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협회·장대넷, ‘대학 통학길 배리어프리 현장조사 보고서’ 발간
볼라드가 설치됐으나 점자블록이 설치되 있지 않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고려대학교, 서울대학교 등 국내 8개 대학 통학길 배리어프리 현장조사 결과 장애학생지원차량 미운영, 점자블록 설치 미비 등 장애대학생의 접근이 불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회장 김인규)와 대학 장애인권단체가 모인 장애인권대학생네트워크(위원장 정승원, 이하 장대넷)는 대학 통학길 배리어프리 현장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1일 밝혔다.
장대넷은 지난 2021년 3월, 배리어프리한 대학 사회 조성을 계기로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전국 대학 13개 단체가 모여 출범한 연대체로, 장애대학생이 통학길에서 불편함을 겪는 사례가 많음에도 관련 실태조사가 미비하기에 이를 개선해나가고자 직접 통학길 배리어프리 실태를 조사하고 개선안을 제언하는 대학 통학길 배리어프리 조사사업을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는 고려대학교 장애인권위원회, 서울대학교 장애인권동아리 위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학생인권위원회, 성균관대학교 장애인권동아리 이퀄, 성신여자대학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숭실대학교 인권위원회, 연세대학교 장애인권위원회, 이화여자대학교 장애인권자치단위 틀린그림찾기, 중앙대학교 장애인권위원회 등 총 9개 학교가 참여했으며, 서울과학기술대학교를 제외한 8개 학교의 통학로를 조사했다.
지난 2022년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간 8개 대학교에서 실시했으며, 수집한 자료를 분석하고 배리어프리를 위한 11개 공통 요구안을 도출해 서대문·강북·동작·종로·관악·성북구 등 서울 내 6개 구에 요구안을 제시했다.
실태조사 결과 8개 학교 중 중앙대, 성신여대, 이화여대는 장애학생지원차량을 운영하지 않고 있었으며, 볼라드의 경우 앞뒤로 점자블록을 설치해야 하지만 볼라드 설치 구간에 점자블록이 설치된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세대의 경우에는 도보로 통학하는 경로를 조사한 결과 18곳 중 16곳(88.9%)이 규격에 맞지 않게 볼라드가 설치됐거나 점자블록이 미비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장대넷은 관할 구청에 장애대학생의 버스 통학을 위해 버스 내부 및 정류장에서의 음성 지원 기능, 학내 셔틀버스의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 교통약자법 개정을 제안했다.
또한 지하철 통학을 위해서는 역 내 엘리베이터 향균 필름 제거, 전동휠체어 고속 충전기 마련, 촉지도식 안내 장치 확보를 제시했으며, 도보 통학을 위해 점자블록 설치 의무화 및 상태 점검, 규정에 맞지 않는 볼라드 철거 및 교체, 신호등 음성기능 점검과 경사로 보완을 요구했다.
장대넷 정승원 위원장은 “교육, 의료 등 모든 권리의 기반이 되는 이동권이 대학에서 마저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통학길 장애인 접근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관계자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장애인권대학생네트워크와 연대해 각 대학이 위치한 지역의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에 조사 결과를 전달하고, 개선을 촉구하기 위한 행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점자블록이 깨져있는 등 정비가 불량한 모습.ⓒ한국장애인재활협회
향균필름이 점자를 가리고 있다.ⓒ한국장애인재활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