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재적소(適材適所)- 적절한 인재를 적절한 장소에
우리가 ‘서로 상(相)’자로 알고 있는 ‘상(相)’의 본래 뜻은 ‘상(相)을 본다’, ‘살핀다’라는 것이다. 명사가 되면 ‘얼굴’, ‘모양’이라는 뜻이 된다. 목수가 집을 짓기 위해서 산에 가서 ‘자기 눈(目)으로 나무(木)를 살펴본다’는 것이 이 글자 뜻의 근원이다.산에 나무는 많아도 적절한 목재는 구하기 어렵다. 들보 감은 많은데, 마룻대 감은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목재를 구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좋은 집 한 채를 짓기 위해서는 목재를 고르는 안목이 있어야 하겠지만, 장기간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좋은 집 지으려고 마음 먹고 숲 속으로 간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적절한 목재들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옛날 시골 사람들은 집을 지을 생각을 하면, 미리 그때그때 필요한 나무를 베어다 준비를 해 두었다. 나무 자체도 좋아야 하지만, 나무도 잘 쓰여 제 성질을 발휘하려면, 나무를 잘 알아보는 목수를 만나야 한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갖가지 목재를 짜 맞추어 집을 짓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가장 적절한 목재를 가장 적절한 자리에 배치해야 좋은 집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장 적절한 인재를 가장 적절한 자리에 앉혀야 나라가 잘 다스려질 수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대통령이 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나라 안에서 가장 좋은 인재를 선발하여 그 사람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자리를 맡겨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지 못하다. 대통령 취임할 때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保衛)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며…” 등의 문구가 담긴 헌법에 실려 있는 선서(宣誓)를 한다. 그리고 나라를 잘 다스리겠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말을 한다. 역대 농림부장관, 교육부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에는 대부분 세칭 일류대학의 법학과 출신들이 임명되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나라의 운명에 절대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국의 대사 자리에, 그 나라와 전혀 상관이 없는 분야에서 종사했고 그 나라를 잘 모르는 사람을 대사로 임명했다.
마치 축구팀 감독이 어떤 축구팀을 맡아 “팀을 잘 운영하여 우승하겠다”라고 말은 하지만, 선수를 기용할 때는 실력보다는 자기 출신학교 후배인 선수, 자기에게 아부하는 선수, 선수 부모의 청탁을 받은 선수들을 기용해서 경기를 진행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해서는, 아무리 우승하려는 마음이 간절해도 우승할 수가 없다.
어떻게 해서 저런 사람을 저런 자리에 임명했는지 의아한 생각이 드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자기 눈에 든다고, 자기 선거운동 도와주었다고, 자기 대학 동문이라고, 누구의 청탁으로 사람을 임명해서는 안 된다. 국가민족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생각해야 한다.
대통령만 그런 것이 아니고, 각급 지방자치단체장, 각급 기관장, 사람을 임명하는 권한을 가진 자리에 있는 사람은 누가 그 자리에 가장 적절한가를 잘 판단해서 임명해야 한다. 국가나 공공기관보다는, 오히려 개인 소유의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 적절한 인재를 적절한 자리에 쓰고 있는 편이다.
*適: 알맞을 적. *材: 재목 재. *所: 바 소.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