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개정 할부거래법 간담회서 "몰라서 어겨도 무관용 원칙 제재" 경고
-지배주주 신용공여 '자본금 50%' 제한… 유예기간 1년 내 채권 회수계획 요구
-중소 상조사 자본 확충 및 M&A 속도 낼 듯… 업계 대형화·선진화 분수령
공정거래위원회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상조업체)의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본금의 50%로 제한하는 개정 할부거래법을 본격 가동하면서 상조업계에 거센 구조조정의 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몰라서 어겨도 엄중 제재하겠다"는 공정위의 강력한 방침은 그간 관행처럼 여겨졌던 선수금 오남용과 계열사 자금 지원 구조를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은 최근 주요 상조업체 14곳 및 공제조합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개정 할부거래법의 핵심 내용과 향후 법 집행 방향을 설명하며 전 상조업계에 구체적인 신용공여 회수계획 수립을 공식 요구했다.
핵심 요점은 상조업 최초 '자산건전성 규제' 도입, 유예기간 1년 후 직권조사 지난 8일 공포된 개정 할부거래법의 핵심은 상조업체에 최초로 자산건전성 규제를 도입했다는 점이다.신용공여 한도 신설하여 지배주주(지분 30% 이상 소유 등) 및 특수관계인(배우자, 계열사, 임원 등)에게 제공할 수 있는 대여금·보증 등 신용공여 총액이 자본금의 50% 이내로 엄격히 제한된다.
분기별 공시 및 보고체계 신용공여 현황을 매 분기 공시하고 공정위에 정기 보고해야 하는 투명성 강화 장치가 마련됐다. 1년 유예 후 무관용 집행하여 법 시행 후 1년의 준비기간이 부여되는 만큼, 공정위는 유예기간 경과 후 한도를 위반한 사업자에 대해 예외 없이 직권조사에 착수하고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고객이 납입한 선수금이 장래 계약 이행을 위한 핵심 재원임을 재차 강조했다. 선수금이 대주주나 계열사의 사금고처럼 유용될 경우 상조 시장 전체의 소비자 신뢰가 무너질 수 있는 만큼, 업계 스스로 선제적인 회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다.
공정위가 기대하는 것은 '소비자 보호'와 '시장 신뢰' 두 토끼 잡는다공정위가 이번 법 개정을 통해 기대하는 궁극적 효과는 선수금 유용 차단을 통한 소비자 보호와 산업 전반의 투명성 제고다. 부실한 대여금 구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상조업체의 연쇄 부도를 예방하고, 금융권 수준에 준하는 자율 내부통제 체계를 정착시켜 상조 산업을 건전한 제도권 라이프케어 시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구조조정 전망치는 증자·M&A·독립법인화 가속화1년의 유예기간 동안 상조업계는 단순한 법령 숙지를 넘어 경영 전반의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전문가들은 향후 업계에 다음과 같은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본금 증자 및 재무구조 개편으로 신용공여 한도가 '선수금'이나 '총자산'이 아닌 '자본금'을 기준(50%)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특수관계인 대여금을 당장 회수하기 어려운 중소형 상조사들은 대주주 사재 출연이나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한 유상증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
계열사 자금 고리 단절 및 사업구조 재편으로 장례식장, 웨딩, 크루즈 등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상조 본사 자금을 대여받았던 계열사들은 자체 자금 조달 체계로 전환하거나 지분 관계를 정비해야 한다.
M&A를 통한 대형화 및 한계 기업 퇴출이 가속화 될것으로 보이며 자본 확충이나 대여금 회수가 불가능한 영세·부실 상조사는 공정위의 직권조사 및 제재 조치 이전에 시장에서 M&A 매물로 나오거나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할부거래법 개정은 불투명했던 상조업계의 자금 운용 관행을 정상화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유예기간 1년 동안 대주주 사금고 관행을 끊어내고 투명한 지배구조(ESG)를 확립하는 기업만이 향후 재편되는 상조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데스크 칼럼] '선수금 사금고'의 시대는 끝났다상조 산업이 거대한 전환점 앞에 섰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상조업체)의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본금의 50%로 제한하고, "몰라서 어겨도 무관용으로 제재하겠다"고 단언한 것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다.
이는 오랫동안 업계 그늘에 숨어 있던 '대주주 사금고 관행'에 내린 공식적인 시한부 선고다.그동안 상조업계의 자금 운용은 소비자 신뢰와 거리가 먼 경우가 적지 않았다. 소비자가 먼 훗날의 장례와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위해 매달 꼬박꼬박 납입한 선수금은 기업의 엄격한 자산이 아니라, 대주주의 개인 사업 자금이나 부실 계열사를 연명시키는 무이자 창구로 쓰이곤 했다.
겉으로는 '고객 중심 라이프케어'를 외치면서, 속으로는 가입자의 피땀 어린 돈을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배를 채우는 데 유용한 것이다.공정위가 상조업에 최초로 자산건전성 규제를 도입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고객 선수금의 성격은 명확하다. 장래의 계약 이행을 위해 신탁된 '부채이자 약속의 재원'이다. 이를 사적으로 유용하는 순간, 상조 산업 전체를 떠받치는 소비자 신뢰의 기둥은 뿌리째 흔들린다.
공정위가 제시한 1년의 유예기간은 결코 한숨 돌릴 대기 시간이 아니다. 사업 체질과 재무 지배구조를 뼈를 깎는 고통으로 바꿔야 하는 '골든타임'이다. 지배주주에 얽힌 불투명한 대여금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거나, 영세한 자본금을 확충할 능력이 없는 상조사는 결국 1년 뒤 직권조사와 함께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밖에 없다.
이제 상조업계는 자각해야 한다. 규제를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식 돌려막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대주주 개인의 결단으로 대여금을 실질 회수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 체격을 키우며, 사외이사 도입과 내부통제 강화 등 선진적인 지배구조(ESG)를 확립해야 한다.
이번 할부거래법 개정은 불투명했던 영세 산업의 허물을 벗고, 상조업이 금융권에 준하는 제도권 라이프케어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적인 진통이다. 1년 뒤 살아남는 기업은 대주주의 사익을 좇던 곳이 아니라, 소비자의 돈을 소중히 지키며 투명한 경영을 입증한 기업일 것이다. 선수금을 사금고로 보던 시대는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