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총수의 평균 거주 형태가 이같이 조사됐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90억원대(이하 공시가격 기준)의 가장 비싼 집에 살고 있고 현정은 현대 회장ㆍ김승연 한화 회장ㆍ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각각 40억원대, 최태원 SK 회장ㆍ허창수 GS 회장 등이 30억원대로 뒤를 이었다. 반면 이재현 CJ 회장과 조양호 한진 회장은 10억원 미만의 집에 살아 대조를 보였다.
이 같은 사실은 건설교통부와 서울시가 14일 홈페이지에 공시한 ‘2007년 단독 및 공동주택 가격’을 토대로 본지가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의 자택 공시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조사대상은 오너가 있는 재계 순위 상위 25개 그룹 총수였고, 이 가운데 20명의 자택 공시가격이 확인됐다. 공시가격은 시세의 60%(단독주택)에서 80%(공동주택) 수준이다.
▶평균 공시가격은 30억원대=총수 자택의 평균 공시가격은 30억5000만원으로, 지난해(27억9000만원)에 비해 9.3% 올랐다. 이건희 회장의 이태원동 자택은 91억4000만원으로 국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7.3% 올랐다. 시세로 치면 100억원이 넘는다. 이 회장은 이태원동(74억100만원)과 장충동(76억9000만원)에 두 채의 집이 더 있다. 다음은 현정은 회장의 성북동 주택이 49억6000만원으로 2위였다. 이어 김승연 회장의 가회동 주택(49억원), 이준용 명예회장의 신문로 주택(40억9000만원)이 40억원대였다. 또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성북동 주택(36억2000만원), 최태원 회장의 논현동 주택(35억9000만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한남동 빌라(33억원), 허창수 GS 회장의 이촌동 아파트(32억원),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이태원동 주택(30억8000만원) 등이 ‘톱10’에 들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한남동 주택은 29억6000만원으로 나타났다.
▶4명 중 3명은 강북 거주=총수의 거주지는 25명 가운데 20명이 강북이었다. 용산구 8명, 성북구 6명, 종로구 5명, 중구 1명 등이다. 반면 최태원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구자홍 LS 회장, 강덕수 STX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상 강남구), 박문덕 하이트맥주 회장(서초구) 등 6명은 강남에 거주했다.
거주 형태는 25명 가운데 20명이 단독주택이었다. 반면 박삼구 회장ㆍ구자홍 회장(강남구 신사동)ㆍ이재현 회장(장충동) 등 3명은 빌라였고, 허창수 회장(이촌동)과 이웅열 회장(압구정동)은 아파트였다.
▶눈길 끄는 사례=재미있는 사례도 있다. 신격호 롯데 회장은 한국에 집이 없고, 방한 시 롯데호텔(서울 소공동) 스위트룸에 거주한다. 또 조석래 효성 회장의 성북동 주택은 맏아들인 조현준 효성 사장의 명의로 돼 있고, 구자홍 회장은 아래층에 부친인 구태회 LS 명예회장이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