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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하 15 장
본문을 이해하기 위해 밧세바 사건 이후 다윗 가문의 문제들을 훑어보아야 합니다. 다윗의 맏아들 암논이 셋째 아들 압살롬의 누이 다말을 사모하다 상사병이 들었고 친구 요나답의 계략으로 다말을 성폭행한 다음 내쫓은 것이 화근이 되어 2년 뒤 압살롬이 암논을 죽이고 외갓집으로 도망갔습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후 요압과 드고아 여인의 중재로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아버지 다윗의 용서를 받고 화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다음 압살롬은 서서히 자기 야심을 키우며 민심을 훔치기 시작합니다. 다윗왕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중간에서 가로채 재판을 해주고 다윗왕으로부터 이반시키는 대신 자기를 신뢰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4년 뒤 마침내 헤브론에서 왕위에 오른다고 선포하였으며 결국 압살롬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여 왕이 되고 다윗은 피난을 간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으면서도 끊임없이 배역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며 자기를 드러내고 싶어하는 자신을 봅니다. 압살롬은 살인자로서 다윗의 진노 앞에 처벌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요압과 드고아 여인의 중재로 화해되어 왕자로 복권하였는데 그 일에 대하여 감사하지 못하고 왕의자리를 넘보는 반역을 하게 됩니다. 마치 끝없이 하나님께 도전하는 우리의 교만한 모습같지 않습니까? 나의 욕심과 계획을 내려놓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본문의 이야기 중에 다윗의 태도를 보면서 감동을 받습니다. 다윗은 아들이 반역하여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예루살렘으로 진격해오자 자기를 따르는 신하들과 함께 피란을 갑니다. 옛날에 왕이 피난가는 것을 몽진이라고 했는데 다윗이 몽진길에 오른 것입니다. 옷을 찢고 머리를 풀고 맨발로 울면서 기드론 시내를 건넜습니다.
그 때 제사장들이 하나님의 법궤를 메고 따라왔습니다. 그것을 본 다윗은 제사장들에게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25-26절입니다. 만일 하나님 앞에서 은혜를 입으면 도로 나를 인도하여 궤와 계신 데를 보이겠지만 그와 같이 하지 않더라도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받아들이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다윗이 칭찬듣는 태도입니다. 자기의 소원이나 계획이 아니고 하나님의 뜻이 중심이 되며 자신에게 좋고 나쁜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태도를 배워야 합니다. 내게 유익하면 좋다고 하고 그렇지 않으면 생떼를 쓰는 신앙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오늘 거룩한 주일에 예배를 드리면서도 우리의 유익이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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