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늬바람 낮게 노을일면
흙내나는 오두막
토막베게 돋우시던 우리 아버지
입 안 가득 박하 향기로
애써
재우시던 해수
가뿐 숨 몰아쉬며 떠나던 날
한 여름 이슬채며
부고장 돌리던 아홉 살 소녀
이제 반생의 그림자
앞에 섰는데
그 여름 내내
허기진 동심에 섧게 울어주던
앞산 뻐꾸기
지금도 꿈결로 들려온다'
-문영숙 앞산 뻐꾸기 전문-
*첨부: 나의 아버지는 내 나이 아홉살 때, 보리누름이 한창일 때, 고요하게 주무시는 듯 눈을
감으셨다
'아주 느릿느릿 지나가는
시간이 여기 있었구나
내가 까맣게 잊고 있는 사이
뭉기적뭉기적거리던 나의 게으른 시간들이
길어진 발톱 속에 집을 짓고
꾸역꾸역 까만 때로 모여 있었구나.
고린내를 풍기며 고롤고롱
코를 골고 있었구나.
하얀 비누 거품에 세수하고도 깨어 나지 않던
게으른 녀석들이
-요놈들!
손톱깎이를 갖다 대니, 톡!
화들짝
소스라쳐
달아나는구나'
-신형건의 발톱 전문-
토요일, 오후..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는, 한 낮 동안 뜨거운
열기로 대지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며 생명의 알찬 결실을 뜨겁게 달구기 위한 열기를 식혀줄 안식처, 그 휴식의 쉼터...그 안면도 끝으머리 고남에
위치한 '안면도청소년수련원'은 맑고 개끗한 영혼들의 향연이 바닷물 속을 붉게 물들며 한바탕 고운 영혼의 울림으로 출렁거리고 있었다.
'푸른아동문학회' 세미나... 태안지역의 '동화를 사랑하는 엄마들의 모임'과 열린교류를 위하여 회원들이 함께한 이 자리는 각박한
세상에서 맑은 세상과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자리다.
문영숙 작가(푸른아동문학회 회장)...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은
10여년이 넘는 어느 싯점에서, 팔봉중학교총동창회의 활성화를 위해서 만난 서울의 모임자리에서다. 고향에 대한 향수와 모교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고, 삶과 예술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충만한 분으로 기억되며, 본인의 서예 솜씨가 새겨진 도자기 선물을 받아들고 기뻐했던 그런 인연을
가지고 있었던 차에 안면도, 그 아름다운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너무도 반가웠다.
좀 늦게 도착한
'안면도청소년수련원'의 소강당은 열기로 가득차있었다. 명창순 동화작가의 '마음을 치유하는 어린이책 읽기'에 대한 특강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오지의 안면도에 이처럼 많은 아이들과 함께 어머니들이 참여했다는 자체에 놀랐다.
-문영숙 작가와 함께-
실은 동시와 동화작가들의 모임에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낯설은감이 있었다. 그러다 2005년 서산예총 회장을 맡으면서 작가들을 서산에
초청하였는데, 그때 동화작가들이 몇분이 있어 많은 대화를 하는중, 참으로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소유자라는 것을 깨달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참에, 문영숙작가의 초대를 받고 참여하게 되었다.
늦게, 소식도 없이 나타난 나를 너무도 반갑게 맞이해 주어 몸둘바를 몰랐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2부는 작가와의 대화시간이었다. 박혜선 시인의 사회로 이금이 동화작가, 신형건 동시작가, 문영숙 작가가 본부석에 앉아
본인들의 창작활동의 변과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에 느끼는 것은 너무도 천진난만한 모습이었다.
40대 중반부터 50대라는 삶을 살은
사람들이 아니라 마치 어린아이들이 앉아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곤 했다. '아 어쩜, 저렇게 해맑을 수가 있을까?' 웃는 모습, 제스쳐, 말하는
그들의 삶에서 느끼는 것은 어린아이의 천진성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때묻어 가는 영혼을 맑고 깨끗하게 하기 위하여 안간힘을 쏟는
것이 아닌가 한다. 수양을 하고, 참선을 하고, 피정을 하며, 시를 읽고, 쓰는 이 모든 행위들이 인간 본성의 착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기
위한 일련의 행동들이 아닐까? 그 마음으로 살기를 소망하는 사람들... 그 분들이 바로 아동문학을 하는 사람들일게다.
꾸미지 않아
더 아름다운 사람들... 가식과 위선을 떨쳐버린 그 무공해, 청정의 마음밭에서 유리알처럼 투명한 맑은 영혼이 투영되어 나를 비치고 있다.
이금이 작가, 그 함박 웃음 속에는 깊은 산중, 한 떨기 자비의 꽃처럼 해맑았고, 신형건 시인에게서는 '자비와 평등과 박애와 환희와
행복과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만 한 없이 많이 가지고 사는' 방정환님의 어린이 예찬에 나오는 글귀처럼 그렇게 보였다. 치과의사를 그만두고
동심에 빠져 시인이 된 것만 보아도 그렇지 않은가?
문영숙 작가.. 꽃이 피었다고, 별을보고, 달을 보고도, 눈온다고, 제일먼저
기뻐날뛸 것 같은, 그런 감성을 가지고 끝 없이 호기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어린아이처럼 투명함 가득한 사람같다.
-이금의, 문영숙 동화작와 뒤풀이-
명창순 , 박혜선, 황선열, 박방희, 그리고 푸른아동문학 회원들 모두가 '모든 것이 기쁨이요, 모든 것이 사랑이고, 또 모든 것이 친한
동무'처럼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안면도 고남, 그영목항으로 이어진 그 아름다운 만남, 그리고 술잔이 오가는 이야기 자리는
어린이로 돌아가자는, 어린이로 돌아간, 동심의 마음들이 바다를 타고 출렁거리는 향연의 한마당이었다.
우리 모두는 '허기진 동심에게
섧게 울어주던' '아주 느릿느릿 지나가는 시간' 안에 갇혀 있었다.
송교장 선생님 오랜만입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 이렇게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이런 예술활동을 하시는 줄 몰랐네요. 기회 있으면 우리 후배님들도
찾아보고 싶은데 여의치가 않습니다. 오는 6월 13일 안면도 청소년수련원에서 제가 회장을 맡고 있는 단체 <푸른아동문학회>세미나가
열려 알려드립니다.
***푸른아동문학회 태안에서 6월 세미나 연다
태안청소년수련원에서 작가와의 만남도 가져
▲ 문영숙 회장
푸른아동문학회(회장 문영숙)는 2009년 6월 13일 오후 4시 반 안면도 청소년
수련원에서 세미나를 연다. 아동청소년작가이기도 한 문영숙회장은 충남 서산 팔봉 출생으로 출신지역 사회의 학부모들과 열린 교류를 희망한다며
세미나에 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의 동참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1부 행사로 명창순 작가의 <마음을 치유하는 어린이 책
읽기>를 황영숙 평론가의 진행으로 열린다. 특히 2부 행사에서는 태안군에서 활동하는 <동화를 사랑하는 모임>과 연계하여 박혜선
시인의 사회로 <작가와의 만남>시간을 갖는다. <작가와의 만남>시간에는 이금이 작가, 신형건 시인, 문영숙 작가가
<동화를 사랑하는 모임>의 회원들과 작품의 창작과정과 작품에 대해 토론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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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창순 작가
명창순 작가는 2004년 장편동화 「안녕, 사바나 」로 제1회 건국대학교창작동화상을 수상했고 2004년 공주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독서치료 사례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독서치료 관련 강의와 아동상담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장편동화 <안녕,
사바나>, <울어도 괜찮아>, 독서치료 사례집 <독서치료의 첫걸음>이 있다. <울어도 괜찮아>는 200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었다. 현재, 정림사회종합복지관 아동발달지원센터에서 독서치료 상담을 맡고 있고, 대학과 사회교육기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 이금이 작가
이금이 작가는 1984년 ‘새벗문학상’에 동화가 당선된 후, 진한
휴머니티가 담긴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아 <국어> 교과서에 「송아지 내기」, 「소희의 일기장」등 4편의
동화가 실렸고,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나이를 초월하여 폭넓은 독자층을 가진 보기 드문 작가이다. 대표작으로『너도 하늘말나리야』, 『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 『유진과 유진』 등이 있다.
▲ 신형건 시인
신형건 시인은
1984년 '새벗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한민국문학상과 한국어린이도서상을 받았으며, 초등 학교 <국어>
교과서에 「벙어리 장갑」, 「거인들이 사는 나라」, 「발톱」, 「시간여행」, 「그림자」, 「넌 바보 다」 등 6편의 동시가 실렸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거인들이 사는 나라』, 『바퀴 달린 모자』, 『배꼽』, 『엉덩이가 들썩들썩』, 비평집『동화책을 먹는 치과의사』 등이 있으며, 현재
아동문학 전문 출판사 '푸른책들'과 웹진 <동화읽는가족>의 발행인으로 일하고 있다.
▲ 박혜선 작가
박혜선 작가 : 1992년 '새벗문학상'에 동시 「감자꽃」이 당선되었다. 동화 「그림자가 사는 집」로 2004년 '푸른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연필시문학상’과 ‘한국아동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지은 책으로 동시집 『텔레비전은 무죄』, 『개구리 동네 게시판』 등이 있다.
한편, 푸른아동문학회는 서울에 소재를 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글을 쓰는 작가들이 주축이 되어 전국적으로 70여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아동청소년 작가들의 모임이다.
▲ 황영숙 평론가
황영숙 평론가는 2008년 「청소년소설에 나타난 정체성
탐색의 양상」으로 제6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평론가상>을 수상하였다. 중앙일보에 논술 칼럼을 연재했으며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회장을 맡고 있는 문영숙 작가는 2004년 제2회 ‘푸른문학상’과 2005년 제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나야 나, 보리』,『무덤 속의 그림』,『아기가 된 할아버지』,『궁녀 학이』등이 있으며 간병에세이집 <치매, 마음안의
외딴방 하나>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