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푸르던 잎 어느덧 낙옆지고
달 빛만 싸늘히 허전한 거리
바람도 살며시 비켜가건만
그 얼마나 참았던 사무친 상처길래
흐느끼며 떨어지는 마지막 잎새
싸늘히 파고드는 가슴을 파고들어
오가는 발길도 끊어진 거리
애타게 부르며 서로 찾은길
어이해 보네고 참았던 눈물인데
흐느끼며 길 떠나는 마지막 잎새
[배호]
본명은 배신웅(裵信雄).
광복군 제3지대에서 독립운동을 한 아버지 배국민과
어머니 김금순 사이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해방 후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에서 살다가 1955년 아버지가 죽자
부산으로 내려가 이모가 운영하는 모자원에서 생활하면서
부산 삼성중학교 2학년 1학기를 수료했다.
1956년 8월 음악을 하기 위해 혼자 상경하여 외삼촌인 김광빈에게
드럼을 배운 지 1년 만에 통달하고, 김광빈악단에서 드럼 연주를 하였다.
1963년 김광빈 악단 및 김인배 악단에서 드럼을 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이 즈음 예명을 배호로 하고, 김광빈이 작곡하고 편곡한
〈굿바이〉와 〈사랑의 화살〉을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1964년 12인조의 풀 밴드를 구성하여 드럼을 치며 노래하는 가수로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같은 해 영화 〈황금의 눈〉의 주제가로 발표한 〈황금의 눈〉이
처음으로 가요 차트에 진입해 대중에게 존재를 알렸다.
1966년 신장염이 발병하여 음악활동을 중단하고 청량리 단칸방에서
투병생활을 하던 중 신진 작곡가 배상태를 만나 〈돌아가는 삼각지〉를
발표했다.
특색 있는 음색과 호소력이 돋보이는 〈돌아가는 삼각지〉가 전국 인기
차트를 휩쓸면서 정상의 인기가수로 자리매김했으며,
이어서 발표된 〈안개 낀 장충단 공원〉이 연속 히트함으로써
TBC·KBS·MBC 등 주요 방송사에서 수여하는 가수상을 휩쓸었다.
가수로 활동하던 5년간 〈비 내리는 명동〉·〈누가 울어〉·〈파도〉·
〈울고 싶어〉·〈안녕〉·〈영시의 이별〉·〈조용한 이별〉·
〈두메산골〉 등 300여 곡을 남겼는데, 〈영시의 이별〉은
통행금지 시간에 이별을 한다는 노랫말이 문제가 되어 금지곡이 되기도
하였다.
지병인 신장염으로 5년간 투병하다 2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2003년 10월 옥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