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정부가 고리원전 1호기 원전 정전 사태 이후 비상 발전기 특별 점검 과정에서 지난달 28일 영광원전 비상 발전기도 고장을 일으킨 것이 뒤늦게 보도되었다. 그리고 당시 이런 사실을 알고도 침묵해 온 해당 지자체장의 행동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폐쇄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고리원전 1호기를 6월의 IAEA(국제원자력기구) 특별 점검 결과에 따라 처리방향을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지경부는 13일 원전 운영개선 통합대책을 발표하면서 IAEA 특별점검과 국내 특별 점검단 조사를 거쳐 『원자력 안전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의 내용은 국내 다른 원전에서도 정밀하게 점검이 들어가면 고리 1호기와 같은 사태가 또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고리 1호기의 운명을 정부의 판단이 아닌 국제 기구의 판단에 위임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IAEA는 원자력의 안전하고 평화적인 이용을 증진시키기 위해 설립된 UN 산하 기구이지 원전 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기구가 아니다.
북한, 이란 등의 핵 개발 문제에 있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때에는 IAEA 사무총장이 일본 사람인 유키야 아마노 였음에도 일본 정부로부터 원전 사고 진전에 따른 제대로 된 입장을 보고받지 못했다.
정부가 IAEA 판단에 고리 원전 1호기의 운명을 맡기겠다고 한 것은 IAEA 측에 제시되는 고리 원전 자료나 브리핑이 솔직할지도 의문이다. 수명을 넘긴 자국의 노후원전 폐로 여부를 국제기구에 맡긴 나라가 있는지 의문이다.이와 별도로 지금 법원에서 진행 중인 고리원전 1호기 가동중지 가처분 신청결과 또한 IAEA측 점검결과에 결론을 미루지 않을지 우려된다.
2. 일본에서는 지금 원전 재가동 문제를 놓고 정치적 논란이 한창이다.
곧 가동 중단 예정인 1기를 포함하면 54기 원전이 5월 6일 전부 올 스톱된다. 일본 정부는 작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전체 원전 가동을 중단한 뒤 점검을 위해 전체 원전을 세우고 있다. 그 중 후쿠이현 오이 원전 3,4 재가동 시키는 문제가 정치적 쟁점이 되어가고 있다.
극우적 발언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고 곧 신당 창당이 예상되는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이 노다 총리의 오이원전 재가동 추진을 놓고 정권을 붕괴시키겠다고 극렬 반대하고 나섰다.이는 노다 총리가 13일 일본 각료회의를 열어 원전 안전성을 확인했다며 재가동을 결정한 뒤 다음날인 14일 경제산업상이 해당 현을 방문 지사에게 재가동 동의를 요구하면서 발생했다.
이는 작년 원전사고 후 점검을 위해 세우고 있는 원전의 최초의 재가동 사례가 된다. 일본 정부는 올 여름 전력부족과 전력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재계의 압력에 부딪혀 재가동 쪽을 선택했다. 현재 일본은 원전이 올 스톱할 경우 올 여름 전력 수요의 15% 가량이 부족할 것이 예상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원전 재가동 반대 의견이 재가동 찬성 측 보다 2배가 높다고 한다.
일본의 대표적 극우 정치인이 원전에 반대하고 나서는 모습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고 거의 반 원전 운동가로 돌아선 간 나오토 전 총리, 그리고 마이니찌, 아사히 신문 등 일본의 주요 언론이 반 원전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 일본의 중대한 원전정책 변화를 보여준다.극우가 반 원전을 주장하는 일본이 부럽다.
3. 이에 반해 지난 4.11 총선에서 각 당의 원전 정책은 주요 이슈가 되지 못했다.
일본의 원전 사고가 지구 반대편 독일과 스위스 등의 원전 zero화 정책에 영향을 미쳤음에도 바로 인접한 한국에서 이토록 무관심한 모습이 비상식의 극치를 보여준다.민주통합당은 원전확대 정책 전면 재검토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고리원전 수명연장 반대와 원전 추가건설 등을 제시한 『전력수급 기본계획안』과 2030년까지 원전 비율을 58%까지 확대키로 한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에 대한 반대를 총선정책화 했지만 야권은 총선 과정에서 전혀 원전 정책 자체를 정치 이슈화 하지 못했다.
또 녹색당이 창당되어 반 원전을 표방하고 나섰지만 관심의 주목이 되지 못했고 0.5%의 비례대표 득표율을 기록했다.반면 새누리당은 의외로 비례대표 1번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 민병주 연구위원을 지명했다.여성과 이공계에 대한 배려차원이라고 했지만 공천과정에서 MB와의 타협을 고려할 때 MB 원전 정책에 대한 배려로도 해석되고 있다.
즉 야권과 진보진영, 환경단체 등의 반 원전 정책에 대한 일종의 정면돌파로도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총선의 승리를 MB 원전정책에 대한 승인으로 착각할까 우려된다.MB는 UAE 원전 4기 수주 이외에도 터기 4기, 베트남 원전 2기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원전 건설 자금을 100%로 우리 측이 대주고 UAE 원전 수준의 최저가로 써내면 수주 못할 일도 아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향후 12년간 원전 8기 증설이 추진되고 있다. 정권 의도대로라면 가까운 시일에 국내외에서 최소 원전 18기가 건설될 예정인 것이다. 한국은 중국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원전 추진국가가 되어가고 있다.
나는 우리 돈으로, 최저가로 핵폐기물 처리대책 조차 없이 전세계에서 원전수주를 긁어 모으는 MB 정권의 무모함의 근본적인 목적은 무엇인지 의문이다.토건과 건설에 대한 MB 개인의 조건 반사적 친화 반응 때문인지 아니면 기당 50억불씩이나 드는 건설 비용을 가까운 한국 건설사에 던져주기 위해선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원전의 평화적 이용이 자신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생각해선지 궁금하다.
4. 일본에는 현재 11만 명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지역 난민이 외부로 이주해 있다.
후쿠시마 원전 반경 25km 이내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이 모두 소개된 것이다. 최근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향후 20년 내에 일본에는 최소 30만 명 가량의 각종 암, 종양, 백혈병 등의 발생이 예측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원전 피난민 가운데 2만 5000명은 너무 오염도가 심해 방사능 오염 제거대책이 향후 수년간 실시된 이후에도 영원히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고 25km 반경에 거주한 주민의 자녀들이 이를 밝히고 결혼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번에 사고를 낸 도쿄전력은 이전에도 수 차례 사고를 감춰오다 원자력 안전보안원에 적발된 적이 있다.또 이번 후쿠시마 원전 터를 1967년 9월 착공할 때 부지 조성공사 과정에서 미국 GE 수입설비를 맞추기 위해 25개나 고도를 깎아내어 해발 10m로 낮추는 실수를 저질렀다. 모두 돈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다.
만약 원전사고 직후인 3월 15일 도쿄전력 사장의 요구대로 현장 철수를 일본 정부가 허용했다면 최악의 경우 일본의 절반이 날라갈 뻔 했을 수도 있다는 사건 후 조사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지금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는 사고 원전에서 방출된 냉각수 때문에 세슘, 스토론튬 등 치명적 방사능 물질이 해저 토양에 퇴적되고 있고 지금도 방출이 계속되고 있다.후쿠시마 앞 바다에서 잡힌 수산물은 누구도 먹지 않고 있다. 나아가 작년 11월 후쿠시마 원전에서 60km가 떨어진 농가에서 생산한 쌀이 세슘에 오염되어 출하가 보류되고 유통이 중단되었고 7월에는 세슘에 오염된 쇠고기의 유통으로 일본 전역이 발칵 뒤집어졌다.
일본산 고기, 생선, 채소, 곡류, 유제품 등에 있어 후쿠시마 산은 사실상 유통이 어려워져 가고 있다. 이 외에도 나무, 자갈, 미생물까지 오염되어 향후 오염의 강도는 점점 높아져 갈 것이다. 도쿄도 수돗물을 먹지 않는 가구가 많으며 특히 방사능에 민감한 유아나 어린이를 둔 가정은 아예 생수를 밥짓는데 조차도 사용하고 있다.왜 요즘 일본 사람들이 부산에 집을 구하는가 하는 해답은 이런데 있다.
5. 일본 상황이 이러함에도 한국은 대통령의 원전에 대한 예찬 때문에 전 국민이 원전에 대해 동의해야 하고 원전은 그건 청정에너지라고 동의해야 하는가?
그래서 여당인 새누리당은 원전 전문가를 비례대표 1번에 놓고 적당히 MB 원전 추진 드라이브에 계속 편승해 갈 것인지 의문이다.지난 총선 과정에서 새누리당은 원전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입장을 견지하였다. 고유가, 기후변화 대응, 경제성, 안정적 전력공급에서 원전이 필수적인 것이라는 새누리당의 입장이 대선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대선에서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원전에 대한 입장도 당과 똑 같은지 그때는 답해야 될 것이다.최근 대선에 나올 것이 유력해지는 안철수 원장도 이제는 원전 정책에 대한 그의 상식을 밝혀야 한다.그는 MB의 원전 정책에 동의하는지 아니면 반대하는지 밝히지 않고 두루뭉실하게 넘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원전정책은 중간이 있을 수 없다. 계속 추진확대 하든지 아니면 단계적으로 노후 원전부터 폐쇄해 zero화 목표를 향해 탈핵 하든지 양자 택일뿐이다.다행히 가동 중단 원전의 재가동 문제가 일본 정계의 태풍의 눈이 되어가고 있다. 아마 원전 재가동 문제와 소비세 10% 중세 문제가 쟁점이 되어 일본 정치권이 총선 실시 쪽으로 방향을 잡아갈 수도 있다.
특히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은 이 문제로 신당 창당의 명분을 내걸고 국민의 지지를 모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본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의도적인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결국 이 불똥이 한국에 튀는 것도 시간 문제다. 일본 내부에서 여러 폭로가 터져나올 것이다.
우리의 무지한 야당은 원전 문제에 대해 총선 쟁점화 하는데 실패했고 이를 가지고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 진보정당과 환경단체, 녹색당은 찻잔 속의 태풍에 머물고 있다.
재벌, 보수진영은 각자의 이해 때문에 원전에 대해 찬성하고 있고 MB에 얽힌 새누리당은 MB와 똑같은 의견을 내고 있다. 여기서 확실한 것은 MB와 차별화 없이 새누리당의 수도권 승리는 불가하며 2040 세대의 끌어당기기도 불가하다는 것이다.
결국 차별화 없이 대선 승리는 어려운 것이다.그러나 MB가 정권 재창출에 집착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원전이기도 하기 때문에 결국 원전 문제는 대선의 빅 이슈가 될 수 밖에 없다.절대 피해갈 수는 없는 것이다.
또 현재 추진되고 있는 UAE 원전 건설 등에 관련된 비공개 내용 또한 결국 대선 쟁점화 될 수 밖에 없을 것이 확실하다.UAE 원전수주 가격, 원전 건설자금 보증, 이슬람채권 도입특혜, UAE은행 한국진출, UAE 핵폐기물 처리방법 등이 두루뭉실하게 다음정권으로 넘어가서는 안된다.
대선에서 이에 대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따라서 주요 대선 후보는 끌려가다가 자백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먼저 원전 정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원전 문제에는 토건, 환경, 인권, 경제관, 투명, 청렴, 부패에 관한 모든 이슈가 담겨져 있음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