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백오십 적금을 넣습니다.^^
제 이름 적혀 있는 아직 살아 있는 첫 적금 통장입니다.^^
일단 1년 만기로 잡고 벌써 오개월이 되었네요. 1년 후엔 천 팔백 조금 넘는 금액입니다.
요즘 제가 참 대견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나이가 몇인데 첫 척금이냐고요?^^
그동안 생각없이 살아 온 사십 후반 두 아이를 둔 주부입니다.
물론 그 동안 몇 번의 적금을 시도해 봤지만 만기 해 본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결혼 전에도 적금이란 걸 해본적 없고 결혼 후에 남편이 당연히 통장을 제게 주길래 그냥 다 생활비로 탕진^^한 결과
지금도 저희집 경제는 남편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결혼하고 십년 맞벌이를 했지만 아파트 넓히고 두 아이 키우다 보니 제대로 통장 하나 만들기가 쉽진 않았습니다.
사치를 하거나 과소비를 하지는 않지만 먹는 것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다 보니 건강은 하더라고요.^^
1년 전에 부부가 꿈꾸던 전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안정된 직장에 다니는 남편 덕분도 있지만 그동안 이곳에서 많이 보고 배운 것들을 하나씩 실천해 가며
저도 열심히 살았습니다.
몇 년 전 시어머님 돌아가시는 걸 보며 늦은 나이에 생각들이 정리 되었습니다.
아무생각 없이 살아왔던 지난 시간들이 후회스럽지만 앞으로 살 날이 더 많고
늦게라도 정신차렸으니 참 다행입니다.^^
시어머님 돌아가시고 짐을 정리하는데 혼자 사시던 분의 짐이 엄청나게 많더라고요.
한번도 입지 않으셨던 옷이며 박스채 있던 속옷들도 여러개 구석구석 쌓아둔 정체 모를 물건들을
정리하며 저도 모르게 '가볍게 살아야지' '짐 늘리지 말아야지' 중얼중얼 .....
나 죽고 나서 누군가 중얼거리게 하지 말아야지.....
넉넉하게 사시던 분이 아니셔서 용돈을 드리면 아껴 쓰시겠지 했는데 혼자 사시던 헛헛함을 물건으로 채워 놓으셨는지
끝도 없이 나오는 짐들이 저를 정신차리게 했습니다.
평소에도 저는 물건 욕심이 별로 없는 편이어서 하나를 사더라도 오래 생각하고 비싸더라도 좋은 것을 사는 편입니다.
물론 보석도 관심이 없고 또 돈 욕심도 없는 편이어서 남편 잔소리를 자주 들었습니다.
종교생활하면 딱 맞는 사고를 가진 케이스인데 결혼을 하게 되며 남편에게 골칫거리가 되기도 하였고요.^^
물론 지금은 아닙니다.^^
어쨌든 어머님 장례를 치르며 그래 생활은 가볍게 지갑은 두둑하게 하자는 마음을 단단히 가졌습니다.
돈 자체에 욕심을 내기보다 나이들어 돈 없어 자식들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내 주머니에서
자식들 손주들 용돈 맘 편히 줄 수 있을 정도로는 살아야지 그런 생각이 드니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더라고요.
공기업에 있는 남편 덕분에 연금과 퇴직금으로도 노후생활은 가능하리란 생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 이름으로 된 적금 통장 하나 그 흔한 비상금 하나 없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바빠지더라고요.
시골에 들어와 직장 구할 데도 없고 뭘 할까 고민하는데 마을에 있는 식당에서 사람을 구한다길래
이것 저것 복잡한 생각 다 버리고 하루 여섯 시간 씩 일하기로 했지요. 도시에 있는 식당같지 않고
전원주택을 식당으로 개조한 산채 정식집이라 일하기도 편하답니다.^^
한달 월급 백오십만원 첫월급 타고 다음날 바로 적금 통장을 만들어 몽땅 적금을 들었습니다.^^
적금 통장 만들고 딸에게 자랑을 했더니 백만원 저금하고 오십만원은 엄마가 쓰지 그러길래
큰일났다 싶더라고요. 잘못하면 딸도 저처럼 경제 관념 잘못 될까 싶어 요즘 엄청 잔소리합니다.
친구들은 저보고 사서 고생한다합니다.
하지만 남편 돈이 아닌 내 돈이 간절한 저는 이 시골에서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그 돈이 모두 제 돈이 된다는 것에도 행복합니다.
그냥 남편돈이 내돈 나도 맞벌이 십년 했는데 그 돈이 그돈이지 하며 살았는데
제 이름으로 된 적금통장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돈은 제게 힘을 주고 나이듦이 초라해지지 않도록 해줄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돈 자체에 욕심을 내자는건 아닙니다. 나이들어 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뭐 하나 갖자는 것이지요.
일단 삼년간 일할 계획입니다.
1년에 천팔백 3년이면 오천사백입니다.
이 돈이 어떻게 쓰일지는 모르겠지만 나이 오십이 되는 삼 년 후
계획대로 오천이 만들어지도록 많은 분들이 열심히 사시는 모습을 자주 와서 보며 저 자신을 다잡을 생각입니다.^^
벌써 꽃이 핀 나무도 있습니다.
아직 마당 잔디는 누렇지만 제 마음에는 봄이 온듯합니다.^^
응원합니다.
저도 일을 해왔지만 제대로된 제 통장하나
없습니다.어느날 님과같은 생각을..
같이 화이팅해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응원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