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기도 250318. 양파 한 뿌리
요세비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Dostoyevsky, 1821~1881)가 쓴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이란 책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인생을 통틀어 단 한 가지의 선행도 하지 않은 어떤 할머니가 죽어서 지옥에 떨어졌습니다. 이를 불쌍히 여긴 할머니의 수호천사는 어떻게 해서든 할머니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의 삶을 처음부터 주~욱 다시 살펴보았는데 딱 한 가지의 선행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굶주림에 지쳐 구걸하는 거지에게 ‘양파 한 뿌리’를 준 것이었습니다.
천사는 이 사실을 확인하고 기뻐하며 하느님께 찾아가 할머니도 선행을 한 적이 있으니 제발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려 주십사 하고 간곡히 청했습니다. 할머니의 수호천사가 너무나도 간곡히 부탁하자 하느님께서는 마지막 기회를 주시겠다고 하시면서 수호천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그 양파 한 뿌리를 지옥에 있는 할머니에게 내려주어 그것을 붙잡고 천국으로 올라올 수 있도록 하여라.”
이 말을 듣자마자 수호천사는 지옥에 있는 할머니에게 양파 한 뿌리를 내려주고 그것을 잡고 천국으로 올라오라고 하였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수호천사의 도움으로 천국으로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은 할머니는 희망에 가득 찬 모습으로 양파를 있는 힘껏 꽉 잡고 천국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지옥에 함께 있던 다른 죄인들도 할머니를 따라 같이 천국에 올라가려고 할머니의 발을 잡고 매달렸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자신의 발을 잡고 매달리는 다른 죄인들에게 발길질을 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 못 놔! 이 양파는 내 꺼야! 나만 천국에 가면 되지 너희들은 안 돼!”
기회는 여러 번 주어지지 않습니다. 어쩌면 오늘이, 지금 이 순간이 예수님께서 주신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당신에게 양파 한 뿌리를 잡고 하느님 나라로 올라오라는 마지막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혼자서만 올라가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