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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택 시집
『백석탄 물소리』
979-11-92613-73-4 / 156쪽 / 130*210 / 2023-08-16 / 12,000원
■ 책 소개 (유튜브 영상 바로보기)
청송 출신 심성택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백석탄 물소리』
2005년부터 시작 詩作의 길로 들어선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산 좋고 물 좋은 고향의 자연, 풍경, 사람들의 모습을 원형으로 하여,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 소박한 지난날의 애틋한 서정과 함께 성찰과 관조의 길에 들어선 지금의 시간을 되새겨 진솔 진실한 시편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쉽게 소멸해가는 것, 모든 생명체의 슬픈 숙명이겠지요 구름을 만난 노을도 무슨 여운이 저리 애틋한지 붉게 타고 있습니다”(自序에서)
■ 저자 소개
심성택 시인
- 경북 청송에서 태어나 2005년 《문학세계》로 등단하였다
- 대구광역시 건설행정과장, 체육청소년과장, 동구 행정관리국장, 의회사무국장을 역임하고
퇴직 후 서예에 입문, 대구미협 서예 부문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 시집 『주왕산 수달래』, 『새벽 주산지』, 『백석탄 물소리』
- 산문집 『우리들의 봄날』이 있으며 이번에 『달빛 아래서』를 펴냈다
■ 목차
自序
1부
덤 / 지나간 미래 / 그리움의 세월 / 고목 아래서 / 벽 / 젊은 풀숲 / 그리운 모란 / 놓친 손 / 수변 무대 / 어느 날 / 첫눈 / 꽃길 / 과수원에는 / 새벽안개 / 넝쿨손 / 달 / 5월의 휠체어 / 접시꽃 사랑 / 는개
2부
갈잎, 하나! / 동구 밖 느티나무 / 저녁나절 / 꽃밭에는 / 빗소리 / 낙화 / 오르는 산길 / 유년의 노트 / 마른 갈대 / 하얀 그리움 / 만추 / 꽃, 지는 밤 / 들꽃의 사연 / 전환시대 / 여정 / 비몽사몽 / 상처받은 들꽃 / 모란의 연가
3부
하치장 / 벌목꾼 / 들국화의 독백 / 안개꽃 사랑 / 경칩 소식 / 꿈길에 / 상실의 시간 / 어둠살이 / 운명 / 지친 하루 / 출근 시간 / 갈대 / 인생 별곡 / 가랑비 / 은빛 물결 / 낙조 / 폭우 / 산다화 / 아침 안개
4부
홍매화 / 낙엽 지는 밤 / 나비춤 / 눈 내리는 마을 / 해변에서 / 청보리밭 / 오월의 정원 / 귀뚜라미 / 꽃소식 / 지하 골방에서 / 재회 / 떠나는 가을 / 발자국 / 매미 소리 / 숲속엔 / 산사 가는 길 / 꽃이 진 자리 / 흔적
5부
팔공산 봄소식 / 성난 금호강 / 찬경루 / 사림령 / 백석탄 물소리 / 등골 사람들 / 청송 꿀사과 / 동화사 가는 길 / 신천의 봄바람 / 옛집에서 / 환향 / 겨울 강, 물오리 / 떨거지 / 무도한 사단 / 인이네 마을 / 낙원 / 대숲에 바람 소리 / 묵상 / 입춘날
|해설| 김종근_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성 속에 체험을 형상화한 서정의 세계
■ 출판사 서평
“햇살이 눈언저리를 비벼댄다/ 돌부리 사이로 머리채를 풀어 헤치고/ 계곡을 품은 노래가 싱그럽다// 벙긋 부풀었다 터지는 하얀 꽃봉오리들/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면/ 불생불멸 부증불감의 소용돌이를 일군다// 앞서온 것들이 떠나고 나면/ 뒤따른 것들도 따라가고/ 아! 우린, 모두 길 떠난 나그네라 했지// 가슴 저리까지 차여 올랐다가 흩어지며/ 지칠 줄 모르는 유유자적한 부르짖음/ 몇 겁의 세월을 녹여낸 선율인가// 순간순간마다 경이로운 모습으로/ 눈부시게 백옥 같은 등불을 켜 들고/ 마르지 않는 유장한 가락을 쏟아 놓는다”
-표제작「백석탄 물소리」 전문
『백석탄 물소리』가 들려주는 눈부시게 백옥 같은 시의 가락 안으로 들어가 보자. 먼저 청송 백석탄(하얀 돌이 반짝이는 개울) 계곡이 상징하는 본태 고향의 맑은 서정과 아름다운 사람들을 다룬 시로 「등골 사람들」,「눈 내리는 마을」. 「청송 꿀사과」 등이 있다. “등골의 골짜기는 길고 깊다/ 등골 사람들은 모든 걸 등짐으로 나른다/ 뚱거리, 감자 포대기, 보리 가마니// … // … 등짐이 무거우면 신이 난다/ 등골에 땀이 밸수록/ 등 따습고 배가 부르다”라거나 “애지중지 손길 닿는 정성에/풍진 세상 갖은 시련 다 밀쳐내고/ 새콤달콤한 ‘천상의 맛’을. 채곡채곡 갈무리해 둔다”라는 함축의 표현으로 가족을 위해 살신성인 노동하고, 온 정성으로 천상의 맛을 만들어낼 줄 아는 고향 사람들의 근원적인 삶의 방식을 예찬하고, “내리는 눈이 반갑다/ 고요 속에 묻혀가는 산촌// … // 노적가리처럼/ 복이 쌓이는 듯하다”라며 고향의 아름다운 풍광과 정서를 서정적으로 그려내기도 한다.
시인은 또 고향에서의 순수했던 시간 속에 남은 소중한 기억을 회상하고 그 시절의 정신을 계승하는 시편을 보여준다. “예스러운 기와집 한 채/ … / 유산을 이월하는 공간”(「지나간 미래」), “그 면면한 지극스런 사랑// 마루 밑 아궁이 속에 숨어 있네/ 빛바랜 옹기그릇에 가득 담겨있네”(「그리움의 세월」), “품이 남아도는 둥지/ 어연번듯 자란 줄기와 가지들/ …/ 그 의연한 몸짓과 숭고한 사명을”(「고목 아래서」) 등, 지난 세월이 전해준 조상들의 고귀한 미덕과 온기 넘치던 삶의 방식을 시로 헤아린 감동적인 시편도 담았다.
“더듬어볼 기억이 참 많아졌습니다/ 상전벽해 되듯 빠르게 변한 세상에/ 흑백필름을 돌려보면서”(「유년의 노트」) 자신의 지난날과 지금을 돌아보는 시인의 시편에서는 꽃, 나무, 안개, 등 자연물과 자연현상에 빗대어 삶의 순리를 기꺼이 수용하는 담담한 깨달음의 시 세계를 펼쳐 보인다.
“저만치 철 지난 우리 사랑도/ 참 눈물 나게 아름답던 연분이었네”(「접시꽃 사랑」), “발아래 세상 꽃들에게/ 상처 난 크기만큼 성장했노라/ 바람이 전하는 말을 가슴에 담아/ 눈을 감고 참선에 들어갔다.”(넝쿨손), “황혼길 마지막 과업/ 꺾이지 않으려고/ 가녀린 허리를 열심히 흔들어댑니다”(「마른 갈대」) 등 그동안 고통스러운 삶의 실상을 마주하고도 견지해 온 맑은 삶의 의지를 잠언 같은 시로 구현하였다.
“누가 저러고 싶어 했더냐/ 떨어진 꽃잎// 물처럼, 구름처럼/ 바람이듯이// 기다려주지 않고/ 뒤돌아보지 않아도/ 따뜻한 미소를 남기고 갔으니// 흙 묻은 꽃잎 주워들고/ 서러워 않으련다” (「낙화」 전문)
“시인은 일상의 체험에서 깨달은 감성의 무늬들에 서정의 옷을 입혀 상상하는 뚜렷한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김종근 시인)라는 해설대로 시인의 시는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여 삶을 성찰하고 관조하여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소중한 삶의 진실을 『백석탄 물소리』에서 서정적으로 그려내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하루가” 흘러가도 “다 덤이려니 마냥 고마워해야지”(「덤」), “한때 책갈피에 끼워둔/ 메마른 사연을 꺼내 들고/ 철없이 헤집고 뒤집으려 해도// 우거진 이 자리를 지켜 내면서/ 꼭 별 하나를 따야지”(「젊은 풀숲」), "첫눈은 /포로가 된 나에게/ 티 없이 순정한 선물입니다”(「첫눈」), 같은 많은 아름다운 구절을 담은 많은 시편을 통해 시인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맑은소리를 함께 느낄 수 있는 『백석탄 물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