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성 씨와 아버지 생신 선물을 의논했다.
그동안 아버지에게 안부 연락을 드리며 필요한 것을 살펴보았다.
구체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고민 끝에 아버지와 휴대폰 벨 소리·배경이 같은 누나에게 연락했다.
‘안녕하세요. 취직 이후에 직장 생활은 힘들지 않으신가요?
권우성 씨와 3월 26일에 있을 아버지 생신 준비로 연락드렸습니다.
시간 되실 때 권우성 씨와 의논할 수 있으실까요?’ 3월 18일 수요일
누나는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느라 메시지를 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며칠 뒤 어머니가 대신 연락을 주셨다.
‘누나가 일하는 중이라서 연락을 못 받았다고 하네요.’ 3월 22일 일요일
어머니도 바쁘신 상황으로,
아버지 생신 선물에 대한 의논이 어려웠다.
권우성 씨와 다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버지와 통화하며 나눈 이야기를 떠올렸다.
권우성 씨와 두 개의 문장으로 정리했다.
‘아버지는 타지로 출장을 자주 가신다.
건설 현장을 많이 다니신다.’
출장에 필요한 물건을 생각했다.
학생 신분인 권우성 씨가 준비할 수 있는 선물을 고민했다.
첫 번째, 건설 현장에서 땀 흘리며 일할 아버지의 이마를 닦을 손수건을 생각했다.
두 번째, 출장이 잦은 아버지의 발걸음을 함께할 양말을 생각했다.
먼저 사이즈를 고민했다.
전임자 일지에서 아버지가 평소 큰 사이즈의 옷을 입는다는 것이 떠올랐다.
권우성 씨와 아버지에게 안부 인사드리며, 발 치수를 물었다.
긴 양말이 필요했다.
권우성 씨와 경북대학교치과병원에 가는 길에 백화점에 들렀다.
손수건을 골랐다.
양말은 찾지 못했다.
거창에 돌아와 옷 가게들을 하나씩 방문했다.
5곳 이상을 갔지만, 아버지 발 치수에 맞는 양말이 없다.
마지막으로 한 가게에 다시 들어갔다.
신축성이 좋은 양말을 발견했다.
표시된 사이즈는 아버지의 발 크기보다 작았다.
가게 점원에게 물어보니, 큰 발 치수 손님도 많이 구매했다고 한다.
실제 사이즈가 맞지 않아, 교환하러 온 경우는 없었다고 덧붙인다.
권우성 씨는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느라 표정이 지쳐 보였다.
직원이 권우성 씨를 대신해 결제했다.
양말을 교환·환불 할 때 필요한 영수증도 챙겼다.
집으로 돌아와, 편지와 선물을 포장했다.
권우성 씨와 준비를 마치고 아버지에게 연락했다.
“안녕하세요. 요즘 낮에는 기온이 높아 밖에서 활동할 때 힘들진 않으신가요?
권우성 씨와 함께 만나 뵙기로 한 오늘, 안부 먼저 여쭤봅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우성이는 잘 있나요?
오늘 만나기로 했죠!
제가 저녁에 친구들과 함께 식사 약속이 있어서 식당으로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에게 식당 주소를 받고 방문 시간도 정했다.
권우성 씨는 도자기 체험을 한 날이라,
옷에 흔적이 많았다.
새 옷으로 갈아입고 빗질도 다시 했다.
아버지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거울 앞에서 한 번 더 모습을 살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해 아버지에게 연락했다.
차에서 내리는 권우성 씨를 보자마자 아버지가 달려 왔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아버지가 친구들에게 권우성 씨를 소개했다.
“내 아들이다.”
아버지의 친구들이 다가와 악수했다.
거창나래학교에서 근무하는 분도 있었다.
평소에 권우성 씨가 학교를 오가며,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큰 목소리로 인사한 것이 빛을 보았다.
자리에 앉았는데, 아버지는 친구와의 대화를 미루었다.
권우성 씨만 바라보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우성아, 사랑한다.
아빠 생일에 와 줘서 정말 고맙다.”
권우성 씨의 볼을 감싼 아버지의 손은 한동안 떨어지지 않았다.
옆에 앉은 아버지의 친구가 권우성 씨의 근황을 물었다.
최근 국악 동아리에서 알게 된 한 소년의 이야기를 전했다.
아버지의 친구는 반가워 하며, 그 소년이 제자였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이름도 알려 주며, 소년에게 꼭 안부 인사를 전해 달라고 했다.
권우성 씨가 둘레 사람들과 이야기를 이어 갈 주제가 생겼다.
권우성 씨의 손에 선물을 쥐여 아버지에게 전달했다.
아버지는 권우성 씨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점점 내려가는 권우성 씨의 눈꺼풀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버지의 친구들도 배웅해 주었다.
권우성 씨가 차에 탔다.
아버지는 권우성 씨와 맞잡은 두 손을 놓지 않았다.
이윽고 아버지는 옆에 있던 직원을 의식하고 말했다.
“앞으로 자주 연락합시다.”
출발하여 백미러로 뒤를 보았다.
아버지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평소와 다른 모습이다.
권우성 씨에게 표현하고 싶었던 말도 많았던 것 같았다.
그 말을 앞으로 더 자주 나누기로 했다.
2026년 3월 26일 목요일, 정예찬
“내 아들이다.” 친구분들 앞에서 아들을 소개했다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여기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언젠가 아버지 친구분들 만나 어색하게 인사하던 저의 기억도 떠올렸고요. 권우성 씨가 직접 축하드리게 주선하고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진호
선물 준비도 고맙고, 아버지의 저녁 약속 장소에 선물 전하러 가 주신 것도 고맙습니다. 아버님, 권우성 씨 아들 선물 기쁘게 받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아버지 생신 선물 준비하고 전하는 풍경이 참 평안하고 복되다 생각합니다. 아들의 축하를 기쁘게 받으시며, 친구들과 저녁 식사하는 식당으로 부르고 자랑하시니 감사합니다. 아버지, 생신 축하드립니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