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선거 이후 대한민국 우선과제 Ⅰ(정동희 뷰) 】
당면과제 중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의 중요성은 말 그대로 중요합니다.
오늘부터 3개의 시리즈로 ‘6.3 선거 이후 우선과제’를 순차적으로 기재합니다. 보통 눈앞에 보이는 '급한 일(이메일 답장, 잔업 등)' 처리하느라, 정작 미래를 결정짓는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장기 전략 수립, 시스템 자동화 구상, 역량 개발)'을 놓치기 쉽습니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진짜 목적은 바로 이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을 강제로 확보하는 것에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현직 대통령을 2번이나 감옥에 보내는 6공화국의 악순환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헌법 개정이 필요한데, 이 때 오늘에 열거된 ‘대통령의 국회해산권’과 다음 글에서 거론되는 조항이 빠진 개헌은 차라리 개헌하지 않는 게 낫다는 게 저의 오랜 고민 끝에 결론입니다.
G20 회원국(19개국+유럽연합+아프리카연합) 중에서 대통령, 총리, 수상 등 행정부 수반(또는 국가원수)에게 의회(국회)해산권이 인정되는 나라들을 정부 형태별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의회해산권은 주로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혼합형) 국가에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권력 균형을 맞추기 위한 장치로 존재합니다.
1. 의원내각제 국가 (총리•수상이 실질적 권한 행사)
실질적 행정 수반인 총리(수상)의 권고나 결정에 따라, 국가원수(국왕, 대통령, 총독)가 의회(주로 하원)를 해산하는 나라들입니다.
• 일본: 수상이 내각 불신임 결의를 받았을 때뿐만 아니라,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 실질적으로 언제든 중의원(하원)을 해산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가집니다.
• 영국: 전통적으로 총리의 요청으로 국왕이 해산해 왔습니다. 2011년 고정임기제법으로 한때 해산권이 제한되었으나, 2022년 해당 법이 폐지되면서 총리의 조기 총선 목적 의회해산권이 부활했습니다.
• 캐나다: 영국의회 제도를 따르는 연방 수임국으로, 총리의 권고에 따라 총독이 하원을 해산합니다.
• 호주: 총리의 권고로 총독이 하원을 해산합니다. 특히 호주는 특정한 교착 상태가 발생할 경우 상•하원을 동시에 해산하는 '이중해산(Double Dissolution)' 제도도 존재합니다.
• 인도: 총리의 권고에 따라 대통령이 록 사바(하원)를 해산할 수 있습니다.
• 독일 : 연방총리가 연방의회에 '신임안'을 제출했으나 부결되었을 때, 총리의 제안으로 연방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할 수 있습니다. (임의적인 해산은 불가능)
• 이탈리아 : 내각이 붕괴하고 새로운 연정 구성이 불가능할 때, 대통령이 총리 및 의장들과 협의하여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릅니다.
2. 이원집정부제 / 혼합형 국가 (대통령이 권한 행사)
대통령 중심제의 성격과 내각제의 성격이 섞여 있는 나라들로, 주로 대통령이 정국 타개를 위해 의회를 해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집니다.
• 프랑스: 대통령이 총리 및 양원 의장과 협의를 거쳐 하원(국민의회)을 해산할 수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2024년 정국 돌파를 위해 이 권한을 사용해 조기 총선을 치른 바 있습니다.)
•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이 대통령이 지명한 총리 인안을 3회 연속 거부하거나, 정부에 대한 불신임 결의를 반복할 경우 대통령이 하원을 해산할 수 있습니다.
💡 의회해산권이 없는 G20 국가들
대한민국,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은 과거 헌법 등에 존재했으나, 1987년 현행 헌법에서 완전히 삭제됨)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서구식 의회해산권 개념이 적용되지 않거나 체제가 공산주의이거나 다름)
그러면 의회해산권이 없는 미국은 한국과 어떻게 다른 점이 있을까요?
미국에서 입법 활동을 실질적으로 하는 하원의원의 임기는 2년입니다.
미국 상원의원의 임기가 6년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짧은 편인데요, 여기에는 미국 헌법 제정 당시의 뚜렷한 의도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하원 임기가 2년인 이유와 특징
• "민심을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기관": 임기가 2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하원의원들은 유권자들의 목소리와 여론 변화에 극도로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의를 즉각적으로 대변하라는 취지입니다.
• 통째로 바뀌는 하원: 상원은 2년마다 3분의 1씩 교체되어 연속성을 유지하는 반면, 하원은 2년마다 435명 의원 전원을 새로 선출합니다.
• 짝수 해마다 열리는 선거: 미국 하원 선거는 매 짝수 해(2024년, 2026년, 2028년...) 11월에 치러집니다. 대통령 선거가 없는 해에 열리는 하원 선거를 우리는 ‘중간선거(Midterm Election)’라고 부르며, 현직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됩니다.
즉, 한국의 경우 G20 국가들 중에서 공산주의 중국도 아닌데 무려 G20개 국가 중에11개 국가가 가지고 있는 대통령(총리) 등의 국회해산권이 없는 나라이고, 만약 앞으로도 대통령의 국회해산권을 개헌하지 않을 거라면 미국처럼 국회의원 임기를 2년으로 바꾸어야지, G20 주류에 속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살펴본 이 한국의 특이한 상황이 다음에 거론되는 점과 연계되어, 국가 시스템 리스크를 높이며 총체적 관리가 보이지 않게 부실화되는 출발점이 된다는 게 저의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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