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얼굴이 환하다.
그렇게 낙엽 좀 없애라고 여러 번 말했는데 들은 체도 안 하더니, 내가 낙엽을 줍고 있으니.
이유가 있었다.
다음 주 월·화 일정으로 우리 집에서 모임이 있다. 멀리 공주에서, 수원에서, 부천에서 온다. 나이 들어 음악으로 맺어진 인연이다. 지난번 중국 문화답사를 다녀와서 결성되었다.
이름하여 '백두천지 시니어 중창단'.
너무나도 소중하고 귀하다. 다들 나이가 70이 넘었으니 왠지 애틋함도 있다.
시골집의 백미는 불멍이다. 집을 지을 때 만들었는데, 산불 감시 때문에 거의 무용지물이 되었다. 마침 일요일에 비가 온다니, 월요일에 불멍하는 데는 지장이 없겠다.
어젠가 한 사람이 낙엽 태우는 냄새를 맡고 싶다고 톡을 보냈다.
사랑하는 분의 부탁인데 무엇인들 못 하랴.
아직 시간은 좀 있지만, 오늘 저녁에도 비가 오고 일요일에도 비가 온단다. 그러면 낙엽이 젖어서 태울 수가 없다. 그래서 부랴부랴 낙엽을 주운 것이다. 아내한테는 '불멍'에 쓸 불쏘시개를 마련하는 거라고 둘러댔다.
낙엽을 주우려니 집에선 양이 얼마 안 나온다. 결국 동네에 나무가 있는 집 주변까지 가서 주어 왔다.
그 큰 대야와 큰 종이박스에도 낙엽을 가득 채워두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참 웃기는 짬뽕이다. 아내보다는 '백두천지'가 먼저인가?
첫댓글 나이들어 친구들 만들고 1박 2일 집에 초청까지 하다니 부럽군요.
나는 사촌들과의 왕래도 안 하는데 말입니다.
나이가 드니 마음들이 의지하고 갈급함이 있나 봅니다
"백두 천지 시니어 중창단" 귀하게 여기십시오
그곳에서 행복 더하기도 하고 글감 많이 얻어서 좋은 수필 많이 쓰세요
"불멍" 필요하죠
같이 힐링 하시고 더불어
좋은 시간 되세요
먼저 비워야 채울 수 있으니....
감사합니다. 아주 끈끈한 인연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