하게 만들었던 장면은 언제봐도 명장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눅들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면 진실을 밝힐 수 있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음을 알기에 증언하러 나온 사람이 증언 선서를 하지 않는 것이지요. 이 자체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아래 김주대 시인의 페이스북 글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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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탕이 아니었다>
“'채상병 특검법' 맹탕 청문회 후 법사위 통과”- 중앙일보
중앙일보의 기사 제목이다. 어제 종일 있었던 채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가 맹탕이었다는 말인데, 거짓말이다. 여론을 왜곡 조작하려는 수구언론의 못된 버르장머리가 잘 드러난 제목이다.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입법 청문회'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이종섭·신범철·임성근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증언 선서를 거부함으로써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고,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거짓말을 할 것이라는 것을 자백하였다. 별을 달고 나온 장군들이 ‘국군’이 아니라 ‘용산군’임을 잘 보여주었는데 얼굴이 번데기처럼 쪼그라들고, 빨간 눈을 해반닥거리며, 입술을 간사하게 달싹거리는 모습은 한심하고 우습기까지 하였다. ‘저런 것들’에게 국가안보를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절감하게 한 청문회였다. ‘저런 것들’을 데리고 국정을 농단하는 ‘저런 것들’의 우두머리도 굉장히 한심한 인간이라는 게 뻔해진 청문회였다.
“지도하였지 지시하지는 않았다, 수색하라고 했지 물속에 들어가라고는 하지 않았다”는 해병대 1사단장 임성근의 말은 배달되던 통닭이 꼬끼요 하는 소리였다. 고참이 헛기침만 해도 알아서 기는 상명하복 절대복종의 군대에서 지도와 지시의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으며, 수색의 범위에 물속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건 도대체 무슨 말인가? 변명이 오히려 거짓을 극적으로 증명하는 말이 되었다. 참으로 희극적인 의미있는 청문회였다.
“한 사람의 격노로 인해서 모든 것이 꼬이고 엉망진창이 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법죄자가 되었습니다. 특검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사망사고 항명사건 수사외압 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연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는 의로운 군인 박정훈 대령의 말은 가히 명언이었다. 격노한 그 한 사람은 수사에 개입한 정도가 아니라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수사를 방해한 대통령임이 분명하다.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경찰에 넘어간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기록을 되찾아온 작년 8월 2일, 윤석열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사실을 시인함) 지위를 악용하여 한
장병의 억울한 죽음을 재차 삼차 난도질하고 있는 반인륜범이 대통령임을 외친 박정훈 대령의 당당함이 확연해진 청문회였다.
중앙일보를 비롯한 수구 조작 언론들의 거짓말과 용산의 왜곡 선동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160여 명 젊은이들의 죽음을 가지고 장난을 치더니 이제는 국군장병의 죽음을 모욕하는 용산정권은 특검의 대상이며 처벌의 대상이 분명하다. 국민의 죽음에 조작의 혀 기만의 칼을 댄 어느 정권도 무사하지 못했다.
(오늘은 뻐꾹새도 울지 않는 깊은 산중에 비가 내린다. 내리는 비는 내리는 대로 계곡으로 강으로 흘러가서 도회를 지나며 산 소식을 전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