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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회(URI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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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 낭송시 스크랩 더덕 꽃향기에 취해서
홍해리洪海里 추천 0 조회 23 08.08.18 06:0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 2008년 8월 17일 일요일 흐림


어제 비 온다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도전했던 해설사 2기의 거린악

산행을 즐겁게 성공적으로 마치고 재미있는 올림픽 중계까지 보았는데

오늘 역시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서쪽에 가면 괜찮을 것 같아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은 숲길의 돌오름에 가기로 하고 15명이 광평으로 갔다.


다음 주 일요일에는 집안 벌초를 해야 하고, 또 다음 주에는 입도 선묘를 비롯한

조상님들의 공동 벌초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작정하고 멋있는 산행을 했다.

와보니 동쪽과 산악지방에는 비가 많이 왔다고 한다. 저녁에는 한국과 중국의

야구를 비롯해 한 번도 리드를 주지 않고 우승한 배드민턴과 핸드볼 경기를 보았다.


더덕은 초롱꽃과에 속하는 다년생 덩굴식물로 뿌리는 살이 쪄서 두툼해지고

옆으로 나란히 나 있는 줄무늬가 있으며, 덩굴은 2m까지 뻗는 것도 있다.

잎은 어긋나지만 줄기 끝에서 4장씩 모여난다. 꽃은 연한 초록색으로 종 모양이며

8~9월에 밑을 향해 피고 꽃부리 끝만 5갈래로 조금 갈라져 뒤로 말린다.


꽃부리의 겉은 연한 초록색이나 안쪽에는 갈색이 도는 보라색 점들이 있다.

봄에 어린잎을 따서 나물로 먹기도 하며 가을에 뿌리를 캐서 날것으로 먹거나

구이를 해서 먹기도 한다. 뿌리 겉은 굳으나 꺾어보면 속은 치밀하지 못하고

푸석푸석한데, 향기는 특이하며 부리는 처음에는 단맛이지만 나중에는 쓴맛이 돈다.

 

 

♧ 더덕꽃 - 김승기


지난여름은

너로 하여 행복했어


보고 싶어도

산을 오를 수 없는 그리움

뒤란에 심었더니


곁에 놓아둔 미쁜 정

밤낮없이 키 늘이며

내 안을 엿보던 향기


무거운 팔다리 시큰거리는 장마철

우중충한 창을 열고 들어와

은은한 빛으로 등을 켜고

아픈 마음 헹구어 주던

향긋한 종소리

얼마나 싱그러웠는지 몰라


이제 가을하늘

가벼워진 몸 다시 무거워질까

내년의 장마철 생각하며

까맣게 씨까지 맺어주는 사랑

눈물 나는데


행복했던 지난여름

무엇으로 보답할까


굳어진 팔다리로

그대 없는

겨울은 또 어떻게 건너야 하나


봄을 꿈꾸며

갈색으로 마르는 줄기

바라보기만 할 뿐

네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

 

 

♧ 즐거운 편지 -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기도 - 홍해리


가진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습니다

수확이 있을 지도 알 수 없는

생명밖엔 가진 것이 없습니다


철이 변할 때마다

삶의 진실을 살찌워 주옵소서

생명이 찬란히 피는 주변에

가벼운 꽃 그림자와 달빛과

내 꿈의 영토에

물소리 바람소리 사람들 소리


가진 것이라곤 없습니다

하늘이 말갛게 익을 때면

빈 손바닥에 잘 익은 과일과


나뭇잎이 바람에 날리면

그냥 그 속에 묻혀서 살고

그리하여 백설이 내리면

잊힌 노래를 다시 부르며


눈물 나는 사랑과

죽음과 기다림과

더 찬란한 슬픔 속에서도


무거운 진실로

생명을 살찌우고

가벼이 돌아가게 해 주옵소서.

 

 

♧ 사랑 - 안도현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 슬픔으로 가는 길 - 정호승

 

내 진실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낯선 새 한 마리 길 끝으로 사라지고

길가에 핀 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데

내 진실로 슬픔을 어루만지는 사람으로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슬픔으로 걸어가는 들길을 걸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하나

슬픔을 앞세우고 내 앞을 지나가고

어디선가 갈나무 지는 잎새 하나

슬픔을 버리고 나를 따른다.

내 진실로 슬픔으로 가는 길을 걷는 사람으로

끝없이 걸어가다 뒤돌아보면

인생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저녁놀에 파묻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

나는 다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 피아노와 바이올린 협주곡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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