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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맷귀 사이로 칼바람이 사정없이 파고드는 겨울. 콧등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히는 줄도 모르고 얼큰한 국물을 훌훌 넘기다 보면 오히려 겨울여행이 즐겁기만 하다. 얼큰한 맛이 일품인 삼척 곰치국, 칼칼한 맛의 옥천 어죽과 생선국수, 대한민국 대표 보양식 남원 추어탕, 남도의 별미 순천 짱뚱어탕 등 겨울 여행지마다 ‘맛있는 한 그릇’이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 여행도 즐겁고 몸도 건강해지는 그곳으로 안내한다. 글과 사진 한국관광공사 국내진흥팀 (최갑수 작가)
곰치국은 삼척을 대표하는 맛이다. 20여 년 전만 해도 곰치는 어부들에게 환영받는 생선이 아니었다. 그물에 곰치가 걸리면 그냥 버렸다. 뱀처럼 징그럽게 생겼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때 물에 빠지면서 ‘텀벙텀벙’ 소리를 낸다고 해서 ‘물텀벙’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런 곰치가 이제는 삼척의 별미로 자리 잡았다. 비린 맛이 없고 육질이 연한 데다,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아 요즘엔 귀하신 몸으로 톡톡히 대접받고 있다.
커다란 대접에 담겨 나오는 곰치국 한 그릇을 비우는 데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곰치 몇 토막에 묵은 김치 숭숭 썰어 푹 끓여낸 곰치국은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맛과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살점 때문에 술을 좋아하는 뱃사람들에게 해장국 중 으뜸으로 꼽힌다. 정라항 일대 ‘곰칫국 골목’에 맛집이 즐비하다. 얼큰한 곰치국으로 속을 데웠다면 삼척 여행에 나서보자. 가장 먼저 가볼 곳은 죽서루. 예부터 대관령 동쪽의 아름다운 여덟 곳을 가리켜 ‘관동팔경’이라 불렀는데, 오십천 절벽 위에 지은 죽서루는 관동팔경 중 제1경으로 꼽힌다. 죽서루를 둘러본 뒤 장쾌한 동해바다를 감상하며 가슴 가득 활력을 느껴보자. 삼척에는 크고 작은 20여 개의 해변과 포구들이 58.4km에 이르는 긴 해안선을 따라 포진해 있다. 7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쉴 새 없이 바다의 비경과 만난다. 특히 삼척해수욕장에서 삼척항(정라회센터)에 이르는 4.2km 구간의 새천년도로는 동해안의 아름다운 일출을 감상하고 해안 절경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장사항은 한국의 나폴리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포구다.
- 문 의
- 바다횟집 033-574-3543
- 이용요금
- 곰치국 1만 2,000원
- 이용시간
- 오전 9시~오후 10시
- 휴 무 일
- 연중무휴
- 찾아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를 이용해 동해까지 간다. 동해에서 7번 국도를 따라 30분쯤 가면 삼척항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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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강’이라는 뜻의 금강(錦江). 강줄기를 따라 펼쳐진 산수가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이다. 국내 4대강 중 하나지만 다른 강들에 비해 그리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백제의 왕도였던 공주와 부여, 대청호 주변은 찾는 사람이 많지만 금강 상류 지역은 잘 모른다. 금강 상류에 자리한 옥천은 아직도 오염을 모르는 청정지역이다. 여름이면 반딧불이가 꼬마전구처럼 빛을 반짝이며 날아다닌다. 물이 맑으니 고기도 많다.
피라미, 쏘가리, 빠가사리, 메기가 지천. 이들 물고기를 재료로 해서 만든 도리뱅뱅이와 어죽, 생선국수 등이 별미다. 어죽과 생선국수는 만드는 방법이 비슷하다. 쏘가리, 빠가사리, 메기 등 갓 잡아 올린 신선한 민물고기를 두 시간쯤 통째로 삶는다. 그러면 진하고 걸쭉한 육수가 우러난다. 여기에 고춧가루, 고추장, 생강, 후추, 된장, 들깨가루, 부추, 청양고추, 깻잎 등을 넣고 얼큰하게 다시 끓인다. 예전에는 어죽으로 먹었는데 여기에 소면을 넣으면서 국수로 발전했다. 어죽과 생선국수는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다섯 시간 이상 끓이기 때문에 비린 맛이 전혀 없다. 한 그릇 먹으면 속이 따뜻해지고 온몸에 땀이 쫙 흐르는 것이 마치 보약을 먹은 것 같다. 고추장 양념이 맵지 않아 국물을 먹고 나서 속이 쓰리다는 사람이 없다. 옥천까지 와서 어죽만 맛보고 돌아갈 수는 없는 일. 옥천은 정지용의 시 <향수>의 무대가 되었던 고장이다. 옥천읍 하계리에 자리한 시인의 생가 옆에 세워진 문학관은 정지용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곳. 문학전시실과 영상실, 창작 겸 휴식공간인 문학교실, 낭송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 문 의
- 부산식당 043-732-3478
- 이용요금
- 생선국수 5,000원, 쏘가리매운탕 2만 원, 빠가사리매운탕 1만 5,000원
- 이용시간
- 오전 10시~오후 10시
- 휴 무 일
- 연중무휴
- 찾아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에서 상행선이나 하행선을 타지 말고 휴게소 건물 대각선에 있는 굴다리로 진입한다.
굴다리를 지나면 도리뱅뱅이 마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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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 하면 역시 남원이고 남원 하면 추어탕이다. 우리나라 어느 곳을 막론하고 추어탕집은 대개 ‘남원’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 그만큼 남원 추어탕의 맛을 높이 친다는 얘기다. 광한루에서 17번 국도를 따라 곡성 방면으로 향하다 보면 색다른 풍경을 만나게 된다. 이른바 ‘추어탕 가도’. 2km 남짓한 도로변이 온통 추어탕집 간판들로 빼곡하다.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쓰는 서울식 추어탕과 미꾸라지를 갈아 쓰는 남도식 추어탕으로 나뉜다.
서울식 추어탕은 씹는 맛이 있기는 하지만 국물 맛이 밋밋하고 통째로 들어 있는 미꾸라지가 징그럽기도 하다. 반면, 남도식 추어탕은 맛이 진하고 칼칼하지만 텁텁하고 뼈 부스러기가 혀에 닿을 때마다 느낌이 다소 거북하다. 이런 이유로 1960년대까지만 해도 추어탕은 성인 남성들이나 먹는 음식으로 인식되어왔다. 추어탕에 대한 인식을 확 바꿔놓은 남원추어탕은 남원 ‘새집추어탕’에서 개발한 남원식 추어탕이다. 한마디로 서울식과 남도식 추어탕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서울식이나 남도식과는 다르게 미꾸라지를 익힌 다음 살만을 체에 내려서 사용한다. 여기에 표고를 갈아 넣고 된장을 듬뿍 푼 다음 들깨, 시래기, 토란대 등을 넣어 오랜 시간 끓여 낸다. 국물은 구수하고 얼큰하다. 한편 개운한 맛도 있다. 갈아 넣은 미꾸라지 덕분에 고소하고, 시래기나 토란대는 구수하게 씹히는 맛이 좋다. 연신 땀을 닦아내지만 속은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추어탕은 밥과 따로 먹기보다 말아 먹어야 제 맛이다. 추어탕에 구수한 밥맛이 우러나면 풍미가 훨씬 더 깊다. 남원은 광한루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광한루와 함께 지리산 둘레길 2구간과 실상사, 춘향테마파크, 완월정 등을 함께 돌아본다면 알찬 여행이 될 수 있다.
- 문 의
- 새집추어탕 063-625-2443
- 이용요금
- 추어탕 8,000원, 튀김 1만 원.
- 이용시간
- 오전 9시~오후 10시
- 휴 무 일
- 연중무휴
- 찾아가는 길
-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전주IC에서 17번 국도로 갈아타고 남원으로 간다. 대전통영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함양에서 88올림픽고속도로로 갈아타고 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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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갯벌이 자리한 순천의 별미는 단연 짱뚱어탕이다. 갯벌 갈대밭 사이를 눈여겨보면 도마뱀 비슷한 것이 툭툭 튀며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물고기가 짱뚱어다. 어떻게 보면 미꾸라지 비슷하게 생긴 것도 같다. 다른 지역의 갯벌에서도 많이 나지만 순천만에서 나는 짱뚱어를 특별히 쳐주는 까닭은 순천만 짱뚱어는 먹을 수 있는 큰 내장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짱뚱어는 움직임이 워낙 날쌔 손으로 직접 잡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훌치기낚시로 잡고 있는데, 쉽게 말해 자연산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짱뚱어는 주로 탕으로 끓여 먹는다. 머리와 억센 뼈는 갈아 넣고, 된장을 푼 물에 시래기, 호박, 무를 넣고 끓인다.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아 처음 먹는 사람도 거부감이 없다. 속살은 부드럽다 못해 촉촉하다. 들깨 향이 향긋하게 우러나는 국물 맛은 개운하다. 짱뚱어탕은 흔히 ‘바다의 추어탕’으로 불린다. 맛이 남원식 추어탕과 비슷하여 구수하면서도 담백하다. 순천은 먹을 것도 많고 볼 것도 많은 고장이다. 장어와 한정식, 산채비빔밥 등이 순천의 풍성한 별미다. 꼭 이런 음식이 아니더라도 어느 식당에 들어가도 푸짐한 밥상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순천이다. 광활한 갈대밭이 펼쳐진 순천만, 고즈넉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선암사와 송광사, 우리네 전통이 오롯이 살아 숨쉬는 낙안읍성, 70년대 풍경을 재현한 드라마세트장 등 짱뚱어탕으로 속을 든든히 채운 후 순천 여행에 나서보자.
- 문 의
- 순천만가든 061-741-4489
- 이용요금
- 짱뚱어탕 1만 원
- 이용시간
- 오전 11시~오후 10시
- 휴 무 일
- 연중무휴
- 찾아가는 길
- 남해고속도로 서순천IC에서 국도 2호선으로 갈아탄다.
순천시내와 청암대학교 앞 삼거리를 지나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순천만 도로표지판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