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말모이연극제 경기도부문 극단 늑대의 잉큼 잉큼 소설극장 박성민 각색 연출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와 B사감과 러브레터
공연명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B사감과 러브레터
공연단체 극단 늑대
작가 주요섭
현진건
각색 연출 박성민
공연기간 2020년 9월 29일~10월 4일
공연장소 후암스테이지 1관
관람일시 9월 29일 오후 7시 30분
후암스테이지 1관에서 제2회 말모이연극제 경기도부문 극단 늑대의 박성민 각색 연출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사감과 러브레터>를 관람했다.
박성민은 극단 늑대의 대표이자 연출가다.<진실한 상담소> <5월 또 5월> <파우스트 벽에 갇히다> <타인의 게임> <복날은 간다> <새> <목뼈 부러진 여자> <내친구 피노키오> <모차르트 할아버지> <전쟁터의 산책> <뮤지컬 “새대갈이> <여관방 훔쳐보기> <전쟁터의 산책> 등을 연출했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작가 주요섭(1902~1972)은 1920년 『매일신보』를 통해 등단한 뒤 1972년 만 70세의 일기로 타계할 때까지 40여 편의 소설과 시․희곡․동화 등 거의 모든 장르에 걸쳐 작품을 썼고 외국 소설도 번역하였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사랑을 주제로 한 애틋한 심리묘사는 물론이거니와, 날카로운 현실인식과 투철한 민족정신까지 묘사되어 있어 주요섭 작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원제는 <사랑손님과 어머니>였는데, 영화와 TV드라마로 대중에게 소개되면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로 바뀌었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어린 나이에 남편을 잃은 엄마와 남편의 옛 친구였던 사랑방 손님 간의 사랑을 6살짜리 소녀인 옥희의 눈에서 묘사하고 있는데,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아름답게 표현되고 있다.
무대는 배경 앞에 높은 단을 좌우로 연결시키고 언덕길로 설정했다. 그 앞 하수 쪽으로 풍금과 가재도구가 놓인 엄마의 방이 있고, 상수 쪽에는 사랑방이 있고, 화구와 캔버스 그리고 이젤이 배치가 되었다. 중앙은 마당으로 설정되고, 상 하수 쪽으로 등퇴장 로가 있다.
낭랑 18세 노래와 함께 어린 옥희가 등장해서 엄마와 사랑방 손님의 애정이 싹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두 어른의 사랑의 메신저 노릇을 하지만,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도덕심과의 연관으로 인해 진실한 사랑이지만 맺어지지 못하는 결과로 마무리가 된다.
한미선이 어머니, 조민희가 옥희, 임동욱이 손님으로 출연해 호연은 물론 성격설정에서도 완벽함을 보인다. 옥희 역의 조민희의 열연이 기억에 남는다.
현진건(1900~1943)은 일제강점기 「빈처」, 「운수 좋은 날」, 「고향」 등을 저술한 소설가이자 언론인이고 독립 운동가다. 1925년 조선 문단에 발표한 사감과 러브레터>는 풍자성과 인간의 심리묘사를 탁월하게 나타낸 소설이다. 일반적으로 현진건은 1920년대의 사회적 현실을 탁월하게 사실주의의 방법으로 묘사한 소설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대표작인 <貧妻>, <운수 좋은 날>, <술 권하는 사회>는 식민지하의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담겨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식민지하의 ‘가난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은 보여주지 못한채, 그 속에서 파행적인 삶을 살아가는 많은 인물들을 등장시켜, 식민지 시대에서 방황하는 여러 가지 인물들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사감과 러브레터>는 현진건의 사실주의적인 경향이 풍자성과 결합하여 나타나고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의 중심인물은 C여학교 교원이자 기숙사 사감 노릇을 하는 B여사이다. 이 인물은 딱딱한 성격과 주근깨투성이의 얼굴로 인하여 아직까지 노처녀의 신세를 못 면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 인물이 병적으로 싫어하는 것은 기숙사로 러브레터가 날아오는 일과 남자들이 여학생을 면회 오는 일이다. 사감이라는 직책이 보여주듯 그녀는 학생들의 규율을 감시하는 일에 정성을 기울인다.
하지만 그녀의 그러한 엄격함은 어느 정도 도가 지나쳐 있다. 그녀가 행하는 행위는 겉으로 보기에는 사감으로서의 엄격함이지만, 속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남성에 대한 동경과 증오의 이중적인 감정이다. 이러한 이중적인 감정은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못한 현실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또한 그것은 엄격이라는 겉 모습에 감추어진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이중의 모습은 그녀가 행하는 기인한 행위로 인하여 들통이 나고 만다. 그녀가 가장 혐오하는 러브레터 사이에서 남성과 여성의 흉내를 내며 혼자 들뜨는 모습을 통하여 B사감이 가지고 있는 외형적인 모습은 허구인 것으로 판명되고, 내면적인 정염의 모습만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보고 있는 학생들의 심정은 B사감에 대한 연민이다. 하지만 연민과 동시에 한 인물의 이중성에 대한 풍자의 모습을 이 소설은 보여 준다는 점에서 현진건의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을 동시에 엿볼 수 있다.
무대는 배경에 휘장을 드리우고 공연 후반에 B사감의 방으로 설정된다. 하수 쪽은 학생들 방, 상수 쪽은 교무실이다. 편지지가 여러 장 소품으로 사용되고, 후반 B사감 방에는 옷걸이에 남자 상의를 걸어놓고, 모자를 꼭대기에 얹어 두고 B사감의 러브레터 내용에 따르는 열정적 자기 도취 장면이 연출된다.
한미선이 B사감, 조민희가 학생, 유현정이 친구로 출연해 호연과 성격창출은 물론 희극적 연기로 관객의 폭소를 자아낸다.
출연진의 낭랑 18세, 목포의 눈물, 피리소리 등의 당시에 유행하던 노래는 관객의 심성을 자극하고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조연출 권정미, 기획 홍보 김현주 등 스텝진의 열정이 깃들어 있어 제2회 말모이연극제 경기도부문 극단 늑대의 박성민 각색 연출의 주요섭 작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와 현진건 작 사감과 러브레터>를 관객의 흥미와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수준급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9월 29일 박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