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편지
박은희(2024.9.7.월)
무엇을, 어떻게 보는가의 차이
사건과 문제
왕궁 내실 부인에게 편지가 왔다. 편지를 읽는 중 지체 높은 분이 들어 왔다. 편지를 숨기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펴진 채로 테이블 위에 올려 두었다. 겉봉이 위로 올라와 내용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때 D 장관이 들어왔다. 부인의 당황스러움을 보고 그녀의 비밀을 알아챘다. 서둘러 사무를 처리한 후 문제의 편지와 비슷한 편지를 두고 부인에게 온 편지를 가져갔다.
편지 주인이 훔친 자를 알고 있다는 것을, 훔친 자 역시 알고 있어 권력을 가지기 위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부인은 극비를 요하면서 상당한 금액을 지급하기로 하고 경찰국장에게 편지를 찾아줄 것을 의뢰했다. 경찰국장은 몇 달 동안 장관의 집에서 편지를 찾았지만 못 찾았다. 뒤팽을 찾아가 이야기를 하고 조언을 구한 뒤 한 달 동안 더 찾아보다가 다시 뒤팽을 찾아갔다. 찾는 사람에게 50,000프랑을 주겠다고 하자 뒤팽이 돈을 받고 도둑맞은 편지를 경찰국장에게 주면서 해결되었다.
경찰국장은 넉 달 동안 성실하게 빈틈없이 편지를 찾았지만 왜 못 찾았을까?
그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모두 이상하다고 부르는 버릇이 있다. 이상한 것에는 관심두지 않고 이해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는 편지를 찾을 자신이 있었다. 자주 밤새도록 집을 비우는 장관의 습관과 하인들이 몇 안 되는 것을 알았고, 어떤 방이나 캐비닛도 열수 있는 열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편지를 찾아야 하는 이유도 분명했다. 자신의 명예와 관계 되었고, 이 사건은 극비이며, 보수도 막대했기 때문이다.
경찰국장이 수색한 방법은 최상이었고 완벽했지만 편지가 그들 수색 범위 내에 있지 않았다. 가까이 있는 문제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하거나 너무 얕게 생각해서 실수를 범했다. 그 이유는 첫째, 추리하는 사람(경찰국장)의 생각과 상대방(장관)의 생각을 일치시키지 못했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경찰국장의 계획을 맞췄기 때문이다. 둘째, 상대방의 생각을 잘못 쟀거나 아예 재지 않았다. 어떤 감추어진 것을 찾을 때 감추었을 방법에만 몰두하고, 일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에 근거한 수색 원칙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즉, 은닉 원칙이 경찰국장 원칙에 포함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장관을 시인이라고 알고 바보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래서 편지 찾는 것에만 집중했지 장관이 어떤 사람인지 염두에 두지 않았다.
뒤팽은 어떻게 찾을 수 있었을까?
그는 감추어진 것을 찾아내는 것은 수색가의 날카로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의 인내력 그리고 결단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사람과 상황을 관찰하면서 추리가(뒤팽)의 생각과 상대방(장관)의 생각을 일치시키려고 했다. 장관은 수학자이자 시인이며 장관을 둘러싼 상황들에 관해 그의 능력을 인정했다. 그리고 장관이 아첨꾼에다 대담한 음모가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결과 장관이라면 편지를 세상 사람들 코 바로 밑에 숨겼을 거라 생각한다. 즉 장관은 편지를 감추기 위해서는 그것을 감추려 애쓰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장관이 유용한 목적으로 편지를 사용하고자 할 때 늘 수중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과 경찰국장의 의례적인 수색 범위 내에는 편지가 없다는 것을 기반으로 장관의 집에 찾아간다.
경찰국장과 달리 뒤팽은 장관의 집에서 두 곳만 주의 깊게 살펴보고 바로 편지를 발견한다. 편지는 벽난로 근처에 마분지로 만든 대수롭지 않은 편지꽂이 세공품에 있었다. 그리고 장관이 부인에게 편지를 가져온 것처럼 편지를 가져간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메모를 남기고 편지를 가져온다.
뒤팽은 편지를 찾았을 뿐 아니라 장관에게 통쾌하게 한방을 날리기도 한다. 우선 부인이 속한 당의 당원으로서 장관의 정치적 파멸을 예고했다. 또, 언젠가 빈에서 장관이 한 못된 짓을 기억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실마리를 남겨 두었다. 그것을 발견한 장관의 생각을 궁금해 하면서.
작가는 알고 독자는 모르는 것
“추리하는 사람(독자)의 생각을 상대방(작가)의 생각과 일치시키는 것”
작가는 뒤팽의 말을 통해 수학, 물질, 비물질, 윤리학, 화학, 신화. 여덟 살 꼬마 이야기 등을 하면서 도둑맞은 편지를 찾았지만 나의 생각을 작가의 생각과 일치시키는 것에 실패했다. 나 또한 경찰 국장처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단순하게 정리를 해서 그런지, 작가는 알고 나는 모르는 그 무엇을 찾지 못해 궁금한 것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어렴풋이 알 수 있는 것은 자기 안에 갇혀 유한성에서 맴돌기 보다는, 상대방의 생각과 일치시키면서 무한의 상상을 펼칠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첫댓글 첫시간 첫발제문이라 부담되셨을텐데 먼저 자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도둑맞은 편지는 보물찾기 마냥 내용도 헤깔렸답니다. ㅋ 발제문 잘 읽었습니다.
타인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일치하는 것, 혹은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라는 한계를 넘어서 타인 중심으로 생각할 때 얻어지는 지혜라는 소설의 주제는 잠언을 읽는 듯 합니다. 수업을 못 들어 아쉽지만, 발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