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즘(modernism)
- 모더니즘의 양상: 표현주의ㆍ미래파ㆍ이미지즘ㆍ다다이즘ㆍ초현실주의ㆍ주지주의ㆍ신즉물주의 등
어떤 하나의 단일한 사조가 아니라, 새로운 수법, 태도, 관점 등을 지닌 20세기 초기 현대 예술의 실험적 경향을 총체적으로 일컫는 다소 막연한 명칭.
모더니즘은 19세기까지의 전통적 예술 사조와 방법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가지면서 여러 가지 실험적, 권위적 모색을 보였다. 그들은 현대 문명의 산업주의를 부정하면서 개인의 가치를 강조하였다. 거대한 물질주의와 기계문명의 미래에 대해 그들은 대체로 개인의 고독한 내면세계나 불안한 정신 상태 등을 흔히 주제로 삼았다.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심리주의 등의 사조들이 이 범주에 속한다.
현대문학과 예술의 전위적(前衛的)이고 실험적인 경향을 가리키는 포괄적인 명칭. 주로 영ㆍ미(英美)의 비평계에서 쓰는 말이며 독일ㆍ프랑스에서는 같은 흐름에 대해 전위주의(前衛主義: 아방가르드)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넓은 의미로는 교회의 권위ㆍ봉건적 문화에 대한 저항, 과학과 합리성의 중시 등을 내용으로 하는 근대주의(近代主義)의 함의를 갖지만 예술상으로는 20세기 초 특히 1차대전의 충격 속에 태어난 표현주의 미래주의 다다이즘 형식주의 등의 다양한 반(反)사실주의적 조류를 가리킨다. 한국문학에 있어서도 31년경 프로문학이 붕괴되고 일제 군국주의가 노골화되는 시대적 배경 속에 김기림(金起林)ㆍ최재서(崔載瑞) 등에 의해 도입되었다.
어의(語義)는 근대주의(近代主義)라고 하지만 흔히 그대로 모더니즘이라 쓴다. 원래는 봉건제(封建制)나 교회 등의 전통에 거역(拒逆)하여 과학과 합리성을 존중하고, 근대화를 추구하는 광범위한 입장을 뜻하며, 가톨릭교회 내부에서의 근대화 경향을 모더니즘이라 부르기도 한다.
문학사조(文學思潮)로서는 제1차대전에 있었던 전통에 대한 방\s동적 경향이; 문학에 미친 것으로, 날타로운 주지적(主知的) 작풍(作風), 개인주의(個人主義)를 근거로 하는 문학, 예술(藝術)을 신봉하는 입장을 가리키며, 대체로 반(反)리얼리즘의 경향을 지니는 것이 특색이다. 일반적으로 기계문명(機械文明0이나 도시적(都市的) 감각을 다분히 향락적(享樂的)인 면에서 존중하여, 이른바 ‘모던’한 것을 추구하는 태도로서, 보통 미래파(未來派)ㆍ表現派표현파)ㆍ다디이즘ㆍ쉬르레알리즘ㆍ구조주의(構造主義) 예술 등을 여기에 포함시키지만, 너무 광범위한 뜻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그 개념이 막연하다. (문원각: <한국문학대사전> 부록)
현대주의 또는 근대주의라고 번역된다. 철학ㆍ미술ㆍ문학상으로는 기성도덕이나 전통적 권위에 반항하여 자유ㆍ평등, 그리고 시민생활이나 기계문명을 구가하는 사상상ㆍ예술상의 주관주의적 풍조를 말하며, 미래파ㆍ표현파ㆍ다다이즘ㆍ주지파(主知派) 등을 포괄한다.
종교적으로는 가톨릭교회 내에 있어서의 근대화 경향을 말하는 바, 가톨릭교회의 교의(敎義)를 근대과학의 성과에 일치시키려 하는 것이다.
한편 20세기 초두 이래의 아메리카니즘(자본주의와 기계문명의 인간 지배에 의해 발생된 예술상의 여러 경향)을 말하기도 하며, 작품의 기계적ㆍ역학적(力學的)인 구성이라든지 스피디한 소위 템포 빠른 경향 등을 비롯하여 복잡 다면적(多面的)인 심리적 굴절(屈折)ㆍ입체감, 강렬한 색채ㆍ음향에 의한 강한 자극 등, 요컨대 도회적ㆍ기계문명적인 것의 반영(反映)의 현저한 것을 특징으로 하며, 흔히 감각적ㆍ관능적인 향락과 퇴폐 경향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좋지 못한 경향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이러한 경향을 가리키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가장 널리 일반화하고 있다. (학원사: <문예대사전>)
현대주의 또는 근대주의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기성의 도덕과 권위를 부정하고 기계 문명과 도회적 감각, 자유와 평등을 중시하고 추구하는 사조이다. 예술에서 모더니즘은 1920년대에 일어난 표현주의, 미래주의, 다다이즘, 형식주의 등을 가리킨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프로문학이 퇴조하고 일제의 군국주의가 노골적으로 대두한 1930년대에 영미(英美)의 주지주의 영향을 받고 일어난 사조로 불린다. 김기림이 시의 낭만주의를 배격하고 기술주의를 주장하면서 시작되었다. 소설에서는 최재서와 이상이 대표적인 모더니즘 작가이다.
【특징】
- 지적이고 시각적이다.
- 현대 도시 문명에 대한 비판의식을 나타내기도 한다.
- 의식적이고 기교를 추구한다.
- 회화적이고 기교를 추구한다.
8ㆍ15 이후 박인환, 김경린 등 <후반기> 동인들에 의해 계승되었다.
1930년 모더니즘 시의 시대적 배경 1930년대 모더니즘 시의 배경으로 흔히 등장하는 도시와 현대 기계 문명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930년대 식민지 조선 사회의 특수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1930년대 이른바 식민지 공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시기였다. 1929년 세계 대공황으로 인해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한 일본은, 식민지 조선에 대한 수탈을 강화하는 한편 대륙 침략을 단행함으로써 이러한 위기에서 탈출하려고 하는데, 이 때문에 조선에 대한 자본 수출이 본격화된다. 그로 인해 조선에는 중화학 공업(특히 군수 공업)이 발달하게 되고 급속한 도시화가 이루어지게 된다. 1930년대 모더니즘은 한편으로는 이와 같은 시대적, 사회적 변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영ㆍ미의 모더니즘(주지주의) 이론의 영향에 의해서 촉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흔히 ‘현대주의’로서 기성의 규준에 반대하고 나서는, 20세기의 여러 새로운 예술적, 사상적 사조들을 지칭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프로문학의 퇴조기에 김기림(金起林), 김광균(金光均) 등에 의해 유도된 영ㆍ미 주지주의의 영향을 받은 문학을 말하며, 시에 있어 시각적 이미지를 중시하는 특징을 지닌다. 김기림에 의해서는 주지주의 시의 이론이, 김광균에 의해서는 실제의 표현 기법이 도입되었고, 이밖에 최재서에 의해 산문에 관한 이론이 소개되었다. 30년대 모더니즘은 50년대 후반기 동인에게 이어져 보다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된다.
모더니즘이란 일반적으로 기성 도덕과 전통적 권위에 반대하고, 자유와 평등, 도시생활과 기계문명을 구가하는 사상적, 예술적 사조를 의미하나, 우리 나라에서는 1930년대 영ㆍ미 주지주의의 영향을 받고 일어난 문학사조를 뜻한다. 이를 한국 문단에 도입한 이는 김기림 등이고, 정지용, 김광균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들의 특징은,
1. 주정적 주류에 반대하고,
2. 현실생활과 도시문명을 주요 소재로 다루었으며,
3. 이미지를 중시한 점.
등이다. ‘시는 화화(繪畵)다’라는 이론은 유명하다.
기존의 리얼리즘과 합리적인 기성도덕, 전통적인 신념 등을 일체 부정하고, 극단적인 개인주의, 도시 문명이 가져다 준 인간성 상실에 대한 문제의식 등에 기반을 둔 다양한 문예사조. 19세기 말엽부터 유럽 소시민적 지식인들 사이에서 발생하기 시작하여 20세기에 들어와 크게 유행한 문예사조로 ‘근대주의’ 또는 ‘현대주의’라고도 한다.
기존의 사회질서·종교·도덕의 전통을 밑받침하고 있던 확실성에 대해 회의를 품은 니체(Nietzsche, F.W.)의 허무주의, 마르크스(Marx, K.)의 유물사관과 혁명이론, 프로이트(Freud, S.)의 정신분석학 등의 선구적 사상들이 이미 그 토대를 마련해놓았으며, 세계를 정신적·물질적으로 황폐화시킨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크게 성행하였다.
모더니즘은 다양한 양상으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전개되었다. 표현주의(expressionism)ㆍ미래파(futurism)ㆍ이미지즘(imagism)ㆍ다다이즘(dadaism)ㆍ초현실주의(surrealism)ㆍ주지주의(intellectualism)ㆍ신즉물주의(Neue Sachlichkeit) 등이 있다.
한편 미술에서는 입체파(cubism)ㆍ야수파(fauvism)ㆍ추상적 표현주의 등으로, 음악에서는 기존의 관계를 파괴한 스트라빈스키(Stravinsky, I.)의 실험적인 음악 등으로 전개되었다. 이러한 다양성 때문에 노만주의나 사실주의와 대등한 중요한 문예사조이면서도 그 개념의 정립이 막연할 수밖에 없다. 모더니즘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이것은 신모더니즘(neo-modernism) 혹은 후기모더니즘(post-modernism)이라 불린다.
나치의 전체주의와 대량 학살, 원자폭탄의 위험, 자연환경의 황폐, 인구의 폭발적 증가 등의 전후(戰後) 상황 속에서, 후기모더니즘은 전기모더니즘으로부터 이탈하여 그 극복을 지향하는 양상과, 존재의 ‘무의미성’과 허무의 세계로 더욱 심화되는 두 가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기존 낭만주의 시들이 지닌 내용 위주의 편향성, 지나친 감정 노출 등을 비판하고 단단한 형식, 지성에 의한 감정의 통제 등을 표방하였다.
서구의 경우에 이미지즘은 견고한 이미지를 제시하는 사물시(事物詩)를 목표로 했고, 주지주의는 회화적 기법에만 머물고 만 이미지즘의 단점을 보강하고자 이미지즘의 뒤를 이어 생겨난 데 비하여, 우리의 경우에는 이들 두 사조가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는 상태로 동시에 수용되었다. 대체로 주지주의적인 성격이 강조되었으며, 특히 엘리어트(Eliot, T.S.)의 객관이론과 리처즈(Richards, I.A.)의 포괄이론 등이 많이 소개되었다.
【한국의 주지시】
주정적(主情的)인 시에 비하여 지성을 더 존중하는 입장에서 쓴 시. 종래의 낭만주의적 시 작품이 감정과 정서를 중시하고 언어의 음악성을 강조한 데 반하여 주지시는 주지주의적 입장에서 냉철한 지성을 바탕으로 하여 범람하는 감정을 억제하고 이미지와 언어의 회화성을 강조했다.
한국에서는 이와 같은 영미(英美) 계통의 주지시의 이론을 1930년대에 최재서(崔載瑞)가 소개하더니, 김기림(金起林)이 이를 적극 주장, 실천하여 한국시에 새로운 풍토를 조성하였는데, 작품으로 결실을 거둔 이는 김광균(金光均)이었다. 주지적 모더니즘으로 불렸던 이들의 영향은 6ㆍ25 전후를 통해서 새로이 일어났으니, 1951년 후반기 동인들이 [현대시연구회]를 조직하고 전통적인 기성의 미학에 반기를 들었는데, 그들은 주로 초현실주의적인 공통의 경향을 띠었으며, 논리적인 구성미의 탐구를 통해서 포에지를 포착하려고 했다.
당시의 멤버는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이라는 동인지를 냈던 조향(趙鄕), 김경린(金璟麟)을 비롯한 박인환(朴寅煥), 김규동(金奎東), 이봉래(李奉來), 김차영(金次榮)이었다. 이 모임은 1953년 12월에 해체되었으나, 그 영향은 자못 컸다. 그 후로는 이활(李活), 박태진(朴泰鎭), 전봉건(全鳳健), 김구용(金丘庸), 김수영(金洙暎), 김상화(金相華) 등이 활약하였고, 그 이후엔 장호(章湖), 이일(李逸), 성찬경(成讚慶) 등이 이 계열에 드는 작품을 썼다.
김기림은 <오전(午前)의 시론(詩論)>(조선일보.1935.4.20.∼30.) <포에지와 모더니티>(新東亞 21호) 등의 수많은 논문을 통해서 지적 정신에 의한 문명비판, 풍자(satire), 당위의 시, 시각적 회화성의 시 등을 역설하였다.
그 밖에 이양하(李敭河)의 <리챠즈의 가치론(價値論)>(조선일보.1933.1.21.∼31.), 최재서의 <비평(批評)과 과학(科學)>(조선일보.1934.8.31.∼9.7.) 등이 주지주의 이론을 소개한 대표적인 논문들이다. 당대 시인들 중 이미지즘의 성향이 강한 이로는 정지용과 김광균(金光均)이 있다.
<정지용시집(鄭芝溶詩集)>(1935)과 <와사등(瓦斯燈)>(1939)에 실려 있는 시들은 대체로 그 회화적 기법들이 뛰어나다. 주지주의적인 대표적 작품으로는 김기림의 장시(長詩) <기상도(氣象圖)>(1936)를 들 수 있다. 한편, 한국의 다다이즘 운동은 여러 해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이상(李箱)에 이르러 본격화되었다.
광복 후 1949년을 전후로 하여 모더니즘 운동이 다시 일기 시작하였다. 김경린(金璟麟)ㆍ박인환(朴寅煥)ㆍ김규동(金奎東) 등의 도시감각ㆍ현대문명의식, 조향(趙鄕)과 이봉래(李奉來)의 초현실주의, 김수영(金洙暎)의 지성의 현실참여 등의 양상으로 나타났다. 1950년대 후반기에는 영미 주지주의 이론의 재평가와 더불어 모더니즘의 새로운 진전을 보였다.
송욱(宋稶)의 <하여지향(何如之鄕)>(1961)에 보이는 비순수와 문명의 표정, 박남수(朴南秀)의 심층 이미지 추구, 김춘수(金春洙)의 현실의식과 존재론적 이미지, 김광림(金光林)의 주지적 서정 등에서 모더니즘의 심도 있는 전개를 보여주었다.
【한국의 주지시파(Modernism)】
▶시기 : 1934년경(1934∼1942)
▶출발 : 영미 이미지즘 이론의 도입, 낭만주의 시의 감정 과잉에 반발
▶잡지 : [인문평론](1939)
▶특징
(1) 흄→ 파운드→ 엘리어트
(2) 최재서→ 김광균
(3) 지성과 이미지의 중시 - 낭만과 음악성 배격
(4) 이미지, 회화성 중시
(5) 자유분방한 감정의 억제
▶작품 : 김광균 : <추일 서정(秋日抒情)>
▶작가 : 1934년 최재서의 이론 도입, 김기림의 시론 전개, 김광균, 장만영, 정지용의 시 발표
▶평가
(1) 선구적 현대 감수성 발굴 - ‘현대시‘로 전환 계기가 됨.
(2) 신선한 감각의 표현
(3) 고전주의적 생의 자각 없이 방법의 지각을 가지려 한 기형적인 시
【1】1931년경 프로문학의 퇴장과 일제(日帝) 군벌주의(軍閥主義)의 대두를 계기로 도래(到來)한 문학사조(文學思潮).
1934년 편석촌(片石村) 김기림(金起林)이 시의 낭만주의적(浪漫主義的) 요소인 감정의 자연발생적(自然發生的) 유로(流露)나 사상의 흥분 상태를 지양(止揚)하고, 시작(詩作) 자체의 의식성(意識性)을 강조하는 시의 기술주의(技術主義)를 자장하면서 형태화한다.
이러한 시작(詩作) 자체의 기술성(技術性) 자각은 1930년경의 시문학파(詩文學派)에서도 드러나는데, 김기림은 모더니즘의 시운동을 펴면서 당시까지의 한국적 서정시(抒情詩)를 일괄하여 자연발생적 시가(詩歌)로 명명(命名), 따라서 시문학파의 시운동마저 기교파(技巧派)ㆍ예술지상주의파(藝術至上主義派)라고 비판하면서, 모더니즘의 시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러니까 모더니즘은 시문학파에서 드러나는 방법적(方法的) 정신(精神)의 자각뿐만 아니라, 시대나 문명에 대한 비판까지를 내포하는 기념(槪念)으로, 그 특징은 첫째 정서적 우세에 대하여 지성적(知性的) 우세를, 둘째 현실에 대한 초월적(超越的) 태도에 대하여 비판적 적극성을, 셋째 청각적(聽覺的) 요소에 대하녀 시각적(視覺的) 요소를 강조한다.
이러한 모더니즘은 서구(西歐)의 현대문학 전반을 일컫는 광의(廣義)의 그것들인 미래주의(未來主義)ㆍ다다이즘(dadaism)ㆍ쉬르레알리즘(surrealism)ㆍ표현주의(表現主義)ㆍ주지주의(主知主義)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 아니라, 주로 1910년대에 흄(Hulme)ㆍ파운드(Pound) 등을 중심으로 전개된 이미지즘(imagism)과 프랑스 상징주의(象徵主義)의 영향을 깊게 받은 엘리엇의 시론(詩論), 지성의 우위를 강조하는 <전통과 개인의 재능> 등의 시론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협의(俠義)의 모더니즘임을 알 수 있다.
소설(小說)의 경우는 1935년 최재서(崔載瑞)가 주지문학(主知文學)을 소개하고 또 실제 이상(李箱)의 소설을 중심으로 심리주의적(心理主義的) 경향을 비평하면서 전개된다. 최재서는 흄ㆍ리처드(Richard)ㆍ엘리엇(Eliot)ㆍ리드(Read)ㆍ헉슬리(Huxley) 등을 소개, 현대 주지파문학의 전모를 개진(開陣)하고 <비평과 과학>(1934) <현대적 지성에 관하여>(1935) <풍자문학(諷刺文學)>(1935) 등을 발표, 모더니즘의 시로 김기림의 <기상도(氣象圖)>(1936), 심리주의소설로 이상(李箱)의 <날개> 등의 우수성을 분석했다.
이론가로서의 김기림은 리처드의 <시와 과학>, 엘리엇ㆍ리드ㆍ흄ㆍ브룩스(Brooks)ㆍ스펜더(Spender) 등 영미(英美) 현대시인들의 시정신을 섭렵해 ‘지성의 태양’을 무기로 했음에 비하여 시인으로서의 그는 첫 시집 <기상도(氣象圖)>(1936)를 비롯하여 <태양의 풍속> <바다와 나비> 등에서 강한 코스모폴리탄 의식과 과학정신 및 경쾌한 오전의 건강성을 형상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세계의 약점은 내면성(內面性)의 결여였다고 평가된다.
모더니즘의 대표적 시인들로는 1928년에 이미 감각적 경향을 보인 정지용(鄭芝溶)을 위시해서 김광균(金光均)ㆍ장만영(張萬榮)ㆍ장서언(張瑞彦) 등이 있다. 주지적 시의 원조(元祖)라 할 수 있는 정지용은 <유리창>(조선지광.1928) <갈매기>(조선지광.1928) 등에서 설명 배제(排除)와 장면 묘사의 정확성 및 감각성을 노출함으로써 현대적 시세계를 전개했고, 정지용과 시작(詩作) 경향이 비슷한 김광균은 특히 시각적(視覺的) 이미지 중심의 묘사성(描寫性)을 특색으로 하여 시의 회화성(繪畫性)을 강조하면서 스스로의 감정을 그 풍경 속에 투영(投影)시켰다.
정지용의 경우 극도로 절제된 감정이 김광균의 시에서는 시의 표면에 노출되는 것으로 볼 때 그가 감상성(感傷性)을 불식(拂拭)하지 못하고 리리시즘의 시계에 머물러 있음으로써 모더니즘이 표방하는 고도의 비평의식(批評意識)이 결여되었던 갓 같다.
【2】1949년 김수영(金洙暎)ㆍ박인환(朴寅煥)ㆍ김경린(金璟麟) 등을 중심으로 한 앤솔로지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1952년 [주간국제(週間國際)]에 자기들의 주장과 작품을 개진하면서 활약한 김규동(金奎東)ㆍ김경린ㆍ박인환ㆍ조향(趙鄕)ㆍ이봉래(李奉來) 등의 [후반기(後半期)] 동인에 의하여 다시 모더니즘의 시운동이 전개된다.
특히 [후반기] 동인들의 시세계는 도시생활(都市生活)과 현대문명(現代文明)을 노래한다는 공통점 외에 크게 이미지즘적 경향과 쉬르에알리즘적 경향으로 구별되므로 이들의 모더니즘 시운동은 이미지즘적 기법(技法)과 도시감각(都市感覺)의 표출이라는 점에서 1930년대의 김기림의 코스모폴리탄 의식의 재현(再現)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후반기] 동인들은 당시 한국 시단(詩壇)의 주류를 형성했던 청록파(靑鹿派)와 서정주(徐廷柱) 계열에 대한 반항을 시도했다.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멤버나 [후반기] 동인은 모두 기계의 소음(騷音)ㆍ엔진소리ㆍ외래어(外來語) 등에 집착, 본질보다 표면에 머문 도시감각의 표출로 박인환에 나타나는 자본(資本)과 도시의 문제, 그리고 감상성(感傷性) 등은 1950년대 상반기(上半期) 모더니즘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후반기] 동인들의 도식성(圖式性)을 벗어나 어느 정도 개성적(個性的) 색채를 띠면서 모더니즘의 시들이 개화(開花)한 것은 12950년대 하반기(下半期)에서부터라 할 수 있다. 시집 <하여지향(何如之鄕)>에 나타난 송욱(宋稶)의 비순수(非純粹), 김춘수(金春洙)의 존재론적(存在論的) 이미지의 시들, 김수영의 반시론(反詩論), 전봉건(全鳳健)의 쉬르적 발상(發想), 신동문(辛東門)의 시집 <풍선과 제3포복(第三葡匐)>의 세계 등이며, 이들은 박남수(朴南秀)ㆍ김종삼(金宗三)ㆍ김광림(金光林) 또는 성찬경(成贊慶)ㆍ민재식(閔在植) 등과 함께 본격적인 모더니즘의 시운동을 전개했던 시인들인데, 특히 송욱ㆍ민재식에서는 엘리엇의 영향이, 성찬경에서는 토머스(Thomas)류의 영향이 나타나며, 박남수ㆍ김춘수 등에서는 존재와 인식의 문제로 이미지즘적 경향을 심화(深化)시켜 1930년대의 이미지스트들이 놓쳤던 내면성(內面性)에 집착하고, 김수영은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에서 보이던 도시적 감각과 소시민의 우울을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사회현실의 차원으로 확산(擴散), 현실참여(現實參與)의 이론을 강조한다.
전봉건은 전후(戰後) <차폐물(遮蔽物)>(1953) <어느 토요일>(1953) <0157584>(1954) 등에서 현대 인간이 상실한 휴머니즘을 노래했으며, 그 후 시집 <속의 바다>(1970)에서는 깊은 내면의식, 환상의 세계를 펴 보임으로써 쉬르레알리즘의 면모(面貌)를 띤다. 크게 보아 1960년대 상반기의 모더니즘은 첫째 시(詩) 영토의 확대, 굴째 사회의식(社會意識), 셋째 내면의식(內面意識)의 추구 등으로 대별(大別0되는데, 평론가 유종호(柳宗鎬)는 그의 <모더니즘의 공과(功過)>에서 1960년대의 혼란이나 이론의 불안한 유동(流動)은 아마도 둘째와 셋째의 극렬한 배반(背反)에 기인했던 것으로 파악, 심지어 둘째 쪽을 참여시(參與詩), 셋째 쪽을 순수시(純粹詩)라고까지 척결했던 사실을 중시(重視), 1960년대의 새로운 세대들이 그 양분(兩分)된 도그마에 미처 저항하지 못하고 극도로 배차적(排他的)인 의식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비판한다.
1960년대의 새로운 세대들이란 1965년 6월 제6집(輯)을 계기로 세 동인체제(同人體制)로 출발한 시지(詩誌) [현대시(現代詩)] 동인들과 [신춘시(新春詩)] 동인들로 집약(集約)될 수 있다. 특히 [현대시] 동인은 1965년부터 1972년까지 지속, 동인지 [현대시]를 발간하면서 1930년대의 모더니즘이 상실했던 상징주의적(象徵主義的) 내면의식(內面意識)과 쉬르레알리즘적인 초월의식(超越意識)을 <햄릿적 딜레마>(현대시 20집.1969)라는 상황에서 형상화(形象化)하려 했다. (이승훈: <한국문학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