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詩 읽기] 마음의 태양 (조지훈)
고난까지도 사랑하라
픽사베이
꽃 사이 타오르는 햇살을 향하여
고요히 돌아가는 해바라기처럼
높고 아름다운 하늘을 받들어
그 속에 맑은 넋을 살게 하라
가시밭길을 넘어 그윽히 웃는 한 송이 꽃은
눈물의 이슬을 받아 핀다 하노니
깊고 거룩한 세상을 우러르기에
삼가 육신(肉身)의 괴로움도 달게 받으라
괴로움에 짐짓 웃을 양이면
슬픔도 오히려 아름다운 것이
고난(苦難)을 사랑하는 이에게만이
마음 나라의 원광(圓光)은 떠오르노라
푸른 하늘로 푸른 하늘로
항시 날아오르는 노고지리같이
맑고 아름다운 하늘을 받들어
그 속에 높은 넋을 살게 하라
조지훈 (1920~1968), 시인, 교수
태양을 바라보는 해바라기는 높고 아름다운 하늘을 받들어 산다. 태양의 뜨거움을 받들어 자라나는 아름다운 해바라기 처럼, 이상을 향한 소망을 위해서라면 괴로움까지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삶의 자세를 가질 것을 권하는 시다.
고난까지도 사랑하는 사람만이 마음 속 희망을 현실화 하여 이룰 수 있음을 기억하며 삶에 대한 적극적이고도 진취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어떨까.
1941년 혜화전문학교를 졸업하고 1947년부터 사망시까지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고려대학교 교수 재직 당시 지은 고려대학교의 교가와 '호상비문', 이 호상비문에서 따온 민족의 아리아라는 응원가가 고대생들 사이에 사랑받고 있다.
1960년에는 4.19 혁명의 기폭제가 된 제자들의 4.18 의거를 지켜보고는 같은 해 4월 20일에 지은「늬들 마음을 우리가 안다 -어느 스승의 뉘우침에서」라는 헌시(獻詩)를 고대신문에 투고하여 일약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968년 5월 17일 고혈압으로 입원했으며 기관지 확장증 합병증으로 인해 만 47세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1982년 문화의 날을 맞아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출처 : 마음건강 길