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解義]
삼성그룹 이병철 전회장은 재세(在世)기간, 이 좌우명대로 많은 인재를 선발하고 길렀으며, 쓰임이 끝났다 싶으면 냉혹하리만치 잘라낸 것으로 유명했다.
삼성그룹이 "인재 사관학교"라는 별칭으로 불린 것은 이에 연유한다.
옛날부터 유능한 지도자는 자신의 두뇌에만 의지하지 않고 많은 인재를 골라 썼으며, 중지를 모아 결론을 내림으로써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일을 예방했다.
촉한(蜀漢)의 승상 제갈양(諸葛亮)은 지혜의 주머니로 알려진 만큼 뛰어난 재사(才士) 였다.
그러한 그도 독단에 흐르지 않고 항상 중지를 모았다.
그가 동료와 부하들에게 공개적으로 쓴 편지에도 이런 말이 나온다.
"정치란 반드시 많은 사람의 의견 제시가 이루어져야 더 크고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集思廣益:집사광익]. 벌을 받을까 두려워하거나 논쟁을 피하기 위해 타인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길 꺼린다면 큰 손실을 입게 된다. 모든 일은 반복된 토의를 거친 후에라야 정확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요즘은 옛날에 비해 세상이 훨씬 더 복잡다기해졌다.
정치, 경제, 군사, 외교, 법률, 과학, 정보,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너무나 알아야 할 분야가 많다.
지도자가 만기(萬機)를 친결(親決)하기 도저히 불가능한 형편이다.
각계의 전문가들에게 특정 분야를 맡기고 책임을 지우는 것은 그 때문이다.
특히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정치, 행정분야는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다.
따라서, 인격이나 실력이 의심스러우면 책임을 질 만한 자리에 앉혀서는 안되며 일단 맡겼으면 일정기간은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줘야 한다.
역대 지도자 가운데 박정희 전 대통령은 비교적 한 사람을 오랫동안 책임자 자리에 앉혀 둔 사람에 속한다. 긴 경우는 6∼7년이고, 4∼5년은 보통이었다. 또 그런 자리에 있었던 사람일수록 많은 업적을 올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직원 얼굴도 익히기 전에 경질당하곤 했다.
어떤 부처 장관의 경우, 정부 수립후 평균 재임기간이 몇 개월에 불과하다고 한다.
첫댓글 참으로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의심스럽거든 쓰지를 말고 한번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는 말 두고 두고 음미해야 할 말입니다. 아직 저도 의심하는 버릇이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