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4일(토)
망우역사공원 이야기
망우역문화공원으로 가는길
양원역에서 출발해 중량캠핑숲을 지납니다.
아침 햇살이 드리운 길을 걷습니다.
망우산(282m) 정상이 보며 걷습니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유영을 하듯 흐르구요.
망우 공원에 잠든 명사들의 사진과 프로필을 봅니다.
논어(술이 편 제18장)에 나오는 樂而忘憂 (낙이망우)를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뜻풀이가 있지만 이 말의 개념을 저는 이렇게 풀어 봅니다.
"근심, 걱정 피하지 말자. 이를 담대하게 받아 들이고 즐겁게 돌파하자.
그러면 근심이나 고뇌를 뒤어 넘을 수 있다.
오히려 정면 돌파하자. 그 과정 또한 즐기고 결과에도 웃음의 종지부를 찍자."
쉽고도 어려울 수 있지만요.
이곳을 올때 마다 낙이망우를 읊조리며 걷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잠든 분들의 삶과 죽음을 그려 본답니다.
초중고 학생들이 지은유관순 열사 추모의 글들을 봅니다.
고개를 숙여 정중하게 인사를 드립니다.
아~ 유관순 열사.
유관순 열사 합장 묘비.
이태원 무연고 묘지 비석을 이곳으로 옮겨 왔습니다.
무연고. 말이 무연고이지 연고가 없는 주검이 어디있겠나요.
일제강점기 시절, 저들의 또 하나의 만행을 정당화한 거 아닌지요.
오늘의 발길은 여느 때 보다 무겁습니다.
박인환(1926~1956)
명동의 모던보이, 명동백작으로도 불리운 박인환 시인.
그의 짧은 삶을 돌아 보며 그의 작품을 떠올리며 읊어 봅니다.
목마와 숙녀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져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볍게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 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 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 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 작가의
눈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등대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 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는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낡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낡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을 독백처럼 되내이고 눈을 감지는 않았는지.
소설가 이상의 기일에 폭음을 했다던가. 얼마나 마셨던지... 급성알코올 심장마비가 사인이라던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세월이 가면>을 읽으며 그의 당시 심정을 유추해 봅니다.
마리서시 서점도 경영하고 신문기자도 하고 미국도 다녀 온 박인환 시인.
세월이 가면에 얽힌 이야기도 많습니다.
명동의 상숑이라고 불리 운 <세월이 가면>의 노래를 중얼중얼 불러봅니다.
박인희의 세월이 가면 동영상 듣기
↓
https://youtu.be/A3dozbbtWgE
망우공원의 또 하나의 명물.80대의 노인이 쌓은 강년탑.
톡~톡~톡~나무를 쪼는 새 한마리.
이곳에 있는 두 명의 일본인 묘소 중 하나.
사이토오토사쿠의 묘 안내판.
죽산 조봉암의 묘소.
유일하게 묘비 뒷면에 비문이 없습니다.
초대 농림부장관과 1952년1956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거의 부정 선거로).
이승만 정권은 그를 '빨갱이'로 몰아 1959년 7월31일 사형을.
그후 세월이 흐른 뒤2011년 법원은 무죄판결을 내렸습니다.
만해 한용운님의 묘소.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
아아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않앗습니다.
제 곡조를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휩싸고 돕니다.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을 조아려 읊어 보았습니다.
소파 방정환선생(1899~1931)의 묘소
'어린이의 마음은 신선과 같다'라는 동심여선이란 묘비석에 눈을 모았습니다.
색동회를 만들어 어린이 운동을 벌렸고 어린이 날을 만든, 방정환 선생.
독립운동가(33인) 손병희씨가 장인입니다.
일본인 아사카와다쿠미 묘소.
한국을 사랑하고 여기에 잠들어 있습니다.
일본인들이 여기까지 와서 단체로 참배를 한답니다.
고인의 뜻을 기리는 묘비가 눈에 들어 봅니다.
전망대에서... 멀리 남한산성 검단산 청계산이 한눈에 들어 옵니다.
미술계의 귀재로 꼽혔던 이인성 화백의 묘소도 둘러 봅니다.
불암산과 수락산이 들어 옵니다.
여기저기 '장삼이사'들의 유택도 많습니다.
3만여기 중 현재는 7천개의 묘소가 남아 있
습니다.
이중섭(1916~1956년) 화백의 묘.
가난했지만 그럼에도 그림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던 이중섭.
묘비에 새긴 두 아들( )의 모습이 눈을 끕니다. 하얀 국화 한송이가 놓여 있습니다.
화지 살 돈이 없어 답뱃갑에 그림을 은박지에 그렸던 화가.
부인은 일본인이고 아들도 일본에서 산답니다.
오래전 부인과 아들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이 화백의 애제자인 조각가 차근호가 새겨 놓은 이 화백의 아들 형제의 모습이 돋보입니다.
그리고 키가 헌칠한 소나무가 보이지요?
이 화백이 술에 취하면 늘 불렀던 18번인 소나무(독일 노래)를 생각해 심었다고 합니다.
내려 가는 길가에 봉분이 내려 앉은 무덤을 지납니다.
비석은 있지만 후손의 발길이 없나 봅니다.
내려가며 다시 돌아 봅니다.
마지막 코스로 남겨 둔 차중락의 묘소는 다음에 찾아 가야 겠습니다.
혼자서라도 걸으려던 망우사색의길 .
질레꽃님과 도화님께서 함께하시고 또 말벗이 되어 더욱 뜻깊었습니다.
내년 봄에 다시 와야 겠습니다.
분꽃 흐드러지게 필 때 말입니다.
이름이 망우사색의길에서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바뀐 이곳을 내년 봄에
차분히 다시 와야겠습니다.
무덤, 어찌보면 현재 살아 숨쉬는 이들의 '거울'인지도 모릅니다.
더욱이 한 시대를 짧게 그러나 굵게 살던 분들의 자취를 돌아보며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마음 매무새를 추수려야 하겠습니다.
첫댓글 많은 이야기와 사연을담은
책한권을 읽은듯ᆢ 애잔함과 숙연함이 밀려옵니다
함께하진 못했지만 덩달아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꽃피는내년봄을 기다려봅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자주 찾는 길 중의 하나인 이곳은 언제와도 두근거리며 발을 옮기지요.
이타적 삶은 산 분들의 자취를 더듬으며 옷깃을 여민답니다.
'근심, 걱정 피하지 말자. 이를 담대하게 받아 들이고 즐겁게 돌파하자~~'
코ㆍ시대도"^^
잘 다녀오셨습니다
근심과 걱정없이사는 사람이 어디있겠나요.
여기를 올 때 마다 많은 걸 느끼고 걸으며 자신을 되돌아 본답니다.
숙연한 마음으로 후기를 읽어 내려오니 앞서 가신님들에 삶이
우리에게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고
가셨네요 와 닿는 후기 감사합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의미를 돌아보는 곳이지요.
이곳을 걷노라면 숙연,그 이상의 마음을 여미는 시간이구요.
멀어서 망서리다 간길~참으로 많은것을 느끼고온 시간이었습니다. 다시금 우리나라를 사랑하게된 귀한시간~~감사합니다.
오랜만에 함께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눈 시간였습니다.
내년 봄에 다시 와서 걸으며 '망우'를 받아가자구요.
도보길이 문학의길이되어
고즈넉한
옛 애증어린 귀절들도
눈으로 읽고
속삭이듯 읽어 내려가면서
모든것이 그림입니다
한때는 낙엽에 엽서에
써래려갔던
[ 목마와숙녀 ]
고딩때도 그렇게 많이 낙엽에 시를적어 코팅하고
엽서에 시를 적어 코팅하고^^
친구들에게 나누어주고
손편지속에
하나 둘 끼워 전했던
글과 시와 노래와그림들
저녁식사후
문학의 주말저녁으로 쉼에
감사하며 느껴봅니다
잘다녀오셨군요^^
※망우역사문화공원
옛 망우리공원이 지역사회속
편향적인 모습을 변화시켜
역사인물들과 추모의발길에서 함께 이제는
지역사회에서 잘 정비하고
서울시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공원에서 다양한 시각중 저는 인문학적 문학의 한면을 남겼습니다
선인들의 고귀함을담아
역사문화공간으로 변화중인
망우역사문화공원 다시금 걸음을 기약하면서
망우고뭔은 인문확,그리고 사유의 걸이였습니다.
이타의 삶을 살고 가신 님들의 자취를 돌아보는 시간이구요.
항시 로따님의 후기엔 많은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감동이 있습니다
망우역사문화공원 많은생각과 선인들의 모진 인생 흐름이 함께 하진 못 했지만 고스란히 느껴오네요 리딩에 후기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망우라는 지명부터 의미가 깊고요. 또한 역사와 문화 공부 현장이지요.
따스한 봄날 따뜻한 마음으로 망우역사문화공원을 찾아 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